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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53화 (253/812)

〈 253화 〉 253화 그와의 만남

* * *

“어쩌다가 그런 겁니까.”

“그것이...”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 거리는 행동에 크게 심호흡을 고른 민우가 화를 누르며 괜찮다는 듯 말했다.

“화내지 않을 테니까. 말한 번 해보세요. 어떻게 들켰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이대로 계속 시간을 끈다고 좋을 것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렇게 차분히 타이르듯 말 할 때 얘기를 하는게 좋은 것이다.

“7시 반쯤 넘어서 집을 나서는 서민준의 차량의 뒤를 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요?”

“들키면 안되니 일정한 거리를 두고 쫒아갔다고 하는데 그게 차를 돌려 영동대교를 타더니 다시 용마사거리 반면으로 도로를 타는데 그 방향이 아차산 쪽이었다고 합니다.”

“아차산이요?”

물음을 던지는 민우를 보며 그렇다고 대답한 문실장이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렇게 산을 타고 돌아서 나가는 도로에 들어섰는데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급하게 타고 가다 커브 길을 도는 순간 턱하니 눈앞에 있었다고 합니다.”

“도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예.”

“그렇다면 이미 그 전에 눈치를 채고 유인을 했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도대체 미행을 어떤 식으로 하면 그렇게 금방 눈치를 채고 유인을 당하는지...”

한심스럽다는 듯 말하는 모습에 문실장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민우의 눈 박에 나면 자신의 출세길도 막힐 것이 분명한 일이었음으로 참으로 불안한 순간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이어서 말 해보라는 듯 물어오자 문실장이 다시 조심스럽게 거기서 일어난 일을 들었던 대로 보고를 했다.

모든 얘기가 끝나고 잠깐의 적막감이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니까 누가 시켰는지 알고서도 그런 말을 했다?”

“예, 전무님.”

한번 더 자신을 건들면 가만두지 않겠다니 참으로 대찬 놈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폭이 맞나본데...”

처음엔 기자로 나와 있어서 좀 이상하다 생각해 더 알아보니 뒤 세계에서 연관된 인물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흘러 들어왔던 것이다.

처음엔 그걸 듣고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기자가 해외에서 사업을 하거나 그런 것도 이상하기도 해 더 알아보려 했던 것이다.

거기다 사는 집도 시가 20억에 육박하는 단독주택이었다.

기자봉급으로 절대 생활 할 수 없는 그런 집인 것이다.

“제대로 하지도 못 했으니까 주기로 한 보너스 잘라버리세요. 징계를 내리든 다른 처벌을 내리든 나머지는 문실장님이 알아서 하도록 하고 다시는 실망시키는 모습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

나가보라는 듯 턱짓을 하자 90도로 허리를 숙인 문실장이 조용히 집무실 문을 나가 소리 나지 않게 살며시 문을 닫았다.

‘신분위장이라도 해야 했나?’

조폭이 기자생활이라니 참으로 웃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따지고 생각해보면 이상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왜 기자라는 신분을 가져야 했으며 해외에서 사업을 한다는 건 또 뭐란 말인가.

거기다 어떻게 그런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 건지 의문투성이 일 수 밖에 없었다.

“무슨 파의 보스아들이라도 되나보지.”

조직 하나 쯤은 이끌어야 그런 호화스러운 저택에서 생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서 나온 자금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어.”

만약 그렇다면 거기서 나온 자금으로 인해 해외에서 작은 사업체 하나 쯤은 운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참나... 사업은 아무나 하는 줄 아나......”

상황이 그렇게 되니 해외에서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말이 참으로 웃음이 나왔다.

자신도 아버지가 세진그룹의 정석환 회장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장남으로써 혹독한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이다.

조그 만거 하나 하는 대도 조심스러웠고 성과를 보이지 못 하면 아무리 아들이라고 해도 그대로 내쳤던 것이다.

그런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보고 자란 민우에게 사업이란 이름 자체가 하나의 인생이었다.

그런데 젊은 혈기로 해외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니 가소로웠던 것이다.

“이제 어쩐다......”

서민준이 기자가 아니라 조폭일 거라는 획신이 커져가는 가운데 그만큼 그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만 갔다.

하지만 출근준비를 하며 지나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또 다시 일을 벌이다 들키는 날엔 성격으로 봐서 그대로 집을 나갈게 분명해 보였다.

