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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55화 (355/812)

〈 355화 〉 355화 작은소동?

* * *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야... 참 멋지지 않냐.”

“인마... 너보다는 이 형님이 더 멋지지.”

샤워실 앞에서 거울을 하나두고 팔뚝에 힘을 주어 불끈거리는 근육을 자랑하는 춘배를 향해 이원종이 조소를 지으며 양쪽 팔을 들어 올리며 이두근을 과시했다.

힘줄과 핏줄이 돋아난 장대한 이두박근과 삼두근이 갈라지며 힘을 보내고 있었고 손목에서 위로 올라가는 전완근 또한 근육의 선을 자랑하며 불끈거리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지방이 빠지며 떡대 속에 가려져 있던 나름 탄탄한 가슴근육과 자리잡은 복근을 포함한 근육들이 커지고 갈라지면서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네 몸은 흉측 하지. 나처럼 이렇게 예쁘게 조각처럼 갈라져야 멋진 거다.”

“뭐 인마? 흉측? 너 말 다했어?”

“잘 못 맞으면 그대로 골로 갈 텐데.”

“그건 내가 할 말이지.”

순간 불똥을 튀기며 눈을 빛내는 춘배와 이원종의 모습에 현석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또 왜들 그러십니까. 안그래도 2차 지옥무박훈련 때문에 개고생하고 이제 돌아왔는데.”

“꼴통 넌 뒤로 빠져.”

“그래... 형님들 기싸움 중이신데 꼴통 네가 끼어들면 안 되지.”

“저 꼴통이 아니라 현석입니다 현석! 계속 꼴통이라 부르면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아십니까?”

“어쭈? 너 지금 우리한테 개기냐?”

“예? 개기는 게 아니죠. 멀쩡한 이름 놔두고 계속해서 꼴통이라고 부르니까 그런거 아닙니까.”

“햐~ 이놈 이거 간땡이 상당히 부었는데? 최근 들어 계속 개기는 거 보니까.”

어이없다는 듯 춘배와 이원종의 말에 현석이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한국에 있는 다른 놈들도 데려와 보십시오. 매일같이 얻어터지고 사람죽이는 훈련을 받는데 깡이 안 생기나.”

“인마. 그건 깡이 아니라 간땡이가 부었다고 하는 거다.”

“어? 왜 이러십니까?”

어깨를 힘주어 잡는 행동에 현석이 의문을 표했다.

“왜 그러긴. 개기는 데 그 값을 해줘야지. 안 그러냐 춘배야?”

“쿠흐흐흐 그렇지.”

그때 현석이 그대로 이원종의 손목을 잡더니 그대로 비틀어 관절을 꺾어버렸다.

“어, 어? 이거 안 놔?!”

“후후후... 생존수칙 잊었습니까? 방심은 곧 죽음이다.”

“야, 야...춘배야 이거 어떻게 해봐라.”

“내가 왜?”

“뭐?”

“꼴통이 맞는 말 했구만. 방심은 곧 죽음 맞잖아.”

“이 못믿을 새끼...”

욕 짓거리를 내뱉은 춘배가 순간 발을 뒤로 빼며 강하게 현석의 정강이를 걷어 차버렸다.

그 직후 몸으로 밀어 붙이고 왼 손으로 턱을 처올리는데 동작이 상당히 날쌔고 빨랐다.

허나 어느새 정강이가 걷어차인 순간 뒤로 물러나는 빠른 판단으로 피해버린 현석은, 비누를 하나 집어 들고 그대로 재차 달려오는 이원종의 얼굴로 망설이지 않고 던져 버렸다.

“치사한 놈.”

손으로 비누를 막아서 처내버린 이원종이 욕 짓거리를 내뱉자 현석이 작게 웃음을 지었다.

“치사한 게 어디있습니까? 실전이었으면 죽냐 사냐의 문제인데. 교관들도 그랬잖아요.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퇬!”

“헉!”

순간 눈에 침이 덮치며 현석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퍼억!

“쿨럭!”

그때 묵직한 타격이 가슴에서 전해지며 현석이 바닥에 나뒹굴어졌다.

“그래 너 말 잘했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나처럼 이런 특급기술도 구사해야 하는 법이지.”

“더럽게 시리...”

손으로 눈 주변을 닦아낸 현석이 썩은 표정을 지었다.

“여~ 원종이 너 머리에 근육만 찬줄 알았더니 정확히 침도 뱉을 줄 알고 제법하는데?”

“야... 내가 너처럼 미련한 곰팅인줄 아냐? 이정도의 숙련된 고급 기술은 나도 쓸 수가 있다.”

“너 그거 구역싸움 할 때 써먹던 기술이지?”

“어떻게 알았냐?”

놀랍다는 듯이 말하는 이원종을 향해 춘배가 누런 이빨을 보이며 웃음을 지었다.

“눈에 침을 뱉는 게 아주 자연스러웠거든.”

