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07화 (207/812)

〈 207화 〉 207화 혹독한 대가

* *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잡혀 있었습니다.”

“잡혀 있었다고? 누가 잡았다는 말이야.”

“조폭들에게 잡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련님은 아직도 그들에게 감금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걸 전해주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

불안한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모습에 박실장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이대로 있을게 아니다.’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박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회장님을 만나게 해줄 테니까 그렇게 불안해 하지마.”

“저, 정말입니까?”

“그래. 여기서 잠시 기다려.”

“예, 실장님.”

그렇게 휴게실을 나온 박실장은 지키고 서있는 직원에게 입을 열었다.

“내가 오기 전까지 아무도 안으로 들이지 마. 알았어?”

“알겠습니다.”

그리곤 서둘러 걸음을 옮기는 박실장은 여전이 얼굴이 굳어 있었는데 조금 전의 한만길 대리의 불안 한 얼굴 표정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일이 복잡해지겠어.’

조폭에게 붙잡혀 있었다니, 거기다 은성은 아직도 그들에게 감금되어 있다는 말에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는 듯 했다.

강민석 회장은 박실장의 보고를 받고 얼굴이 굳어졌다.

한말길 대리가 그랜저를 몰고 돌아온 것 까지는 좋은데 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진 박실장의 말은 그의 마음에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다.

“있었습니다.”

“뭐가 있었다는 소리야.”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박실장의 말에 강민석 회장이 다시 물음을 던졌다.

“회상님께서 말씀하신 상자를 한만길 대리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자를?”

“예. 이걸 회장님에게 전해줘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 위험하다고.”

“가서 데려오게.”

심상치가 않은 내용이 강민석 회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려가서 곧장 한만길 대리를 데려와.”

“알겠습니다.”

그리곤 인사를 올린 후 박실장은 한만길 대리를 데려오기 위해 나갔다.

{회장님 아들의 수행비서라는 사람에게 소포 하나를 딸려서 보낼 테니... 그 후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 참고로 말씀 드리는 거지만 허튼 짓 하면 아들은 영영 볼 수 없을 거예요.}

은성의 폰으로 전화가 온 그날 마지막에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이 강민석 회장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정말로 사실이었나?’

이틀 동안 연락이 없어 설마 하는 마음은 있기는 했지만 정말로 한만길 대리가 상자를 가지고 나타났다는 것이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보면 알겠지.’

소포의 내용이 무엇인지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만길 대리가 왔으니 내용을 들어보면 알 터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노크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게 문이 열렸고 안으로 들어선 박실장이 허리를 숙였다.

“데려왔습니다, 회장님.”

“들여보내.”

“예.”

몸을 돌려 밖에 서있는 한만길 대리보고 들어오라는 말을 전하자 핼숙한 모습의 한만길 대리가 긴장 된 모습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하, 한만길 대리입니다.”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올리는 그의 음성은 불안감이 엿보였다.

그리고 상자를 양손으로 끌어 안고 있어 인사를 올리는 자세도 어정쩡했다.

“모습이 말이 아니로군.”

입고 있는 정장이 더럽혀져 있었고 얼굴도 반쪽이 된 모습이라 눈살이 찌푸려졌다.

“가까이 와.”

강민석 회장의 말이 떨어지자 박실장이 한만길 대리를 데리고 가까이 다가왔다.

주춤 거리며 다가온 한만길 대리가 끌어안고 있는 상자에게 시선이 간 강민석 회장이 책상 앞에 왔을 때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상자인가.”

“그렇습니다.”

“줘보게.”

끌어안고 있는 상자를 강민석 회장이 달라는 말을 하자 아무말 없이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네모난 종이 상자는 테이프가 발려 있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테이프의 끝을 잡고 뜯어낸 강민석 회장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러자 안엔 스티로폼으로 된 네모난 상자가 하나 들어 있었고 그 옆에 작은 쪽지 두장과 함께 폰 하나가 들어 있었다.

먼저 첫 번째 쪽지를 꺼내든 강민석 회장이 펴서 읽어 보았다.

<쪽지를 통해서="" 다시="" 애기를="" 하네요.="" 이걸="" 읽고="" 있다는="" 것은="" 소포를="" 받았다는="" 말이겠죠?="" 먼저="" 폰의="" 전원="" 버튼을="" 켜서="" 사진하고="" 동영상들을="" 보세요.="" 현장에서="" 찍은="" 것="" 하고="" 따로="" 복사를="" 해서="" 볼만한="" 영상들도="" 옮겨="" 놨으니까요.="" 재밌을="" 거예요.="" 스티로폼="" 상자="" 안에는="" 상하지="" 않게="" 드라이아이스를="" 싱싱함을="" 유지한="" 상태로="" 선물을="" 준비했으니까.="" 만족했으면="" 좋겠네요.=""/>

가지런한 글씨체를 보아 여자 같았고 내용을 보니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여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뭘 준비했다는거지?’

눈길이 상자로 향했던 강민석 회장은 일단 옆에 놓여 있는 폰을 꺼내들어 전원버튼을 켰다.

