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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12화 (212/812)

〈 212화 〉 212화 혹독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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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라는 피바람이 몰고 간 신화그룹의 본사는 여느 때와 다르게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당황한 것도 있지만 세부계획서라든지 자금출처에 관련된 것 등 자료와 파일들을 찾아 압수해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임직원들이나 사원들은 모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작년 초에 조세회피처에 관한 논란이 외국에서 일어났고 그에 대한 피바람이 한국에도 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중견기업들까지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 순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가슴을 조리며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신화그룹은 발 빠른 대처와 인맥을 통한 로비로 큰 사건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가 있었다.

몇 몇 언론매체에서 의심스러운 기사를 때리기는 했지만 다행이 큰 소동이 없이 지나 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랬던 것이 이번에 급작스럽게 사건이 터져버렸다.

본사로 출근한 강민석 회장은 일단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들이닥친 국세청의 책임자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들도 위에서 시킨 대로 할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며 어쩔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뿐이었다.

허나 강민석 회장 앞이라 그런지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협조만 잘 해주신다면 큰 소란 없이 끝내고 가겠다는 말을 하였다.

일단 막무가내로 이들을 쫒아 보낼 수도 없는 입장인지라 강민석 회장은 협조에 응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처음과 같이 큰 소란 없이 입수해갈 파일들과 자료들만 챙기고 그렇게 1차적인 조사는 끝이 났다.

그 직후 일단 언론부터 단속을 해야 했기에 이에 대해서 행동에 나섰다.

아직 의심을 할 뿐이지 확정이 난 것은 아니었음으로 헤드라인에 실려서 여론이 형성 되는 걸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임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가지고 대처방안을 모색 한 후에 빠르게 해결방법을 도출 시켜야 했다.

작년 초에도 버진아일랜드와 관련된 조세논란에서 큰 불똥 없이 지나 갈 수 있었던 것만큼

당황하지 않고 회의를 가졌던 것이다.

허나 이번일은 그때와 다른 양상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때는 하나의 기업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닌 그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까지 뜬 상황에다 여당의 큰 손이라 할 수가 있는 김철중 의원이 직접 나선 상황이었다.

신화그룹에 찾아온 위기가 아닐 수가 없는 일이었다.

늦은 오후까지 길게 이어진 마라톤 회의를 끝내고 나온 강민석 회장은 곧장 박실장을 불렀다.

잠시후 노크 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박실장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린 후 앞으로 다가와 섰다.

“연락은 왔나?”

회의 중간에 짧은 휴식을 취하는 동안 하나의 지시를 내렸었던 것이다.

“예, 비서관 측에서 회의가 끝나시는 대로 전화를 주면 받겠다고 전해왔습니다.”

혹시나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다.

“나중에 다시 부르지.”

“알겠습니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올린 박실장이 나가자 강민석 회장이 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걸었다.

잠시 신호음이 간다 싶었을 때 굵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여보세요?]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김의원님.”

[아... 강회장이신가 보군.]

김철중 의원의 말에 강민석 회장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자신인걸 알면서도 저렇게 말하는 게 참으로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강회장께서 나하고 대화 좀 나누고 싶다고 하던데...? 그래 무슨 일이요?]

“오늘 우리 회사에 세무조사가 떴다는 건 잘 알고 계시지요?”

[알고 있고말구요.]

“내가 이렇게 김의원님에게 전화를 건 것은 알고 싶어서 그럽니다.”

[말해 보세요.]

“이미 장년에 좋게 끝난 일이 왜 다시 불거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실례되는 말이긴 한데 알아보니까 김의원님이 직접 주도를 하셨다는데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강회장 께서는 뭔가 잘 못 알고 계시는 것 같구려.]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다는 말입니까?”

[작년에 잘 지나가셨다고 했는데... 그때는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신화그룹과 관련 된 자금의 흐름이 포착 되지 않았습니까?]

“김의원님...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 했을 분이지 확정은 나지 않았다는 얘긴데 그걸 가지고 세무조사까지 간 건 좀 지나치신 점이 없잖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허... 그러니까 그 의심을 풀기위해 세무조사가 나간 것 아니요? 혐의가 없으면 신화그룹은 떳떳할 수 있을 것이고 강회장 께서도 그리 열낼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일을 개기로 청렴함이 밝혀져 회사의 이미지가 올라 갈 수도 있게 되니 좋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강민석 회장은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김철중 의원이 하는 말이 너무도 뻔뻔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의심이 가는 상황에서 세무조사가 떴고 그것이 기사에 실려 방송을 타게 된다면 시민들의 눈엔 어떻게 보이겠는가.

