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4화 〉 384화 알렉산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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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동안 놀라운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일렉산드리아 북동부 지점을 잡고 있는 마피아 세력들이 자신들은 충돌이나 갈등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해왔던 것이다.
그리곤 대치를 하고 있는 그쪽의 책임자와 만나길 원했는데, 처음 그 말에 응해주지 않을 것으로 알았던 것을 놀랍게도 두 사람은 그 만남에 응해주었다.
카모트는 이 자리에 나서는 것은 내키지 않아했지만 이미 치안국장에게 여러 질책을 들었던 상황이고 얘기를 들은 것이 있어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만남의 장소는 데르말로 들이 머물고 있는 은신처로 정했고 큰 불평 없이 경호를 해줄 경찰력과 치안대원들 몇몇을 이끌고 그 곳으로 향했다.
역시나 예상하고 있었던 대로 무장하고 있는 마피아들을 보면서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밖에서 묘한 대치를 이룬 채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모트와 모함마드는 데르말로와 샤킵을 만났다.
“느루는 안 나왔나?”
그 자리에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느루가 보이지 안하 모함마드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졌다.
“그 친구는 죽었소.”
“죽었다고?!”
“그럴 수가!”
놀란 목소리로 말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샤킵이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이 자리에 온 것은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거요. 내 말이 맞소?”
“음...”
“그렇지.”
카모트가 내심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지만 뭐라 말을 하지 못 했고, 모함마드는 그렇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데르말로와 샤킵이었지만 이들의 이런 반응을 보니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여도 속으로는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이었다니...’
‘도대체 그 녀석 진짜 정체가 뭐야?’
카모트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모함마드도 입맛을 다시며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이 데르말로와 샤킵도 놀란 상황이라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런데 정말로 느루가 죽었나?”
그런 침묵을 깨고 입을 연 것은 모함마드였다.
그가 제일 핵심인물로 보았던 이가 바로 느루 미트 알리였기 때문이다.
이 일의 원흉이기도 하고 이 무기상인 브로커로 알려진 데르말로와 전직 리비아군 출신이자 전쟁용병인 샤킵을 끌어들인 인물이 바로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일이라 다시금 이렇게 그이 대한 생사를 물어보는 모함마드였다.
“믿기 힘들겠지만 느루는 죽었어.”
데르말로가 그에 대한 확인을 시켜주는 그렇게 말했다.
“정말이란 말인가...”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말하는 모함마드처럼 카모트의 표정도 심각하게 변했다.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누르가 죽었다는 것은 자신들 뿐만이 아니라 이들 내부에서도 일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놈들과 무슨 얘기가 오고갔던 거지? 그 제물로 느루를 바친건가?’
카모트로써는 여러 가지 망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치안국장에게 그렇게 질책을 받은 것에 이어 그날 밤 다시 전화가 와서 이 음밀한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 치안대를 빼야하고 돌아가는지 그대야 알 수가 있었던 일이기도 했다.
다음날 모함마드를 만난 카모트는 이미 그도 경찰국장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난 후부터는 허탈한 심정도 느껴야했다.
자신들이 대치를 하고 있는 이 사이에 급박하게 뭔가 일이 진전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심엔 당연히 총리가 보낸 그 사내가 있었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다면 바로 본론에 들어가도록 하겠소.”
그렇게 시작 된 얘기는 이미 두 사람도 알고 있던 내용이어서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치를 푸는 반향부터 시작해서 경찰청에 출두하여 수수로 구속수감이 되는 것 까지 막힘 없이 얘기가 흘러갔다.
‘내가 이런 일에 동참을 해야 하다니...’
카모트는 얘기를 들으면서 점점 더 허탈한 심정을 느껴야 했다.
윗선과 마피아 놈들에게 자신들이 놀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고 카모트는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선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치안감이라는 요직에 앉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자신에게 질책했던 국장이 밀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 말은 즉 반대로 힘을 잃고 언제고 이 저리에서 내칠 수도 있다는 것이었으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일이 잘 풀린다고 해도 사람들이 언론에 가사라도 나면 참 골치 아파질 텐데 그에 대한 대처도 들었나?”
이들이 구속 수감되어 조사를 받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며칠동안 구치소에 있다가 풀려나면 다시 시끄러워 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걸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물어보 수 밖에 없었다.
“당신들 위선에서 그것도 해결해 준다고 했소.”
“위에 사람들에게 애기 못 들었어?”
샤킵의 말에 이어 데르말로가 이렇게 말하자 모함마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기까지는 못 들었네.”
카모트 또한 심각한 표정을 짓고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말을 맞춘 거지.’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지 않는 순간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다시 돌아간 순간 일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점거를 하고 있던 곳을 하나 둘 철수 시키더니 나중에 가선 잡고 있던 펜션 또한 빼버렸던 것이다.
