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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58화 (258/812)

〈 258화 〉 258화 그와의 만남

* * *

“으음...”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앞이 뿌옇게 보여서 시야가 흐릿해 두 어번 더 깜빡이며 눈을 비볐다.

그러자 드디어 새하얀 천장이 똑바로 보여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머리가 심하게 지끈거려 도로 침대에 누워와했다.

“왜 이렇게 머리가 쑤시지...”

이마를 손으로 짚은 채 인상을 찡그렸다.

깨질듯이 아파오는게 두통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자신의 머리가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지 떠올리고는 눈을 바로뜨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집이구나...’

방안에 비치되어 있는 가구들과 화장대, 그리고 결혼 액자가 왼편에 걸려 있었다.

언제나 잠을 자고 생활을 해오던 그런 집이 맞았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다시 방안을 둘러보며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집에 돌아온 기억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순간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집에 돌아온 것인가.

이마를 짚은 채 곰곰이 생각에 잠긴 민우는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유부장의 말에 혹해서 차를 타고 룸살롱에 간 것과 거기에 뜻밖의 인물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 까지.

조폭들이 양 열로 늘어서 앉아 있는 모습에 할 말이 잃었고 술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의 가시방석의 연속이었다.

“인사를 끝내고 양주 좀 마신 기억은 나는데...”

말을 걸어와서 대답을 좀 해주다가 나중에 이만석과 함께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셨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자 쭉 들이키도록 해.}

비었던 잔을 채워주며 한 그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뒤로의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도 이미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 있는 상황이라 속도 니글거리고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우면서 눈도 좀 침침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래 생각을 해봐도 도저히 그 후의 기억이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았다.

아무리 인상을 찡그리며 다시 생각하고 떠올려 보아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얼마나 퍼마셨으면 이럴까.

“필름이라도 끊겼나.”

지금까지 술을 마시면서 한 번도 필름이 이렇게 끊겨 본 역사가 없는 민우에게 있어 이렇게 순간이동 하듯 집으로 온 것은 생소한 경험이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더 당혹스러웠다.

그에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놀란 민우는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누구에게도 술내기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결국 자신이 먼저 뻗어버렸던 것이 분명했다.

자존심이 확 상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전혀 취한 것 같이 보이지 않는 이만석의 모습을 떠올리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양주를 물마시듯 그렇게 마셔버릴 수가 있지.”

자신도 그에 맞춰 연거푸 계속 마시기는 했지만 앉은 자리에서 계속 잔만 몇 번이나 비웠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차면 비우고, 또 차면 비우기를 계속했던 것이다.

처음엔 먹을만했고 술도 술술 잘 넘어갔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지 계속해서 연거푸 그렇게 마셔 되니 아무리 자신이라도 취기가 확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상석에 앉아 텐포를 맞춰 잔을 비우는 이만석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태연한 척 하면서 오기를 부리며 마셔됐는데 결국엔 잔을 들어올리기 주저하는 순간이 찾아왔고 잔이 비지 않을 것보고 이만석이 하는 말에 바로 비워버렸다.

병을 들어 잔을 채워주니 역시나 자신의 잔에도 똑같이 양주를 따라주었다.

그리고 기억의 마지막을 장시하는 마지막의 그 말.

{자 쭉 들이키도록 해.}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그 모습이 질리게 만들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도...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다행이야.”

어떻게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아무리 필름이 끊겼어도 머리와 몸은 기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는 그때 방문이 열리며 1년 전에 결혼한 아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당신 일어났어요?”

이마를 짚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었다.

침대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는 걸 가까이 다가온 그의 아내가 부축해 주었다.

“무슨 술을 그렇게 취하도록 마셨어요.”

“얘기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

대충 말을 둘러댄 민우를 향해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려요. 꿀 차 타 올 테니까.”

“응... 고마워.”

그렇게 다시 아내가 방을 나서고 침대에 기대에 안은 민우가 다시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일성회의 후계자라...’

어제 이만석을 본 민우는 자신이 생각을 했던 그저 그런 조폭이 아니었다.

한 조직의 보스의 아들쯤으로 생각은 했어도 설마하니 일성회의 후계자 일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 했다.

어디 그 뿐인가.

거기엔 각 지방을 잡고 있는 조직의 보스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만약 경찰이나 수사 당국이 알게 된 다면 대번에 관심이 집중 될 만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거기다 그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이만석의 위치가 아주 확고하다는 것을 느꼈다.

