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6화 〉 336화 지나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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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차이링은 수건을 들고 서있는 하란이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샤워 다하고 나왔나보네.”
몰랐다는 듯 말하는 그녀의 행동에 하란이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처다 보다가 입을 열었다.
“도대체 뭐에요.”
“뭐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거예요?”
“어떤 걸 말하는 거니? 갑자기 뭐냐고 물어보니 잘 모르겠는데.”
“이 언니가 진짜...!”
싱긋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차이링의 행동에 하란은 가슴에서 뭔가 욱하는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정말로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는 차이링의 시선에 잠시 동안 노려보았다.
그러다 획 하니 몸을 돌려 방으로 향하는데 그 행동을 보면서 차이링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훗... 다 들었구나?’
저 행동을 보아 샤워를 하고 나온 하란이 자신과 이만석이 벌인 행위에 대해서 전부 들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허나 그것에 당황스러워 하기보다 차이링은 오히려 방으로 향하는 하란이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럼... 우리 꼬마아가씨가 이제 어떻게 나오려나.’
지금은 좀 적응이 되었다고 해도 분명히 충격은 받았을 것이다.
그녀가 보고 있는 하란이는 그런 아이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번처럼 울면서 뛰쳐나가거나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도 들었다.
이 집에 살겠다고 온 것만 봐도 마음가짐이 어떠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의 하란이의 눈빛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보면 알겠지.’
방으로 들어가 버린 하란이의 쪽을 바라보던 차이링이 걸음을 옮겨 자신도 방으로 향했다.
땀 흘리며 움직였으니 이제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쩜 정력이 그렇게 좋을까...’
방으로 향하면서 차이링은 다 섯 번이나 연속으로 사정을 한 이만석의 물건을 떠올리며 무흣한 마음을 느꼈다.
지나와 할 때 몇 번 사정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6번 이상은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역시 내남자라니까.’
자신이 찍은 남자라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그녀의 기분을 더욱 두근거리게 만든다.
“아... 열받아!”
방으로 들어온 하란이 그대로 침대에 뛰어들어 누워버렸다.
그러면서 발을 동동 굴리며 주먹을 쥐어 침대를 강하가 투닥거리며 내려쳤다.
“무슨 여자가 저렇게 뻔뻔하지?”
자신의 행동과 말에 놀라기는커녕 모르겠다는 얼굴로 일관하는 차이링의 행동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빠를 꼬드긴 게 확실해.”
조금 전의 차이링의 행동으로 하란이는 이만석을 덮쳤다고 확신을 했다.
지나의 그 일에 부럽다는 둥 할 때의 행동을 봐선 분명할 것이다.
“능구렁이를 도대체 몇 마리를 품고 있는 거야?”
천의 얼굴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그녀의 진짜 모습을 알 수가 없었다.
뻔뻔해서 화가 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같은 여자가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거친 언행과 차가운 모습에 의외의 면을 보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드리라고 했지만 오히려 그게 하란이에겐 뒤숭숭한 느낌을 안겨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침대에 엎드려 화를 못 참고 투닥 거리던 하란이는 문뜩 그런 차이링의 행동에 대해서 뭔가 부러움을 느꼈다.
그런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모습, 그리고 과감성이 그런 느낌이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자신과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링은 그런 면이 강했다.
“어쩌면 정말로 큰일 날지도 몰라.”
하란이는 자신이 그런 차이링을 부러워하는 마음에 당황하기 보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여자 친구는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고 있지만 앞일은 정말로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이제 지나도 이곳에 같이 들어와 살게 되었고 그녀 또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빠를 위해서 목숨을 끊으려 한 여자인데 절대 가볍게 보아선 안 될 여자인 것이다.
하란이는 한 동안 그렇게 뭔가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있었다.
“샤워하러 가나보죠?”
“그런 셈이지.”
싱긋 웃음을 지으며 말한 차이링이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지나를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뭐, 뭐예요?”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행동에 지나가 살짝 당황해 하며 말했다.
“흐음...”
알 수 없는 음성을 내뱉으며 지나의 얼굴을 바라보던 차이링의 행동에 지나는 조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그렇다고 고개를 돌리거나 해서 피하지는 않았다.
“다 들었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다 들었구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다짜고짜 그렇게 말하다니 기분이 나쁘네요.”
“후후훗... 여기까지 들어온 마당에 숨길게 뭐가 있어? 나도 들었는데.”
“......”
자신도 들었다는 말에 지나는 곧 안방에서 들려오던 차이링의 신음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격한 음성을 두 여자가 자신처럼 엿들었을 상황도 머릿속에 떠올랐다.
“후훗... 그렇게 부끄러워 할 것 없어.”
“누가 부끄러워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저 말 놓으라고 허락한 적도 없다는 거 아시나요?”
