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4화 〉 404화 나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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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말해! 소용이 없다. 죽지가 않는다는 게 무슨 헛소리냔 말이야!”
느닷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소용이 없다느니, 죽지가 않는다느니 하는 말에 칼락은 좋았던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마, 말 그대로입니다. 총을 쏴도 맞질 않고 튕겨나간다고 합니다.”
“방탄복이라도 입었다는 소리냐?”
“총알이 맞질 않는다고 합니다.”
“네 대갈통 날라가기 전에 당장 무전병 불러와.”
“예, 예!”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답한 병사가 그대로 밖으로 달려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통신잔치를 짊어지고 있는 무전병이 안으로 들어왔다.
“줘봐.”
손을 내밀자 조심스럽게 들고 있던 무전기를 칼락에게 넘겨주었다.
“칼락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을 설명해봐라.”
버튼을 누른 상태로 상황을 보고 했을 병사에게 무전을 시도하고 잠시 기다렸지만 지지직 거리는 노이즈 소리만 들려올 뿐 아무런 말소리가 드려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보라니까?”
그에 눈살을 찌푸린 칼락이 다시금 버튼을 누르고 무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리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소리가 전부였다.
“이거 왜 안 돼?!”
“주파수를 다시 맞춰보겠습니다.”
“오래 끌지 마라.”
무전기를 넘겨받은 통신병이 통신장치를 이용해 주파수를 맞추면서 연결을 시도했지만 무전기에선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소리만 들려올 뿐 아무런 음성도, 주파수도 잡히지가 않았다.
아무리 해도 연결이 되지 않자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일었고 그에 칼락의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탕!
털썩!
품에서 권총을 꺼내든 칼락이 망설이지 않고 무전병의 머리에 총을 갈겨버렸다.
두개골 조각과 함께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튀기며 그 자리에 즉사를 해버린 모습에 칼락에게 보고를 하였던 병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이거 끌고 나가라.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알아와.”
“충!”
큰 목소리로 경례를 올린 병사가 헛구역질을 나오려는 것을 겨우 눌러 참으며 떨면서 무전병의 시체를 끌고 시장 실을 빠져나갔다.
“두 년놈이 설치는 게 뭐가 문제라고 이렇게 보고를 하는지 원.”
알레포를 점령하여 기분이 한껏 들떠있는 상황이었는데 제대로 초를 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푸슛!
“커억!”
총구에 불꽃이 이는 순간 목구멍에 구멍이 뚫리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푸슛! 푸슛!
곧장 골목에서 돌아 모습을 드러낸 두 명의 반군들의 머리에 구멍을 뚫어버린 안나가 몸을 틀어 닫혀 있는 문을 발로 까버렸다.
“가만히 좀 있...”
젖가슴을 주무르고, 막 팬티를 급하게 아래로 끌어 내리던 두 명의 병사가 나무문이 박살나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푸슛! 푸슛!
동시에 두 명의 오른쪽과 왼쪽 눈알이 터져나가며 뒤통수가 뚫리면서 뇌수와 뒤석인 피가 바닥에 뿌려졌다.
“꺄아악!”
자신의 얼굴 위에 뿌려지는 피에 겁탈을 당하던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가렸다.
무심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안나가 몸을 돌려 다시 거리로 나섰다.
“엉망이로군.”
알레포에 들어와 잠시 동안 주변을 살펴본 이만석의 입에서 나온 감상평이었다.
“겁탈에다가 약탈, 총살까지...무법천지야.”
집안으로 침입해 들어가 남자들을 죽여버리고 여자들을 취하는 반군들의 모습은 별로 보기 좋은 관경은 아니었다.
거기다 겁탈을 당하고 있는 아내를 지켜보다 총살을 당하는 남편의 모습은 더욱 그러했다.
그걸 보며 반군들은 낄낄 거렸고 울부짖는 여자를 여럿이서 돌아가며 겁탈을 하고 있었다.
알레포에 들어와 처음 눈에 들어온 관경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 즉시 이만석은 고개를 끄덕였고 안나는 망설임 없이 겁탈을 벌이고 있는 반군들을 쏴 죽였던 것이다.
“저 년놈들이다!”
그때 뒤에서 발소리와 함께 다 섯명의 반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죽여!”
투타타타타타타!
볼 것도 없다는 듯 병사들은 이만석과 안나의 등을 향해 사정없이 소총을 갈겨 되었다.
다섯의 총구에서 사정없이 불꽃이 일고 탄피가 튀며 이만석과 안나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날아들었다.
창문이 깨지고 사방으로 총알이 튀면서 벽에 작은 구멍이 나며 금이 일기 시작했다.
