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7화 〉 317화 호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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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시간대라 거리를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산해, 바 안에 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 못 달랐다.
그렇게 에밀리의 집으로 팔짱을 낀 채 걸음을 옮긴지 얼마나 지났을까.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아까 술집에서 보았던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가 앞을 막아서 멈춰 세웠다.
“뭡니까?”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음을 던지는 이만석의 말에 순간 그들이 작게 히죽이며 웃었다.
“아까 술 한 잔 사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려고 말이야.”
“감사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닙니다.”
“생각 했던 것 보단 괜찮은 친구야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 남자가 다시 동료들과 눈을 맞추는가 십더니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런데 고맙다고 말하기 전에 사람이 다른데 팔짱을 끼고 다니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은데.”
순간 에밀리의 두 눈썹이 꿈틀했다.
“당장 사과하세요. 지금 그 말 인종차별인거 알아요?”
결국 참 다 못한 에밀리가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인종차별이라니... 아가씨 말이 심하네. 네가 이 친구 보고 동양원숭이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안 그래?”
“그렇지...”
“원숭이보고 원숭이라고 하면 얼마나 기분이 나쁜데. 그게 인종차별발언이지.”
“그래... 맥퍼는 저놈보고 원숭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아가씨.”
선을 넘겨버리는 그들의 모욕적인 농담에 에밀리가 다시 한 소리 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이만석이 먼저 말을 했다.
“아무래도 당신들은 내가 이 여자하고 같이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은가 봅니다.”
“이제야 이해했군.”
“너 같은 동양놈이 이런 잘 빠진 여자와 어울려 다닌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인종 자체가 다른데 어울리기나 하려고...”
“힘은 쓸까 몰라...”
히죽이며 모욕을 주는 그 말에 이만석이 조심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던 에밀리의 손을 풀었다.
“존?”
그 행동에 의아해 하는 에밀리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고 이만석은 똑바로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무슨 생각? 이 여자하고 같이 가는 거?”
고개를 가로저은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맥주 값 받도록 하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만석의 발이 그대로 남자의 배를 까버렸다.
퍼억!
“켁!”
“맥퍼!”
순식간에 배를 걷어 차인 맥퍼라 불린 남자가 뒤로 나자빠 지더니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원숭이 새끼가...!”
그에 한 명이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강하게 가슴을 부풀리며 이만석에게 주먹을 휘둘러왔다.
“존!”
그에 놀란 에밀리가 그를 소리쳐 불렀다.
“응?”
분명히 이만석의 안면에 꽂힐 것이라 생각했던 주먹은 어이없게도 그대로 이만석의 손에 잡혀버렸다.
우드득!
“끄아악!”
황당한 일에 뭐라 할 사이도 없이 뭔가 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비명성이 터져나왔다.
“내, 내손...!”
이만석이 잡은 손을 놓자마자 뒤로 물러서며 고통스러워했다.
그 사이 다시 발로 까버린 이만석이 곧바로 당혹스러워 하는 남은 세명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안 면에 그대로 이만석의 주먹이 꽂힌다.
파아악!
옆에서 노리는 공격을 피하자마자 복부에 강하게 위로 처올렸다.
“잡았다!”
그때 뒤에서 이만석의 목을 끌어안은 그가 강하게 조이는 그 순간 팔 꿈치로 빠르게 뒤로 처 버렸다.
빡!
찍어 버리듯 깊숙이 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 같아 보였는데, 역시나 눈을 부릅뜬 두건을 쓴 남자가 뒤로 배를 부여잡고 두어 거름 물러서더니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어지며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죽여 버릴까 생각하다가 에밀리가 옆에 있는 걸 상기하고는 가볍게 손을 털었다.
‘아쉽군.’
배를 걷어차인 맥퍼라는 자는 대짜로 뻗어 있었고 나머지 네 명도 단 한 방씩이었지만 토악질을 해대거나 안면을 부여잡고 빌빌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그 모습을 경악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에밀리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에밀리의 집은 2층집의 소소하게 꾸며진 작은 정원이 딸린 개인 주택이었는데 꾸며져 있는 가구나 모습들이 아기자기해서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왔다.
거실에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잔 두 개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과일안주 조금, 그리고 위스키 한 병을 가지고 왔다.
“에밀리의 가족인가 보군요?”
“네... 고등학교 졸업식 사진이에요.”
작은 액자 속에 들어 있는 사진엔 꽃다발과 함께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이 찍혀 있었다.
