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8화 〉 288화 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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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내려간 이만석은 역시나 그 전과 마찬가지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쓸어버렸다.
그렇게 3층에 이어 2층, 그리고 1층에 당도한 이만석은 문 앞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용을 쓰고 있는 이들을 볼 수가 있었다.
닫혀 있는 유리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던 이들은 이만석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쪽으로 총구의 반향을 돌려 조준을 했다.
“왜 이런 살생을 벌이는 거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긴장 된 빛으로 이만석을 향해 말했다.
“이러고도 네가 무사 할 줄 아느냐?”
“그깟 걸로 내 몸 하나 건드릴 수 있을 것 같나.”
모두의 얼굴에 공포라는 감정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그저 사람으로 보이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방탄모나 방탄복으로 인해 총알에 맞고도 운 좋게 살아 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총알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 하고 튕기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그건 미지의 힘에 의해서 그런 것이고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여기는 CIA의 지부다.”
“알아.”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모른다는 말이냐.”
신비한 능력으로 자신들을 죽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혼자서 미정보국을 상대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크게 보면 미국을 건드리는 일인데 그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설사 초능력자라고 하더라도 그 혼자서 국가를 상대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 번이면 된다.”
낮게 중얼거리는 이만석의 말에 의구심을 느꼈다.
도대체 무엇이 한 번이면 된다는 말을 하는 것일까.
그때 이만석이 그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말이 흘러나왔다.
“더 이상 눈 앞 에서 설치게 놔두지 않겠다는 말이다.”
“미친...”
오만한 말에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그때 이만석이 MP5의 총구를 그들에게 겨누었다.
그 순간 이만석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던 남은 이들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푸슈슈슈슛!
순식간에 총구들에게서 불이 뿜으며 이만석에게 총알세례들이 날아들었다.
그와 더불어 이만석이 들고 있던 MP5또한 불꽃을 뿜으며 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알세례가 퍼부어졌다.
뚜루루루루루!
“아아악!”
양 쪽에서 오고간 총알세례가 지나가고 그 자리에 살아서 서있는 이는 단 한 명 이만석 밖에 없었다.
시체들이 즐비한 모습들을 바라보던 이만석은 그들이 사용했던 권총들을 회수했다.
층들을 돌아다니며 너부러져 있는 총기들을 포함해 보관되어 있는 무기들을 다 회수한 이만석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시신들을 모두 통제실로 끌어 모았다.
바닥에 죽어있는 이들의 몸뚱어리가 공중에 떠서 순식간에 모여드는 것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이만석은 그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는 그대로 아공간에 균열을 만들어 벌어진 차원의 틈새로 시체들을 전부 던져 넣어 버렸다.
한 줌의 재로 만들어 소각해 버리는 것도 좋았지만, 그것 보다는 끝이 없이 버릴 수 있는 차원의 틈새는 던져 넣는 것만으로 간단히 처리 해버릴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었다.
시체들을 전부 처리해버린 여기저기 묻어 있는 핏기와 살점들, 그리고 뇌수 까지 전부 말끔하게 치워버렸다.
그렇게 정리를 끝내고 나니 남아 있는 것은 그저 부셔져 버린 기계와 문짝만이 자리해 있을 뿐이었다.
사람의 흔적은 모두 지워버리고 폐허가 되어 버린 건물 하나만 달랑 남겨두고 이만석은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카일러의 이마에 주름의 골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페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을 시켜 알아본 일이 상당한 충격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었다.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던 브래이든에게서 소식이 끊겼다.
그래서 지부 쪽으로 연락을 취했는데 그쪽에서도 아무런 연락이 되질 않았던 것이다.
브래이든 말고도 함께 간이들에게서도 아무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은 카일러는
대사관 측에 연락을 통해서 알아보게 했는데 돌아온 얘기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부로 사용하던 건물에 비치되어 있는 기기들은 모두 부셔져 있었고 문짝들도 다 박살이 나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흔적들도 하나 없다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얘기들뿐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서 보여 진 모습들은 정말이었고, 보는 순간 할 말을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카일러 뿐만이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해 있는 다른 이들의 표정 또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CIA의 지부가 한 명도 남김없이 괴멸된 사건은 CIA가 창설되고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때 루카스라는 정보부 소속의 간부급 인물의 중년인이 입을 열었다.
“이집트에서도 지부장이 피살당하는 사건은 있었지만 지부가 괴멸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헌데 하나의 지부가 완전히 괴멸되는 사건이 벌어지다니요? 이건 보통의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지부만 당한 것이 아니라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브래이든도 당했습니다. 수사를 하기위해 직접 팀을 꾸리고 떠났던 그가 당했으니 지부뿐만이 아니라 집행부 또한 함께 당한 것이다 다름없는 일입니다.”
“규율을 바로 세우고 요원들을 관리하던 집행부를 이끌던 수장이 당했으니 CIA내부가 흔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일입니다.”
카일러의 말이 이어서 여러 가지의 성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부하나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거기서 활동하던 요원들의 행적은 끊겨버렸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도 없이 단체로 실종이 되어버린 초유의 사건이었다.
“국장을 만나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메케인을?”
“지부를 이끌었던 안토니오가 이집트로 도망을 갔습니다. 그 일로 많이 당황스러워 하고 있을 테니 이번 일을 통해 제대로 물고 들어가는 겁니다.”
