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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22화 (422/812)

〈 422화 〉 422화 위험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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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을 진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아마사피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총리실에서 늘 바라보던 밖 같 경치가 장소가 바뀌어 달라지긴 했지만 그것을 처다보는 그의 마음은 그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젠 총리실이 아닌 대통령관저로 처소를 옮긴 그는 한 나라의 국가원수로써 이 자리에 서있었다.

그런 대통령은 일어나 있는 상황에서 집무실에 있는 또 한 사람은 편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자네는 참으로 무섭구만.”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아마사피 대통령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한 편으론 참으로 대단해서 경외심마저 들어.”

“그렇습니까.”

“규제를 풀어준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이집트 경제를 뒤흔들 정도의 기업을 일으켜 새웠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

모하메드는 이제 이집트 내애서도 손에 꼽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요르단의 자르카의 유전지대의 시추권에 대해 전체 투자금의 반 이상의 자금을 대기로 합의 하면서 솟아나는 기름의 반 정도는 모하메드의 소유로 넘어가게 되었다.

투자금이 60%를 넘었다고 했지만 반이라면 참으로 파격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외신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대박을 터트린 모하메드의 사장인 무스타파를 두고 타고난 장사꾼이라며 이름을 알렸던 것이다.

그의 과감한 결단이 중동에 카타르처럼 석유파워를 등에업은 또 하나의 신화가 생기려 한다는 것이다.

그 일로 인해 이집트에 대한 모하메드의 입지는 상당히 높아졌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후생에 신경 쓰고 노후시설도 교체하며 환경을 개선하면서 무스타파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진 상황에서, 이번 건으로 인해 그를 최고의 기업가의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던 것이다.

“예상대로 국영기업에 대한 반발여론이 일어났지만 모해메드의 행보를 보고 다시 잠잠해진 상황이네. 복지사업을 30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한 것이 우려를 표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되었겠지.”

“자신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된 일인데 그 정도의 성의는 보여야겠지요.”

수도시설이나 전기, 그리고 기름은 도심에서 생활하는 국민들에게는 절대 때려야 땔 수 없는 에너지자원이었다.

당연히 그런 에너지 자원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고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없는 사안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게 정말인가?”

“분위기는 조성되었고 기반은 다져졌으니 어느 정도 할 일은 끝난 셈이죠.”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세상의 이목이 또 한 번 집중이 되겠구만...”

중동에서 이만석이 어떤 일들을 행해 놓았는지 알고 있는 그로써는 지금도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나타날 결과물에 비하면 세상은 다시금 깜짝 놀라게 될 것이 분명했다.

“한국에는 언제 돌아가나?”

“이번 주 금요일입니다.”

“그렇구만...”

“그 때문에 하나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부탁?”

“안나에게 새로운 여권이 필요해서 말이죠.”

“그녀도 함께 가나 보구만.”

무슨 얘기인지 알아들은 아마사피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목요일까지 새로운 신분의 여권을 발급해주도록 하겠네.”

잠시 동안 창밖을 바라보던 아마사피 대통령이 몸을 돌리더니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이 아마사피 대통령의 앞으로 다가가 멈춰섰다.

“조심해서 돌아가도록 하게.”

손을 내밀고는 웃음을 짓는 아마사피 대통령의 말에 이만석이 맞잡으며 입을 열었다.

“건강하시길...”

가볍게 악수를 나눈 후 눈앞에서 바람처럼 모습을 감추는 이만석을 보며 아마사피 대통령이 다시 몸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 동안 서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경치를 구경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이만석은 사업장을 둘러보며 지시해둘 것은 지시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해놨다.

고개를 조아리며 얼굴을 들지 못 하는 무스타파에게도 지시사상을 일러두는 것은 물론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말 잘 듣는 강아지 마냥 자세를 낮추는 그는 확실히 비굴하고 모난 구석이 많은 자였지만 그만큼 시킨 일엔 착실히 잘 이행하고 있으니 훈계를 두지 않았다.

노는 방식이 방탕하긴 했지만 할 때는 하고 있으니 그 정도의 일은 눈감아주는 것이다.

채찍질만 하다가 언제 정신적으로 오는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렇든 당근도 주면서 이만석에게 받을 부담감을 어느 정도 달래는 것이다.

“목숨을 다 바쳐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주인님이 명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이만석 앞에서는 누구보다 비굴하고 한 없이 자신을 낮추는 무스타파 였지만 지금은 세상에 나가면 그는 이 나라의 존경받는 기업인이었다.

그것도 이만석이 이루어 준 것이고 시킨 일만 잘 하면 이런 부와 명예가 저절로 따라오니 무서워도 이렇게 점점 더 충실한 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그렇게 출발 전날 안나는 이만석에게 자신의 새로운 신분의 여권을 얻게 되었다.

이집트 국적의 여권이었고 사진 옆엔 케세라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표기법에 따라 발급 나온 것으로 여권엔 외무국의 인장이 찍혀 있어 정식절차를 밟은 여권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 나온 여권을 잠시 확인한 안나가 다시 닫고는 품에 갈무리했다.

“내일 아침에 출발하니까. 푹 쉬도록 해.”

이만석이 호텔 방을 나가고 다시 혼자 남게 된 안나가 잠시 룸 안을 돌아보았다.

