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54화 (254/812)

〈 254화 〉 254화 그와의 만남

* * *

“유부장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갑자기 말이 없어진 유부장을 향해 다시 입을 열자 그제야 대답을 하는 유부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뭔가 당황스러워 하는 듯 한 음성이 상당히 이상했다.

“왜 그러십니까?”

그에 다시 물음을 던지는 민우의 귀에 당혹스럽게 만드는 음성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이 일은 제가 맡질 못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맡질 못 하겠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연락을 줬는데...]

“아니 유 부장님... 웬만한 조직의 보스는 눈도 못 마주칠 것이라고 장담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반응은 대체...”

[다음에... 또 일이 생기면 그땐 제가 확실히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그리곤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리는 행태에 민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폰을 바라보았다.

아까 전에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어딜 가고 이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 내뺀단 말인가.

이런 반응은 또 처음으로 화가 나기보다는 황당한 심정이었다.

“도대체 서민준 그자가 뭐하는 자이기에 이 사람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폰을 닫고 다시 품에 갈무리한 민우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아침부터 이만석 때문에 참으로 여러 번 당혹스러운 심정을 느끼는 민우였다.

정인철 회장은 이만석과 대화를 하던 도중 인터폰을 통해서 유부장이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 대화중이니까 나중에 다시 찾아오라고 했지만 곧 이만석과 관계된 중요한 얘기라는 말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들어 보도록하죠.”

이만석의 말에 정인철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곤 들여보내라는 말을 했다.

잠시후 노크소리와 함께 40대 후반의 183정도에 90이상 어깨가 딱 벌어진 떡대를 자랑하는 스포츠머리의 유부장이 안으로 들어와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여기 앉아.”

이만석의 맞은편 소파에 안으라는 정인철 회장의 말에 다시 다가온 유부장이 조심스럽게 자리에 착석했다.

“그래 중요한 얘기가 뭔가?”

“조금 전에 제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의문을 표하는 정인철 회장의 모습에 유부장이 조심스럽게 이만석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예.”

“누구에게 전화가 온 것이기에 이렇게 찾아온거야.”

“정민우 전무입니다.”

“정민우? 정민우라면 세진그룹의 그 정민우 말인가?”

놀란 표정으로 말하는 정인철 회장의 말에 유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가 왜 전화를 해온 거지?”

“그게...”

다시 이만석의 눈치를 보던 유부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민준님을 손 좀 봐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반문하는 정인철 회장의 모습에 유부장 또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민준님이 우리 일성회의 후계자이신걸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자네는 뭐라고 했나?”

“죄송하다는 말만하고 그대로 이일은 맡을 수 없다고 한 후에 전화를 끊었습니다.”

“음...”

고개를 끄덕이는 정인철 회장의 얼굴에 심각함이 묻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정석환 회장과의 일도 있고 해서 또 귀찮은 일에 휘말린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혹시 정석환 회장의 아들하고 무슨 일이 있었나?”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향해 물음을 던지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큰일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내가 지나씨하고 같이 어울리는 게 불만이어서 그랬겠죠.”

“그래? 하긴... 자네에 대해서 잘 모르면 그럴 수도 있겠지.”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긴장한 모습으로 앉아 있던 유부장은 속으로 놀라고 말았다.

‘지나라면 그 정지나를 말하는 거 아니야?’

왜 민우가 이만석을 좀 손봐주라는 부탁을 해왔는지 궁금했는데 이건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설마 정석환 회장의 딸인 지나와도 만남을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예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윤정호 의원의 딸에 차이링 아가씨... 그리고 정지나까지...’

세 여자 모두 절대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한 명은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는 윤정호 의원의 딸이었고 다른 한명은 일반적은 남성이라면 쳐다도 못 볼 뒤 세계에서 입지를 다진 무서운 여자다.

그런데 이번엔 한국에서 제일로 쳐주는 세진그룹의 총수일가의 딸이란다.

셋 중에 한 명을 만나는 것도 참으로 대단한 일이건만 그 세 명은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고 있는 듯 보이는 이만석의 모습에 유부장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확실히 이 사내... 아니, 이분은 일반적인 범주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남자구나.’

처음 이만석이 등장 했을 땐 웬 간댕이가 부은 놈이 말썽을 피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얼굴을 바로 처다 보는 것도 힘들 만큼 대단한 위치에 올라서 있었다.

전국을 잡을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이 바로 이만석이었으니 눈을 똑바로 마주 바라보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그렇게 속으로 이만석에 대한 경외심을 남모르게 품고 있을 때 두 사람은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자네 어떻게 할 텐가? 정석환 그 사람과의 갈등도 해결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점인데.”

정인철 회장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어오자 이만석이 차분하게 대답을 했다.

“해결을 봐야겠죠.”

“어떤 식으로 말인가?”

그렇게 물어오는 정인철 회장을 향해 이만석은 그저 웃음을 지으며 얘기를 해주었다.

오후 5시쯤 넘어서 회의를 마치고 이사진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민우는 폰에서 울리는 진동 소리에 번호를 확인했다.

‘유부장?’

의외의 전화에 이채를 띠었던 민우는 이사진들에게 먼저들 가시라고 인사를 주고받은 후 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갑자기 웬일이십니까?”

내심 불쾌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민우의 말에 미안해하는 음성이 들려왔다.

[기분이 좀 안 좋은 모양입니다.]

“기분이 안 좋다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오전에 좀 언짢은 일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 언짢은 일이 오전의 통화임을 알고 있는 것인지 여전이 미안한 음색이 폰을 통해 들려왔다.

