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화 〉 246화 제거
* * *
“지켜보는 놈은 있는지... 수상한 놈들이 있는지 잘 감시해라.”
[알겠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동시다발 적인 목소리에 프리먼이 대형 스크린에 떠있는 화면들을 바라보았다.
스크린엔 또 다른 여러 창들이 떠서 주변을 비추고 있었는데 택시며 버스, 각종 차들이 다니는 모습과 함께 공항으로 들어가는 인파들까지 눈에 들어왔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옆에 서있던 안토니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서 나쁠 것 없는 일이잖아.”
“해결사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서민준이가 알지도 못 할 텐데 좀 과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조심성이 없기 때문에 그놈에게 이곳에 습격을 당했던 거야.”
“......”
“내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정도의 조심성은 필요한 법이야.”
소형카메라를 소지한 이들을 통해 주변에 배치했고 공항 안에도 자리를 지시해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여행객 차림이나 비즈니스 적인 셀러리맨 차림으로 주변에 동화되어 행동하는 모습은 하나의 기밀한 작전과도 같은 일이 펼쳐진 모습들이었다.
“30분 후면 도착이니까. 다들 정신 바짝 차리도록.”
그렇게 다시 프리먼의 말이 마이크를 통해 요원들에게 전해졌고, 시간이 30분이 지난 후 전광판엔 뉴욕발 인천행 비행기인 보잉777여객기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떴다.
다행이 지체 된 시간 없이 예정시간인 오전 10시 37분에 도착을 한 것이다.
분주하게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오고가는 가운데 소형카메라들을 통해 화면을 주시하고 있던 프리먼이 다시 마이크를 통해 주변을 잘 살피라는 지시를 내렸다.
딱히 이상할 것도 없고 조폭처럼 생긴 이들도 없으니 나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다시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곧 수속을 밟고 나오는 여행객들 중에 한 명의 두 명의 동양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저 두 명이다.”
수속을 밟고 입국하는 이들을 주시하는 요원의 카메라를 통해 게이트로 나오는 이들을 바라보던 프리먼이 그 두 명을 발견 한 것이다.
한국으로 파견하는 해결사들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서양인들 보다는 당연히 동양인이 나아서 저 두 명을 보내기로 했던 것이다.
이름은 짐과 모리스로 둘 다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CIA에서 길러낸 킬러들 중에 요인암살이나 맡은 임무의 성공률이 10건 중에 7건일 정도로 베테랑 들이라 할 수가 있었다.
등급에 따라 받는 돈이 차이가 나는데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돈을 지불해야만 움직이는 이들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좀 과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이집트를 책임지고 있던 엔더슨이 당했고 한국에서도 이만석 덕분에 네 명의 요원이 죽음을 당했으니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과하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지부로 사용하는 이곳까지 습격을 받았으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접촉해서 데려와라.”
[예.]
게이트 주변을 지키고 있던 요원이 프리먼의 지시에 그 두명을 향해 다가갔다.
이미 미리 사전에 연락을 받은 것이 있는 것인지 게이트를 나와 주변에 서서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척 하며 서있었다.
그렇게 접근을 하여 대화를 나누고 곧 걸음을 옮기는 모습들이 화면에 잡혔는데 참으로 별다른 일 없이 순조롭게 잘 흘러갔다.
“저 둘을 오늘 밤중으로 작전에 투입시킨다.”
“오늘 밤에 말입니까?”
“하려면 확실하게 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그렇게 공항 밖으로 나와 곧 세 사람 앞에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는데 프리먼과 요원이 나누는 얘기들을 이미 다른 이들도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뒤 좌석에 두 사람이 탑승을 했고 조수석에 둘을 안내했던 요원이 올라타자 그대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말로 몰랐던 모양이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자 프리먼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 오는지 날짜 까지 알 수는 없겠지.’
전화상으로 이만석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을 했지만 역시나 자신이 알려주지 않는 한 언제 오는지 모르는게 당연했다.
내부에 스파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낸단 말인가.
그래도 혹시나 싶었던 일이 안 일어나자 뭔가 기운이 빠지는 안토니오였다.
“무슨 일이야?”
“시, 신호가 불안정 합니다.”
