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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07화 (307/812)

〈 307화 〉 307화 그녀들의 외출

* * *

계산을 끝내고 넓은 공터의 야외 주차장안으로 들어선 차이링은 전화를 걸었던 폰을 다시 백에 넣고는 하란이와 차가 정차 되어 있는 안쪽으로 걸음을 옮겨 향했다.

담벼락이 쳐져 있는 100평이 넘는 널찍한 공간이라 차량수도 많지 않아 주차를 하는데 어려움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키를 넘겨받고 차로 향하는 두 사람에게 뒤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그녀들 앞을 막아섰다.

“사람이 말하는데 그렇게 가버리면 안 되지.”

“당신들 하고 일 없다고 했을 텐데?”

마치 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당황한 기색 없는 차이링의 냉담에 순간 눈썹이 꿈틀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입가에 웃음을 지은 그가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한 번 찍은 여자는 내 쪽에서 놓친 적이 없거든.”

“그래서.”

“너 내가 찍었다는 말이야.”

자신감이 충만한 얼굴로 말한 그가 똑바로 차이링을 바라보았다.

그건 친구로 보이는 재킷의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노려보고 있는 하란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우리가 나쁜 뜻으로 접근 한 것도 아니고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 말 걸었는데 그렇게 무시하면 안 되지.”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차이링이 입 고리를 말아 올렸다.

“힘은 잘 써?”

“힘?”

힘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반문했던 남자가 곧 그게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적어도 실망 시키는 스타일은 아니지. 정 미덥지 못 하면 따로 확인 시켜 줄 수도 있는데.”

차이링의 직설적인 발언이 나쁘지는 않았느니 노골적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슬쩍 손으로 쓸었다.

그 행동에 하란이 눈살을 찌푸리며 경멸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쩌지? 넌 내 스타일이 아닌데.”

“난 맞아.”

마치 차이링의 의사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도발을 해오는 발언이다.

“경고하는데 물건 함부로 놀리지 마라. 그러다 골로 가는 수 있으니까.”

차이링의 말에 순간 그의 눈썹이 다시금 꿈틀했다.

“너 말이야... 얼굴 예쁘다고 계속해서 날 자극하는데... 그러다 너야 말로 좋은 꼴 못 봐... 이레 봐도 내가 학창 시절에 내 성질 건드린 놈들 여럿 패죽이고 소년원에 자주 들락거렸거든.”

“그래서?”

“여자라고 봐주는 성격이 아니란 말이야.”

그때 재킷 차림의 사내가 피식 웃음을 지으며 차이링에게 말했다.

“이 새끼 개 싸이코야 알아? 꼭지가 돌면 아무도 제어를 못 하는 놈이거든.”

“싸이코라니... 인마 날 이상하게 보면 어쩌려고 그래?”

친구의 발언에 나무라는 남자였지만 얼굴은 그와 반대로 여전히 웃음을 짓고 있었다.

‘기가 센 년들은 초장에 눌러줄 필요가 있지.’

차이링 같이 기가 센 여자들은 처음에 제대로 눌러줘야 앞으로의 일이 수월하다는 걸 알고 강하게 나갔다.

거기다 그런 스타일을 은근히 좋아해서 즐기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미친놈.”

“뭐?”

순간 차이링의 입에서 흘러나온 욕 짓거리에 얼굴이 찡그려졌다.

“싸이코라 불리는 게 뭐가 자랑이고 처 웃고 있어.”

“말 함부로 하지마라.”

“왜? 기분 나빠? 한 번 더 불러줘?”

순식간에 분위기가 아주 살벌해지자 재킷을 입은 남자는 물론이고 하란이 또한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이 새끼 도발 하지마. 꼭지 돌면 나도 못 말린다니까?”

우려스러운 얼굴로 차이링에게 말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남자를 보면서 비웃음을 지었다.

“너 정도 외모면 찾는 것도 어렵지 않겠지.”

“뭘 하려고 귀찮게 물러났다가 날 찾아? 여기서 해결하면 되지.”

차이링의 말에 재킷을 입은 사내가 긴장을 했다.

‘이년 또라이네?’

다른 속셈이 있고 그 때문에 참는 것이 분명 한 것 같은데 차이링이 제대로 도발을 해와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놈의 지랄 맞은 성격 때문에 같은 일진 패거리는 물론이고 웬만한 선배 아니고선 잘 건드리지도 못 했는데 지금 차이링이 제대로 자극을 해왔다.

슬쩍 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의 눈에 친구가 작게 숨을 내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을 다스리며 성질을 죽이는 행동이 분명했다.

