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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93화 (393/812)

〈 393화 〉 393화 나가야 할 방향

* * *

그리고 안나가 춘배와의 대화에서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녀가 착용하고 있는 팔찌 때문이었다.

데르말로와 샤킵이 이만석을 생각해서 영어로 대화를 할 때는 몰랐지만 춘배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았던 기능이 빛을 발했던 것이다.

이만석이 안나에게 나중에 가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던 또 하나의 기능이 바로 이만석이 메모리즈로 습득한 언어에 한해서 만이지만 통역마법이 심어져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한국어를 배우지 않은 안나이지만 이만석이 팔찌에 걸어놓은 통역마법에 의해서 안나는 그것을 전부 알아들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춘배에게 마치 공부해서 배운 것처럼 말을 해서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다.

“칼리프인 나를 그대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웅성웅성­!

순간 다시금 대전 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말을 즉, 그대로 해석하면 자신들의 행태에 대해서 안 좋은 점을 꼬집었다고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건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으로 대신들인 자신들을 앞두고 손님으로 데려 왔다는 이방인과 다른 언어서 힐책을 나누었다는 얘기였다.

“칼리프시어! 도대체 저 이방인이 여기에 들어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때 피부가 까무잡잡한 40대 초반의 뱁새눈의 남자가 불편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전 도대체 저자가 왜 여기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사옵니다! 우리들을 나무라기 위해서 부른 것입니까! 아니면 방금처럼 다른 언어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우리를 평가내리기 위함입니까?!”

“모사! 지금 감히 나 한테 언성을 높인 것이냐!”

“예! 칼리프! 전 도저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그의 음성에 순간 대전안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지금가지 칼리프인 알 무하드에게 이렇게 대놓고 반기를 든 것은 회의중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IS의 수장으로 오르고 칼리프라는 위치에서 구심점이 되어 여기까지 오는 순간까지 갈등은 있었을지언정 저렇게 대드는 행위는 일어난 적이 없었다.

허나 저번의 그 일도 있고 지금의 이 상황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라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기에 이렇게 말을 한 것이다.

그렇게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모사 뿐만이 아니라 오른편에 앉아 있는 이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얼굴 표정이 좋지가 못 했다.

그 중엔 눈썹이 치켜 올라간 이도 있었는데 그 만큼 기분이 나쁘다는 빛을 내보이고 있었다.

거기다 안나가 저런 차림으로 이 안에 함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모욕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는 것 같았다.

허나 그와는 반대로 왼편에 앉아 있는 이들은 칼리프인 알 무하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 올라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이 상황이 상당히 당혹스럽기에 그러했다.

“당장에라도 나를 이 자리에서 끌어 내것 같은 표정들을 짓고 있구나.”

“칼리프!”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 옵니까!”

“말 해보아라. 저번의 일 때문에 나를 많이 경계하고 있지 않더냐. 그래서 여기까지 오면서도 수백 명의 전사들을 이끌고 온 것이 아니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뭐가 아니란 말이냐.”

“......”

“......”

팽배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더욱더 분위기는 살벌해져 가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칼리프께서는 부담감이 크셨던 모양입니다.”

그때 맨 앞줄에 앉아 있는 50대 초반의 중후한 인상의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아딸랍.”

“저번에 일어난 그 참변은 칼리프의 그 부담감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지요. 이렇게 세가 커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가늠해 보았을겁니다. 그래서 그런 참변을 일으켜 공포정치로 들어선 것 아니겠습니까.”

“날 나무라는 것이냐.”

“칼리프께서 잘 못 된 길로 들어서려 한다면. 그걸 바로잡아 주는 것이 신하된 도리라 생각합니다.”

“......”

순간 왼편에 앉아 있던 대신들의 표정이 상당히 불안해졌다.

지금 아딸랍이 한 이 말은 대놓고 칼리프인 알 무하드를 꾸짖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어서 그들은 눈치를 보기에 바빴다.