잠시 동안 시간을 기다리자 곧 켜지는 소리와 함께 장금화면이 떴다.

“이거 패턴을 알려주던가?”

당연히 장금패턴을 알 리가 없는 강민석 회장이 앞에 서있는 한만길 대리를 향해 물음을 던졌다.

“그폰... 제것입니다.”

“자네 것이라고?”

“예, 예... 회장님.”

조금 놀란 듯 보이는 모습으로 대답한 한만길 대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폰을 빼앗겼었는데 거기에 들어 있을 줄 몰랐습니다.”

“풀어봐.”

폰을 건네주자 한만길 대리가 장금패턴을 풀어서 다시 조심스럽게 넘겨주었다.

쪽지에 적혀 있던 대로 먼저 사진첩으로 이동한 그는 작은 사진들이 눈앞에 여러장 떴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 졌는데 먼저 첫 번째 사진을 터치를 했다.

사진이 커지면서 모습이 드러난 순간 그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사진 안엔 아들인 은성이 바닥에 누워 입에 테이프가 발린 채 허벅지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찍혀있었다.

그렇게 다음 장으로 넘기자 몸을 비트는 모습이 들어왔고 계속해서 넘기다 허벅지 부분을 확대해서 피가 흘러나오는 모습이 적날하게 찍혀 있었다.

폰을 보면서 얼굴이 굳어진 채 가늘게 손을 떠는 모습에 박실장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 옆에 서있는 한말길 대리의 얼굴은 상당히 불안해 보였는데 아무래도 뭔가 알고 있는 듯 했다.

떨리는 손으로 뒤로 넘긴 강민석 회장은 이번엔 동영상을 보기 위해 터치를 했다.

정확히 세 개의 동영상이 나타났는데 하나는 괴로워 하는 아들의 표정이 보였고 두 개는 뭔가 야릇해 보이는 영상의 화면이 띄어져 있었다.

먼저 첫 번 째 영상을 터치해서 켠 강민석 회장의 눈동자가 떨렸다.

[웁­!]

괴로운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고 허벅지에선 피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상당히 아파하고 괴로워 보이는 아들의 모습은 차마 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해 보였다.

저렇게 눈물을 쥐어짜내는 모습은 그가 혼낼 때도 본적이 없었던 지라 30초가 지났을 때 결국 영상을 정지 시켰다.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겨우 마음을 억누른 그가 이번엔 뭔가 야릇해 보이는 동영상을 터치해서 재생을 했다.

[하으응~! 찌걱! 찌걱!]

야릇한 신음소리와 함께 살이 섞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때?! 응? 기분 좋지? 찰싹! 좀 더 허리를 움직여 보란 말이다. 이 발정난 년아!]

기괴한 웃음 소리를 내뱉으며 엉덩이를 찰싹 거리면서 때리는 은성은 열심히 성기를 박아대며 같은 말과 중간에 욕설을 섞어 가면서 즐거워했다.

[네가 이렇게 가랑이를 벌리고 있다는 것을 팬들이 알기나 할까? 크큭...!]

[미...치겠어요......!]

[당연히 미쳐야지......! 내 물건을 먹어대고 있는데 응? 이래놓고 내가 예능에 꽂아주면 또 청순한 척 행동 할 거야. 개 같은 년......]

이건 또 다른 의미로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드는 영상이었다.

보지는 않았지만 들려오는 음성에 박실장의 얼굴이 굳어졌고 한만길 대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떨리는 손으로 영상을 정지시킨 강민석 회장이 고개를 들었다.

“누구 짓이야.”

“회, 회장님......”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 말하게.”

목소리는 낮고 말투가 부드러웠지만 얼굴을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화를 억누르고 있는 듯 보이는 그 표정 속에 뺨이 실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저도 아직 정확히 누군지는 모릅니다.”

“몰라?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이들이 누군지 모른단 말이지?”

쓴웃음을 짓는 강민석 회장의 말에 한만길 대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들과 한패인 이는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말 해봐.”

“우량건설의 김호식 사장입니다.”

“우량건설?”

“예, 예. 회장님. 도련님이 뭔가 손대기 더러운 일이 있으면 직접 김사장에게 연락을 해서 해결을 보고 돈을 지불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래?”

“예... 분명이 우량건설의 김호식 사장이 맞습니다. 그리고 김호식 사장이 그 여자를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자라니.”

순간 강민석 회장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인이 있었다.

“중국여자인데 자신을 차이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차이링...”

“예, 예. 아주 잔인한 여자로... 도련님의 허벅지에 망설이지 않고 총으로 쏴버렸습니다.”

“......”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진 대답에 강민석 회장은 침묵을 지켰다.

그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는 박실장 또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총이라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아주 무서운 자들이었습니다. 특히 차이링이라는 그 여자는 정말로 도련님을 죽일 것 같았습니다.”

강민석 회장은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여인이, 쪽지를 적은 이 여인이 한만길 대리가 말한 차이링이라는 여자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차이링...”

작게 다시 그 이름을 중얼거리는 강민석 회장의 눈동자가 충혈 되어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