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화 〉 197화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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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좋다!”
가벼운 차 한잔을 즐기는 여운을 즐기면서 전망대에 펼쳐진 카이로의 노을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릿결을 넘기며 웃음을 짓고 있는 지나의 얼굴은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이렇게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이로시의 풍경도 상당히 아름답네요.”
이집트에 처음으로 왔으니 이것저것 볼 것들이 많았다.
그 유명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물론이고 낙타도 타보았다.
처음 눈앞에 나타난 피라미드의 그 웅장한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거기다 척 하니 엎드린 자세에서 피라미드를 굳건하게 지키듯 앞을 응시하고 있는 스핑크스의 모습 또한 상당히 멋져 보였다.
낙타의 등에 올라탔을 때 불편한 감이 없잖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처음 타보는 것이고 새로운 체험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나가 그렇게 즐거워했던 것은 그 모든 것들을 이만석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관광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오랜만에 즐기는 데이트라 그 무엇보다도 그녀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다행이 현지 가이드가 붙지 않아도 이만석 스스로 데리고 갈 만큼 지형이나 기본적인 정보들은 모두 가지고 있었다.
메모리즈를 통한 기억을 흡수하는 것은 그만큼 유용하고 도움이 컸다.
“그런데 아랍어는 언제 배운거예요?”
“이집트에 오기 전에 잠깐 공부했습니다.”
“잠깐 공부한 정도가 그 정도예요?”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지나의 모습에 이만석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예요. 그 웃음은......”
“별 뜻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대단하네요... 그렇게 능숙하게 아랍어를 하다니... 현지인과 다를 바 없던데요?”
옆에서 지켜본 이만석의 아랍어는 외국인이 구사하는 정도를 넘어 현지 아랍인의 발음이라 할 만큼 상당히 간결하고 정확했다.
물론 아랍어를 많이 들어 본 적이 없는 그녀이긴 했지만 현지인이 말하는 것과 이만석이 말하는 것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 할 정도였다.
실제로 궁금함을 참지 못 하고 영어로 물어보았더니 자신도 놀랄 정도로 너무 잘한다는 것이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상당히 슬프네요.”
조심스럽게 이만석의 팔짱을 끼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아쉬운 듯 말했다.
“나... 이대로 여기서 민준씨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회장님이 걱정할 겁니다.”
“전혀요. 오히려 친구들하고 여행갔을 때 보다 더 안심하고 있을 걸요?”
장난스럽게 말하는 이만석의 말에 지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바로 맞받아 쳤다.
“그런데 이거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민준씨 아버지하고 접촉이 있었어요?”
“접촉이요?”
“네, 민준씨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아버지가 뭔가 숨기고 있는게 다 눈에 들어오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것도 이상했어요. 민준씨와 만나던 걸 못마땅하게 여겼던 아버지가 갑자기 그렇게 허락을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상해요.”
자신의 집에 가두어 놓을 만큼 반대를 했던 아버지가 그렇게 허락을 했다는 것이 당시엔 기뻤지만 뒤로 갈 수록 이해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어떤 성격인지 잘 알고 있는 그녀로써는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민준씨의 얘기를 꺼낼 때 마다 지켜보았는데 뭔가 나에게 말하지 못 할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것 처럼 보여요.”
그렇게 말 했던 지나가 고개를 들어 이만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말 해봐요. 뭔가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죠?”
“글쎄요...”
“그런 대답 말구요~! 뭔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죠?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어.”
빤히 바라보며 눈을 흘기는 지나의 모습에 이만석이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접촉이 있었고 그래서 아버지가 허락을 해줬다 한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네, 전 중요해요.”
어서 말해달라는 듯 바라보는 지나의 어깨를 이만석이 팔을 뻗어 어깨를 감싸 안았다.
“나에겐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어찌 됐든 지금 이렇게 지나씨와 나 이렇게 함께 하고 있지 않습니까. 먼 타국에서까지 말입니다.”
갑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팔짱을 풀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던 지나는 어깨를 감싸 끌어안는 행동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에 지나는 별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함께 하고 있는 이 순간을 소중히 하면 되는 겁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겠는데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여러 남자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에 열기가 오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때마다 지나는 속으로 너무도 당혹스러웠다.
그때 이만석의 품에서 폰 벨소리가 들려왔다.
걸려온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다른 누구도 아닌 아만이었다.
[저, 아만압니다.]
“말씀하세요.”
[다른게 아니라 혹시 근처에 있다면 잠시만 이쪽으로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회사로 말입니까?”
[예, 긴히 상담할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혹시 바쁜 일이 있다면 다음에 보셔도 괜찮습니다.]
“그쪽으로 가도록하죠.”
[이거 갑자기 전화를 드려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낸 이만석은 지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잠시 회사에 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요?”
“뭔가 상의할 게 있나본데 그 일로 잠시만 볼 수 없냐고 하는군요.”
“회사일이라는데 별 수 있나요.”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떤 회사인지 물어봐도 될 까요?”
“아흐마다드라는 여행사입니다.”
“어제 얘기해주셨던 그 회사 말이에요?”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이자 지나가 다시 그의 팔에 팔짱을 꼈다.
“저도 같이 가도되죠?”
“상관없을 겁니다.”
“그럼 가도록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내려온 두 사람은 그렇게 주차 되어 있는 차량으로 올라탔다.
이만석이 이집트에서 따로 타고 다닐 차량을 한 대 구입한 것으로 흰색의 신식의 BMW M3였다.
여기서 아흐마다드까지 1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니 밟으면 금방이었다.
