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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64화 (364/812)

〈 364화 〉 364화 알렉산드리아

* * *

늦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연회가 끝이 나고 이만석은 간부숙소로 향했다.

2층에 마련된 아늑한 공간의 숙소를 내주었는데, 침대하나와 한 편에 마련 된 책고지와 책상이 있었고 편안한 등받이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창가 쪽엔 작은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놓여있는 그런 아늑한 공간의 침실이었다.

“전이랑 똑같군요.”

“아무래도 전에 쓰던 방을 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깔끔하게 청하하고 정리정돈을 해두었습니다.”

전에 이곳에 왔을 때 이 방에서 묵었던 적이 있었던지라 숙소내부의 풍경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 편안히 쉬십시오.”

아무카무 대위가 인사를 올린 후 조용히 문을 닫고 혼자 남게 된 이만석은 창가 쪽으로 다가가 닫혀 있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시원한 찬 공기가 침실 내부로 들어서며 공기를 환기 시키며 방안을 청아하게 만들었다.

양주를 한 병 정도나 마셨던 이만석이만 얼굴엔 전혀 취기가 오르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아마쵸가 술이 세다며 감탄을 내뱉어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대신했던 적도 있었다.

약간 기분이 좋은 정도의 이상의 알콜은 전부 땀샘으로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시켜버린 이만석이어서 아무라 마셔도 일정한 알콜 이상은 흡수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걸 알 리가 없는 이들은 이만석이 상당히 술이 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사실 그렇게 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늘이 정말로 깨끗하군.”

별 하나하나가 전부 다 촘촘히 보일 정도로 밤하늘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만큼 이곳의 공기가 깨끗하고 매연이나 그런 것으로부터 오염이 심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했던 것이다.

잠시 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이만석은 품에서 담배 갑 하나를 꺼내 한 개비를 빼내 입에 물고는 하란이 선물해준 지퍼라이터로 불을 붙이고는 다시 품에 갈무리했다.

“후우­!”

깊이 빨아들였다가 코와 입을 통해 길게 연기를 내뿜은 이만석은 얼굴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말없이 그렇게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을까.

닫혀 있던 뒷문이 조용히 열리며 누군가 침실 안으로 들어섰는데 상당히 조용해서 신경 쓰지 않으면 모를 정도였다.

이만석은 여전히 창밖에서 시선을 때지 않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선 인영이 문을 닫고 뒤로 다가올 때 까지도 모르는 것처럼 창밖만 응시하고 있었다.

타들어간 심지를 가볍게 털어서 떨어트린 이만석이 다시 한 모금 깊이 빨고는 연기를 내뱉고는 입을 열었다.

“여기 생활은 어때.”

“나쁘진 않아.”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 무심한 음성이 뒤에서 들려왔다.

목소리가 얇고 부드러운 것을 보아 여자의 음성이 분명해 보였다.

“애들 보니까 입소 할 때와 눈빛이 확실히 달라져 있었어.”

“......”

“그만큼 고강도로 훈련을 시켰다는 거겠지.”

“그게 네가 바라는 일이었을 테니까.”

“그렇군.”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다시 한 모금 깊숙이 빨고는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애들은 일주일 안으로 카이로로 올라가게 될 거야. 인원이 인원이니만큼 괜찮은 숙소를 잡으려면 그 정도는 필요하지.”

카무가 알아서 다 하겠다고 했지만 인원이 1차와 2차로 50여명씩 나누어져서 한국에서 훈련을 받다 이곳 아누트 훈련소에서 다시 합쳐졌으니 100명이나 되어서 하루 이틀 만에 준비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훈련이 거의 마무리 되었을 뿐이지 아예 끝난 것이 아니어서 마지막 체력관리와 건강 테스트 등 신체 관리를 중점으로 보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될 것이었다.

고강도로 훈련을 받았으니 이제 최고의 컨디션을 위해 저 강도의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몸을 가뿐하게 만들어주고, 피로를 풀어주어 최고의 몸 상태로 만들어 올려 보내는 것이 끝이었다.

애들을 허접한 숙소에 머물게 할 수 없는 입장인지라 이만석은 30만 달러가 든 가방 두 개를 건네주었는데, 뭔가 싶어 받았다가 지퍼를 열어본 그의 카무의 두 눈이 커진 것은 비밀도 아니었다.

이 돈이면 괜찮은 숙박업소 하나를 통째로 1년 정도 빌릴 수 있는 돈이어서 좋은 숙소로 구해 놓겠다고 황송해했다.

자신의 돈으로 마련을 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30만달러라는 거금을 내줘버리니 혀를 다 내두를 정도였다.

1월 달에 이집트에 개설한 은행 통장으로 세금을 제하고 50만 달러 이상의 성과 금이 입금 되었으니 지출이 있은 것 같지도 않았다.

카이로는 차츰차츰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광객이 다시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월 100만 달러 이상 꽂히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이만석은 겨우 그 정도로 만족 할 리가 없었기 때문에 IS에서 흘러들어오는 자금을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하는데 쏟아 부을 참이었다.

“애들은 일주일 정도 더 이곳에 머물렀다가 버스를 타고 올라가게 되겠지만 너는 내일 따로 가게 될 거다.”

“......”

다 피운 담배꽁초를 던져버린 이만석이 그제야 몸을 돌려 뒤에 서있는 안나를 바라보았다.

