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1화 〉 261화 또 한 번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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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를 확인한 프리먼이 고개를 들어 앞에 도열해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놈은 여자와 단 둘이 있다. 여기엔 두 사람을 도와줄 사람들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복장을 갖추었고 그 위에 방탄복에다 방탄 헬멧 까지 착용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두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어 눈만 제외하곤 모두다 덮여있다고 봐도 옳았다.
거기다 소음기가 달려 있는 권총에다 mp5이라 불리는 기관단총을 들고 있어 마치 미 특수부대를 연상케 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자그마치 10명이 넘어서고 있어 무기도 없이 휴양을 더나온 두 사람을 상대하러 왔다기에 상당히 과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눈빛들은 진지했고 그건 앞에서 지시를 하는 프리먼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제발로 죽기 좋은 장소에 찾아온 놈이니 만큼 깔끔하게 제거하고 작전을 완료해낸다.”
여긴 서울과 다르게 민가들도 없고 사람들의 인적도 없는 그런 산속의 별장이었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감시카메라에 대한 조치도 취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차량에 블랙박스가 달려 있을지 모르나 그것도 작전이 끝난 후 회수를 하면 될 일이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 오후 5시가 넘어선 시각이라 그 동안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으니 차한잔 마시고 식사도 하는 등 마음껏 마지막 호사를 누렸을 터다.
“이상한 낌새도 없었지만 혹시 권총을 소지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그에 대해 조심하되 긴장은 하지 마라.”
그렇게 말한 프리먼이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이를 향해 지시를 내렸다.
“출발해.”
고개를 끄덕인 사내가 뒤를 향해 주변을 돌아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잠시 후 조심히 자리를 떠나 숲속으로 들어서는 그를 따라 나머지 요원들이 뒤를 따라 신속히 이동했다.
차량으로 돌아온 프리먼은 헤드셋을 끼고 화면을 통해 상황을 주시했다.
거기엔 헬멧에 달린 소형 카메라를 통해 마치 눈으로 보는 것 같은 1인칭 시점의 영상이 떠있었다.
‘여기가 네놈의 무덤이 될 것이다.’
주변엔 민가도 존재하지 않았고 별장엔 그가 데려온 차이링이라는 여자 한 명만이 존재 할 뿐이었다.
저택에 있었을 땐 어떤 식으로 당했는지 아직도 미스테리 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벼랑에 도착 할 때까지 지켜본 바로는 특별히 총과 같은 무기를 챙기거나 그런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이 노리고 뒤를 쫒아 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알고 있다면 이렇게 허술하게 단 둘이서 별장에 오지 않았을 터다.
이건 말 그대로 자신을 죽여 달라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사진을 떠올리면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불안감을 내심 뒤로하고 영상을 바라보았다.
프리먼이 신중히 지켜보는 사이 어느덧 풀숲을 헤치고 나아간 영상엔 저 멀리 불이 켜져 있는 별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후면으로 돌아서 치고 들어갈 테니 그 사이 스미스 넌 여기서 대기 하고 있다가 내가 신호를 보내면 신속히 별장 안에 연막탄을 터트리고 치고 들어가라.]
화면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요원들의 모습이 띠어져 있었다.
[드러난 정보로는 총을 소지하거나 그런 것을 발견하지 못 했지만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라. 품에 권총을 소지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그러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았다.
[신속하게 일을 마무리하고 끝낸다.]
얘기를 마무리한 그가 그대로 인원 다섯 명을 추려서 그대로 발소리가 나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
프리먼은 그 모습은 진중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그렇게 조쉬가 다섯 명을 추려서 별장의 뒤편으로 돌아서 간 사이 스미스는 나무둥치와 풀 숲에 매복할 장소를 찍어 주었고 그렇게 지시가 내려진 후 신속히 산개 했다.
비록 바로 옆에 있지 않아도 무전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
그렇게 자리를 다 잡은 후 전방을 경계하며 주시를 하는 그의 눈이 저택을 살피고 있었다.
딱히 이상할 것도 없이 불빛만 새어나오고 조용한 분위기라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벌집을 만들어주마.’
하지만 스미스는 마음을 다잡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의 손에 죽거나 실종 된 요원들의 숫자가 적지가 않았다.
걔중엔 친한 동료들도 몇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그들의 복수를 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휴양을 즐기고 있다 봉변을 당할 걸 생각하니 조금은 화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휴양을 떠나온 것일 테지만 이곳은 곧 지옥으로 변하게 될 터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산속이라 빠르게 어둠이 찾아와 주변이 깜깜해질 찰나 드디어 조쉬의 무전이 들려왔다.
[상황을 지켜보다 5분후에 신호를 줄 테니 바로 치고 들어가라. 그 틈에 우리 또한 1층 테라스와 후문으로 진입해 들어갈 테니.]
“알겠습니다.”
[건투를 빈다.]
짧은 무전을 끝내고 스미스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이젠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으면 5분후에 작전이 개시되는 것이다.
이 무전을 다른 이들도 다 들었을 테니 자신이 따로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될 터였다.
