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화 〉 257화 그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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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어봐... 매제라면 여기있는전무님의 여동생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 아닙니까.”
조영무가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모두가 관심을 드러내며 바라보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정민우 하면 누구인가, 그 잘나간다는 세진그룹의 정석환 회장의 아들이지 않은가 말이다.
실제적으로 따지면 그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이만석이라는 인물 때문에 많이 희석이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얘기는 이목을 끌어 들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 자리에 그가 참석하는 것을 보고 친분이 있겠거니 했지만 저런 관계일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 이만석은 입을 열지 않고 그저 웃고만 있지만 자연스럽게 시선이 안절부절 못 하는 민우에게로 시선이 돌아갔다.
“정말이오?”
장덕구가 당황스러워 하는 민우에게 사실 확인을 물어왔다.
하지만 민우는 대놓고 그렇다고 하기도 그렇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무래도 사실인 모양입니다.”
고복수가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대답했다.
“하긴... 아니라면 벌써 그렇지 않다고 발뺌을 했겠지.”
그러자 장덕구가 그에 동의하는 듯 대답을 하자 민우는 입안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라고 잡아 땔 수도 없고...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만약 여기서 대놓고 발뺌을 해버리면 그것도 다른 난처한 상황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따지고 보면 이만석이 지나와 만나는 게 맞는 것이었으니 어찌 보면 다르다고 할 수도 없는 말 이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영무가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이렇게 또 저희들을 놀래키시는군요.”
“남자는 역시 능력이구만...”
“아니지... 어디 능력뿐인가... 형님 정도의 외모면 연예계에 데뷔를 하면 여자들이 질질 쌀텐데 능력만 뛰어 난 게 아니지...”
“듣고 보니 그렇네?”
“하하하!”
“크흐흐흐흐!”
순간 여기저기서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 목소리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 중에 한 명인 민우는 그들을 따라 크게 웃음을 터트릴 수 없었다.
‘어떻게 빠져나가지...’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자 민우는 어서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야했다.
‘문실장에게 몰래 문자라도 보낼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고 문자를 보낸 후 급한 일 때문에 돌아가야 한다는 말로 빠져나오면 될 것 같았다.
‘그래 그렇게 하자. 그러면 아무리 조직의 보스들이라는 이 양반들이라도 뭐라 할 수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을 정한 민우가 잔에 따라져 있는 양주를 단번에 비워버리곤 자리에서 일어나려했다.
‘뭐, 뭐야?’
하지만 그 순간 이만석과 다시 눈이 마주친 민우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 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마치 속내를 다 훑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그때 이만석이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흠칫!
순간 민우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 같았다.
정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잃고 있었던 것 같은 그런 물음을 던지는 것이 아닌가.
‘서, 설마 눈치 챘나?’
그런 생각이 든 민우였지만 곧 아니라고 마음을 다독였다.
어떻게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서민준이 알겠는가.
그저 자신이 민감하게 반응을 한 것이라 생각하며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데 그때 다시금 장덕구가 민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급하면 화장실 다녀오시오. 저기 안쪽에 있는 문 열고 들어가면 소변기 있으니까.”
“아닙니다.”
알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 될 일인데 이상하게 입은 반대의 말을 했다.
“아니면 자... 한잔 받으시오.”
그리곤 양주병을 들어 올리며 바라보자 어정쩡하게 잔을 들어 따라주는 것을 받았다.
“햐~ 그럼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잔을 따라준 장덕구가 기대에 가득한 표정으로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이젠 형님 세진그룹의 사위로 들어가는 거요? 그렇다면 이거야 말로 범의 등에 날개를 단 격이 아닙니까.”
“조직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쓰는거지.”
그건 장덕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조직의 보스들도 마찬가지 인 듯 했다.
세진이 어디 그저 그런 기업도 아니고 국내에서 탑이라 할 수 있는 그런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의 총수일가의 가족이 된다는 것은 밤이나 낮이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지고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는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전국을 장악한 일성회를 건드릴 이들이 있겠냐 만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세진그룹을 등에 업을 수 있다면 그야 말로 경재계에서도 절대 무시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확실히 오늘 이 자리가 특별한 자리긴 합니다.”
고복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모두가 다시 껄껄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 상황을 바라보던 민우가 목이 타는지 잔에 따라져 있는 양주를 단번에 들이키며 마셨다.
“그럼 이제 제대로 한번 즐기도록 할까.”
“지금 부릅니까?”
이만석의 말에 유부장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그리곤 잠시후 다시 그가 나타났을 때 그 뒤로 가슴이 파져 있는 야시시한 티에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 줄지어 안으로 들어왔다.
“휘유~!”
“와아아~!”
