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3화 〉 383화 알렉산드리아
* * *
갑자기 화를 내는 그를 보면서 모함마드는 당혹스러워 뭐라 말을 하지 못 했다.
아니 지금 이 상황이 그는 전혀 이해가 가질 않고 있었다.
어떻게 아마사피 총리가 잠복을 시킨 것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알고 그걸 치안국장을 불러 그에 대해서 나무란단 말인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일이었고 상당히 당혹스럽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렇다는건 정보가 샜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카모트를 보면서 모함마드가 생각을 접고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어딜 가시는 겁니까?”
“제대로 질책을 받았는데 낸들 어쩌겠소.”
어두운 목소리로 말하는 그를 향해 모함마드가 불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럼 잠복을 시켰던 이들은..”
“잠복이 문제요?!”
다시금 언성을 높였던 카모트가 고개를 바로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내 이제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하시오.”
저게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모함마드는 전혀 모르지 않았다.
“......”
청장실 밖으로 나가버리고 혼자 남게 된 모함마드는 한 동안 소파에서 가만히 아무 행동없이 문 쪽만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때 갑자기 그의 폰에서도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의 카모트가 누구에게 전화를 받았는지 알고 있는 그로썬 긴장하며 번호를 확인 할 수 밖에 없었다.
‘본국에서 걸려온 전하다.’
번호를 확인하고 깜짝 놀란 모함마드가 서둘러 통화버튼을 누르고 받았다.
“모함마드 청장닙니다.”
[아... 모함마드인가. 나 샬리쿰 국장일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모함마드가 얼굴 만큼이나 긴장된 목소리로 서둘러 대답했다.
“추......”
[경례는 됐고. 지금 상황이 좋지가 않다지?]
급하게 경례 구호를 붙이려던 그에게 생략하라는 말과 함께 곧장 들려오는 국장의 대답에 어쩡쩡하게 말이 흐려지며 멈춰졌다.
“아, 아닙니다.”
자신도 모르게 모함다가 말을 더듬었다.
[아니긴... 거기의 소식이 여기까지 다 들여올 정도인데.]
경찰국장의 성격이 나긋하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서 상대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성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대화를 나누는 대부분의 당사자는 그렇게 느낄 수가 없었고 들엇었다.
“죄송합니다.”
여기서 모함마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를 하는 것이 다였다.
[죄송한 게 뭐가 있을 려고... 모함마드 청장이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예견을 했겠나? 갑자기 기습을 하여 점거했다고 하는데 말이야. 거기다 무장까지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하지?]
다 이해를 한다는 듯 말하는 경찰국장의 음성에 모함마드는 가슴이 조금 먹먹해 지는 것을 느꼈다.
설마하니 이런 식으로 말을 해줄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장님. 놈들은 소총은 물론이고 중화기 까지 소지하고 있다고 알려져서 대응을 하는게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겠지... 그렇게 무장을 하고 있는 세력과 충돌이 일어나면 얼마나 피해가 가겠나? 알렉산드리아가 아주 난리가 아닐 거야.]
“그, 그렇습니다.”
물갈이가 되고 새로 취임한 경찰국장이 성격이 나긋한대다 목소리가 부드러고 인상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그도 최근에 투랍 정권이 무너지고 상당히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지라 카이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특히 그와 밀접하다고 할 수 있는 새로운 경찰국장에 대해서 동기들과 인맥을 동원해 이력을 알아내려 했는데, 그에 대한 소문이 성격이 나긋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예민하고 까칠해 대화를 나누고 알아가다보면 상대하기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일은 잘하지만 그 성격 때문에 눈 밖에 나면 그걸로 끝이라는 말이 있어 대도록이면 부딪치치 않는 게 좋다고 했었다.
‘들었던 것과는 달리 이해심도 많고 좋으신 분이잖아.’
가면에 속으면 안된다고 했었는데 속을 필요도 없이 이렇게 이해를 해주고 달래주듯 말해주니 불안감이 사라지는 듯 했다.
모함마드는 한결 현파게 전화를 받을 수가 있었다.
[모함마드, 청장]
그렇게 어느 정도 불안감을 떨쳐냈던 모함마드 청장은 이젠 긴장감 없이 최대한 힘있어 보이게 대답했다.
“예! 말씀하십시오, 국장님!”
