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7화 〉 397화 나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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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관경에 총알이 튕겨 다처 고통스러운 비명 성을 내지르는 대신들이 있어도 그쪽으로 신경을 쓰는 이들이 없었다.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대신들이라고 해도 투명한 막에 막힌 것처럼 총알들이 튕겨져 나가고 있는 것만큼 놀라운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이 일이 현실이란말인가.
“아아악!”
그때 또 한발이 다른 대신의 허벅지를 뚫고 지나갔다.
다리를 부여잡고 순식간에 바닥에 엎어지는 모습에 옆에 있던 이가 식겁하며 부축해 더욱더 뒤로 물러났다.
“사, 사격중지!”
그 모습에 놀란 쿠발리에가 발포를 멈추라는 명을 내렸다.
상대를 맞출 수도 없고 튕겨나 나간 총알들이 도리어 대신들의 목숨만 위협하고 있으니 더 이상 사격을 해봤자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상황에서는 부하들의 피해만 커질뿐이다.
“사격중지하란 말이다!”
다시금 이어지는 쿠발리에의 명령에 드디어 10여명이 넘어가는 인원들 모두가 사격을 멈추었다.
총소리에 시끄러웠던 넓은 대전 안은 다시금 조용해지며 묘한 정적만이 맴돌고 있었다.
“내, 내다리...”
“으...”
허나 총을 쏘을 때와 다르게 그 정적 소에선 고통스러워하는 대신들의 신음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작 목표물이었던 이만석이 아니고 떨어져 있던 대신들에게서 말이다.
“아, 알라신이시여......”
까파이가 멍하니 저도 모르게 알라신을 찾고 있었다.
그건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신들도 마찬가지 였는데 그 중엔 알라신을 향해 기도문을 외우고 있는 이도 있었다.
이 상황이 비현실 적이었기에 알라신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끝인가.”
총알이 관통당한 이들 말고는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이만석이 낮은 목청으로 그렇게 말했다.
“......”
“......”
“......”
허나 이들 중에 누구하나 이만석을 향해 뭐라고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아니, 입을 여는 게 아니라 대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조금 전의 모습을 통해 이들 중에 살아남을 놈, 그리고 죽을 놈들이 누구인지 판결났다.”
푸슛!
“컥!”
“아쌀리마!”
이만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뭔가 발싸되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후 목에서 붉은 피를 바닥에 뿜어내며 아쌀리마라불린 이가 바닥에 허물어졌다.
“끄르르...!”
가래 끓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목을 부여잡고 있는 그의 목 주변에선 피들이 뭉텅이로 흘러나와 바닥을 적셨다.
“사..살려......!”
엄청 괴로워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던 까파이는 채 1분도 되지 않아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쌀리마!”
“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냐!”
그의 죽음이 확인 되는 순간 그의 주변에 있던 대신들이 언성을 높이며 성을 냈다.
푸슛!
털썩!“
“무타!”
그때 언성을 높였던 이들 중에 한 명의 머리에 구멍이 뚫리며 그대로 죽어버렸다.
“그, 그만두시오!”
그에 놀란 아딸랍이 급하게 이만석을 향해 만류를 하듯 소리쳤다.
푸슛!
허나 무심한 얼굴의 안나가 다시금 옆에 있는 또 다른 대신의 이마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고 그 순간 구멍이 뚫리며 뒤통수가 터져 나가면서 뇌수와 피를 뿌리면서 바닥에 허물어졌다.
푸슛!
푸슛!
푸슛!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금 세 번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에 놀란 강경파 대신들이 몸을 움츠렸지만 순식간에 방아쇠를 당기는 안나의 움직임에 비해 그들의 움츠리는 행동들은 한 발짝씩 느렸다.
놀란 대신들은 안나의 방아쇠들이 이번엔 자신들이 아닌 다른쪽으로 향해 있는 것을 보았고 그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거기엔 세 명의 경비전사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허튼수작부리면 네놈들도 죽는다.”
대신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에 놀란 몇몇의 경비전사들이 안나를 향해 총을 쏘려했으나 순식간에 미간에 구멍이 뚫려버리며 죽어버렸던 것이다.
경직 된 채로 움직이지 못 하고 있는 쿠발리에는 안나가 언제 이쪽으로 총을 쏘았는지도 보지 못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몸이 경직되어 있는 듯 했다.
사실 쿠발리에 뿐만이 아니라 이만석을 제외한 이 자리에 존재하는 이들은 안나가 언제 경비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는지 움직임을 캐치해 낼 수 없었다.