제대로 조준하지 않고 30발을 모두 다 쓰겠다는 듯 사정없이 쏴갈기고 있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벌집이 되어도 이상 할 게 없는 그런 총알들이 사정없이 날아 들었지만 쉬지않고 계속해서 갈겨 되는 반군들의 얼굴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두려움이 일었다.
“저, 저게 뭐야?!”
“초, 총탄을 전부 튕겨내잖아!”
다섯명이 갈겨 되는 150발의 총알이 단 두 사람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어느것 하나 맞추는 게 없었다.
마치 벽에 부딪친 듯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허공에 막히며 사방으로 튕겨나가기만 했다.
이 믿을 수 없는 일에 다 섯명의 반군들의 얼굴엔 놀람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쏘아대었다.
“왜 맞는거야!”
아무리 갈겨도 한 발도 맞출 수 없는 모습에 발악하듯 외쳤다.
틱틱틱!
그때 한 명의 반군의 소총에서 탄알이 다 떨어젼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시작으로 곧이어 네 사람 또한 한 순간에 총구에서 탄알이 더 이상 나가지 않게 되었다.
푸슛!
“끄르르..!”
“마싸...”
“아아악!”
탄알이 떨어지고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는 한 명의 반군이 순간 옆에 있던 동료의 목울대가 뚫리며 가래 끓는 소리를 내는 모습에 놀라 소리치다 그 또한 머리에 구멍이 뚫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후, 후퇴...!”
그에 놀란 나머지 후퇴를 명을 내리려던 한 명의 반군마저 목이 뚫리며 선혈을 내뿜고는 바닥에 엎어져 떨어대었다.
순식간에 세 명이 당하고 남은 이들이 몸을 돌려 도망가는 것을 안나는 놓치지 않고 방탄모를 쓰고 있는 그 아래의 뒤통수를 정확히 노려 맞춰 죽여 버렸다.
그러고는 품에서 탄창을 꺼내 든 안나가 익숙하게 갈아 끼웠다.
곧장 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따라 나란히 걷는 이만석의 입엔 어느새 담배 한 개비가 물려있었다.
“후우!”
폐 깊숙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순간 코와 입에서 연기가 길게 뿜어져 나왔다.
“푸슛!
“커억!”
골목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던 반군의 목에 한 순간에 구멍이 뚫려 바닥에 쓰러졌다.
그때 팔 하나가 튀어나오며 돌멩이 같이 둥그런 작은 물체를 안나와 이만석의 앞으로 던져버렸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드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수류탄이었다.
순식간에 앞으로 날아들어 떨어지려는 순간 안나가 바닥을 박차 올랐고 그대로 발을 놀려 던졌던 곳으로 도로 까버렸다.
타악!
부딪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들었던 수류탄이 빠른 속도로 되돌아갔다.
“피, 피...”
날아든 수류탄을 발로 까버린 순간 빠른 속도로 도로 골목 쪽으로 날아가 바닥에 가볍게 부딪친 순간 강한 폭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쾅!
“아아악!”
던졌던 수류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도로 그들의 앞으로 떨어지며 뒹구는 모습에 피하라는 말도 다 내뱉지도 못하고 그대로 터지는 바람에 당하고 말았다.
수류탄이 터진 중심으로 연기가 일며 부셔졌고 땅이 울리며 사방으로 수류탄의 파편들이 위협적으로 사방을 점하며 날아들었다.
근처에 있던 이들은 즉사 했을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만석과 안나에게 날아든 수류탄 조각들은 실드에 막혀 다시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버렸다.
“발재간이 예술이야.”
길게 연기를 내뱉은 이만석이 날아든 수류탄을 도로 발로 까버린 안나의 행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걸어가는 내내 안나는 반군들이 보이는 족족 모두 쏴버렸다.
한 발 한 발이 빛나가지 않고 모두 명중하여 죽어나가고 있으니 나중에 가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차들을 이용해 길을 막아놓았군.”
반향을 틀어 시청 광장 쪽으로 향하는 대로로 빠져나가는 길엔 한 대의 승용차와 봉고차가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도망 갈 수도 있으니 이쯤에서 걷는 건 끝내는 게 좋겠지.”
여기까지 오면서 수 십 명의 반군을 잡은 것 같은데 지금쯤이면 그 소식이 칼락이라는 놈에게 가고도 남았을 것이라 보았다.
푸슛!
“아아악!”
그때 안나의 손에 들려 있는 총구가 옥상으로 향하는 순간 총상을 입은 반군 한 명이 비명성과 함께 한 명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럼 가보도록 할까.”
안나가 말 없이 이만석의 옆에 붙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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