그때 카메라를 통해 차안의 풍경을 비추고 있던 화면이 갑자기 지지직거리기 시작했다.
“똑바로 잡아봐.”
“예!”
프리먼의 말에 서둘러 수신 장애의 이유를 알아내려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때 갑자기 화면에 노이즈 소리가 심하게 나더니 갑자기 밝은 섬광과 함께 그대로 꺼저 버렸다.
“뭐야?!”
웅성웅성!
갑작스럽게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일에 프리먼이 언성을 높였다.
순간 자리를 지키고 있단 다른 직원들도 모두 당황한 듯 웅성웅성되었다.
곧 프리먼은 마이크를 통해 주변에 있는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곧이어 공항에서 출 발한 또 한 대의 차량에서 하나의 놀라운 광경이 잡혔다.
[사, 사고입니다!]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는 요원의 음성이 통제실 안을 울렸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아도 앞서 짐과 모리스를 태우고 출발한 차량이 도로 한 복판에서 화마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딱 봐도 차량폭발사고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도로 주변의 차량들은 이미 멈춰선 뒤였던 터라 차에서 내린 시민들이 당황한 듯 한 얼굴로 지켜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통제실 안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 어처구니없는 일에 모두가 할 말을 잃어버린 것이다.
안토니오 또한 심히 당황스러웠는지 반쯤 입을 벌리고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
프리먼 또한 상당히 놀란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설마테러?”
그때 침묵 속에서 누군가의 말이 작게 들려왔다.
어이없는 말이어서 누구라도 반박을 해야 했지만 여기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 말에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검은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불타오르는 차량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곧이어 소방차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사고를 수습하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였다.
그런 사고현장의 인파들 사이로 평범한 인상의 남자가 가만히 그 모습을 시민들 사이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안토니오가 말한 그자들의 행동인가.’
조사팀을 파견한다고 했고 그렇게 되면 도와 줄 수 없다고 말을 했었다.
한스를 통해 해결사들의 인상착의와 한국에 오는 시간을 알아낸 이만석은 외모를 바꾸고 그곳으로 향했을 때 CIA쪽의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 서성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사람들은 구분 할 수 없겠지만 이만석은 단번에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으로 알아차렸던 것이다.
당연히 안토니오가 그들을 배치시켰을 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 이만석은 조사팀이라는 이들이 행한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심성이라고 해야하나...’
자신이 보기엔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감시와 인원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만석이 원하는 목적을 못 이룰 것도 없었다.
차량이 출발 하는 것 까지 확인하고 적당한 위치로 워프를 하여 대기하고 있다가 일정한 도로에 모든 기운의 파장을 일시적으로 차단을 시켜 주변을 통제 하에 두었다.
기압을 조정하여 지나가는 순간 그대로 차량의 엔진과 연료탱크를 집중포화 시켰고 그대로 폭발을 일으키며 화마에 휩싸였던 것이다.
소방차가 출동 하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이만석은 잠시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유유히 그 장소를 떠났다.
“이런 일은 또 처음이야.”
소방차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요원을 통해 화면으로 바라보고 있던 프리먼이 헛웃음을 지었다.
“차량에 이상이 있었던거냐?”
“그, 그렇지 않습니다. 사전에 센터에 맡겨 이미 점검을 받았습니다.”
“그럼 멀쩡하던 차량이 그냥 저 혼자 폭발을 했단 말이냐.”
아무말 못하는 부하를 보면서 한 숨을 내쉰 프리먼이 입을 열었다.
“이 차량 점검했던 놈들 처리해버려.”
“처리 말입니까?”
순간 당혹스러워 하는 부하를 보며 프리먼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들 한명을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아나? 전부 미 정부가 지원한 세금이고 국익과 관련된 일을 하던 이들이다. 저들 자체가 국가의 재산으로 키워진 이들이니만큼 당연히 피해를 입혔으면 그에 대한대가를 치러야지 않겠나.”
그 말에 안토니오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물론 차량이 왜 폭발을 한 것인지 이유는 알아야겠지만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섣부른 결론을 내려선 안 되는 일이다.
타오르는 차량의 화면을 응시하는 프리먼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요원과 해결사들을 잃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점은 그의 인생에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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