그리되면 아버지가 나서게 될 것이고 일이 상당히 피곤해 질게 뻔했다.

거기다 아버지는 허락을 했다고 하지 않던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허락을 하신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민우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버지 같이 엄격하고 대한민국 기업사에 업적을 남기신분이 그리도 끔찍이 아끼는 여동생을 그런 자와 만나게 하다니.

다시 또 생각을 해봐도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런 일로 골머리가 아파야 한다니.”

미행하나 제대로 못 하고 하루도 안가 들키다니 이런 사람들에 뭘 믿고 맡겨야 할지 기운이 다 빠지는 것 같았다.

“이제 새해도 며칠 안 남았어.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년은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고, 또 많은 발전도 이루었어. 이걸 따지고 보면 다 자네 덕분이야.”

정인철 회장이 신뢰가 가득한 얼굴로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왠 놈 하나가 나타나 사고를 치니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어느 순간 그 사내가 일성회에게 있어 화에서 복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이 모른다고 하더니 인생사는 역시 쉽게 단정내릴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우리 일성회가 이렇게 전국을 장악하게 될지.”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조직을 꼽으라면 당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잡고 있는 일성회라고 할 수가 있었다.

조직세계를 일통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당연코 일성회가 제일 먼저 이름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가 가정일 뿐이지 현실로 일어날 수는 없는 일로 보았던 것이다.

삼합회와 야마구찌회가 견제를 하고 있고 지방의 조직들 또한 불리하면 연합을 해서 대응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성회가 수도권을 잡고 조금이지만 그래도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꿈같은 일이 현실로 돌아왔다.

야마구찌회는 그동안의 일이 언론에 탄로 나서 스스로 무너져 버렸고, 삼합회는 내부적으로도 큰 혼란이었었고 그 일로 인해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

그 틈을 타서 일성회는 크게 치고 나가 지금 이렇게 전국을 손아귀에 움켜 쥘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일에 대한 일등공신을 뽑으라면 당연코 이만석을 들 수가 있었다.

그는 한국 조직세계에서 이제 하나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고 있었다.

전국구에서 이름을 날리는 이들 중에 이만석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가 없었다.

거기다 최근에 일성회에 들어오려고 지원을 해오는 젊은 인재들이 늘어난 터라 활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 모두가 이제 자네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어.”

일성회를 이끌고 있는 간부들 중에는 이만석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젠 그들도 생각이 바뀌었다.

전국을 일성회의 영향권 안에 넣게 되었으니 그 누가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차기 일성회를 이끌 회장에 대해서도 이젠 이만석 말고 다른 이들을 거론 할 수조차 없는 지경이었다.

“내가 뭐 크게 한 일이 있습니까. 주변을 정리한 것뿐이죠. 일성회를 위해 노력한 거라면 차이링 그녀가 더 클 겁니다.”

“그녀도 우리 일성회의 큰 복이지......”

삼합회를 이끌고 있을 때만 해도 그만큼 신경 쓰이고 성가신 존재가 바로 차이링 이었다.

뭐하나 하려고 하면 제일 먼저 앞을 막아섰던 것이 삼합회였고 그걸 지시하고 이끌었던 여자가 차이링이었기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얼굴에 화사하게 웃고 예의바른 모습을 보이지만 그 뒤에 또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을지 불안했던 것이다.

그랬던 여자가 이젠 삼합회가 아닌 일성회를 위해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빠르게 정국을 장악한 터라 소통과 체계가 정확히 잡혀 있지 않았던 것을 그녀 덕분에 이제 안정기를 찾아들고 있는 실정이었다.

따로 전국의 조직 상황과 정보 체계를 총괄하는 부서를 갖추어 가는 중이었고 내년 후반기 쯤엔 그것도 제대로 체계가 잡힐 것이었다.

삼합회는 회주 밑에 방주들이 있고 그 밑에 각 한 명씩의 주각들이 존재한다.

주각들은 모든 정보와 상황을 총괄하는 조직을 따로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서 다시 본회에 보내는 일을 책임졌다.

대륙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정보들은 그 소식 하나하나가 방대했고 그것들을 걸러내고 중요한 것들만 따로 추리는 것만 해도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방주들이라고 해도 주각들을 한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인재를 키우는 방식부터 시작해 체계를 잡히는 것 까지 십수년이 걸렸고 그 노하우를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차이링이 그걸 일성회에 쪽으로 가져다 쓴 것이다.