안토니오가 그렇게 조직을 배신하고 이집트로 도망을 간 것에 분명히 심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 일로 인해 완전히 이만석과 내통하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어서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 지부 하나가 통 째로 괴멸되어 버렸다.
이건 확실히 당혹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물고 들어가기에도 좋은 상황이기도 했다.
“이번 일은 초유의 사태이니 나쁘지는 않겠어.”
카일러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불가론을 꺼내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메케인 보다는 존 마이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게 더 좋겠지.”
“대통령을 말입니까?”
“알다시피 이건 CI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지부가 괴멸되었다는 것은 초유의 일이야. 그것도 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말이지.”
안토니오가 가족과 함께 이집트로 내빼면서 이만석과 내통하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런데 이렇게 지부가 괴멸되었으니 더 없이 압박하기 좋은 상황이 되었다.
브래이든이라는 유능한 부하를 잃은 것은 뼈아픈 일이긴 했지만 잃은 것이 있다면 얻은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 이치인 것이다.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장 떠날 채비를 해야겠군.”
카일러의 이마에 파였던 주름이 펴지며 얼굴에 음흉한 웃음이 깃들었다.
대사관측에서 연락을 받고 조사에 들어간 경찰들의 얼굴엔 찝찝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미국계 무역회사인 스카이엘텀이 테러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스카이엘텀이라는 곳의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화가 난 모습으로 서있었고 이일로 소송을 걸겠다고 난리를 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현장으로 들어간 경찰들의 눈에도 기기들은 박살이 나있고 문짝도 부셔져 나간 것이 보통의 일이 아니었다.
“이거 상당한데?”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거지? 그런데 이거 총알자국 같지 않아?”
“그러고보니...”
부셔진 기기들을 바라보던 경찰들의 눈에 구멍이 나있는 흔적들을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우리들도 실탄 쏘는 게 어려운 판국에 총알자국은 무슨...”
뒤에서 따라 들어오던 동료경찰이 앞서 들어간 동료들의 얘기를 듣고는 콧방귀를 끼다 나이는 자국들을 살피고는 얼굴이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테러인가?”
국제적으로 총기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국에서는 실탄을 쏘는 총기로 일어난 범죄가 찾아보기 어려운 판국이었다.
현장을 지휘하기위해 출동한 수사반장 또한 그에 관한보고는 받고는 얼굴이 굳어저 버렸다.
실탄자국이 분명하다면 일반적인 범죄와는 계가 달리 한다는 증거였기 때문이었다.
스카이엘텀의 직원이라는 이들은 테러를 들먹이며 사태를 심각성을 열변하는데 상황이 정말로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치안이 좋지 않아서야 뭘 믿고 우리가 이 나라에서 일을 하겠냐는 말이요?!”
영어로 한 말이었지만 어느 정도 들어오는 단어들을 통해 무슨 말을 하는지 대번에 해석한 김반장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열력했다.
“알았으니 진정들 좀 하시고...”
진정하라고 손으로 제스처를 보였던 김반장이 현장을 살피고 나온 경찰 한 명을 불렀다.
“박형사 너 영문과 나왔다며. 네가 잘 성명 좀 해줘라.”
“회화엔 좀 약한데...”
“진정만 시켜놔. 이놈들이 이렇게 옆에서 조잘 대고 떠드는데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니까.”
표정관리를 하며 한국어로 그렇게 말한 김반장이 의아한 듯 서있는 그들을 향해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국어를 안다면 대번에 성질을 낼 말들이었지만,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차분히 말을 내뱉으며 말하는 김반장의 모습은 말 내용과는 다르게 놀고 있어 다행히 못 알아들은 것 같았다.
“진정만 시키면 되는 거죠?”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한 박형사라 불린 이가 그렇게 입을 때려는 순간에 갑자기 검은색 승합차 두 대가 그들의 앞에 멈춰서더니,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차에서 내려섰다.
“뭐, 뭐야?!”
“이거 안 놔?!”
그때 스카이엘텀이라는 직원의 사람들을 양쪽 팔을 잡고는 그대로 차로 끌고가 태웠다.
세명이 올라탄 순간 한 대의 승합차가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당황한 김반장이 뭐라고 따지려는 순간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맡기로 했으니까 경찰은 철수해도 좋습니다.”
“검찰 쪽 사람이쇼?”
무례하게 수사를 두고 강압적인 행태를 보였던 적이 몇 번 있었던지라 검찰 쪽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김반장이었다.
그때 사내가 품에서 신분증을 꺼내더니 보여주었다.
“국정원?”
김반장 뿐만이 아니라 박형사 또한 당황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 일은 우리에게 맡기시고 물러가시면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겠다면 어쩌겠소.”
검찰들에게 수모를 당했던 김반장이었던지라, 이런 일에 대해서는 기분이 언짢아 도발을 해왔다.
“내 말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지시가 내려올 겁니다.”
지시라는 말에 김반장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
잠시 동안 노려보던 김반장이 박형사를 시켜서 철수명령을 내렸다.
그러는 사이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김반장은 국정원으로 보이는 다른 이들이 건물로 들어간 사이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그 혼자 서있는 남자를 보면서 속으로 욕 짓거리를 내뱉었다.
‘국정원이라니 이게 무슨 개 같은 지랄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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