눈 한 번 깜빡 했는데 세 번의 총소리와 함께 세 명이 죽어나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순발력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6명이 죽어나간 상황에서 다른 이들도 뭐라 입을 열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 있을 뿐이었다.
잠시간의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아딸랍이 침묵을깨며 이만석을 향해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도,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대신들이 죽어 나간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그보다 총알을 막아낸 그 현상이 도저히 현실이라 믿기지가 않았다.
방패나 방탄 복등 그런 물리적인 것으로 막아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날아가던 총탄들이 공중에서 마치 무엇인가에 막힌 듯 튕겨져 나갔기 때문이다.
“말했을 텐데... 참변을 일으킨 게 나라고.”
“신의...사..자.”
그때 누군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조용한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그 음성이 들려온 곳으로 고개가 돌아가니 거기엔 쿠발리에가 몸을 덜덜 떨며 바라보고 있었다.
“신의...사자...이십니까?”
그때 다시금 쿠발리에가 이만석을 향해 신의 사자라는 말을 내뱉으며 물음을 던져왔다.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나긴 했더군.”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이만석의 대답에 쿠발리에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비단 그런모습은 그 뿐만이 아니다.
“신의 사자라고...?”
“저, 저자가 그 신의 사자란 말인가?!”
두려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대신들 중에 몇 명이 쿠발리에를 향해 따지듯 물었다.
허나 쿠발리에는 여전히 이만석을 바라보다 갑자기 천천히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더니 손을 모아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경비대장!”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게요!”
그에 놀란 살아남은 강경파 대신들이 쿠발리에를 향해 소리치며 꾸짖었다.
허나 쿠발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다시 손을 모아 절을 하는 등, 마치 신을 모시듯 이만석을 향해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절을 하는 그의 입에선 기도문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얼굴엔 공포심이 드리워져 있었다.
상관의 행동에 소총을 들고 서있던 경비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운 듯 해 보여 어떻게 할 줄 몰라 했다.
“다, 당장 일어나시오!”
“지금 뭐하는 행동이요!”
대신들이 다시금 쿠발리에를 나무라듯 언성을 높이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다, 당신이... 정말로 신의 사자란 말입니까?”
그때 다시금 아딸랍이 이만석을 향해 떨리는 음성으로 물음을 던졌다.
그도 그에 관한 소문을 듣고 조사를 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 참변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통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살아남은 병사들을 통해 정해진 내용은 한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손으로 불을 내뿜고 번개를 부르며 사람들을 죽여나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총을 쏘아도 소용이 없고 수류탄을 던져도 꿈쩍하지 않았다는 믿을 수 없는 얘기만 할 뿐이었다.
도리어 그가 던지는 불 덩어리는 수류탄의 위력을 넘어 폭탄이 터진 것 같이 굉음과 함께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 타죽어 갔다는 대답과 함께 사람이 아니라고 말을 전해왔었다.
그에 대한 얘기는 아딸랍 뿐만이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대신들도 잘 아는 얘기들로, 그렇게 주변을 쓸고 모습을 감춘 그 존재를 두고 알라신이 보낸 신의 사자라는 소문이 떠돌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자가 그 얘기의 당사자라고 하니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쿠발리에의 믿을 수 없는 말과 저런 행동에도 강경파의 대신들이 나무라고 언성을 높이지만 그들을 포함해서 이 자리에 있는 이들중에 누구하나 이만석을 향해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말을 내뱉는 이는 없었다.
쿠발리에의 말의 부정하기엔 조금전의 총알들을 전부 막아낸 그 신비한 일에 대해서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절대로 환상 같은 것이 아니었으며 사람이 행할 수 있는 능력도 아니었다.
푸슛!
“컥!”
그때 다시금 안나의 손에 들려져 있는 권총에서 불을 뿜었다.
“살라콤!”
푸슛!
푸슛!
피를 뿜으며 목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진 그 순간 아딸랍의 뒤에 서있는 나머지 두 사람 역시 머리에 구멍이 뚫리며 바닥에 몸을 뉘었다.
짙은 혈 향과 함께 순식간에 6명이 죽어나간 순간 아딸랍을 제외하고 남은 사람은 까파이 그 혼자였는데 순간 앞으로 뛰쳐나오더니 바닥에 몸을 엎드렸다.
쿵!
머리가 깨질 정도로 강하게 바닥에 찍은 까파이가 이만석을 향해 절규하듯 외쳤다.
“시, 신의 사자이시어! 제,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키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