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47화 (347/812)

〈 347화 〉 347화 작은소동?

* * *

세린은 자유시간을 얻었다고 해서 뭔가 특별히 웅장하거나 그런 것은 하지 않았다.

그저 거리를 돌아다니며 군것질도 하고 구경도 하면서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고 싶었던거다.

이만석은 그저 그런 세린을 지켜보며 에스코트 해주었다.

그렇게 한 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잠시 쉴 곳이 필요했고 그래서 들린 곳이 번화가 주변에 길목마다 한 개식 자리 잡고 있는 카페였다.

카페모카 두 잔을 시켜 2층으로 올라가 창가에 자리 잡고 앉은 후 커피를 빨대로 이용해 마시며 목을 축였다.

“시간이 참 금방 지나가는 것 같네요.”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즐기다보니 1분1초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다.

잠시 한눈팔았다 싶으면 십여 분이 지나가 버리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쪽 이름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름이 뭐에요?”

“오늘만 보고 다시 보지 못 할 텐데 이름을 알 필요가 있나.”

“에이 그건 아니다.”

무심한 듯 말하는 그의 말을 부정한 세린이 재차 물음을 던졌다.

“말해줘 봐요. 그리고 그쪽은 이미 내 이름 알고 있잖아요.”

“난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다.”

“째째하게 굴 거예요?”

입술을 삐죽이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짧게 알려주었다.

“민준.”

“민준?”

고개를 끄덕이자 세린이 다시 작게 그 이름을 읊었다.

“민준이었구나...”

혼잣말로 중얼거린 그녀가 다시 활짝 웃음 지었다.

“그럼 앞으로 민준 오빠라고 부를게요.”

상관없다는 듯 이만석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어? 우리노래다.”

그때 다음 곡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은 세린이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우리노래?”

“이번에 새로 발표한 신곡이에요. 혹시 들어본 적 있어요?”

혹시나 싶어 기대에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세린의 시선을 이만석은 차갑게 외면해 버렸다.

“아니.”

“그렇구나.”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찍으며 핫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곡이라 지나가다 한 번쯤 듣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내심 실망스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자신과 로즈걸스 자체를 모르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니까 그런 쪽으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딱 잘라 말하는 거 어니에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뿐이야.”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같이 붙어 지내다보니 이만석의 성격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되어 그러려니 하며 지나갔다.

“그런데 혹시 뭐하는 사람이에요? 입고 있는 옷이나 외모를 보면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깔끔한 정장차림에 착용하고 있는 시계 등을 보면 가격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분위기도 뭔가 묘하게 신비스러워서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앞에 두고도 조금의 놀라거나 그런 것 없이 일반사람 대하듯 대하는 행동이 지금의 그녀에겐 새로웠던 것이다.

“조폭이다.”

그녀의 물음에 이만석은 간단하게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에이 농담하지 말구요. 빨리 말해줘 봐요. 뭐하는 사람이에요.”

가볍게 웃어서 넘긴 지나가 다시 이만석에게 물어보지만 그에게서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이었다.

“정말...이에요?”

이만석의 침묵을 보고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다시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

“세상에...”

놀란 세린이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전혀 생각지 못한 직업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패싸움도 하고 흉기 들고 싸우고 그런거에요?”

“간혹 그런 일도 있긴 하지.”

“......”

상당히 당혹스러운 말이라 세린은 반쯤 입을 벌리며 바라보았다.

모델 못지않게 키도 크고 훤칠한데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귀한 집 자제나 젊은 사업가쯤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조폭이라니 이건 꿈에도 생각지 못한 직업이었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보니 이만석의 말투가 왜 거칠고 자기중심적인지 이제야 알 것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폭하면 딱 거칠고 위험한 분우기를 풍기는 이미지가 딱 떠오르기 때문이다.

‘외모는 전혀 안 그런데.’

허나 이만석의 분위기나 외모를 보면 전혀 그쪽과는 거리가 머니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그녀였다.

“긴장할 것 없다.”

“네?”

저도 모르게 반문하는 세린을 향해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널 가지고 어찌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으니까.”

“기, 긴장이라뇨.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조금 놀라서 그런 것뿐인데요, 뭘.”

순간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세린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독심술이라도 익혔나.’

자신의 심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만석이 참으로 신기해 보였다.

“백화점엔 혼자 오셨어요?”