그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모두가 하나같이 외모가 빠지는 것 없이 참으로 예쁘고 상큼한 애들이었기 때문이다.
“자자~! 이렇게 애들까지 데려왔으니까 다들 코가 삐뚫어 지도록 마시고 즐겨봅시다!”
그에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함께 박수소리와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안으로 들어온 아가씨들이 그렇게 각자 자리를 차아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미 장덕구를 포함한 몇 몇은 직접 고르려는지 여자들에게 다가갔는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민우에게 이만석이 입을 열었다.
“당신도 한 명 골라.”
삼삼한 외모들의 아가씨들을 바라보던 민우가 이만석의 말에 정신을 차리곤 헛기침을 했다.
“흠흠! 괘, 괜찮다. 그냥 이렇게 조용히 마시는 게 좋아.”
하지만 그런 말과는 다르게 이쪽으로 올 때 유부장이 했던 말대로 아가씨들 외모가 정말로 괜찮았다.
걔 중엔 연예계에 데뷔시켜도 될 정도로 눈에 띄는 에들이 제법 있었던 것이다.
“좋을 대로.”
그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듯 대답을 하자 순간 민우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체면이 있어서 뺀 것인데 남자로써 조금 아쉬웠다.
“한잔 받아.”
그때 이만석이 양주병을 들며 말하자 민우가 어색하게 잔을 들어 술을 받았다.
“나도 한잔 따라주겠나.”
그리곤 이번엔 민우가 이만석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그대로 따라져 있는 잔을 단번에 비워버리는 모습에 바라보던 민우도 그대로 잔을 들이 비워버렸다.
“한잔 더.”
마시고 잔을 내려놓지 않고 앞으로 내미는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다시 빈 잔을 채워주었다.
“그럼 나도 한잔 더 받도록 하지.”
그에 이만석이 빈 잔을 들자 민우가 채워주었다.
두 사람은 다시 뭐라 말하지 않고 단번에 잔을 비워버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계속해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따라 마셨는데 민우는 따라줄 때마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들이키는 이만석을 보고 승부욕이 발동해 쉬지 않고 마셨다.
‘이래 봐도 내가 주량이 센 편이다. 흥...얼마나 가는지 보자......!’
자신이 따라주는 대로 마시는 이만석을 보며 민우가 속으로 쾌재를 지었다.
비록 이곳에선 이만석이 이곳의 우두머리일지 몰라도 술을 두고 승부를 건 것은 잘 못 된 선택이었다.
옛날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주당으로 통했던 인물이 바로 자신이었다.
접대 차 잘 보이려 술 꽤나 마신다는 것을 알고 접근해 자리를 마련했던 이들도 다 죽도 못 쓰고 꽐라가 되거나 자신도 못 알아보는 인사불성이 되기도 허다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다른 것을 몰라도 술을 두고 하는 기싸움을 한 다면 절대로 자신의 승리가 확실했다.
잔이 비어 있는 이만석에게 병을 새로 하나 더 딴 민우가 가득 채워주었다.
그러자 말없이 이만석도 그에게 웃음을 지으며 잔을 채워주었다.
말없이 단번에 잔을 비워버린 민우가 이만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법 미시는데?”
“그래 보이나.”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다시 잔을 채워주자 민우도 이만석의 잔을 다시 채워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계속해서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움을 느낀 민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에 힘을 주었다.
“후우...”
그리곤 작게 한 숨을 깊이 내쉬는데 아무래도 제법 술이 된 것 같았다.
‘또...’
자신의 잔에 술을 따라주는 이만석을 바라보며 민우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마음은 어딜가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몇 잔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계속해서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이만석은 끊임없이 잔이 비면 술을 채우고, 또 비면 술을 채우고 했던 것이다.
‘왜 이렇게 멀쩡한거야.’
고개를 가로저은 민우가 다시 눈을 힘을 주며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술에 취한 것 같은 얼굴이 아니었다.
“오늘따라 술이 잘 넘어가는군.”
작게 중얼거리며 방금 따라준 잔을 단번에 비우는 모습에 민우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양주를 그렇게 퍼부었는데 어떻게 저리 멀쩡할 수가 있지?’
자신은 지금 속이 니글거리고 머리도 어지러운데 저 사내는 전혀 그래 보이지가 않았다.
마치 맛을 음미하며 즐기면서 마시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음... 아직 작을 비우지 않았군?”
이만석의 물음에 민우가 잔을 들어 단번에 비워버렸다.
그리곤 정신의 끈을 바짝 당기며 취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만석의 잔에 조심하면서도 태연히 술을 따랐다.
이어서 이만석이 자신의 잔을 채워주는 모습을 보며 더욱더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자 쭉 들이키도록 해.”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술을 권하는 저 음성이 순간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이 느껴지는 민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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