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5화 〉 395화 나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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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터져 나온 웃음이다.
칼리프를 안방으로 모시고, 대신들을 포박 하는 것은 물론 이방인 들을 잡아들이라고 했던 아딸랍은 물론이고, 그것을 보고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었던 람세스를 포함 모두가 놀라거나 당황한 얼굴로 알 무하드를 바라보았다.
“크큭... 크하하하하!”
노기를 드러내던 알 무하드가 갑자기 크게 박장대소를 터트리는 모습은 강경파나 온건파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이질적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이 상황이 웃음이 나올 만한 상황도 아니고 잠시 후면 억지로 침실에 갇히게 될 것인데 저렇게 웃다니 이해가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알 무하드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웃음을 터트렸고 그의 이런 행동을 한 동안 아무도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너무 웃어서 눈물이 다 나와......”
한 참을 웃던 알 무하드가 눈가에 묻어 있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알 무하드님.”
람세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자 알 무하드가 순간 다시금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잦아드는 것 같던 그의 웃음이 못 참겠다는 듯 다시금 터저 나오는 모습에 순간 강경파에 속하는 이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재차 웃음을 터트리는 저 모습이 상당히 좋게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리 웃기단 말입니까.”
아딸랍 또한 머찬가지였는지 다시금 웃음을 터트린 알 무하드를 향해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크하하! 그..크크..럼...웃기지...않단.....말이....하하...냐.”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로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이 상황이 어디가 웃긴지 모르겠습니다.”
굳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딸랍은 정말로 알 무하드가 저렇게 웃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는 지금 저렇게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가 칼리프여서 모시라고 한 것뿐이지 결국엔 그 저리마저 내려오고 자신이 올라서게 된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때가 되면 예의상 대우는 해줄 수 있을 지언즉 실질적으로 칼리프가 아니니 그렇게 해주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알 무하드의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대부분은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드리는 것은 물론 충격과 배신감을 느낄 상황이었다.
웃을 수 있는 사람을 뽑으라고 한다면 자신이나 그와 함께 이일을 도모한 강경파의 대신들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그들 말고는 웃음을 지을 만한 인물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크크큭... 이 상황이 어디가 웃긴지 모르겠다고 했느냐.”
겨우 웃음이 다시 잦아든 알 무하드가 아딸랍을 향해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크하하하하!”
그의 대답에 다시금 알 무하드가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배를 부여잡았다.
순간 아딸랍은 상당히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에게 뭐라고 하는 대신 눈썹만 치켜 올릴 뿐이었다.
“크큭...내 웃음이 기분이 나쁜가 보구나.”
“......”
아딸랍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칼리프가 말을 하는데 대답을 하지 않는 행위는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 아닐 수가 없었다.
허나 지금 같은 상황에선 누구도 그를 향해 무례하다고 말을 하는 이는 없었다.
“그건 아딸랍 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모두도 마찬가지겠지?”
겨우 웃음이 잦아든 알 무하드가 침착한 목소리로 대신들을 훑어본 알 무하드가 대문쪽에 경비전사들을 거닐고 서있는 쿠발리에게 시선이 고정이 되었다.
“쿠발리에... 말 해보거라...... 너도 내가 웃은 이유가 궁금한 것이냐.”
갑자기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모습에 순간 대답을 하지 못 했던 쿠발리에 였지만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알 무하드의 시선에 굳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하옵니다.”
“좋다.”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알 무하드가 다시 시선을 돌려 아따랍에게로 향했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듯 하니 내 말해주도록 하마.”
그렇게 입을 여는데 순간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아딸랍을 향해 물음을 던졌다.
“참... 그전에 내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말이야. 아까전에 내가 전부를 불러모았을 때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물론 그 예상이 저번에 일어난 참변에 대한 것이겠지?”
“그 말이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리 대비를 한 것입니다.”
“난 그걸 몰랐고 말이지?”
“모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은밀하게 얘기가 진행되었을 테니까 말이옵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치 너그러이 이해해 준다는 듯 말하는 아딸랍의 대답은 상당히 무례한 어투임에 틀림이 없었다.
허나 아까 전에도 말 했듯이 이 자리에서 아딸랍을 향해 나무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아까전에 성을 내었던 온건파의 대신들은 마치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포박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목숨마저 위험해 질 수도 있기에 그랬다.
막말로 여기에 있는 자신들을 다 죽이고 나면 더 이상 온건파에 속한 수뇌부들은 남아나지 않게 되는데 외부에서 저항은 있을 지언정 그것도 결국엔 제압을 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아딸랍이 자신들을 포박하라고 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전사들끼리 내분이 일어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기에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온건파의 대신들이 입을 열지 않은 이유중에 또 하나는 바로 알 무하드가 갑자기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웃었기 때문이었다.
미친 것처럼 왜 저렇게 박장대소를 터트렸는지 아딸랍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궁금하기에 그런 것이었다.
그건 온건 파 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신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맞았어.”
고개를 끄덕인 알 무하드가 대신들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대신들을 불러보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방금 아딸랍 네가 말한 그 참변도 포함이 되어 있지.”
웅성웅성!
순간 대전 안이 다시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전에 참변에 그 이유 중에 하나라면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 불러 모았다는 말처럼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벗는 게 전에 벌어진 참변에서 참석했다 살아남은 대신들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우리를 제거하려고 이 자리에 불러 모은 것이었사옵니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옵니다!”
“어찌 그런!”
온건파에 속하는 대신들이 그런 알 무하드를 향해 성토를 내뱉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자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불렀다는 게 너무나 충격이다.
“설마 칼리프께서...”
“알라 신이시여......!”
그건 온건파뿐만이 아니라 왼편에 앉아 있던 대신들까지 저마다 충격을 받은 듯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대행이구나.”
“뭐가 다행이란 말이냐.”
“내가 그 참변을 막은 격이니 참으로 다행이지 않소.”
다시 입을 연 아딸랍의 말투는 아까와는 달라져 있었다.
칼리프에 대한 예의가 사라지고 동등한 입장의 상황에서의 언사가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 알 무하는 뭐라고 따지거나 하지 않고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충격을 받은 듯 보이는 대신들을 향해 아딸랍이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신들은 걱정하지 마시오! 난 그런 미친 짓거리는 벌이지 않을 테니까. 내 말만 잘 따르면 이 자리에서 누구하나 피를 흘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 안심들 하시오.”
“아딸랍, 말이 심하구나.”
미친 짓거리라는 말에 알 무하드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하자 아딸랍이 바로 맞받아쳤다.
“알 무하드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칼리프가 아니야.”
“칼리프가 아니라고?”
“당신을 따르는 대신들을 그렇게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은 더이상 선지자라고도 할 수 있는 칼리프라 불릴 수가 없는 일이지.”
“그래서 날 이 자리에서 끌어내겠단 말이냐?”
“주위를 둘러보시오. 다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강경파나 온건파나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에 참변에 대한 충격을 받지 않은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일에서 살아남은 이는 강경파나 온건파나 할 것 없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알 무하드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람세스까지 표정이 어두워져 있는 것을 보면 이 상황이 상당히 충격적이고 좋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새롭게 수뇌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특히 더욱 그러했는데 그들의 얼굴엔 알 무하드에 대한 공포를 드리우고 있었다.
“내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참으로 끔직 하구려.”
“참으로 깊은 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진심으로 탄복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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