그렇게 약 10분정도의 시간이 걸려 아흐마다드에 도착한 이만석은 전용 주차장에 차량을 정차 시키고 차에서 내렸다.
“여기가 그 여행사에요?”
5층 빌딩의 건물을 바라보며 지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럼 들어가요.”
이젠 자연스럽게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하자 이만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빌딩 입구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경비로 보이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해왔는데 이만석은 그에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줄 뿐이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향하면서 두 세명의 직원들과 마주하며 그에게 90도로 인사를 올렸다.
“눈빛들이 상당하네요.”
지나는 이만석을 향해 존경심을 표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절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진심으로 우러나오지 않는다면 저런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5층 버튼을 누르고 잠시 동안 기다리면서 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당신의 위치가 그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업자 그 이상으로 보이네요?”
“쓰러져가던 회사를 일으켜주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군요.”
“당신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잠시후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렇게 이만석은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는 여직원이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나려는 것을 저지시키고 그대로 곧장 사장실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한 참 회의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자리엔 각 부서를 맡고 있는 부장들이 자리해 있었다.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이만석에게 인사를 하는데 오른편의 자리들을 내주었다.
“회의를 하고 있었나보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끄덕였던 아만이 이만석과 함께 온 지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한국에서 날아온 지인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정지나라고해요.”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지나를 보며 아만이 사람좋은 웃음을 지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만 아흐마드라고 합니다.”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는 자리에 착석하자 이만석이 입을 열었다.
“기밀한 이야기 입니까?”
“아닙니다. 지나씨가 이곳에 있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는 아만은 이만석에게 하나의 도면을 내밀었다.
거기엔 이집트의 휴향지로 유명한 아인스쿠나의 지역에 앞으로 착공에 들어갈 복합리조트 시설에 대해서 나와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갈 비용과 미래비젼 그리고 사업방향성에 대해서 상세히 적혀 있었다.
“건설비용만 해도 1억달러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거기다 레저 시설을 포함해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입주한 기업들에 정부 지원까지 합하면 그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1년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세를 반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는데 중요한 건 하나의 여행사와 계약을 맺어 거길 통해서 관광객들을 받는다는 겁니다.”
“그에 대해서 구상을 하고 있었던 겁니까?”
“예, 만약 이걸 우리쪽에서 따내게 된다면 이건 제도약을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순식간에 이집트 내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시끄러웠던 상황에서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그동안의 혼란으로 큰 피해를 입은 관광업계를 살리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죽어버린 내수 시장을 활성화 시킬 일환으로 관광객을 유치해서 광관부국의 이집트로 돌아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나라의 경제를 일으킬 일환사업으로 1억달러 이상의 어마한 금액이 들어가는 사업은 오랜만에 발표한지라 그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수주를 따내기 위한 건설업계의 상황도 그러 했지만 단 한곳의 여행사와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는 말이 발표가 끝난 직후 다음날 입수를 하게 된 아만은 즉각 이애 대해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만석을 찾았던 것이다.
“1년동안 세금을 반한다고 하는데 그게 없어도 이대로 정부의 지원하게 사업이 추진된다면 이건 어마어마한 일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다른 무엇도 아닌 나라에서 벌이는 사업인 것이다.
거기다 리자 아사사피 총리가 직접 내걸은 것이고 그가 대선에 당선 된다면 처음으로 벌이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일환사업이니만큼 그에 따른 지원도 클 것이었다.
“다른 긴말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 쪽에서 따도록 노력 해겠죠.”
이만석이 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아만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보니까 아직 계획만 잡혀있고 시공에 들어갈 건설업체를 선정하진 않은 상황이네요?”
“예, 그렇긴 합니다.”
호기심을 드러내며 말하는 지나의 말에 아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언제 발표한 거예요?”
“어제 저녁입니다.”
“아버지에게 소식이 갔으려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지나의 말에 아만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질문을 왜 하신 것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이만석의 지인이라고 하니 아만은 조심스럽게 지나를 대했다.
“요즘 건설업계가 불황이라서 말이에요.”
“아... 걸설업을 하시나봅니다?”
“그것만 하는 게 아니고 그룹 내의 계열사중에 한 곳이 건설쪽이에요.”
“그룹이요?”
살짝 눈을 크게 뜨며 말하는 아만의 말한 아만이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아버지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정석환 화장님이 제 아버지 되세요.”
“정석환 화징님이요?”
“네.”
대답을 하는 지나의 모습에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아만의 눈이 그대로 크게 떠졌다.
여행사를 오랫동안 키워오면서 제휴를 맺었던 각 나라에 출장을 간 적이 많았고 거기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보와 공부를 또 해왔던 것이다.
그 중엔 각 나라의 대기업에 다니는임원이나 간부들 등 큰손들에 대해서도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고 당연히 그 회사의 사정에 대해서 못해도 기본적인 정보는 가지고 있어야 그에 맞게 패키지를 짤 수가 있는 것이다.
“정석환 회장님이라면 그 세진그룹의 회장님 말씀하시는 겁니까?”
특히 한국에서 재계서열 탑에 올라 있는 세진그룹에 대해선 그도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인데다 이집트에서도 여러 사업을 하고 있어서 회사에 대해서 잘 몰라도 기업이름 만큼은 다른 나라에 관심이 없는 이집트인들도 알정도인 것이다.
“맞아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지나의 대답에 순간 사장실 안의 분위기는 적막감으로 감돌았다.
아만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이들 중에 세진그룹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 중에 두 명은 세진에서 만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요. 전 딸일 뿐이니까요.”
지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겐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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