특히 왼쪽의 맨 앞에 앉아 있는 염소수염의 40대 중반의 남자는 더욱더 그러했는데 그는 IS의 재정책을 맡고 있으며 칼리프의 최측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딸랍이 잘 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저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는 단번에 알아차렸던 것이다.

당장에 고개를 돌려 오른편에 앉아 있는 이들을 바라보니 강경파로 보이는 이들은 하나같이 알 무하드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고 표정들이 심상치가 않았다.

온건파라 할 수 있는 이들도 표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강경파라 분류되는 이들과 비교하는 그저 불편한 기색을 내보일 뿐이었다.

‘저들은 이미 말을 맞추었구나.’

그때 아딸랍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뒤로 걸음을 옮겨 물러섰다.

“내 그대에게 일어나라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알 무하드가 굳은 음성으로 그를 나무랐다.

“참변을 보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허나 입을 연 아딸랍은 전혀 엉뚱한 소리를 내뱉었다.

“왜 칼리프께서 그런 참변을 일으켰을까. 전 그에 대해서 소식을 듣고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뭐하는 행동이냐고 일렀다!”

그런 아딸랍을 향해 알 무하드가 큰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고심한 끝에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허나 이번에도 아딸랍은 알 무하드의 말을 무시하며 자기 할 말을 다했다.

“칼리프께서는 저희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는 걸 말입니다.”

“뭐라고?!”

“한 명도 빠짐없이 회의에 참석하라는 공표가 떨어졌을 때 전 확신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아딸랍이 알 무하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잠시 말을 멈췄다.

순간 묘한 정적감이 감돌았고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청각은 아딸랍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되어 있었다.

“우리 또한 정리하기 위해서 부른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럴수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칼리프께서 어찌 그런!”

웅성웅성!

순간 여기저기서 웅성이는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딸랍의 말은 그 만큼 충격적이었고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있는 이들중에 그날의 참변을 듣지 못한 이가 없었고 알지 못하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전회의를 위해 모여들었던 대신들은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었다.

처음엔 그것을 두고 여러말이 나왔었지만 결국에 내려진 답은 칼리프인 알 무하드가 어떤 유에선지 모르겠지만 한 번에 처리를 해버렸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후로 알 무하드의 입김과 세는 상당히 강해졌고 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그 소문에 대해서 거짓이라며 의심을 하는 이들이 줄어 들 수 밖에 없었다.

결과론 적으로 그일이 있은 후 알 무하드의 권력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단을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칼리프께서 뭐라고 말을 하는지. 그 후에 결정을 내려도 나쁘지 않다고 했지요.”

“네놈이 지금 반역을 꿈꾸는구나!”

“반역이라니요. 그렇지 않사옵니다.”

언성을 높이는 알 무하드의 말에 아딸랍이 침착하게 대답을 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가?’

아딸랍의 말과 행동을 보며 염소수염의 남자는 점점 불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알 무하드의 명령이 떨어지면 단장에 밖에 대기하고 있는 경비전사들이 들이닥쳐 그를 포박해 끌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런 생각에 머리에 미치자 그의 머리에 번뜩이는 뭔가가 떠올랐다.

{전사들을 조련하고 계십니까?}

얼마전 머리좀 시킬겸 성전의 주변을 거닐며 산책을 하던 그의 눈에 전사들을 혹독하게 사격술부터 시작해서 단검의 투척술까지 더해 체력단련을 시키며 조련을 지시하고 있는 경비대장의 모습을 보고 곁으로 다가가 물음을 던졌었다.

요즘들에 매일 같이 교대로 혹독하다 싶을 정도로 훈련을 시키는 모습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전의 일도 있고해서 방비를 똑바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렇게 힘들어도 자처해서 조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수고가 많으시군요.}

{칼리프와 이 성전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제 임무이니 수고 랄게 있겠습니까.}

{그렇구려.}

{전의 그 참사를 막지 못한 것이 참으로 가슴이 아플 따름입니다.}

그때는 그 사건이 있은 후에 가슴에 얹혀 있어 그런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하기 싫은 그림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칼리프께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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