걸음을 옮겨 소파에 앉자 조심스럽게 위스키 병을 연 에밀리가 잔에 쪼르르 소리를 내며 따라주었다.
“위스키 좋아해요?”
“싫어하진 않습니다.”
“다행이네요.”
병을 넘겨받은 이만석이 이번엔 에밀리의 잔에 따라주었다.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 한 모금 마신 이만석은 자신을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웃음을 지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현장요원으로 지원을 한 거예요?”
“조금 전의 그 모습 때문에 그런가 보군요.”
“네, 내근직은 사무 쪽 일을 집중해서 교육받으니까요. 무술 같은 호신술은 현장에서 뛰는 요원들이나 전문적으로 교육받지 그 외는 그렇지가 않아요.”
“에밀리 말이 맞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였다.
“그래도 대단하네요. 그렇게 날렵한 움직임은 영화에서나 봤던 것들인데.”
“다른 요원들도 이정도 쯤은 하겠죠.”
“그럴까요?”
조금 전의 이만석의 모습을 떠올린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혼자서 다섯 명을 각각 한 방으로 그렇게 쓰러트리다니 대단하다는 말로 부족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두근거리는 에밀리였다.
“그런데 의외군요. 내 행동에 우려를 좀 표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 정도는 맞아도 싸다고 생각해요.”
미국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데 대놓고 그런 말과 행동을 하였으니 에밀리는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잔에 따라져 있는 술은 한 번에 다 비워버린 에밀리가 조심스럽게 이만석의 두 눈을 맞추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여자 친구 있어요?”
내심 없기를 바라며 물어보는 그녀의 마음이 살짝 긴장이 되었다.
“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이만석의 말에 에밀리는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그런 실망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존 같은 사람이면 없는 게 이상 할 것 같긴 하네요.”
“제가 말입니까?”
“네... 목소리도 그렇고... 분위가 묘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거든요.”
그렇게 말한 에밀리가 이만석의 팔을 잡아 자신의 허리를 끌어 안게 했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저도 그렇고, 존도 모르는 일이 되는 거예요. 제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에밀리는 그렇게 말해 놓고는 이만석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자신의 입술로 막아버렸다.
부드럽게 서로의 입술이 부벼지는 가운데 벌어진 에밀리의 입속에서 말랑한 혀가 나와 이만석의 입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어느새 그녀의 갈색 눈동자는 살며시 감기어 있었고 양 손은 이만석의 목을 휘어감고 있었다.
에밀리의 말랑한 혀가 이만석의 입속에 들어와 애타게 찾듯 건드렸다.
그러다 다시 자신의 입속으로 끌어들려 쪽하고 빨아 당겼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타액을 교환하며 서로 주고받았다.
어느새 이만석의 손이 에밀리의 허리에서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엉덩이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러다 다시 앞으로 다가와 입고 있는 그녀의 정장 속으로 손이 들어가 셔츠위의 젖가슴을 말아쥐었다.
“쭙...!”
조용한 거실 안에서 야릇한 소리가 오고가는 가운데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며 눈을 뜨는 에밀리의 뺨은 상당히 붉혀져 있었다.
“키스 잘 하시네요...”
“칭찬으로 듣도록 하죠.”
다시금 에밀리의 허리를 끌어 안은 이만석이 등을 보이게 한 후 다리 사이로 그녀를 뒤에서 껴안 듯 앉혔다.
살며시 귀에 바람을 불어 넣으며 귓불을 물었다 놓아주니 에밀리의 몸이 움찔하며 떨려왔다.
고개를 뒤로 젖힌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이만석은 망설이지 않고 입고 있는 상의의 단추를 풀어버렸다.
그러고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셔츠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가자 두툼한 젖가슴을 받치고 있는 브래지어가 그 모습을 드러냈고 손으로 잡고 위로 걷어 올리니 출렁이며 뽀얀 자태를 드러냈다.
뒤에서 끌어 안은 자세로 이만석이 양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잡아 부드럽게 주물러대었다.
그러다 유실을 양손으로 잡고 살짝 비트니 그녀의 입에서 가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존...”
젖가슴을 주물러대던 한 손이 스멀스멀 아래로 기어 내려가 그녀의 스커트 치마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고는 두툼한 둔부부분을 손으로 문질러 대다가 팬티스타킹을 신고 있는 그녀의 가려진 속살 속으로 손이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까칠한 음모사이로 에밀리의 음밀한 계곡이 거기에 자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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