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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23화 (323/812)

〈 323화 〉 323화 발표문

* * *

여직원이 커피 세 잔을 놓고 물러나 문을 닫고 나가자 정인철 회장이 차이링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부서가 설립되는 대로 전적으로 그 일에 관해선 차이링에게 일임하도록 하지. 사실 거절 할 줄 알고 내심 걱정을 했는데 맡아주어서 참 다행이야.”

“정보조직을 총괄하는 부서가 만들어 진다고해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은 없을 거예요. 일단 중요한 건 각 지방에 정착 될 정보팀을 전담 인원들부터 꾸려서 교육에 들어가야 하니까... 그에 대해서만 좀 더 신경을 쓰는 쪽으로 나갈 거에요. 부서가 생겨도 그걸 이끌어갈 인원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에요.”

“그런데 각 조직마다 배치가 이루어 질 텐데 따로 지부 형식의 정보팀을 놔두어서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사전에 조직마다 사람을 파견하여 관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차이링이 거기서 또 다르게 그 지방을 전담할 정보팀을 신설해 중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회장님도 알고 있다시피 삼합회는 각 성마다 주각을 두고 있어요. 지방에 퍼져 있는 조직들의 숫자도 적은 게 아니고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도 많기 때문이죠. 그 많은 정보들이 모두 상하이로 보내는 건 효율적이지 못해요. 그래서 먼저 각 조직들의 정보를 한 성을 잡고 있는 주각에서 파견된 인원들이 관리를 하고 그 후에 다시 주각으로 보내지게 되는 거죠. 거기서 최종적으로 중요한 정보들을 등급별로 분류해서 마지막으로 상하이로 보내게 되죠.”

“그러니까 지방의 조지들에 파견되어 있는 이들을 통해서 정보팀으로 일차적으로 추려내서 보내고 거기서 중요한 것들만 걸러내어 본사로 한 대 모은다 이 말인가?”

“맞아요. 삼합회가 중국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다 거기에 있어요. 화류계에서 오고가는 대화들은 전부 그들의 정보가 되는 거죠. 여자와 거리를 두고 술을 멀리 하지 않는 한 결국엔 정보들이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관리들이 여자를 불러 몸을 섞고 허세를 부리듯 말하는 얘기들이나 자랑거리, 그리고 취기에 올라 이년들이 뭘 알까 싶어 나누는 대화들은 모두 삼합회의 중요한 정보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삼합회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술집아가씨도 교육을 시켜 들여보내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그래서 삼합회 내에 존재하는 각 주각의 각주들을 아무리 성을 잡고 있는 방주들이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가 없어요. 그들은 이미 삼합회 내에서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고 그들을 등지고 눈을 속이기란 쉽지도 않은 상황이죠. 삼합회의 회주가 되기 위해선 방주들이나 간부들의 지지보다도 중요한 게 각주들의 충성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죠.”

“그렇게 되면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나?”

지금은 충성심으로 잘 따르게 될 테지만 결국엔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자리를 잡아가게 되면 팀장에게 힘이 실려 나중에 가선 삼합회와 똑같이 되지 않겠냐는 말이었다.

“그래서 일성회는 삼합회와 다르게 각 팀장들에게 임기를 부여 할 생각이에요. 3년동안 임기를 채우고 나면 그 자리를 떠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매년 점수를 방영하여 최종적으로 우수한 사원을 뽑아 교육을 받고 파견이 될 거예요. 한 번 팀장을 엮임 했던 이는 다시는 그 지방의 팀장에 앉을 수 없게 될 거예요.”

거기까지 말한 차이링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친철 회장과 이만석의 눈을 한 번 맞춘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삼합회가 그렇게 된 것이 성의 주각 내에서 일하는 이들이 각주를 뽑는 것에 있어요. 최종적으로 상하이에서 승인이 떨어지지만 그저 형식에 지나지 않아요. 그렇게 뽑힌 각주는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십년이 넘도록 머물러 있을 수 있고 몸이 건강 하다면 그 이상을 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앉아 있다 보니 자기 사람들로 채우고 서로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각 성을 맡고 있는 각주들 끼리 뭉치게 된 거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일성회는 팀장을 뽑는 것도, 그리고 해임을 하는 것도 모두 본사에서 이루어진다는 게 다른 점이라 생각하면 되요. 임기를 정해두고 자동적으로 권한을 내려놓게 만들어 두는 거죠. 만약 불순한 행동을 하게 된다면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해임을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권한은 회장님이 가지게 될 거예요.”

“차이링 네가 아니고?”

“내가 언제까지나 이 부서에 남아 있을 리는 없으니까 그게 나아요.”

“그러면 회장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되는 것 아닌가.”

나중에 그에 대해서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지 않겠냐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그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 없을 거예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네, 맞아요. 회장님 다음으로 이 자리를 물려받은 인물이 누구인지 벌써 잊으셨나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차이링의 말에 정인철 회장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이만석에게로 향했다.

“그렇군.”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그의 입가에도 작은 웃음이 지어졌다.

