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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90화 (290/812)

〈 290화 〉 290화 집행부

* * *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존 마이클 대통령은 예정 된 시간에 따라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를 거는 것이 처음도 아니고 그전에 여러 번 있었느니 놀랄 일도 아닐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전화를 한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다.

그건 가담을 했다고 해도 그럴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이미 핫라인 연결을 위한 연락을 주고받았으니 기다리고 있을 것이 뻔했다.

역시나 전화를 건지 얼마 되지 않아 김현수 대통령의 음성이 들려왔다.

[세달 전에 가졌던 한미정상회담 이후로 오랜만이군요.]

“그간 잘 지냈습니까.”

[예... 다행이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요즘 나라일로 한 참 바쁘실 텐데 고생 많습니다.]

“그건 김현수 대통령께서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나랏일을 하는데 누가 덜 힘들고 더 힘든 게 있겠습니까.”

[하하하! 그것도 그렇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기분 좋은 덕담을 주고받은 후 존 마이클 대통령이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제가 왜 대통령께 연락을 드린 줄 아십니까.”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

짐작을 하고 있었다는 말에 존 마이클 대통령의 얼굴이 진지하게 변했다.

“어떻게 알고 있는지 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CIA쪽에 일이 벌어져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바로 얘기를 집어내는 말에 존 마이클 대통령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

“그러면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예, 말씀해 보시지요.}

“스카이엘텀의 직원들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 일에 관해서도 알고 있으십니까.”

[물론입니다.]

하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 말씀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고서 대답을 하는 건지요.”

[알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대답하는 김현수 대통령의 음성에 존 마이클 대통령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졌다.

“왜 그런 일을 저지르셨습니까. 이일로 인해 양국의 동맹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김현수 대통령을 향해 존 마이클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런 양국의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을 일을 벌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존 마이클 대통령은 왜 이만석과 CIA간에 얽힌 일에 그가 이렇게 깊이 관여 하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상황에선 자국민이라고 해도 정부차원에서 그를 비호해선 좋을 게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내막을 알게 되면 거리를 두는 게 자연스러울 진데 관여를 한 것에 대해서 전혀 이해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대통령께서 놓인 상황이 호락하지 않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상한 말을 하시는군.”

[카일러라는 CIA부국장이 이걸 두고 압박을 가해오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핫라인으로 연결 하여 비밀통화를 주고받는다지만 실례가 되는 말을 그대로 내뱉은 김현수 대통령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존 마이클 대통령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제 말 실례라는 것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상하셨을 거란 거도 잘 압니다. 하지만 이 일을 두고 정부차원에서 나서게 된다면 그건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카일러 그자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될 겁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자신은 지금의 상황도 별로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헌데 카일러 부국장도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상황에선 기선을 잡은 것은 바로 카일러 부국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을 정부차원으로 물고가면 오히려 상황을 주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기 때문에 직접 전용기를 타고 온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카일러 부국장에게도 좋지 않다는 말이 의미심장했다.

[카일러 부국장이 우리나라에서 아주 큰일을 벌였지요. 그 일에 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있으실 겁니다.]

물론 알고 있었다.

그가 서민준이라는 사내를 없애기 위해 어떤 작전을 펼쳤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게 실패를 하고 실종을 하였다는 것도 말이다.

[언론에 퍼지면 상당히 좋지가 않을 겁니다.]

“언론이라구요?”

[프리먼이라는 자가 스스로 요원들을 이끌고 완전무장한 상태로 휴양지를 끼고 있는 산속을 누비며 총격을 벌이는 영상이 퍼지는 순간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습니까. 영상을 보면 그자는 지시만 했던 모양인 것 같더군요.]

“지금 무슨 말씀을...”

[프리먼 그자가 타고 있던 지휘차량에서 입수를 한 영상을 말하는 겁니다. MP5이라는 총기를 들고 완전무장을 한 채 산속을 누비며 총을 쏴대더군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한국 내에서 CIA가 그동안 벌여왔던 공작들에 대한 정보도 모두 입수가 되었지요. 그것들도 언론에 퍼지게 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겠습니까.]