그러다 세린은 조심스럽게 이만석에게 내심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자신은 그렇다 치고 그녀가 본 이만석의 성격으로 봐서는 쇼핑이나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역시나 그에게서 들려온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었다.

“그럼 다른 일행도 함께 있었다는 말이네요?”

“맞아.”

“아! 그럼 그때 전화 하고 다시 받았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 전화를 품에 넣던 이만석이 눈에 들어왔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왔었던 것이다.

“백화점에 같이 왔던 일행들이지.”

“저 때문에 보낸 거군요...”

“선물은 그 정도면 충분하니까.”

“선물이요?”

선물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드러내며 반문했다.

“혹시 오늘 생일이에요?”

이만석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세린의 얼굴에 미안함이 더 커졌다.

“혹시 나 때문에 생일 망친 거 아니에요?”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 보니까 이만석에게 생일 선물을 해주기 위해서 온 것 같은데 그걸 돌려보냈으니 그쪽에선 서운한 마음이 들게 뻔했다.

‘가만 조폭이라고 했으니...’

그러다 문득 이만석이 조폭이라고 조금 전에 소개했던 것을 떠올리니 우락부락한 떡대들의 살벌한 얼굴들이 그려졌다.

‘나... 실수 한 거 아닐까.’

혹시나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상한 생각하지 마라.”

“네?”

“불안해하는 게 다 보이니까.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기분이 드는 세린이었다.

그렇게 카페에서 커피를 다 마시고 2층에서 내려온 세린은 이만석의 팔을 잠시 잡았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난처한 얼굴로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고개를 끄덕였다.

“급하면 다녀와야지.”

화끈­!

직설적으로 말하는 이만석의 말에 세린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그대로 몸을 돌려 달려갔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린 후 깔끔하게 정리를 한 후 밖으로 나온 세린이 세면대에 서서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참... 이상한 사람이란 말이야.‘

이만석 같은 사람은 처음이라 참 여러 번 당황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사람이 나쁜 것도 아니고 묘하게 재밌기도 하고 특별취급같이 부담스럽게 챙기거나 바라보지 않아 오히려 그 편이 세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앗!”

손을 씻기 위해 손잡이를 들었던 세린은 생각보다 물의 세기가 강해서 저도 모르게 얼굴에 튀어버렸다.

비누로 가볍게 손을 씻은 후 옆에 달려 있는 휴지 몇 장을 꺼내어 닦은 그녀가 품에서 이만석이 건네준 손수건을 꺼내들어 얼굴에 묻은 물기를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그러고는 선글라스를 벗어 튀어버린 물기를 닦고 다시 쓰려는 그때 닫혀 있던 문이 열리며 들어오던 사람과 거울을 통해 눈이 마주쳤다.

“......”

놀란 얼굴로 거울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대치의 순긴이 지나가고 들어왔던 20대로 보이는 여성의 얼굴에 놀람이 일었다.

“세린...?”

“아, 안녕하세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그때 놀라운 음성이 터져 나왔다.

“꺄악!”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세린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저 바빠서 말이에요.”

서둘러 지나쳐 빠져나오는 그때 뒤에서 그녀 또한 따라 나왔다.

“세린씨! 저하고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 저 로즈걸스 팬이에요!”

격한 목청으로 말하는 그녀의 음성이 컸던 것일까 순식간에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이쪽으로 쏠리고 말았다.

“세린이라고?”

“로즈걸스의 그 세린?!”

“세린이라니!!!”

순간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중에 남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저, 저 여자다!”

“저 여자가 세린이래!”

난처한 얼굴로 현관문 쪽으로 달려가는 그녀를 보고 누군가 소리쳤고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몰렸다.

“정말로 세린이에요?!”

“선글라스 한번만 벗어주세요!”

“저 세린씨 팬입니다!”

“싸인 한 장만.....!”

“진짜 세린이야?!”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반응이 세린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문 밖에 나가 담배 한 대를 피우려 입에 물었던 이만석은 이미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단배갑을 다시 품에 갈무리 한 뒤였다.

“어떡하죠?”

밖으로 나온 세린이 당황한 얼굴빛으로 말하자 이만석이 지체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뛰었다.

“세린이다!”

“저 여자 로즈걸스의 세린이래요!”

뒤에서 들려오는 음성이 그녀의 귀에 크게 들려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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