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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66화 (366/812)

〈 366화 〉 366화 알렉산드리아

* * *

몇 시쯤 되었을까.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안나의 감겨 있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인기척을 느꼈나.”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그녀는 침실 창가 쪽에 서있는 이만석을 보고는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았다.

“언제 들어 온 거지.”

“조금 전에 왔지. 그런데 침실에 들어서니 바로 깨어나다니 역시 보통이 아니야.”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안나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만석이 다가오는 동안 안나는 시간을 확인 하였는데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대였다.

시간만 보면 이른 시간대라 할 수가 있어 다시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이 시간에 너를 찾아왔는지 궁금할 거야.”

당연한 일이었음으로 고개를 끄덕일 만 하지만 안나는 말없이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았다.

“10시 비행기라고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아침을 먹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첫 번 째 이유지.”

“......”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거다.”

이만석이 품에서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는 팔찌를 하나 꺼내더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안나에게 보여주었다.

“왜 내가 이걸 꺼내어 보여주는 줄 알고 있나.”

“나에게 주려고?”

“맞아.”

바로 알아맞추는 안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내가 왜 이걸 너에게 주려고 여기까지 왔을까.”

이러한 팔찌를 왜 주려고 그러는 것인지 자신이 어떻게 안단 말인가.

“......”

당연히 모르니 안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건 알 수 없겠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그를 안나는 무심히 바라보았다.

두 번째 이유가 바로 금팔찌 때문이라는 건데 안나는 이만석이 자신에게 왜 저걸 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말 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향해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팔 내밀어봐.”

“......”

“내가 착용시켜 줄 테니까.”

이만석의 말에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안나가 시선을 돌려 이만석의 손에 들려 있는 팔찌를 바라보았다.

곡선을 그리며 두 개의 줄이 엉켜 하나의 팔지를 이루고 그것은 생긴 것으로만 보면 예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시 시선을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니 웃음을 지으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동안 이만석의 얼굴을 바라보던 안나가 자신의 왼쪽 팔을 내밀었다.

그러자 들고 있던 팔찌를 조심스럽게 그녀의 팔목에 둘러 고리를 걸어 착용시켜 주는데 헐렁하지 않은 것이 적당해 길이가 신기하게도 딱 맞았다.

“잘 어울리는군.”

금팔찌를 손목에 착용 시켜준 이만석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는 사이 안나는 자신의 허전한 손목을 감싸고 있는 팔찌를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말없이 그렇게 자신의 팔에 걸려 있는 팔찌를 처다보다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뭐지.”

이 팔찌를 준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일까.

“일어나봐.”

그러나 이만석의 입에선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허나 그 말에 안나는 따지지 않고 천천히 침대에서 발을 꺼내며 바닥에 딛고는 몸을 일으켜 섰다.

그녀가 입고 있는 티 아래엔 그을린 피부의 뽀얀 다리가 길게 뻗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바지를 벗고 팬티차림으로 잠을 청한 듯 보였다.

다져진 몸매라 늘씬한 그녀의 다리와 티 한 장이 팬티를 가리고 있어 야릇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안나는 잠시 동안 자신의 몸을 둘러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지.”

고개를 든 안나가 이만석을 향해 다시금 물음을 던졌다.

“지금의 너는 충분히 괜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이 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난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말이지.”

천천히 옆으로 걸어 나온 이만석이 안나에게 손을 까딱였다.

“그렇게 서있는 것 보다는 직접 체험하는 게 더 와 닿을 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만석이 안나에게 덤비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이만석의 저 동작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차린 안나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이만석에게 달려드는데 그녀 또한 느끼는 바가 있기에 그랬다.

5보 이상의 거리를 두고 서있던 것이 눈 한번 깜빡 하기도 전에 이만석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뽀얀 다리가 이만석의 눈 앞에 나타났고 그대로 머리가 걷어 차여 바닥을 나뒹굴기 딱 좋았다.

“하늘색 팬티로군.”