연막탄을 터트릴 이들은 이미 준비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손목시계를 확인한 스미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전방을 주시했다.
어둑어둑해진 마당엔 가로등 불빛과 별장에서 나오는 형광등만이 주변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아까와 별반 다르지 않는 상황이었고 이상할 것도 없었다.
‘신호가 오는 순간 곧바로 들어간다.’
다시 천천히 심호흡을 고른 스미스가 손잡이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가 다시 풀었다.
그렇게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손목시계를 확인한 스미스의 눈이 이채가 서리기 시작했다.
‘왜 신호가 오질 않지.’
5분이 지났는데도 신호가 오질 않자 그는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쉬의 말이 들려오기 전까지 그는 조금 더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약 2분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때까지도 아무런 무전이 오지 않자 스미스는 조쉬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개시합니까?”
작게 작전실행에 대한 물음을 조쉬에게 던졌다.
그러나 그에게선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자 다시 그를 찾았다.
“조쉬?”
역시나 이번에도 그에게선 아무런 말이 들려오질 않았다.
그에 이상함을 느낀 스미스가 산개해 있는 요원들을 향해 막 입을 열려는 그때 뒤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에 순간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당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한기에 그는 순간 솜털이 곤두서며 소름이 돋았다.
이대로 조금만 움직였다가 그대로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 것이다.
‘누구냐.’
이만석은 분명히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지금 저택 안에 여자와 단 둘이 들어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자신의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산개해 있는 나머지 동료들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있다가 죽는 것은 나다’
죽을 것 같다는 예감에 사로잡혀 이대로 꼼짝하지 못 하면 어차피 당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숨을 천천히 고른 스미스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그리고.
‘셋!’
셋을 외치는 순간 옆으로 몸을 날림과 동시에 틀어서 뒤를 향해 총탄을 퍼부어 되었다.
투타타타타타!
총구에서 빛을 발하며 순식간에 총알들이 벌집을 만들려는 듯 쏟아져 나갔다.
‘없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존재 하지 않아 애꿎은 나무에 박혀 들어갈 뿐이었다.
그에 당황한 스미스가 고개를 돌린 순간 그는 그대로 식겁하고 말았다.
“허억!”
바로 정면에 이만석의 얼굴에 떠있었기 때문이다.
막 총구를 그쪽으로 돌리려는 순간 그는 숨이 턱하니 막히는 것을 느꼈다.
“컥!”
목이 저당 잡힌 스미스가 괴로워하며 벗어나려 하는 순간 강한 울림이 울려왔다.
우드득!
그건 뼈가 어긋나는 소리로 잠시 후 그의 눈동자가 흰자를 까뒤집으며 그대로 팔이 아래로 떨어지며 몸이 늘어졌다.
이만석은 목뼈가 부러져 죽어버린 스미스에게서 mp5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스미스?”
별장 뒤의 숲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조쉬는 아무리 무전을 해도 연락이 오질 않자 불안감을 느꼈다.
“뭐하고 있나 스미스?!”
화가 난 목소리로 다시 그에게 무전을 해보지만 역시나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다. 이대로 치고 들어가는 수밖에.’
먼저 스미스가 진입해 들어가면 그 틈에 후방과 1층 테라스를 점하고 들이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치고 들어가려 명을 내려도 별장은 조용했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웠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간 작전도 못 펼칠 것 같다는 생각에 조쉬는 산개해 자신의 위치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이들에게 무전을 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투타타타타타!
“무슨 일이야?”
그때 mp5의 발포소리가 들려왔다.
[스미스 쪽인 거 같습니다.]
그건 조쉬도 알고 있었지만 확인 차 물음을 던졌던 것이다.
‘다른 놈들이 또 있었던가?’
분명이 이만석과 차이링이라는 여자 둘 뿐이었는데 스미스 쪽에서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으로 도와주러 가야하는지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지만 갑자기 다시 조용해진 것을 두고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압되었나?’
한 번의 총탄을 쏜 것 말고는 더 이상 소리가 들려오지 않아다.
스미스에게 알아보려고 해도 무전이 통하지 않으니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작전대로 치고들어...”
투타타타타!
그때 다시금 mp5의 발포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아악!]
소리는 근처 풀숲에서 들려왔고 동시에 조쉬의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다.
“함정이다!”
조쉬의 다급한 음성이 무전으로 통해 전해졌다.
이미 아까의 총 쏘는 소리와 비명소리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을 터였다.
몸을 돌린 조쉬가 서둘러 옆으로 이동해 나무 뒤에 몸을 숨겨 주변을 경계했다.
‘이미 우리의 존재를 눈치 채고 있었던 거냐.’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습격을 받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총구를 겨눈 채 주변을 경계하는 조쉬의 귀에 다시금 mp5의 발포소리가 들려왔다.
투타타타타!
타타타타타타!
이번엔 한 번의 소리가 아니라 동시다발 적으로 맞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레인 쪽이다.’
위치를 확인한 조쉬가 순식간에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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