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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28화 (328/812)

〈 328화 〉 328화 발표문

* * *

아침부터 이어지는 기사를 보고 메케인을 예상보다 빨리 기자회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카일러의 죽음에 대하여 자신이 연관되어 가는 듯 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침묵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그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황을 보고 적절 할 때에 발표할 시기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였던 것이다.

허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그날 오후 카일러 부국장의 죽음에 대한 CIA의 입장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겠다는 공문을 띄었다.

그 내용은 삽시간에 방송을 타고 기사로 터져나갔고 뉴스속보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목이 점점 쏠리는 가운데 그날 저녁 7시에 메케인 국장은 깔끔한 정장차림에 기자들이 몰려 있는 회견장 앞에 섰다.

그가 입장을 하자 플래시셔터가 터지며 환한 빛이 여러 번 반짝거렸다.

각 방송사의 기자들은 물론이고 신문사들까지 대부분의 언론사의 기자들은 다 왔다고 봐도 되었다.

그 중엔 외신들도 간혹 끼어있어 이 상황이 얼마나 이슈가 되고 있는지 알만한 일이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기자들이 다 자리에 착석해 있는 가운데 메케인 국장은 마이크를 바로하고 입을 열었다.

“카일러 전 부국장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일에 관해선 저도 물론이고 저희 CIA에서도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먼저 갑작스럽게 이런 기자회견을 하게 된 대에는 악성루머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며, 전적으로 연방수사국의 수사를 투명하게 이루어 질 것을 믿고 만약 협조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말한 메케인 국장이 착석해 있는 기자들을 훑어보았다.

“뉴스에서도 보았겠지만 카일러 전 부국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세 가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 째. 전 카일러 전 부국장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경찰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저 뿐만이 아니라 본국에서 일하는 요원들도 마찬가지로 한 점 거짓 없는 사실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왜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느냐는 말을 하셨는데, 섣불리 대응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드러난 것이 없는 상황이고 경찰은 물론이고 연방수사국이 개입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의심을 살 수가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메케인 구강은 열심히 수첩에 뭔가를 적으며 듣고 있는 기자들의 얼굴을 살폈다.

“끝으로 세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아까도 말을 했지만 연방수사국에서 발표를 한 것처럼 정치적 희생도 배재할 수가 없고, 그래서 수사방향을 CIA또한 포함이 된다면 전적으로 협조를 할 것을 약속드리기 위함입니다. 이건 카일러 부국장의 부고에 대해서 저는 물론이고, 그가 몸 받쳐 일했던 CIA또한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즉, 우리가 침묵을 지켰던 이유도 역시나 수사의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그런 것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럼 질문 받도록 하겠습니다.”

메케인 국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기자 한 명이 손을 드었다.

“말씀하십시오.”

메케인 국장이 지목하고 잠시후 직원 한 명이 마이크를 넘겨주자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F사의 톰이라고 합니다. 메케인 국장님이랑 카일러 전 부국장님의 사이에 여러 갈등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카일러 전 부국장님이 돌아가신 날은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난 당일이었죠. 이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의심을 하고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것보다 왜 사직서를 내고 CIA를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혹시 그 일이 국장님과의 갈등 때문만이 아니었는지, 그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톰 기자님라고 했습니까?”

“예.”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것입니다. 아까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와 카일러 전 부국장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그 일이 그가 사직서를 낸 것과 연관을 짓는다면 전 그렇지 않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사정이라는 말씀입니까?”

“믿지 못 하시겠지만 그렇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알고 있다시피 CIA는 정보기관으로써 일에 관해서 말을 할 때는 참으로 민감 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나 만약 이에 대해서 의심이 이어지는 만큼 연방수사국에서 사직서를 낸 것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전적으로 협조해서 공개 할 수 있는 내용은 공개하고 ,사직서에 적혀 있는 내용 또한 원한다면 수사팀에 보여 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럼 또 다른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다른 쪽에서 또 한명의 기자가 손을 들었고 메케인이 지목을 하자 마이크를 넘겨주었다.

“C사의 정치부 지미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FBI가 원한다면 협조를 해서 출입을 허용하여 공개할 수 있는 건 공개하고 사직서에 대해서도 보여 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일행들 중에 대표성을 가진 기자들 몇몇을 뽑아서 동행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지미 기자님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자리에 앉은 지미라고 소개한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지미 기자님이 말하신 것처럼 수사국에서 허락을 한다면 그렇게 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CIA본국에 기자들을 들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었다.

헌데 그것을 수락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들은 카일러 부국장에 대한 죽음에 떳떳하다는 것을 밝히는 행동이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도 여러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대체적으로 카일러 부국장에 죽음에 대한 것과 메케인 국장과 CIA가 얼마나 관여되어 있나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계속해서 의지를 표명하며 협조를 구하고 뜻을 내보였지만 마치 다람쥐 쳇바퀴 구르듯 말을 돌려서 비수를 꼽듯 질문을 쏘아 붙였다.

그에 메케인 국장은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의 행동은 마치 계속해서 비슷한 질문을 던져서 말실수를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1시간의 기자회견이 마치 하루가 흐른 것처럼 메케인 국장에게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등이 땀으로 축축이 젖어 들어갈 정도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협조를 하겠다는 것과 기자들을 대동시키는 것도 허용 하겠다는 말을 포함해 수용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만큼 자신들은 떳떳하고 결백함을 보여주기 위한 말이었고 자신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카일러 부국장이 사직서를 준비하면서 나간 것도 줄리아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개인사정으로 만들어서 나간 것인 만큼 사직서에 적은 내용을 봐도 놀라운 얘깃거리나 그런 것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안보법으로 감옥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약점을 잡히고 나서 사직서를 내는 쪽으로 잡은 만큼, 부스럼이 생겨 혹시 모를 수사가 잡히지 않게 깨끗하게 포기하고 나가는 것으로 하였던 것이다.

그게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그들에게도 이로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작정을 했구나.’

기자회견을 끝나고 차에 올라탄 메케인 국장의 얼굴은 상당히 좋지 못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말을 돌려서 하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과 카일러의 사이를 연관 지으려 했던 것이다.

이건 어떻게 해서든 엮으려고 작정을 했다고 밖에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모욕적인 일이었고 기자회견을 하고 난 지금이 오히려 더 찝찝하고 불안한 기분이 드는 것을 느껴야 했다.

그렇게 본국으로 돌아가는 내내 메케인 국장은 얼굴이 펴질줄을 몰랐다.

“혼자서 좀 쉬어야겠네.”

다른 이들을 전부다 물리고 혼자 국장실에 남은 그가 담배갑을 꺼내어 한 개비를 입에 물때였다.

위이잉­!

책상에 놔둔 폰이 진동을 하며 연락이 온 것을 알렸고 발신자표시제한을 본 순간 그의 몸이 멈칫 했다.

통화버튼을 누르고 귀에 가져다 되니 역시나 생각했던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자회견은 잘 끝나셨습니까.]

“왜 전화했지.”

마치 기자회견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연락이 와서 좋게 받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엮으려던 기자들의 상황과 관련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었다.

[걱정이 돼서 말입니다.]

“걱정 이라고?”

메케인 국장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가 자신을 걱정했다는 저 말이 놀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걱정을 해야죠.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다 짐작이 가니까 말입니다.]

“너의 짓이냐.”

[내가 벌인 일인지 물어보는 겁니까?]

“......”

[대답이 없는 것 보니 맞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순간 메케인은 심장부근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엔 한 가지 충고 드리기 위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날 아래로보고 이용물로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날 이용하려 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서민준...”

[제말...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고는 이만석의 전화가 그대로 끊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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