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2화 〉 392화 나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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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것도 대전에 들어서는 순간 달라질 수 밖에는 없었다.
양 열로 길게 앉아 있던 이들은 시종의 음성과 함께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알 무하드의 입장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대전에 있는 이들이 현재 IS를 이끄는 핵심인물들이라 할 수가 있는 상황이라 국제사회의 요주의 인물로 올라가 있는 이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왼쪽열에 앉은 이들의 숫자는 오른편에 앉은 이들보다 적다는 것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낮은 직위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여기에 참석한 이들은 이만석이 처음 방문 했을 때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할 수가 있었고, 그 중엔 새롭게 직책에 뽑혀 간부급으로 올라선 이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알 무하드의 왼쪽열 맨 앞에 앉은 이 말고는 왼쪽열에 앉아 있는 모든 이들이 바로 새롭게 뽑힌 이들이라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도합 30명도 넘어서는 이들이 그렇게 자리한 가운데 알 무하드가 들어서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이 자리에 참석하라는 알 무하드의 명이 있어, 이번에는 저번처럼 빠진 사람 없이 다 참석 하게되어 여기에 있는 이들이 현재 IS를 대표하는 이들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예의를 갖추며 IS의 지도자이자 카리프인 자신을 맞이하는 이들을 지나쳐 중앙 단상으로 알 무하드가 걸음을 옮겼다.
‘저자는 누구지?’
‘감히 저들이 누구이기에 칼리프와 함게 안으로 들어선단 말이냐.’
‘계집이 어찌......!’
허나 모두가 일어서 예의를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얼굴표정만은 전혀 상반된 인상을 보였는데, 오른편에 있던 이들은 알 무하드의 뒤를 따르는 이들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거나 불쾌감을 드러냈고, 왼편에 있던 이들은 간간히 호기심을 내보일 뿐 고개조차 들지 못 하고 황송해했다.
그런 대신들의 시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앙 단산에 도착한 알 무하드가 자리에 착석을 하자 그제야 방석에 몸을 앉히며 각자 자리에 착석했다.
양 쪽에 도열하여 앉아 있는 대신들의 얼굴을 훑어본 알 무하드가 만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바쁜 와중에 이렇게 모두가 대전회의 참석해 주다니 아주 만족스러워.”
자신이 공표한 대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이 자리에 참석을 한 것이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회의에 불참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공표를 하였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 미국이 지금 국내혼란으로 외부로 신경을 쓰지 못 하고 있는 이때를 적기로 생각하고 힘 있게 나가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의지와 아직 밝히지 않은 생각이 있어 이렇게 모두가 자리에 참석을 하게 된 것이었다.
사실 강경파들은 아무리 알 무하드가 IS의 수장이고 칼리프라고 불린다고 해도 무조건 적으로 따르지는 않는 이들이었다.
저번에 있었던 참변의 사건에 대한 일이 있어 겉으로는 그를 따르는척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경계를 하고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도 엄연히 IS의 권력층으로 힘 있는 이들이었고 알 무하드가 칼리프가 된 것도 자신들이 밀어 줬기에 그렇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었다.
반면 온건파들은 이렇게 계속해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 보다는 지역을 다지고 차츰 내부를 안정시켜 세를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걸 강경파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때로는 전사들의 이름을 더럽히는 겁쟁이들이라는 말을 하며 도발을 할 때도 있었다.
허나 지금은 그런 강경파 온건파들이 모두 불만이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양쪽 다 알 무하드의 힘이 제어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날 참변을 당했던 이들 중에 강경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온건파 이들도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칼리프시어 한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때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배가 불룩한 중년인이 굵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말해보라.”
“칼리프의 옆에 서있는 저 동양인 남자와 유럽인으로 보이는 여자는 대체 누구이옵니까?”
IS의 방송, 홍보책을 맡고 있는 그의 이름은 까파이 알 루크이며 IS의 핵심간부들 중에 한명이었다.
전 세계에 여러 언어를 통해 IS의 전사를 모집하는 그 모든 일에 국제사회는 바로 그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고 사실이기도 했다.
그가 검토를 하고 허락을 하지 않는 한 방송을 내보낼 수도 없을뿐더러 중요한 정보전달의 승인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그의 말에 양옆에 앉아 있는 이들 모두가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들 말고도 대부분의 이들이 알 무하드와 함께 들어서 두 남녀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이 두 사람은 이 대전회의 빠질 수 없는 특별한 손님들이다.”
웅성웅성!
순간 고요했던 대전의 안에 소란스러워지며 대신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곳은 IS의 성전과도 같은 곳이며 감히 나라의 높은 관리라도 함부로 들어설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신들이 웅성이는 가운데 다시금 까파이가 알 무하드를 향해 입을 열었다.
“특별한 손님이라고 하셨는데 유럽인으로 보이는 저 여자는 놀랍게도 몸을 저렇게 다 드러내놓고 이 신성한 대전에 들어서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녀자라면 더욱 자신의 몸에 대해서 처신을 하여야 할 것인 즉 다른 사람들에게 몸을 내보인 상태로 이곳에 들어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전을 더럽히는 일이나 다름없는 일이옵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동의를 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끄덕였다.
보통 무슬림여자들이 주로 입는 히잡만 해더라도 얼굴을 제외하고 몸 전체는 옷으로 가려져 있었다.
다른 이에게 몸을 내보이는 안 된다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몸을 단정히 하고 다소곳해야 진정한 참한 여인으로 치기 때문이었다.