“알았어, 알았어... 재벌 집 아가씨 아니랄까봐 까칠하게 굴긴... 하지만 뭐...... 그래도 귀여운 면도 있네? 얼굴도 붉히고 말이야.”
그렇게 말한 차이링이 어이없어 하는 지나를 지나치며 눈을 찡긋해 보였다.
“나 샤워하러 갈게~”
그러고는 걸음을 옮겨 샤워실로 향하는데 그 행동에 지나는 고개를 돌려 샤워장으로 향하는 그녀를 처다 보았다.
‘무슨 생각인거지?’
차이링이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행동을 하는 것인지 지나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상당히 사람은 곤란하게 만드는 여자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리고 상당히 위험한 냄새를 풍기는 여자인 것도 확실했다.
샤워 실에 들어선 차이링이 입고 있는 옷을 하나 둘 벗었다.
애액으로 인해 팬티는 이미 젖어 있어서 단번에 벗어 재꼈다.
그러고는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는 샤워기도 틀어 물을 그대로 맞았다.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가 순식간에 물길에 젖어 촉촉하게 젖어 들어갔다.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네...”
따뜻한 온수를 맞으며 차이링이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은 채 중얼거렸다.
“어쩌면 이게 당신이 바라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일일지도 모르지......‘
차이링은 자신을 포함해 세 명을 앉혀두고 이만석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자신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는 것 까지는 좋지만 싸움까지 바라지 않는다던 말.
얘기 중간에 했던 한 마디였지만 그 얘기를 하는 이만석의 말은 상당히 진지했다.
순간적으로 그때 차이링 그녀는 물론이고 하란이와 지나 또한 아무 말 없이 눈을 깜빡이기만 했었다.
차이링은 이만석의 그 말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바라지 않는다고 했던 그 말은 곧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말이다.
험하게 살아온 그녀여서 말에서 느껴지는 음성의 톤과 무게에서 그 정도도 알아차리지 못 할 정도의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도 못 한다면 여자로써 삼합회의 간부로 올라서지도 못 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얘기 안에서 다 들었겠지?”
분명히 그럴 것이 생각했다.
목소리가 작지도 않았고 안은 조용 했을 테니 말이다.
욕조에 물이다 채워졌을 차이링은 샤워기를 끄고는 조심스럽게 탕 안으로 발을 담갔다.
다리를 쭉 뻗고 몸을 편하게 욕조에 기댄 차이링이 눈을 감으며 탕욕을 즐겼다.
“흐흐흐...”
딱!
차 한 잔을 즐기며 웃음을 짓고 있던 박동구는 순간 뒷머리를 강타하는 충격에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켁! 뭡니까 장인어른?!”
“뭘 혼자서 실실 쪼개고 있는 게야. 기분 나쁘게.”
“그야 당연히 찬란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흐흐흐.....”
눈살을 찌푸린 김철중 의원을 향해 그렇게 말한 박동구가 티비를 틀었다.
“이거 보십시오.”
박동구가 튼 티비의 채널에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는데 거기엔 대선에 대한 얘기가 한참 나오고 있었다.
“마치 퍼즐이 짜 맞춰가는 듯 일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음...”
“내가 장인어른처럼 정치물을 먹은 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알거는 다 알고 있다 이 말이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난 확실한 줄을 잡은 거 아니겠습니까?”
“네놈은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놈이로구나.”
“그건 장인어른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입 함부로 놀리지 말거라.”
“틀린 말은 아니지 않소? 어차피 벗어나지도 못 할 텐데....험험!”
눈 고리가 치켜 올라간 모습에 반동구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곧이어 여론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다시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우흐흐흐흐흐~! 혹시 아십니까? 나중에 나도 대통령 한 번 해볼 수 있을지.”
“너 같은 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맞받아치는 말에 박동구가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장인어른 사윈데 말이 너무 심합디다.”
“쯧쯧쯧...”
혀를 끌끌 차는 김철중 의원의 행동에 그러거나 말거나 박동구는 다시 뉴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원래 뒤통수 언제 칠지 모르는 더럽고 부패한 능력 있는 놈들보다도 나같이 충정을 받치고 열심히 일하는 충신이 더 쓸만한 거요. 그리고 혁신의 아이콘인 나정도 되는 인물이면 나중에 대통령도 못 할 것도 없지. 그분께서 나를 밀어 준다면 내 한 몸 다 받쳐 이 나라를 이끌어 보필할 생각이외다.”
“이놈...꿈도 야무지구나.”
“장인어른... 그분은 말이요. 꿈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그런 존재란 말이올시다. 그분의 능력을 보고 그런 말을 하시오?”
“......”
김철중은 박동구를 향해 뭐라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또한 이만석이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 중에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두고 보시오... 나도 언젠간 저렇게 당당히 대선후보로써 이름을 올리는 날이 올 테니까.”
박동구는 이만석의 능력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자신이 충정을 다 받쳐 열심히 노력한다면 대통령도 정말로 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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