짧게 쳐올린 머리에 꽁지 부분을 머리끈으로 묶은 안나의 피부는 전보다 더 짙은 갈색으로 그을려 있었다.

유엔난민기구에 소속되어 있는 구호단체의 의사이자 프랑스계 유럽인 아버지와 시리아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안나는, 아버지를 닮아 새하얀데다 중동의 시리아의 특성상 강한 자외선을 보호하기 위한 특유의 탄력 넘치는 건강하고 뽀얀 피부를 물려받은 혼혈아 여서, 내리쬐는 사막의 태양열 속에 피부는 갈색으로 썬 텐을 한 듯 그을려 있었다.

무심한 그녀의 연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이만석이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궁금하지 않아?”

왜 자신은 따로 먼저 이곳을 떠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는 안나에게 이만석이 반대로 물어보았다.

“......”

여전히 대답이 없는 안나의 모습에 입가에 웃음을 지우지 않은 이만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 수가 적은 것은 여전하군...”

걸음을 옮겨 침대 쪽으로 다가가 걸터앉은 이만석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둘이서 따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나 혼자서 가도 되지만 이왕 애들을 보러 여기까지 내려온 이상 앞으로 생각해서 함께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손가락을 총 모양으로 만들더니 가볍게 총을 쏘는 행동을 안나에게 취했다.

“이거 하나는 끝내주잖아.”

“......”

“아마사피 총리를 저격하는 네 실력은 수준급에 올랐더군.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이마에 정확히 구멍을 뚫렸을 거야.”

“난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살인마가 아니야.”

“나도 함부로 널 끌어 들일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일은 그저 그런 일이 아니거든. 앞으로 이집트를 아랍중심으로 자리 잡는데 일조를 하는 중요한 일중에 하나야.”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는 안나를 향해 이만석이 하얀 이빨을 보이며 웃어주었다.

“너무 빨리 떠나는 거 아니우?!”

다음날 점심을 먹고 떠날 채비를 마친 이만석을 배웅하기 위해 나선 춘배들의 얼굴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틀 정도는 머물고 갈 줄 알았는데 1박2일로 이렇게 빨리 가버리다니 참으로 섭섭했던 것이다.

“얼마 후면 다시 보게 될 텐데 뭐가 걱정이야.”

“아니 그래도 오랜만에 봤는데 서운 하잔수. 대화도 나누고 그럴려고 했는데 말이오.”

“떡이 대도록 맥주를 마시고 아침 늦게까지 잠만 퍼 잔 놈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아니 그건... 너무 오랜만에 맥주를 음미하보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뒷머리를 끄적이는 춘배를 보며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이원종과 안영만을 바라보았다.

“춘배 이놈 혼자선 애들 관리 벅찰 테니까 너희들이 신경 좀 많이 써줘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형님! 이 원종이가 책임지고 애들을 통솔하겠습니다. 춘배 이놈하고 포함해서 영만이, 나, 이렇게 세 명에서 분대장을 했는데 애들에게 평가가 내가 제일 좋습디다.”

자신감 있게 말하는 이원종의 말에 춘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인마 말은 바로 해야지. 뭐가 네가 평가가 좋아? 전투지휘 할 때 윽박지르는 네 목소리에 다 똥 씹은 표정들을 짓고 있더구만. 그에 비해 나의 딱 부러진 나의 지휘는 신뢰감을 주기 충분했다는 거 몰라?”

“신뢰감은 무슨... 사실 딱 부러지는 것으로 따지자면 너보다 영만이가 더 딱부러지지. 눈빛과 손동작으로 지시하는 그 행동이 절제되어 있어 타고난 군인체질인 것 같더구만.”

“음...”

안영만에 대한 얘기가 나와 춘배는 불편한 기색만 낼뿐 따지진 않았다.

상대가 이원종이라면 자신이 더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다고 생각되자만 안영만과 비교한다면 또 달랐던 것이다.

과묵한 성격에 매사가 신중한 그의 성격답게 분대장으로써 지휘를 할 때의 태도도 확실히 자신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분하며 절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둘이서 투닥 거리는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안영만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한 편에 서있는 현석을 바라보았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현석은 갑자기 이만석이 자신을 바라보자 긴장 된 마음이 일었다.

“이놈들에게 꼴통으로 불린다지?”

“예?”

“힘내라.”

“......”

자신을 갑자기 바라보자 긴장 했던 현석은 이만석이 던진 말에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다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몸을 돌리는 모습에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야~! 축한하다. 형님이 널 눈여겨 본 것 같은데?”

춘배와 투닥 거리던 이원종이 현석을 보며 감탄한 얼굴로 칭찬을 했다.

허나 의외로 현석의 얼굴은 기뻐하는 것 보다는 반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게 뭡니까? 형님들 때문에 이제 큰형님도 날 보고 꼴통이라고 부르잖아요!”

“왜? 너 꼴통 맞잖아.”

“내가 왜 꼴통이야!”

“어쭈? 이게 지금 나한테 데드냐?”

순간 현석이 저만치 거리를 벌리고 서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꼴통이 아니라 현석입니다! 현석!”

“허 거참 고놈보게...”

그 모습에 기가 차다는 듯 말하는 이원종의 모습에 안영만이 한 숨을 내쉬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투닥 거림에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은 걸음을 옮겨 저 멀리 군용지프 차량 앞에 서있는 아마쵸 중령과 아무카무 대위와 인사를 나눈 후 그렇게 군용 지프에 몸을 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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