지금 일성회 내에서 이만석의 입지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 일성회가 염원했던 일을 이만석이라는 남자가 나타남으로써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것도 조직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움직여 행동으로 이룬 성과였으니 그의 능력을 의심 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뒤 세계를 일통하고 독보천하를 이루어놓았으니 가히 살아 있는 전설이라해도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만석이 따로 나와 조직을 만든다고 하면 일성회를 따르던 지방의 조직들 태반이 돌아설 것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들이 굴복한 것은 일성회가 아니라 이만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일성회 내에서도 이만석을 따르는 이들이 상당했다.

그가 다음 대 회장이 되지 않는 다면 반기를 들고 일어설 이들이 상당할 것이다.

“자네를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한 듯싶구먼.”

“민준씨가 버티고 있는 한 위험을 무릎 쓰고 불만을 드러낼 간 큰 사람은 없을 거예요.”

두 사람의 말에 이만석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커피 잔을 들어올렸다.

“두 사람 다 나를 아주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예요.”

“자네는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믿을 수 없는 성과를 혼자 이루었어. 누구도 이루지 못한 일을 자네가 해낸 거야. 그러한 면에서 보면 아무리 봐도 자네를 내 후계자로 삼은 건 내 생에 축복이라고 느껴질 정도야.”

“내가 생각을 돌리지 못 하게 부담을 주는 겁니까.”

“부담이라니. 자네가 아니면 불안해서 물려줄 사람이 없어서 그래.”

능글맞게 웃음을 짓는 정인철 회장의 말에 차이링이 작게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럼 그건 그렇게 하기로 하고... 1월 말쯤에 다시 이집트로 간다고?”

“그렇습니다.”

“음... 하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을 테니까.”

이미 이만석이 한국에 입국 하였을 때 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던 정인철 회장이어서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친구들의 훈련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소식이 없으니 원...”

인원을 뽑아서 1차 차적인 교육이 끝나고 이집트로 향하여 특수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서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잘 훈련받고 있을 겁니다. 제가 이집트로 돌아 갈 때쯤에야 퇴소를 하게 되겠죠.”

“그런가? 일단 자네가 말했던 대로 다시 2차로 보낼 이들을 30명 추려서 훈련을 보냈네.”

보냈다는 곳은 춘배 들이 1차적으로 훈련을 받은 곳을 말함이었다.

“넉넉하게 잡아서 3월이면 그들도 이집트로 갈 수 있게 되겠지.”

외국에 나가는 것에 결격사유가 없을 신원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기본적인 대화는 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 회화 능력도 커트라인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 요즘엔 일성회에 지원하는 인재들이 많아서 많이는 힘들겠지만 소수인원으로 추려서 뽑는 데는 무리가 없는 실정이었다.

“민준씨 말로는 이집트를 거점으로 삼아 중동 전체를 보고 있다고 하던데 회장님도 알고 계셨나요?”

“입국하고 만났을 때 얘기를 들었지.”

그럴 것이 생각은 하고 있었기에 차이링은 놀란 것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중동의 상황으로 봐선 솔직히 말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만약 그게 가능 했다면 삼합회나 러시아 마피아 등 다른 조직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겠지.”

정인철 회장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수긍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말해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가서 결과를 보여드리고 얘기를 하도록 하죠.”

“가만 보면 자넨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어렵게 보시고 하실 것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면 됩니다.”

무슨 걱정이냐는 듯 웃음을 짓는 이만석의 모습에 정인철 회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국장님!”

급하게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선 조세프의 얼굴엔 놀람이 가득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양손으로 깍지를 낀 채 턱을 받치고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는 메케인 국장의 얼굴은 한 곳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미 보고 계셨군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메케인 국장이 바라보는 곳엔 벽걸이 티비가 자리해 있었고 그 화면 속엔 뉴스 앵커가 심각한 얼굴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표가 아닐 수 없었는데요. 그러니까 이번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버지니아주 FBI범죄 수사팀에 대한 이번 사건의 결과에 따르면 카일러 CIA부국장의 피살 사건이 단순 강도의 소행이라고 밝혔던 중간 평가를 내렸던 것을 되려 뒤집으며 아니라고 조지 맥퍼쉬 본부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표를 했는데, 그가 말하기론 수사를 원점으로 되돌려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에는 정치적 희생도 배재 할 수 없다는 얘기를 꺼내들었는데 이걸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그것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들 몇 분을 이곳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먼저 정치평론가...]

“믿을 수가 없는 일이로군.”

메케인이 바라보고 있는 뉴스화면엔 카일러 부국장 피살사건에 대한 특집뉴스를 다루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조지 맥퍼쉬의 긴급기자회견을 벌써 두 어 번이나 다시 보여주고 내용을 보도 했는데, 어느새 스튜디오엔 정치평론가와 범죄심리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토론을 나누는 모습이 비춰졌다.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FBI본부장인 그가 직접 나와서 충격적인 발표를 한 것이다.

경찰은 물론이고 FBI까지 모두 강도의 소행으로 반향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걸 완전히 뒤집어엎은 것이다.

뉴스특보로 다뤄지고 있는 이일에 대해서 메케인 국장은 직접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조세프 또한 이 뉴스를 접하고 서둘러 이곳으로 달려 온 것이었다.

‘설마 서민준 그자가 말했던 것이...’

뉴스를 바라보고 있던 그의 얼굴에 문득 이만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허나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자신이 떠올린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모르겠어.’

다른 뉴스채널을 돌려보아도 역시나 조지 맥퍼쉬 본부장의 긴급 발표문이 기사로 나오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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