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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62화 (362/812)

〈 362화 〉 362화 알렉산드리아

* * *

그렇게 카무와 만남을 가진 이만석은 춘배들이 있는 훈련소고 곧장 출발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깔린 늦은 밤 시간이 되어서야 이만석은 아누트 훈련소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해가지고 어둠이 깔리니 사막을 끼고 있는 훈련소의 밤은 제법 쌀쌀했다.

낮에는 찌는 듯이 타오르는 태양과 열기를 안겨준다면 밤은 시원한 냉기와 차가운 칼바람이 몸을 에워싸는 것이다.

사막의 낮과 밤은 이렇게 기온차이가 나니 덥다고 해서 준비를 소홀이 하고 갔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었다.

훈련소 위병소까지 마중 나와 있던 아마쵸 중령은 이만석이 타고 온 차량이 도착하자 환한 얼굴로 맞아 주었다.

위병소를 통과하고 아마쵸 중령이 서있는 앞에 차를 멈춰 세운 이만석이 운전석의 문을 열고 내리자 중령이 가까이 다가와 가볍게 악수를 나누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내가 고생이랄 게 뭐 있습니까. 중령께서 지휘통제 하느라 더 고생하셨을 텐데.”

쓴웃음을 지운 아마쵸가 옆으로 비켜서 뒤에 서있는 두 대의 군용 지프차량을 내보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가시지요.”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자신이 타고 온 차량의 키는 대기하고 있던 병사에게 넘겨주고는 지프에 올라탔다.

먼저 아마쵸가 탄 차량이 출발을 했고 그 뒤를 따라 이만석이 탄 차량이 따라갔다.

그렇게 도로를 따라 한 참을 달려 중간중간에 마련 되어있는 교장들을 지나 커다란 연병장을 끼고 있는 숙소에 당도하게 되었다.

여느 때와 다르게 연병장은 환하게 불을 비추고 있었고 단상에는 아무카무 대위가 그리고 그 밑엔 교관들이 일자로 서있었다.

안나는 그중에 한 쪽에 서있었는데 무표정한 얼굴이 냉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지프 두 대가 연병장 안으로 들어서고 길게 늘어서 있는 이들의 앞에 멈춰 섰다.

내려서는 아마쵸 중령을 향해 아무카무의 구령에 맞춰 군례를 올리고 잠시 후 이만석이 뒤이어 차량에서 내려섰다.

“됐어.”

아마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로서라는 말과 함께 똑바로 정자세로 섰다.

고개를 돌려 얼굴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는 이만석은 날카로운 눈빛과 딱 봐도 그을린 피부와 상처들로 보이는 딱지들의 모습에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훈련을 받았을지 알만했다.

거기다 다들 눈빛이 진중하고 군기가 바짝 들어있어 전과는 다른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군기가 바짝 올라 있다고 해도 이만석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엔 반가움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럴 수 에 없는 게 그들 모두가 이만석을 보고 지원을 한 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들 눈빛이 상당해졌어. 콧구멍 벌렁거리는 네놈은 빼고.”

“그게 무슨 마리우, 형님!”

반가움에 코를 벌렁거리고 있던 춘배가 이만석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

“이 정도 말에 흥분하며 목청을 키우는 걸 보니 확실히 넌 여기에 더 있어야겠는데.”

“흐 흥분이라니, 형님이 잘 못 보신 거요.”

더 있어야 겠다는 말에 부동자세를 취하며 바로 서는 춘배였다.

그 행동에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은 이원종의 웃음을 참기위해 입이 씰룩거리는 것을 보았고 눈을 마주치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건네는 안영만의 진중한 눈빛을 엿 볼 수가 있었다.

모두의 얼굴을 다 둘러본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훈련받느라 다들 수고했다.”

“아닙니다, 형님!”

마치 한 목소리로 대답하듯 우렁찬 음성이 연병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훈련이 힘들었다고 서운해하지마라. 여기까지 와서 개죽음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나를 보고 온 이들이 많겠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함부로 걸지는 말란 말이다. 알았어?”

“예! 형님!”

우렁찬 목청이 마음에 드는 듯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교관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으로 아무카무의 수고를 치하해준 이만석이 한 쪽에 무심히 서있는 안나를 바라보았다.

‘여전하군.’

감정의 기복 없이 한 쪽에 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이만석의 머릿속에 있는 그녀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럴게 식당에 마련된 연회장으로 가시죠. 음식들이 다 준비되어 있을 테니까.”

“연회를 다 준비하셨습니까?”

의외라는 듯 말하는 이만석의 말에 아마죠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한 손님이 오시는데 그냥 조용히 지나가면 안 되지요. 그리고 크게 부담 가질 필요 없습니다. 조촐하게 준비한 연회이니까.”