허나 이만석은 그런 안나의 공격을 고개를 살작 뒤로 젖히면서 여유롭게 피해버렸는데 이어서 그녀의 발이 다시금 이만석의 가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정말로 빠른 동작이었고 피하기도 힘들어 보였지만 이번엔 뒤로 한걸음 물러서는 것만으로 이만석은 그녀의 공격을 또다시 피해버렸다.

그 직후 곧장 이만석은 안나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목위의 얼굴 전체를 점하며 주먹을 날렸다.

안나의 공격만큼이나 엄청나게 빠른 동작이었는데 그녀는 마치 그게 보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전부다 피해버린다.

빠른 속도로 공격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동작은 다른 이들이 보면 경악하기 충분할 만큼 빠르게 공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약 1분정도 공격을 주고받던 안나가 뒤로 물러섰고 이만석은 더 이상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졌군.”

원래의 안나의 행동과 동작이 민첩했지만 이건 그 이상이었다.

눈 깜빡하기도 전에 휙휙 지나가버리니 보통의 사람의 시선으론 쫒기도 힘들 정도인 것이다.

동체 시력이 아주 발달한 사람이 아니라면 캐치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도 자신의 이런 몸 놀임에 대해서 좀 놀라운 것인지 잠시 동안 몸을 둘러보다 자신의 왼쪽 팔목에 이만석이 걸어준 팔찌를 바라보았다.

“너에게 선물로 주기 전에 간단히 손을 좀 봤지. 너도 느끼고 있겠지만 몸이 상당히 가뿐해 진 것을 체감하고 있을 거야.”

이만석의 말대로 였다.

팔찌를 팔목에 걸어준 직후 안나는 뭔가 몸이 상쾌해지며 가뿐해진 거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건 느낌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났던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신체의 오감 또한 더 발달이 되었겠지.”

그것 역시 맞는 말이었다.

자신의 동작뿐만이 아니라 이만석의 믿을 수 없는 빠른 공격들도 안나는 모두 캐치해내고 피해버렸던 것이다.

“CIA에서는 널 충분히 강하게 키워주었어.”

팔찌를 바라보던 안나가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의 너와 비교하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 거다.”

확실히 그러했다.

이 팔찌에 어떤 요술을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몸의 움직이나 행동들이 상승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안나의 두 눈을 직시하며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넌 몇 단계나 더 강해 진거다. 놀랍지 않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아무리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은 그녀라 해도 이건 놀라운 일인 것만은 분명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놀란 것처럼 보이지 않아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내가 널 깨운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니까. 이제 알았을 거야. 그리고 참고로 말하자면 그 팔찌 내가 빼주지 않는 한 네 팔에서 떠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리고 그것 말고도 또 하나 기능이 더 있지만 그건 나중에 때가 되면 드러날 테니 그건 그때 가서 보도록 해.”

그러고는 몸을 돌려 침실 밖으로 향하는 이만석이었다.

“아침 먹으로 갈 테니까 준비하고 나와.”

거실로 향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혼자 남게 된 안나가 잠시 동안 그대로 서있었다.

‘초능력 같은 것인가.’

고개를 숙여 자신의 팔에 걸려 있는 팔찌를 내려다본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만석이 일반적인 사람의 능력을 한 참이나 벗어 날 것을 알고 있는 그녀로써는 이 팔찌에 그러한 것을 해두었다고 밖에 자신에게 일어난 이 일을 설명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놀라워.’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안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다.

조금 전의 이만석과의 짧은 대결로 자신이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 제일 와닿은 사람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팔찌하나를 착용했다고 해서 실력이 그렇게 상승하다니.

지금 그녀의 실력이라면 어제까지의 자신 5명도 가뜬하게 상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적 직감이 들었다.

말 그대로 두 배 이상 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참으로 믿기지 않는 이러한 일에 잠시 동안 팔찌를 바라보던 안나는 문득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남자에게 이런 것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야.‘

귀걸이나 반지, 그리고 팔찌와 같은 액세서리를 안나는 한 번도 착용해 보지 않았고 선물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이만석이 자신에게 왜 이것을 선물 하였는지 알았지만 이렇게 액세서리를 선물 받은 것은 처음이라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안나는 잠시 동안 그렇게 자신의 팔에 걸려 있는 팔찌를 바라보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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