그것을 두고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몰라 웅성거렸는데 나중에 가선 경찰청에 그들이 자진 출두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많은 사람들이 놀라게 되었다.
그 후에 밝혀진 내용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는데 치안대에서 작전을 벌였고 그걸로 인해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느루가 당했다는 것이 바로 그 내용의 골자였다.
그렇게 중심인물이 당하고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그들이 포기를 한 것이었고 결국 이렇게 만남을 가진 끝에 스스로 자진출두 하여 구속수감 되었단 소식이었다.
긴박한 대치상황에서 무혈충돌까지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던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은 한 시름 마음을 놓게 되었고 일이 좋게 해결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거기다 핵심인물이라는 느루를 처리했다고 하니 더 한결 편하게 마음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일 중으로 치안대를 이곳에서 빼기로 했네.”
“수고했습니다.”
“수고랄 것도 없지. 대치만 하고 있었으니.”
카모트의 목소리엔 진한 찝찝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이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가 벌어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저놈들 며칠 후면 구치소에서 나가겠지?”
“그렇겠지요.”
“청장도 그렇고 나도 놀아난 꼴이야.”
그렇게 말하는 카모트의 머릿속에 이만석의 얼굴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가 이제 무엇인지 다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윗선과 도대체 무슨 관계를 맺고 있는 걸까.’
잠복을 했다고 해서 치안국장에게 까지 전화가 와서 질책을 할 정도면 확실히 보통의 인물이 아님엔 틀림이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더 깊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무리 잘하시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끝이 난 것이다.
“마중나온 건가?”
“그런거 같아.”
늦은 밤 시간에 경찰청을 나서는 데르말로와 샤킵은 저 만치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만석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향했다.
“구치소에서 아주 푹 쉬었나 보군. 며칠 전 보다 혈색이 좋아 보여.”
“좋아 보이긴 답답하게 갇혀 지낸다고 아주 죽는 줄 알았다. 밥맛은 또 어찌나 형편이 없던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봉지 두 개를 각각 하나씩 넘겨주었다.
“이게 뭐지?”
“보면 알아.”
그렇게 봉지를 여니 안에는 노릇하게 익은 닭 가슴살이 한 덩이씩 들어있었다.
“한국에서는 출소를 하면 기력도 보충하고 축하한다는 의미와 잘 해보라는 뜻으로 두부라는 음식을 한 덩이씩 준다. 여기선 두부를 줄 수 없으니 그런 의미로 닭 가슴살을 한 덩이씩 준비를 한 거야.”
“거긴 그런 일도 한단 말이지?”
“맛은 있어 보이네.”
노릇한 구이냄새와 특유의 향식료를 버무린 향이 코를 진동했지만 안에서 지급한 식사가 정말로 형편이 없었던 것인지 아주 맛있게 닭 가슴살을 먹어치웠다.
“그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로 가볼까.”
내일 아침 카이로로 떠나기 전 이만석은 그 두 사람과 가볍게 술 한 잔을 걸치러 갔다.
앞서 걸음을 옮기는 이만석의 뒤를 샤킵이 따라 걷자 데르말로 역시 서둘러 발걸음을 놀렸다.
‘저 여자는 계속 붙어 다니는 건가?’
이만석의 옆에 말없이 따라 걷는 안나를 보면서 데르말로는 신경이 쓰이는지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이미 그의 몸은 그녀로 햐여금 절로 두려움에 느끼게 각인이되어 있어 자신도 모르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왜 처다 보는 거지.”
“아, 아무것도 아니요.”
데르말로의 시선을 느꼈는지 안나가 지나가는 투로 말하자 말을 얼버무리며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네 사람이 경찰청을 떠나고 있을 무렵 카이로의 쇼핑의 거리이자 번화가라 할 수 있는 하리브에 자리 잡은 나이트에서는 또 다른 술판이 벌어져 있었다.
카무가 운영하는 나이트는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국인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아 하리브의 또 다른 즐길 거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2층의 넓은 특실에 모여 앉은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춘배들과 함께 카무의 패거리들이 테이블에 술판을 벌여놓고 모여서 앉아 있었던 것이다.
과일안주부터 시작해서 쿠샤리 등 이집트 정통 음식들까지 갖가지의 많있는 음식들이 테이블에 길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보고만 있지 말고 진하게 술 한 잔 걸칩시다.”
“형님, 이 사람들에게 한국말 한다고 알아듣습니까?”
“누가 알아들으라고 그랬냐. 제스처를 보여주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한잔 하자고.”
따지는 현석에게 나무란 춘배가 양주잔을 들어 보이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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