“이거 제대로 맞으면 당황해서 눈을 닦는 순간 각목가지고 후려패기 좋지~ 얼마나 유용한 기술인데......”

“역시...”

감탄을 하는 춘배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석이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들의 대화는 언제나 저런 식으로 흘러가기에 그런 것이었다.

“더러운 놈들.”

“더럽다니! 제대로 눈에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 기술인데!”

“저 기술 순간적으로 당하면 팽팽했던 판도가 한 순간에 변할 수 있다는 걸 모르네...”

“잘 알지. 옆에서 침 뱉고 후에 후려 패는 걸 한 두 번 본 게 아닌데.”

“그런데 말을 왜 그딴 식으로 하냐?”

“더러우니까.”

그러고는 샤워실을 나서는 안영만을 보며 이원종이 궁시렁거렸다.

“말 수도 드럽 게 적은 놈이 깨끗한 척은 다해요, 아주.”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현석이 눈가에 묻은 침을 씻어내며 욕짓거리가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저 인간들과 상종을 말아야지 진짜.’

그렇게 춘배들이 함께 샤워를 하고 있는 동안 안나는 혼자서 개인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있었다.

교관들 중에 여자는 그녀 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당연히 개인 샤워실에서 혼자서 목욕을 하는 것이다.

구릿빛 피부에 미끈하게 잘 빠진 그녀의 몸엔 그동안 훈련으로 다져진 잔 근육들이 자리해 있었고, 몸 여기저기엔 상처와 흉터들이 나있어 그동안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삼일 후면 돌아오겠군.’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머릿결을 뒤로 넘긴 그녀가 무심한 얼굴로 눈을 깜박이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훈련 때문에 밖에서 오랫동안 돌아다녀서 그런지 피부가 더욱더 햇빛에 그을려 있었다.

허나 안나는 전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비누를 집어서 거품을 내어 간단히 씻어낼 뿐이었다.

CIA의 해결사로 길러져 살아오다 임무를 가지고 이집트에 들어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더 이상 그녀는 CIA의 해결사가 아닌 버려진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죽음의 순간을 앞에 두고 가까스로 빠져나와 이만석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고 이렇게 그의 말대로 전투기술을 가르치는 임시교관으로 머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가 맡은 일은 춘배들을 좀 더 전투능력을 키울 수 있게 다듬어 주는 것이었으니 그에 충실하게 후려패고, 가르치고, 미치도록 굴렸던 것이다.

그녀가 할 줄 아는 거라곤 몸을 단련시키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기술 밖에 없으니 그것만 집중해서 가르치고 훈련시켰던 것이다.

처음엔 조금만 힘들어도 궁시렁 거리고 불평불만을 내뱉던 춘배들이 이제는 곧잘 따라오고 총기도 제법 다루니 성과는 있었다.

허나 안나는 아직도 춘배들이 더 배워야하고 부족하다고 생각 했지만, 사실 그녀가 바라는 대로 올라서려면 1년 이상은 더 배워야하고 실전경험도 많이 하여야 할 것을 스스로도 잘 알기에 겉으로 내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훈련받고 살아남은 인간병기라해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만큼 올라서기를 바란다면 무리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샤워를 끝내고 나온 안나가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잠시 동안 거울을 바라보는데, 이렇게 물기를 닦아내고 거울 앞에 섰을 때 상처들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기에 잠시 바라보았던 것이다.

특히 옆구리에 총탄이 스치고 지나간 자국이 제일 크게 보이는데, 옆으로 길게 아물고 그을린 듯 자국이 나있는 부분은 그만큼 진한 흉터로 남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였다.

처음 임무를 부여받고 잠입하여 암살을 하러 들어갔을 때 순간의 망설임에서 나온 상처였다.

조금만 옆으로 빛나가지 않았다면 그대로 내장을 쓸고 지나가 어쩌면 그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허나 안나는 거기서 살아남았고 이렇게 지금까지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속옷을 입고 군복바지에 티 하나를 입은 안나가 샤워실을 나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 오른쪽 끝 편의 방으로 이동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이쪽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에 고개가 돌아갔다.

거기엔 춘배들의 훈련을 책임지고 아무카무 대위가 반바지에 티 하나, 그리고 슬리퍼를 끌며 다가왔다.

“샤워하고 나오는 길인 가봐.”

그러고는 들고 있는 캔 맥주 하나를 안나에게 던저 주었다.

가볍게 손으로 받아 쥔 그녀를 향해 아무카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가서 한잔하자.”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그를 잠시 동안 바라보던 안나가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해가 기울고 있는 늦은 오후의 시간대라 하늘은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는 상황이었다.

딸칵!

캔맥주의 손잡이를 잡아 당기자 뚜껑을 따는 소리와 함께 탄산이 빠져나가는 음이 작게 들려왔다.

두 어 모금 한 번에 넘겨 마신 아무카무가 단상 옆에 앉은 안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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