[그러십니까? 안 그래도 제가 그 때문에 이렇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 때문이라구요?”

[예... 지금 정전무님이 가지고 있는 그 고민을 해결도 할 겸해서 제가 조촐한 자리를 마련 했는데 혹시 오늘 시간 되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으음...”

[아직... 서민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 했을 걸로 아는데... 아닙니까?]

그 말이 사실이었지만 민우는 그걸 내색하진 않았다.

“그자 하나 처리 하는게 뭐 그리 어렵다구요. 다만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봤을 뿐입니다.”

[그러셨군요...]

“뭐... 그래도 유부장님이 이렇게 전화까지 했는데 한번 시간을 내보도록 해보지요.”

[하하하! 고맙습니다. 역시 정전무님은 차기 세진그룹의 회장님이 되실 분답게 인덕 또한 대해와 같이 넓으신 분이올씨다.]

“아니 그정도 까지는 아닌데... 이거 참......”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입고리가 말아 올라간 민우였다.

[그럼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사양하실 거 없습니다. 제가 그러고 싶어서 말씀 드린 거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야...”

그렇게 민우는 대충 10시쯤에 후문 앞으로 마중오라는 말을 전했다.

짧은 통화를 끝낸 후 민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전의 일이 신경쓰였나보지?”

딱 봐도 이만석에 대해서 좀 껄끄러워 하는 뭔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자신에게 다시 전화해서 말하는 걸 보니 이쪽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다고 봐야했다.

하긴 누가 있어 차기 자신을 무시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사람은 자신의 아버지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고 봐도 옳았다.

그렇게 밤 10시가 되어서 시간에 맞춰 후문으로 향한 민우는 벤츠 한 대가 서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사전에 얘기를 해서 출입허가를 내준 민우는 차가 들어올 때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조수석 문이 열리고 스포츠머리의 유부장이 사나운 인상과는 다르게 유들유들한 웃음을 지으며 맞이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민우의 모습에 유부장이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뒷문을 열어주었다.

민우가 차에 올라타고 다시 조수석에 올라타자 그렇게 차가 조용히 빠져나갔다.

“어딜 가는 겁니까?”

“강남에 저희가 운영하는 룸살롱 중에 오픈한지 1년도 되지 않은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모실 생각입니다.”

“룸살롱이라...”

“아가씨들 미모들이 모두 끝내줍니다. 거기다 시설 또한 다른 가게들과 비교해서 최고라고 해도 절대 부족하지 않는 곳입니다.”

“그래요?”

“좀 반반한 얼굴이라고 뽑지를 않죠. 모두가 하나하나 연예인급 아가씨들입니다.”

“그렇게 말하니 내가 꼭 밝히는 남자같지 않습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정전무님정도는 당연히 그 정도의 대우는 되어야 모실 수 있기에 설명을 드린 것뿐입니다.”

“유부장이 그렇게 말하니 기대는 해보겠습니다.”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논현동에 자리한 3층높이의 휘황찬란한 건물에 도착했는데 입구부터 사람들이 부쩍부쩍 되었다.

“이래선 들어가기 힘들텐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민우의 말에 유부장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바라보았다.

건물을 돌라 뒤편으로 향하자 그곳엔 정장차림의 사내들이 주변을 지키고 서있었는데 그 사람들로 인해 뒷문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렇게 뒷문 바로 앞에 차를 멈추고 조수석을 내린 유부장이 뒷문을 열어주었다.

그렇게 내려선 민우는 부동자세로 서있는 사내들의 모습에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분위기가 장난아닌데.’

뭔가 일반적인 조폭들과는 다르게 무게감이 느껴졌던 것이다.

“이쪽입니다.”

그런 민우의 모습에 웃음을 지은 유부장이 옆에서 서서 안내를 했다.

뒷문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계단을 따라 3층으로 향했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계단으로 일반 손님들은 다닐 수 없는 길로 올라갔던 것이다.

그렇게 3층으로 올라선 민우는 복도에 양쪽으로 나열되어 서있는 사내들을 보고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뭐, 뭡니까?”

“3층은 오늘 하루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그리고 환영인사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말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는 민우가 유부장을 따라 복도를 거닐며 가는데 열중쉬어 자세로 서있는 사내들의 얼굴이 전부다 무표정해서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다 눈빛들이 하나같이 전부 또렷해서 크게 놀랐다.

이런 눈빛은 그동안 보아왔던 경호원 중에서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자신감이 충만해 보여 사기 또한 높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조폭이라곤 생각 할 수가 없었다.

‘이들이 전부 일성회의 조직원들이란 말이야?’

전혀 움직임이 없는 자세들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정예들인지 대번에 알 수가 있었다.

“여기입니다.”

그렇게 복도 끝에 마련되어 있는 룸 앞에 도착한 유부장이 옆으로 비켜서주었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고개를 끄덕인 민우가 문손잡이를 잡고 돌려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섰을 때 그대로 당황하고 말았다.

20평도 넘어 보이는 룸엔 길게 이어진 테이블을 두고 사내들이 양쪽으로 길게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테이블 앞 편엔 양복차림의 남자들과 중년인들이 앉아 있었고 맨 앞 테이블 두 자리는 비어 있었다.

‘이, 이게 뭐야?’

민우가 당황스러워 하는 사이 그때 상석에 앉아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이제야 손님이 오셨군.”

그 목소리에 똑바로 바라본 민우는 다시금 놀라고 말았다.

그 자리엔 자신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장본인인 이만석이 앉아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