웨스턴 나일 호텔에서 머 문지 반년이 되었으니 여기에도 참으로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할 수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한국 방문이었지만 큰 감회나 그런 것은 있지 않았다.

어머니의 나라라 할 수 있는 시리아에 갔을 때도 그랬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흔적을 남겨선 좋을 게 없겠지.’

둘러본 그녀가 걸음을 옮겨 말없이 자신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지우기 시작했다.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지만 훈련소를 떠났을 때처럼 그녀는 그렇게 시간을 들여 착실히 지문부터 시작해서 흔적들을 치워나갔다.

그렇게 안나는 혼자만의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형님 가시는데 어떻게 배웅을 하지 않을 수 있수?”

“조심해서 가십시오.”

“휴가 때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형님!”

춘배에 이어 안영만과 이원종의 말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때 춘배가 옆에 서있는 안나를 바라보여 인사를 올렸다.

“교관...아니 안나 누님도 조심해서 가십쇼.”

교관이라 부르려다 자신을 처다 보는 싸늘한 눈빛에 서둘러 말을 정정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짓는 이만석.

“저번처럼 애들을 완창 끌고 오지 않은 건 참으로 다행이군.”

인천공항에서 우락부락한 애들을 왕창 끌고 와서 배웅했던 것을 떠올리면 오늘은 참으로 양반이었다.

“원래는 끌고 오려고 했는데 영만이 놈이 말려서 말이우.”

허나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대답을 하는 춘배의 모습에 이만석에 안영만에게 잘했다는 눈빛을 보내자 고개를 끄덕이며 답례를 해왔다.

“한국에 오면 그때 보도록하자.”

“알겠수.”

“대기하고 있으십시오! 곧 춘배하고 영만이하고 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영만의 옆에 서있는 현석을 보았다.

“너도 같이 와라.”

“저, 저도 말씀입니까?”

긴장 한 채로 굳어 있는 형석의 행동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만이 도와 고생 많이 한 거 알고 있다.”

“아, 아닙니다. 영만이 형님이 제일 고생하셨는데 전 보조를 한 거 밖에 없습니다!”

뻣뻣하게 굳어 있는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 이만석이 그렇게 몸을 돌려 출국장으로 향했다.

“두 분 다 조심히 가시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춘배의 목청이 이만석과 안나의 귀에 들려왔다.

“두 사람 이거 어때 보여요?”

새로 나온 신상 미니스커트를 대어 보는 지나의 모습에 하란이 살펴보다 입을 열었다.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닐까요? 잘 못하면 팬티도 다 보일 거 같은데.”

“그런가?”

하란이의 대답에 지나가 잠시 고심을 하는 듯 하는 모습에 차이링이 앞으로 나섰다.

“우리 꼬마아가씨는 뭘 모르는구나~ 이 정도는 되어야지 눈길을 끌 수가 있는 거란다. 아슬아슬하게 보여 지는 게 남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애타게 하는지 모르니?”

“민준씨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럼~! 그이가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얼마나 짐승 같은 사내인데~ 은근히 이런 쪽을 즐긴다니까?”

“하긴... 안아 줄 때의 민준씨 생각하면 언니 말도 맞는 거 같아.”

“흐응~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갑자기 무슨 이상한 얘기에요, 점원이 다 듣고 있잖아요!”

지나와 차이링의 야릇한 대화에 하란이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 했다.

“애는 뭘 이정도 가지고 부끄러워 하니? 역시 우리 꼬마아가씨는 아직 애라니까.”

“뭐라구요?”

“우리 얘기가 많이 야하게 들렸나요?”

“네?”

발끈하는 하란이를 두고 차이링이 고개를 돌려 기다리고 있는 여직원에게 말했다.

“사실대로 말 해봐요. 괜찮으니까.”

갑자기 던지는 당혹스러운 질문에 뭐라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대다가 어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아니요.”

“거봐 아니라잖아. 적어도 성숙한 여인이라면 이 정도는 다 할 수 있는 얘기란다.”

“휴~ 마음대로 해요.”

꼬마아가씨라는 말에 발끈 했던 하란이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리고 여기서 아까운 시간을 지체해서야 되겠니? 내일이면 그이가 올 텐데~”

“언니, 민준씨 보고 갑자기 달려들기 없기야. 그건 하란씨도 마찬가지예요.”

“지나씨야 말로 오빠에게 그러지 말아요.”

지나의 말에 하란이 경계의 빛을 드러내자 차이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달려들다니 날 그런 몰상식한 여자로 보았던 거니? 서운 하네~ 걱정하지 않아도 그런 행동 하지 않아. 그저 타지로 떠난 낭군님을 그리워하며 가슴아파했던 아녀자의 마음으로써 살며시 품에 안겨들 뿐이지.”

“그게 그 말이잖아!”

“언니, 그럴 속셈이었어요?!”

“그게 그거라니 전혀 다르지~! 그리고 속셈이라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그이를 생각하며 가슴앓이를 하며 슬퍼했는지 모르니? 날 그런 식으로 보다니 눈물이 다 나려고 하는구나...”

손으로 눈가를 훔치는 차이링을 보며 지나와 하란이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처다 보았다.

‘역시 이 언니가 제일 위험해......!’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부쩍 사이가 가까워 졌다고 하지만 오랜만에 이만석을 보는 것이니 만큼 서로에게 경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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