만약 결혼을 했는데 다른 남자에게 몸을 내보인다면 이건 큰 죄였고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도 밖으로 외출 할 때는 히잡을 두른 게 기본이었다.
아무리 안나가 중동여자가 아니라 유럽의 아가씨로 보인다고 하지만 저렇게 목선과 살결을 내보이는 옷차림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거기다 여기는 엄연히 IS의 성전이라 할 수가 있는 장소로 이슬람국가로 선포한 그들에게 있어 왕궁이나 다름없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그러한데 이런 왕궁에서도 대소사를 가리는 대전에 여자가, 그것도 저렇게 살결을 내보인 차림으로 아무리 칼리프의 손님이라도 해도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곳 성전을 더럽혔다고 생각하느냐?”
“그러합니다. 아녀자의 몸을 저렇게 함부로 놀린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이 자리에 착석한 이들 대부분이 다 그럴 것이옵니다.”
그 말에 알 무하드가 양 열에 길게 앉아 있는 대신들의 얼굴들을 모두 훑어보았다.
“다른 이들도 다 같은 생각이냐.”
“저도 까파이의 말에 동의합니다.”
알 무하드가 질문을 던지기 무섭게 까파이가 앉아 있는 줄의 중간에 앉아 있는 이가 자신감 있게 소견을 밝혔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 다시 그 열에 있는 한 명의 대신이 그렇게 말을 했고 옆에 앉아 있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구나.”
그에 잘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알 무하드의 행동에 까파이가 다시 의견을 피력하려고 입을 열려는 그때 하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주 웃기는군.”
막 입을 열려던 까파이는 낯선 이의 음성에 절로 그곳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사실 돌릴 필요도 없는 것이 알 무하드의 바로 옆에 서있어 눈만 살짝 돌리면 바라 볼 수가 있었다.
“무엄한 놈이로구나!”
그때 까파이의 왼편에 앉아 있는 딱딱한 인상의 30대 후반의 남자가 이만석에게 나무라듯 언성을 높였다.
“감히 지금 누굴 보고 웃기다는 망발을 하는 것이냐!! 그리고 말을 하고 싶으면 조심스럽게 허락을 구하고 입을 열어야 할 것을 나라의 대소사를 논하는 이런 자리에 함부로 끼어들다니! 아무리 칼리프의 손님이라고 해도 상당히 무례한 놈이로구나!”
“방금 아랍어를 한 것 같은데?”
“이방인인 주제에 아랍어를 할 줄은 아는가 보구만.”
꾸짖는 음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랍어로 말을 했던 이만석을 두고 놀라거나 혀를 차며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말하는 것은 달랐지만 그들은 공통되게도 이만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상당히 거만했고 깔보는 빛이 다분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지금 IS의 기세는 상당해 이 대로 시리아를 점령하고 나아가 이라크도 자신들의 영토로 수복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IS의 전사가 되기 위해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많아 적에겐 상당히 위협이 될 수 있는 자살폭탄 테러로 이용 할 수 있는 인재가 넘쳐나니 그들에겐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무례한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인 것 같군.”
“무어라?!”
자신의 나무람에 움츠려 들 줄 알았는데 반대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이만석의 행동에 그의 얼굴이 대번에 일글어졌다.
“네가 모시는 알 무하드는 이곳의 수장이 아니었나? 그리고 칼리프라고 하면 아주 대단한 위치의 존재로 알고 있는데. 신하라고 자처하는 자가 칼리프가 데려온 손님에게 함부로 언성을 높이고 따지는 행동은 신하된 도리로써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닥쳐라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그 더러운 입을 함부로 놀리느냐!”
“허어... 이방인 놈이 아랍어 좀 할 줄 안다고 저런 망발을 내뱉다니... 쯧쯧쯧......”
순간 여기저기서 불만의 음성과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들에게 있어 이만석은 그저 이방인에 불과했고 그런 존재가 IS의를 이끄는 자신들에게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건 수장이자 칼리프라고 할 수 있는 알 무하드의 손님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런 이들의 행태를 바라보던 이만석이 나직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웃기게도 양 열로 맞는 놈들과 아닌 놈들이 누구인지 알만하게 자리배치를 해놨구나.”
“저들은 저와 같이 IS를 일으켜 세운 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나를 수장으로 내세웠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에 위협이 된다면 단번에 반란을 모의 할 수 있는 이들이지요. 저번의 일 때문에 특히 저를 많이 경계하고 의심하는 편입니다.”
“그렇군.”
알 무하드의 말에 이만석이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칼리프시어. 저 이방인과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옵니까?”
그때 지켜보던 까파이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알 무하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의 대화를 못 알아 들은 것은 까파이 뿐만이 아닌 듯 다른 이들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상황에 대해서 잠시 의견을 들었지..”
“의견이라니요?”
의아한 표정을 드러내는 그는 이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의견을 냈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들 모두가 방금 전의 대화를 알아 들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로 이만석이 알 무하드에게 했던 말은 아랍어가 아닌 한국어였고 알 무하드 역시 한국어로 대답을 했다.
그날 알 무하드를 저당 잡은 이만석은 돌아가기전 메모리즈를 이용해서 그의 머릿속에 한국어를 시험삼아 습득케 해주었다.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상대에게 실험을 해본 것인데 다행히 잘 되었던 것이다.
카무나 무스타파에게는 이런 일을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그들에게도 필요하다면 이렇게 지식을 전수해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이런 지식을 전수 해줄 수 있는 것은 뇌를 건드는 일이라 상대의 지식을 배앗을 때처럼 자칫 잘못하다가 미쳐버리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어서 함부로 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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