아무리 나중에 무혐의로 끝이 난다고 해도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간에 깎아 먹은 기업의 이미지는 또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잘 못 하다 탈세기업으로 오인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 되면 회시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외신에까지 실리게 되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청령함이 밝혀져 화시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작정을 했어.’

전화를통해서 강민석 회장은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이지 모르겠지만 김철중 의원은 확실하게 마음을 먹고 있다는 것을.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왜 우리 신화그룹 입니까.”

[강회장께서는 이상한 질문을 하시는구만...]

“일반적인 답변이 아닌 김의원님의 생각에 대해서 듣고 싶어 그럽니다.”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잠시 동안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던 폰에서 다시 김철중 의원의 음성이 들려왔다.

[강회장.]

“......”

[그동안 강회장이 나에게 도움을 준 것도 알고 있고 답답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강회장이라도 건드려선 될 게 있고 안 될게 있는 법입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건 강회장이 차차 생각을 해보세요. 어찌됐든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거 밖에 없으니 할 말 다하셨으면 이만 전화를 끊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이 나고 강민석 회장은 고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건드려선 될 게 있고 안 될게 있다니...’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은 물론이고 신화그룹 자체에서도 크게 정치권에 밉보이거나 엇나가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저 말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 참을 생각에 잠겨 있단 강민석 회장은 순간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설마 일성회의 뒤를 봐주고 있었던 게 김철중 의원이란 말인가?’

그 생각이 들자 어이가 없었는지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생각을 해보니 그게 아니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전화상으로 했던 김철중 의원의 말이 이해가 가질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금 일성회와 마찰이 빚어진 후에 이 사건이 터지지 않았던가.

‘김철중... 김철중 그자가 일성회의 뒤를 봐주고 있었더란 말인가......’

일성회가 전국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이유.

그 뒷면에 김철중 의원이 봐주고 있었다면 어느정도 그림이 그려지긴 했다.

사실 그 정도의 인물이 아니면 일성회가 이렇게 승승장구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여당의 거물이 조폭의 뒤를 봐주고 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강민석 회장이 이렇게 어처구니가 없어 하는 이유는 그저 일성회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것 하나 때문이 아니었다.

옛날에도 종종 정치인이 손대기 어려운 일에 조폭을 이용하고 상황이 종료되면 버린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전의 김철중 의원이 한 말은 절대 그런 선의 얘기가 아니었다.

건드려선 될게 있고 안 될게 있다는 말.

그것이 바로 일성회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저 이용해 먹는 것이 아닌 제대로 비호를 해주고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했다.

그것도 자신과 신화그룹과 척을 지면서 까지.

웃기는 일이 아닌가. 조직을 위해서 한국을 지탱하는 대기업 중에 한 곳인 신화그룹과 척을 지겠다니.

이보다 더 재밌는 얘기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김철중...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요... 노망이라도 나지 않았다면 이런 웃긴 일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웃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편으론 자신의 경고에도 당당했던 차이링의 목소리가 다시금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 듯 했다.

‘그리 당당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었나?’

만약 그렇다면 차이링을 다시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게 아니다.’

다시금 정신을 바짝 차린 강민석 회장은 서둘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가 다리를 놓고 있던 사람은 김철중 의원 한 사람뿐만이 아닌 것이다.

기업가는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정치권의 표적이 되지 않고 두루두루 균형을 이루어 친분을 유지해야 하는 것, 그게 진정한 기업가가 정치를 대하는 자세인 것이다.

한국민당이 김철중 의원 혼자서 이끌어 가는 것도 아니다.

그를 따르는 자가 있듯이 그를 따르지 않는 자들도 있는 것이다.

“나 신화그룹의 강민석 회장인데 윤정호 의원 좀 봐 꿔 줄 수 있겠나.”

한국민당의 대표이자 양대 계파 중에 하나의 계파를 이끌고 있는 윤정호 의원 또한 그간 오랫동안 친분을 잘 유지해왔다.

그라면 이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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