[내 청장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고는 있어 이해는 하겠는데 말이야.]
“예!”
[총리께서 보낸 사람들에게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나?]
“예?”
[찾아간 당일에 문전박대를 하고 이번엔 그 친구가 머물고 있는 곳에 잠복을 시켜서 미행하려 했다고 하던데.]
“저도 말씀을 드리...”
[실망스러워.]
“......”
[내 청장이 고생하고 있어서 얼굴을 마주 하지는 못 했지만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은 참으로 실망스러워...]
실망스럽다는 그의 목소리에 모함마드의 얼굴엔 다시금 긴장감이 어리기 시작했다.
[이 일을 두고 총리께서 아주 기분이 언짢으신 모양이야. 왜 그런 짓을 한 건지 말 해줄 수 있겠나?]
“그것이...”
[그렇게 망설일 필요 없네. 편안하게 말 해봐.]
여전히 편안한 목소리로 맬하주는 음성에 망설이던 모함마드 국장은 조심스럽게 잠복을 시켰던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었다.
치안대가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과 그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 한 번 알아보려 그랬다고 한 것이었다.
[총리께서 하시는 일이 믿음이 가질 않았나?]
“아닙니다. 총리님을 의심하다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함마드 청장.]
“예.”
[거기서 고생하고 있는 당신에게 내가 실망하지 않도록 좀 해주게. 이런 식으로 청장과 내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는게 좋은 일은 아니야. 청장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습니다.”
[잘 좀 해봐... 거기까지 올라가는데 쉽지 않을 텐데 징계를 받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나. 사유야 찾으면 되는 일이고. 듣자하니 북동부 지역의 경찰서들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하지? 참으로 앝나까운 일이야. 청장이 심적으로 고생이 많겠어.]
나무랄 부분은 나무라고 다시 위로의 말을 하는 것 같지만 모함마드에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쓴소리로만 들려올 뿐이었다.
“......”
[이런 일도 다시는 전화를 하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전화를 다시 고쳐 바로 잡았다.
얘기를 들을 수록 긴장이 돼서 저도 모르게 나온 행동들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청장에게 실망을 만회 시킬 기회를 주도록 하지.]
“경청하여 듣겠습니다.”
새로 자리에 앉은 국장들은 모함마드 총리의 측근들이라 힘이 막강하다고 했었다.
임시정부에서 앉은 이들이지만 대통령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그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청문회에서도 무슬림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공세로 별다른 저항없이끝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더 그러한 상황이었다.
정계에서는 이미 아마시피 총리를 주축으로 새로롭게 권력이 빠르게 재편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눈 밖에 나면 끝이라 할 수가 있는 일이었다
그걸 모함마드 청장이 모를 리가 없었다.
당연히 말 한 마디, 음성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경청해야 하는 것은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서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청장이 총리께서 보낸 친구들을 좀 도와줘야겠어.]
“제가 말입니까?!”
그 동양인을 도와야 한다는 말에 모함마드 국장의 얼굴에 놀라움이 일었다.
[청장은 운이 좋은 편이야. 충돌이 일어나는건 면하게 되었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방도가 나왔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시작 된 샬리쿰 국장의 얘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모함마드를 눈동자를 더욱더 크게 만들었다.
그 내용이 참으로 충격적이었고 정말로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말 무슨 말인지 다 이해했나?]
“......”
충격을 심하게 받았던 것일까.
모함드는 순간 대답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모함마드 청장, 지금 내 말 듣고 있어?]
“예, 예! 경청하고 있습니다. 국장님!”
순간 정신을 차린 모함마드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내 청장이 고생하고 있는 거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기회를 한 번 주는 거야.]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되지. 날 이 자리에 앉힌 만큼 신뢰를 주시는 총리께 실망을 드리고 싶지가 않네. 그만큼 나도 한 번 청장을 믿어보도록 할 테니까 잘 한 번 해봐. 이걸 기회로 활용하란 말이네. 나에게 점수를 따란 말이야.]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럼 내 청장을 믿고 전화를 끊도록 할 테니까. 잘 해봐.]
“실망하시는 일 없게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그렇게 전화통화는 끝이 났다.
모함마드는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힘없이 소파에 엉덩이를 앉힌 모함마드는 잠시 동안 그대로 또다시 멍하니 그 자리에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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