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1화 〉 421화 발전과 성장
* * *
이번 요르단의 계약을 따낸 모하메드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또 하나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것을 두고 서방국 들은 하나 둘 무섭게 성장해가기 시작하는 모하메드를 주시하기 시작했고, 카타르에 이어 막강한 자금력에 요르단의 자르카 일대에 자리한 유전지대의 시추를 통해 나오는 기름에 대한 지분을 얻어 중동에 또 하나의 오일파워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기사를 하나, 둘, 써내려갔다.
그로 부터 얼마뒤, 오랜만에 춘배들과 카무, 그리고 데르말로와 샤킵들이 모두 자리한 가운데 이만석이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이렇게 발전하는 대에는 너희들을 수고가 많았다.”
“우리 수고랄게 뭐 있습니까. 모두 민준님이 뒤를 받쳐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겁니다.”
이만석의 치하에 카무가 그 공을 이만석에게 돌리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맞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이렇게 자리를 잡은 것도 모두 보스 덕분입니다.”
그에 동의 한다는 듯 낮은 목소리로 샤킵이 거들며 나서자 데르말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치안대와 부딪쳤다면 참 힘들었을 거야. 우리 젊은 보스에게 참 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수다. 더불어 내가 존경심을 느낀 건 젊은 보스가 처음이...입니다.”
중간에 자신을 처다 보는 안나의 시선에 데르말로의 말끝이 조금 이상하긴 했자만 좋은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형님 뭐하쇼! 이 좋은 자리에 가만히 얘기한 말 거요?”
그때 춘배가 술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면서 말하자 쓴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잔을 들었다.
“자, 모두 축하의 의미로 잔을 들어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렬에 앉아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사업이 번창하고 커져가는 만큼 현실을 보고 나태해지지 말고 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 보도록하자... 사업을 위해.”
“사업을 위해!”
짧은 덕담이 끝나고 이만석이 바로 선창을 하자 뒤이어 자리한 이들이 동시에 따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조직을 위해.”
“조직을 위해!”
“끝없이 전진하자.”
“끝없이 전진하자!”
삼창이 끝난 직후 단번에 잔을 비워 버리는 이만석이 탁 소리를 내며 탁자에 내려 놓자 동시에 모두가 맥주잔을 비워 버리곤 테이블에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언제나 조직과 형님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소이다!”
춘배가 그동안 죽도록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죽도록 개고생하며 배운 영어회화를 뽐내며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여기서지기서 커다란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 이제 쓰러질 때까지 다들 마셔보자!”
여기저기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며 거한 술판이 드디어 벌어지게 되었다.
이만석은 술잔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모두 한 잔씩 따라주었고 큰 소리로 감사하다는 대답을 하며 따라주는 것을 황송하게 받았다.
“그런데 정말로 돌아가는 것이우?”
또 한 잔을 비워버린 춘배가 이만석을 향애 궁금한 얼굴로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대화를 나누고 있던 카무를 포함해 다른 이들도 이만석에게 시선이 향했다.
“반년동안 이곳에서 지냈으니 한국에도 가봐야지.”
“젊은 보스 한국으로 가는거야?”
그 말에 놀란 데르말로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그렇게 됐다.”
“그럼 여기는 어떻게 하고?”
“내가 당장 여기에 없다고 돌아가지 않으면 네놈들 능력이 그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증거겠지.”
“하하하하하! 저야 뭐 능력이 되는데 걱정 마시고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그에 카무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농을 던지며 말하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한국에 안가본지 벌써 반년이 넘었나?”
작게 중얼거린 춘배가 고향생각이 나는지 입맛을 다셨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누님은 잘 지내고 계시우?”
“전화 걸어줄까?”
“아, 아니... 괜찮수. 그냥 물어본 것 뿐이우.”
보나마나 반년동안 이만석을 보지 못한 차이링이 얼마나 예민해져 있을지 알고 있는 춘배가 바로 거절의사를 표현했다.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졌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휴가 일정을 한 번짜봐.”
“휴, 휴가 말이우?”
놀란 눈으로 말하는 춘배의 말과 이원종, 그라고 안영만과 현석도 관심을 드러내며 바라보았다.
“너희들을 포함해서 애들도 한국을 떠나 타지에서 고생하면서 고향이 많이 그리울 거 아니야.”
“그렇긴 하지만...”
“민준님 말이 맞아. 다들 휴가 일정 짜서 한국에 다녀와.”
말끝을 흐리는 안영만을 보고 카무가 무슨 걱정이냐는 듯 말했다.
“그래도 상관 없소?”