“그녀가 오고 나서 지휘체계가 좀 편해지긴 했지.”

이제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뒤 세계의 암투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다 알 수 있을 지경이었다.

물론 그런 조직 간의 암투가 일성회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눈 밖에 나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머리를 치켜들 이들은 없는 것이다.

앞으로 부서가 자리를 잡게 되면 년도 마다 사람을 바꿔서 일성회 쪽에서 새롭게 사원들을 뽑아서 보내게 될 것이고 그들에게 속속들이 조직들의 정보를 관리하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걸러내고 들어오는 중요한 정보들은 일성회 본사에 다시 모이게 된다.

전국의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제 일성회의 손바닥에서 놀게 되는 일도 멀지 않은 것이다.

“그리되면 앞으로 해외에서 일을 벌이는 것도 더 편해 질 수가 있겠지.”

전에 이만석과 대화를 나누었던 일을 착착 진행 시키는 것에 집중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차이링 그녀를 우리 일성회 쪽으로 데려온 자네는 참으로 우리에게 있어 아주 큰 은인이야. 은인.”

“그렇습니까?”

“암... 그렇고말고.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감히 우리 일성회를 건드릴 조직이 있겠나? 아니지.. 조직이 아니라 자네 이름만 나와도 오금이 지릴 거야...”

한번 손을 썻다하면 잔인한 손속은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나가 있었다.

그래서 전국구에서 이름을 날린 이들도 이만석에 대해서 경외심과 함께 그 가공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비도 없는 냉정한 손속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자네 황태자로 불린다지?”

“그런 말 마십시오.”

피식 웃음을 짓는 이만석의 모습에 정인철 회장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좀 찝찝한데...’

폰을 꺼내든 민우가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미행 한번 제대로 못하고 들킨 것이 실망이 커서 다시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거기다 또 지나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이것도 상당히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었다.

이럴 땐 조용히 몰래 외부에 일을 시키셔 처리하는 게 여러 무로 나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굵직한 중년인의 음성이 폰을 통해 들려왔다.

[여보세요?]

“그간 잘 계셨습니까?”

[말하는 걸 보니 날 아는사람인거 같은데 누구요?]

“오랜만에 해서 못 알아보는군요. 접니다, 정민우.”

[아이고~! 이게 누구야...! 정전무님이 웬일로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

상당히 반가워하는 음성에 민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경제도 어렵고 일이 바빠서 그동안 연락을 못 했습니다. 이거 미안하네요.”

[그런 말씀 마세요.. 저야 정전무님이 얼마나 바쁜지 다 아는 사람인데... 명색이 세진그룹의 차기 회장님이 되실 분 아닙니까?]

“차기 화장님 이라니... 아직 한참 배우는 입장입니다.”

그래도 내심 기분은 좋은지 입가의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전무님께서 이 시간에 웬 전화입니까?]

“다름이 아니라 부탁할게 하나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부탁이요? 어떤 일인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전화 주셨으니 내 도와드려야지... 그래 한 번 말씀해 보시지요.]

목소리를 가다듬은 민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경고차원에서 사람 하나 제대로 눌러줬으면 해서 말입니다.”

[아... 좀 정신차리게 해달라는 말입니까?]

“예, 그런거죠.”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 누구입니까? 우리 정전무님이 이렇게 전화 주셨다면 예사로운 인물이 아닐텐데?]

“그자가 조폭입니다.”

[조폭이요?]

의아한 목소리로 반문을 했지만 곧 호탕한 웃음이 들려왔다.

[하하하! 조폭이라면 더 일이 쉽지...]

“보니까 조직의 보스 아들쯤 되는 인물 같던데...”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웬만한 조직의 보스들도 나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 할 테니까.]

“그래요?”

[예, 아직 소식 못 들으셨나본데. 우리 일성회가 예전의 일성회가 아닙니다. 안전부장인 나를 대등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조직의 보스들은 거의 없지요.]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목소리에 민우는 그간에 조직간의 암투로 좀 시끄러웠던 사회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면 꽤나 시끄러웠으니 그간에 세력판도가 다시 또 변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그래... 우리 정전무님 심기를 건드린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 누군지 말해보십시오. 내가 깔끔하게 처리해 드릴테니까.]

그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지은 민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서민준입니다.”

[예?]

“그자 이름이 서민준이라고 하는데 혹시 누군지 들어 봤습니까?”

[......]

갑자기 폰이 조용해지자 민우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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