“그렇군요.”

“그럼 가시죠.”

지휘봉을 들고 먼저 걸음을 옮기는 아마쵸 중령과 함께 이만석이 나란히 따라 걸었다.

그 뒤로 대기하고 있던 다른 간부들이 따라 붙었고 잠시 후 아무카무 대위의 통솔 하에 오와 열을 맞추며 식당으로 향했다.

“대단하네요.”

병영식당에 들어선 이만석은 길게 늘어서 있는 테이블에 갖가지 여러 요리들이 차려져 있는 가운데 중앙엔 구운 새 요리가 메인으로 자리해 있었고, 아마도 하맘이라는 이집트 비둘기 구이가 분명해 보였다.

이집트식 파스타라 할 수 있는 쿠샤리도 눈에 띄어 간촐 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요리들을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게 분명했다.

맨 앞에 마련되어 있는 상석의 테이블을 두고 아마쵸 중령과 이만석이 마주보며 앉았고 그 옆으로 아무카무 대위와 안나, 그리고 다른 간부들이 자리를 착석했다.

“이게 얼마만의 맥주냐.”

식당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착석해 있는 춘배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군침을 흘렸다.

테이블 한 쪽엔 병맥주와 캔 맥주들이 자리해 그들을 유혹하고 있었던 것이다.

훈련을 받는 동안 금주를 하였던 터라 술맛이 많이 고팠던 듯 시선을 때지 못하고 군침을 흘렸다.

그건 춘배 뿐만이 아니라 이원종이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흥분을 감추지 못 하고 침을 꼴깍 꼴깍 삼키는 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기분 좋은 자리이니만큼 한 말씀하시지요.”

아마쵸 중령이 이만석에게 한 마디 하기를 권하며 웃음을 지었다.

“제가 말입니까.”

“민준님을 위해 마련된 연회장이고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못 하는 얼굴들을 보니 좋아 할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하죠.”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병사 한 명이 무선 마이크를 이만석에게 건네주는데 한 편에 스피커가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를 대비해서 설치를 해둔 것 같았다.

“자 모두 주목.”

맥주에 시선이 팔려 침을 꼴깍 이는 이들을 훑어본 이만석이 한국어로 포문을 열었다.

‘좋군.’

말 한마디에 조용해지며 이쪽으로 시선이 모이는 모습에 이만석이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힘들었던 훈련만큼 군기가 바짝 들어 있는 것이다.

“보아하니 다들 술이 많이 고팠던 모양이야? 맥주에 정신들이 팔려 있는 걸 보면.”

가볍게 시작한 이만석의 말에 순간 몇 몇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힘든 훈련 받으면서 금주를 하니 얼마나 고팠을지 알만해. 여기에 오지 않고 한국에 있었다면 일과 끝나고 여자 끼고 진탕하게 한잔 마셨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

“맞습니다!”

이만석의 말에 넓은 식당 안이 쩌렁한 음성이 가득 들려왔다.

“솔직해서 좋군.”

아니라고 할 줄 알았던 이만석은 당당히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들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말은 많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약속을 할 수 있는 건 나를 따라 이곳에 온 것인 만큼 너희들의 미래는 내가 확실히 보장해주마. 이곳 이집트는 해외에 일성회의 거점을 새우는 첫 지역이 될 것이고 나아가 주변 나라들에 뻗어나갈 우리 일성회의 거점이 될 거다. 그런 초석을 너희들이 다지는 것인 만큼 거기서 나오는 과실 또한 확실하게 보장이 될 거야. 여기까지 온 이상 야망을 가져라. 한국의 밤 조직을 통합한 일성회를 대표해서 온 것이니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이곳을 기점으로 세력을 넓혀 나가는 거다. 내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예, 형님!”

한 목소리로 쩌렁하게 대답하는 음성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은 신경 쓰지 말고 이제 편하게 마시고 즐겨라. 그게 너희들다우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다들 훈련받느라 고생 많았다.”

얘기를 끝내고 자리에 착석하자 순간 박수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형님이 최고입니다!”

“아주 이집트를 우리 일성회의 아지트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

“이곳은 이제부터 우리 구역이다 안 그러냐 애들아?!”

“두 말 하면 잔소리지!”

“IS고 뭐가 다 나오라고해! 내가 싹 쓸어버릴 테니까!”

“와하하하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말과 웃음에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주 명언이시우, 형님.”

테이블 앞자리에 착석해 있는 춘배가 엄지를 치켜들며 이만석에게 말했다.

“내가 강원도에서 여기어 오길 다시 한 번 잘했다고 생각이 듭디다.”

이원종이 감복한 얼굴로 이만석에게 한마디 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런 춘배와 이원종과 다르게 안영만이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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