이원종의 계속 되는 놀림에 빡친 춘배가 몇 달을 고시 공부하듯 고생하여 이집트인들과 무조건 영어로 대화하며 죽어라 판 덕분에 이제는 기본적인 회화는 할 수가 있어 바로 반문을 던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걱정말고 민준님 말대로 휴가 일정 한번 짜도록 해봐.”
“햐~ 이 친구 처음 볼 때 부터 예사가 아니더니 참으로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서 하네.”
“처음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 했지 않나?”
“마음으로 통하는 거지 꼭 말로 통해야 하나?”
“마음으로 통한다라...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지...”
“다 그런거야 친구.”
입이 트기 시작한 후부터 대화를 시작한 춘배와 카무는 서로 맞는 구석이 있어 죽이 잘 맞았다.
“한국이라... 젊은 보스의 나라라니까 나도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네.”
얘기를 듣고 있던 데르말로가 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이만석이 그를 바라보았다.
“언제 한 번 날잡아서 와. 식사 대접정도는 해주지.”
“그 말 정말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이만석의 모습에 데르말로가 고개를 돌려 샤킵을 보았다.
“젊은 보스 말 들었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샤킵을 보고 데르말로가 웃음을 지었다.
“그럼 날 잡아서 보스에게 식사도 한 번 대접받아 볼 겸 한번 찾아가겠수다.”
“연락 하고 와라. 그냥 오면 안 받아준다.”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은 그렇게 잔을 들어 단 번에 비워버렸다.
저녁 10쯤에 시작 된 술자리는 늦은 새벽시간까지 계속되었는데 3시가 넘은 시각이 되었을 때는 이미 떡이 되어 골아 떨어져 있는 이들이 제법 되었을 정도로 많이 마신 것 같았다.
테이블엔 맥주며 양주 등 빈병들이 한 가득 쌓여있어 과연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 있는 관경이었다.
“어?”
술기운이 올라 붉혀진 얼굴로 단 번에 잔을 비운 춘배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만석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형님 더 안 마시고 어디 가시우?”
“난 충분히 마셨으니까 더 마시고 즐겨라.”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데...”
입맛을 다시는 춘배의 모습에 이만석이 맥주병을 들어 빈 잔에 가득 채워주었다.
“이만 빠져 줄 테니까 아침까지 잘 달려봐라.”
“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우. 형님도 같이 달리면 좋을 텐데...”
“안녕히 가십쇼오오오~!”
춘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이 반쯤 풀린 데르말로가 손을 흔들며 이만석에게 인사를 건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자리에서 일아난 이만석을 따라 옆에 앉아 있던 안나도 따라 일어났다.
“교관님도 가시려구...?”
“교관아니라고 말했어.”
“아... 그랬지...죄송...함.....돠.”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쓴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이만석이 가는 모습을 보고 배웅을 하려는 듯 아직 정신줄을 잡고 있는 부하들을 향해 이만석이 만류를 했다.
“안녀히 가시시오 큰혀님!”
술기운 때문에 발음이 새긴 했지만 정신 줄을 잡고 있는 이들은 이만석을 향해 나름 큰 목소리로 힘차게 배웅을 했다.
손을 가볍게 들어준 이만석이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 그 뒤를 따라 안나가 따라 나왔다.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서니 새벽의 시원한 공기가 가볍게 얼굴을 스치듯 간질였다.
“잠시 걸을까?”
안나를 향해 이만석이 물음을 던지자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3시가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리 하리브거리라고 해도 인적이 드물고 한기마저 도는 것 같았다.
잠시 동안 말없이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이만석은 옆에 나란히 걷는 안나를 향해 다시 말을 걸었다.
“별로 마시지도 않던데.”
“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술자리에 참석 했던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그동안 그녀가 자리만 지켰을 뿐 별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때문에 지킨 건가?”
“......”
이번엔 안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허나 이번엔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아도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만석이었다.
“난 뭘 하면 되지?”
이번엔 반대로 안나가 이만석에게 물음을 던져왔다.
“뭘 하다니?”
“너 한국으로 가 있을 동안 나에게 시킬 일을 물어보는 거다.”
“아... 그말이었군.”
지금까지 수행비서로써 자신의 곁을 지켰으니 저런 질문을 던질 만 했다.
“뭐 시키지 않아.”
“시키지 않는다고?”
“그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하고 같이 한국에 갈 테니까.”
순간 걸음을 멈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넌 내 수행비서로 채용이 된 거야. 내가 가는데 수행비서가 여기에 남아서야 되겠어?”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안나를 향해 눈웃음을 지어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