새파랗게 어린 사내를 향해 형님이니 하며 모시는 모습을 보면 그저 일성회의 후계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굴복 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일이 있었거나 그에 준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사원들에게 그 정도의 경외심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만석은 그런 자신이 받아 보질 못 한 걸 당당하게 그쪽 분야에선 대우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나이도 자신보다 한 참이나 어린 사내이지 않은가.

‘존댓말을 한 적이 없네, 그 녀석.’

가만히 보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존댓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건 자신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있는 모두에게 다 똑같이 하대를 한 것이지만 자신은 그의 식구가 아니었으니 예외였던 것이다.

거기다 스스로 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싸가지가 없는 녀석인 것만은 확실하다.”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결론은 확실하게 내릴 수 있었다.

그때 노크소뢰와 함께 살며시 문이 열렸다.

꿀물을 탄 이를 바라보았던 민우는 뜻 밖의 인물에 이채를 띤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 쟁반을 받쳐 들고 천천히 다가온 그녀가 조심스럽게 차 받침대를 잡아 민우에게 넘겨주었다.

찻잔을 받아든 민우가 여전히 상대를 놀 란 듯 바라보았다.

“차 식기 전에 얼른 먹어.”

입가에 미소를 지은 지나가 그런 오빠를 향해 한 말이었다.

“네가 여긴 웬일이냐.”

“언니에게 말해서 대신 내가 받아 온 거야. 그렇게 놀랄 것 없어.”

놀랄 거 없다고 해도 이 모습은 민우도 생각지 않았다.

어제만 해도 지나와 말다툼을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꿀물을 마신 민우를 향해 지나가 입을 열었다.

“속은 괜찮아?”

“속?”

“오빠 어제 술 진짜 많이 마셨잖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의아한 듯 물음을 던져오는 민우를 향해 지나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어떻게 알긴 오빠를 집으로 데려온 게 나인데 당연히 알 수밖에 없지.”

순간 민우는 들고 있던 차를 그대로 침대에 쏟을 뻔 할 정도로 몸이 움찔했다.

“조심해 오빠. 그거 뜨거워.”

“다, 다시 한 번 말해봐. 날 데려온 게 너라고?”

“응.”

고개를 끄덕이는 지나의 모습에 민우는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바라보았다.

“호호호~! 오빠도 참 대단하더라...”

갑작스럽게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칭찬하는 지나를 보고 민우가 불안감을 느꼈다.

“뭐가 대단하다는 말이야.”

“어제 오빠 모습. 어떻게 날 속이고 그렇게 민준씨와 술을 다 마실 생각을 했어? 내가 갔을 때 말도 아니더라.”

뭔 일이 있었던 것 같은 늬앙스에 애써 불안감을 누르며 민우가 다시 물음을 던졌다.

“말도 아니라니?”

“오빠 데리러 갔을 때 민준씨와 어깨동무를 하고 나오는데 입가에 웃음을 떠나질 않더라니까?”

“내, 내가 말이냐?”

“그래~!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제 오빠 민준씨 보고 뭐라고 했는 줄 알아.”

점점 더 커져가는 불안감에 민우가 떨리는 음성으로 다시 말했다.

“뭐, 뭐라고 했는데.”

그런 민우를 향해 지나가 눈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느리게 말했다.

“매제.”

“뭐?”

“오빠 민준씨보고 매제라고 불렀다고.”

“......”

이건 진짜 생각지도 못 한 말이었다.

반쯤 입을 벌리고 바라보는 민우를 향해 지나가 여전히 웃기 다는 계속해서 말했다.

“나 그 말 듣고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 내가 놀라거나 말거나 크게 웃으며 갖은 행동을 다했다니까? 우리 멋진 매제라느니 귀여운 내 여동생 왔느냐면서 안으려는 걸 때어놓는데 얼마나 힘들었는데. 기분은 좋았지만 갑자기 뽀뽀 한 번 해보라니 그건 나도 부끄러워 혼나는 줄 알았잖아.”

“뽀, 뽀뽀? 내가?”

“그래! 그렇게 민준씨 싫다던 오빠가 맞나 싶었다니까?”

“......”

가슴이 철렁하는 충격적인 일은 어제 거기서 끝난 게 아닌 듯 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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