그때 주차장 안으로 한 대의 차량이 들어와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에 저절로 시선이 갔다.

그러는 사이 근처까지 다가온 승합차가 속도를 줄이더니 잠시 후 멈춰서고 차량의 문이 열리며 정장차림의 떡대들 6명이 차에서 내려섰다.

“어? 상길이 너 여기서 뭐해?”

그때 세 번째로 내려섰던 187정도 되어 보이는 스포츠머리의 거구가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

차이링을 바라보던 남자가 그 말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서진이 선배?”

“내일 첫 출근이면서 준비나 잘하고 있지 여기서 뭐하는 거야?”

“네 후배냐.”

“예... 제가 3학년 때 아끼던 후배녀석인데 악바리 근성도 있고 괜찮은 놈이라 제가 추천해서 들어오게 됐습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내의 말에 서진이라 불리었던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린 상길이라 불린 남자는 당혹스러움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들은 이제 자신의 상사들이자 모셔야 할 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분들이 왜 여기에 온 거지?’

재킷을 입은 남자의 친구도 저 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곤 덩달아 마른침을 삼켰다.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을 아래에 두게 된 일성회 였으니 이쪽 세계에선 이젠 하늘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학창시절 3학년 통에다 학교를 잡고 있던 무시 못 할 선배가 조심스럽게 앞서 서있는 남자에게 대하는 모습을 본 상길은, 조심스러운 얼굴로 앞서 걸어오는 그를 긴장 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부르셨습니까, 아가씨.”

자신도 어려워하던 선배가 모시는 형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이 찍은 여자를 보고 하는 말에 순간 상길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맛보았다.

‘아가씨라니.’

저 말투나 행동을 본 건데 눈치가 없는 상길이 아니었던지라 대번에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것이다.

“제때 와주었군요.”

“가게에서 가까운 곳에 계서서 금방 올 수 있었습니다.”

고개를 돌린 차이링이 서진이라 불린 사내를 바라보았다.

“거기.”

순간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걸자 서진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저... 말씀입니까?”

“그래요.”

차이링이 고개를 끄덕이자 서진의 얼굴이 상기 된 듯 붉게 변했다.

그저 자신을 부른 것뿐인데 솜털이 곤두서며 심장도 빠르게 뛰고 있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그도 삼합회를 떠나 일성회의 꽃으로 새롭게 피어난 차이링을 흠모하는 못 사내들 중에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눈은 왜 달고 다니는 거죠.”

“예, 예?”

“조금 전에 괜찮은 놈이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양아치, 그 이상도 아니었어요.”

“......”

“보아하니 일성회로 들어오게 된 것 같은데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군요. 거기다 날 자기 여자로 삼고 싶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던데...”

차이링의 말이 끝나는 순간 서진의 얼굴에 당혹감과 죄책감이 스쳐 지나갔다.

“죄, 죄송합니다.”

“잘 못을 인정했군요.”

“......”

얼굴을 마주 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겠죠?”

“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승합차로 가더니 나이프 하나를 가져왔다.

그리곤 왼 손을 내밀더니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입에 물고는 망설이지 않고 새끼손가락을 썰기 시작했다.

그 행동에 놀란 하란이 몸을 돌리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상길이라 불린 남자와 그 친구의 얼굴엔 경악성이 지어졌다.

허나 그와 다르게 차이링은 평온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을 이끌고 온 남자와 다른 네 사람 또한 크게 놀라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던 사내의 손에서 새끼손가락이 그대로 피를 뿌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차이링이 고통스러워하는 서진을 뒤로 하고 입을 열었다.

“이놈들 알아서 치워버리세요.”

“알겠습니다.”

조직원들을 이끌고 온 사내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못 하고 있는 하란이에게 다가간 차이링이 흘러가듯 말했다.

“가자.”

“......”

충격적인 광경에 놀랐던 하란은 먼저 걸음을 옮기는 차이링의 뒷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차이링을 따라 차량으로 향했다.

손수건으로 지혈을 하며 차이링의 뒷 모습을 바라보던 서진이 곧이어 살기가 가득한 눈동자로 상길을 노려보았다.

이미 상길과 그 친구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몸이 굳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차에 오른 하란이는 차이링이 시동을 키고 주차장을 빠져 나올 때까지 여전히 충격을 지우지 못 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차이링을 바라보았다.

“요즘엔 세상이 흉흉해서 밖에 쉽게 돌아다니지도 못한다니까. 안 그러니?”

자신을 바라보는 하란이를 향해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차이링은 어느새 평소 티격태격 하던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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