순간 존 마이클 대통령의 얼굴에 긴장감이 어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영상을 입수 하였다는 말입니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써 사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물론 존 마이클 대통령 또한 거짓말이라 생각지 않았다.

대통령의 신분으로써 상대국의 정상을 향해 나라의 명운을 걸고 거짓말을 할리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건 정말로 큰일이었다.

한국에서 벌였던 그간의 공작들 말고도 그 영상만 하더라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게 뻔했다.

동맹국의 나라에서 CIA가 완전무장을 하고 휴양지에서 살육전을 벌인다? 이건 정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가 될게 뻔 한 일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전 세계가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적국도 아닌 동맹국의 나라에서 벌일 인들이 나날이 까발려지게 된다면 다른 동맹국간에 관계도 신뢰관계가 무너질 깨 뻔했다.

겉으로는 경찰국을 자처하며 정의를 외치더니 알고 보니 뒤에선 더러운 짓을 벌였다는 것이 내보인 꼴이니 당연한 일이다.

[드론으로 추적하던 영상도 함께 입수가 되었더군요.]

이런 전화를 거는 것은 존 마이클 대통령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전화를 하고보니 그보다 더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게 그대로 언론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까발려지게 되면 상당히 골치 아파지게 된다.

‘어쩌면 이 자리도 위태로워질지도 모른다.’

최악으론 워터게이트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닉슨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말을 하는데 이유가 있을 텐데요?”

존 마이클 대통령의 말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은 강하게 나가보았자 좋을 게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따로 영상편집 본을 드리겠습니다.]

“그 말씀은...?”

[카일러 부국장은 CIA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제야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은 존 카일러 대통령의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알고 보니 대통령께선 제가 생각 한 것 보다 상당히 무서운 분이었군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에 대해서 좀 더 대화를 주고받은 존 마이클 대통령은 통화를 종료하곤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카일러 이 자를 끌어 내릴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나도 안심 할 수는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구나.’

해임을 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안보법을 적용해 감옥에 처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가 저지른 일 때문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신뢰를 무너트리는 무기들을 넘겨준 꼴이 되어버렸으니까 말이다.

‘안토니오 그자를 버린 것은 뼈아픈 일이야.’

보나마나 한국에서 벌였다는 공작들의 정보들은 모두 안토니오가 넘겼을 게 뻔했다.

그것이 세상에 뿌려지는 순간 유럽 우방국들부터 시작해서 아시아 국가들까지 모두 규탄의 목소리를 낼게 뻔했다.

드러나지 않으면 모른체 하겠지만 대중들에게 드러나는 순간 맹수같이 이빨을 들이미는 게 국제정세이기 때문이다.

전화 통화를 끝낸 김현수 대통령의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전화상으로 존 마이클 대통령이 얼마나 긴장을 하였는지 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이렇게 긴장 한 목소리는 처음 들었어.’

정상회담을 할 때도, 조금 전처럼 핫라인을 통해 전화를 주고받을 때도 언제나 여유가 엿보였던 존 마이클 대통령이었다.

헌데 영상물과 한국에서 벌였던 공작들에 대한 증거들을 거론 했을 때부터 차분하던 그의 목소리의 톤은 달라져 있었다.

‘어떻게 이런 정보들을 손에 넣었을까.’

이만석이 자신에게 내보여준 영상물을 처음 보았을 때 상당히 놀랬다.

CIA가 작전을 펼치는 내용들이 적날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 내에서 CIA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도 그 내역이 들어있는 USB도 건네받았다.

거기엔 폰으로 보여준 영상도 들어 있다는 말과 함께 자신에게도 이것과 똑같은 USB가 하나 더 있다는 말도 했었다.

‘인간 같지 않은 그 능력들을 이용해서 얻었겠지.’

이런한 나라의 명운을 가를 귀중한 정보들을 얻으려면 그렇게 했다고 밖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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