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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93화 (193/812)

〈 193화 〉 193화 재회

* * *

“하루 만에 다시 보는군?”

가게에 들어서는 손님을 향해 인사를 하려던 마담은 상대의 얼굴을 보고는 얼굴을 굳혔다.

“여기엔 어쩐 일이에요?”

“어쩐 일이긴... 어제 와보고 좋아서 따로 손님으로 또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쓴웃음을 지으며 하는 말에 마담이 눈살을 찌푸렸다.

“장난하지 말고 본론을 말해요.”

“본론이라...”

고개를 끄덕인 은성이 마담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여자... 누구지?”

“뭐가 말인가요?”

“어제 내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이곳에 들어왔던 여자.”

그렇게 말한 은성은 잠시 뭔가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물어보니 자신의 이름이 차이링이라고 하던데.”

“내가 왜 그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건가요?”

“잘 알고 있는 모양이군.”

거기까지 말한 은성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의 그의 모습에 마담은 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마담... 우리 좋게 얘기를 끝내자.”

“......”

아무 말 하지 않고 노려보는 그때 은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난 그저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그것만 알려주면 조용히 이곳에서 물러나가겠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 말은 만약 알려주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했다.

참으로 뻔뻔한 대답이 아닐 수 없었지만 잠시 그를 노려보던 마담이 입을 열었다.

“그 말은 내가 대답을 하지 않으면 행패라도 부리겠다는 뜻으로 들리는군요.”

“행패라니...? 마담이 날 그런 식으로 바라보다니 섭섭한데?”

자신을 가지고 놀리는 듯 말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데 재주가 있는 듯 했다.

잠시 그를 노려보던 마담이 입가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누군지 알려드리죠.”

“그래...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 얼마나 좋아?”

갑자기 마담이 웃음을 지으며 알려주겠다고 하자 은성은 속으로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당신이 말한 차이링이라는 그 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역시 그랬군... 그럼 누군지 한 번 말해봐.”

“이 가게가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을거예요.”

“들어서 알고 있지.”

고개를 끄덕이는 은성을 향해 마담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분은 이 가게에 투자를 하신 분이에요.”

“투자?”

“네, 간단히 말하면 이 가게의 사장님의 동업자라고도 할 수 있는 분이죠.”

“그래?”

조금은 놀란 듯 바라본 은성이 그제야 어제 왜 그 여자가 이 룸살롱에 찾아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듯 했다.

‘그 여자하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는데 그래서 이곳에 그렇게 경호원들을 이끌고 온 것이었군.’

딱 봐도 그 정도의 능력이 되어 보이니 동업자라고 해서 이상 할 것은 없었다.

“나가 벌였던 일에 대해서 얘기는 했나?”

“그건 물어보지 않아도 알고 있을 거 아닌가요.”

“하긴... 그런 상황에서 말하지 않는 게 이상하겠지.”

따지지 않고 그대로 쿨하 게 인정해버린 은성은 마담을 바라보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당연히 그 차이링이라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겠지?”

“알아서 뭐 하시려구요?”

“가게에 피해를 입혔으니 보상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그건 저하고 해도 될 텐데요.”

“아니야. 난 그 여자하고 대화를 해봐야겠어.”

어거지를 부리는 말에 뭐라고 따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아요. 직접 그렇게 나서는데 제가 뭐라고 할 게 있나요. 폰 줘봐요.”

“얘기가 잘 통하는데?”

술술 자신의 말에 응해주니 은성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폰을 꺼내 마담에게 건네주었다.

건네준 폰에 번호를 찍어준 마담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그분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알려줬으니 조용히 가주었으면 좋겠네요.”

“그건 걱정하지마. 나도 이제 이곳의 볼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마담은 작은 한 숨을 내쉬었다.

‘이곳에 찾아오면 알려주고 해서 알려줬지만... 저 자식 진짜로 왔네?’

어제 차이링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담은 들었던 말이 있었다.

그 사내가 빠르면 내일 안으로 가게에 다시 찾아 올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저 만약 찾아와서 번호를 요구하게 된 다면 이 번호로 알려주라고 한 것이다.

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오늘 은성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을 때 마담은 놀랐다.

그리고 차이링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다시 한 번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알려주라고 하신 걸까?”

차이링이 저 남자가 찾아오면 번호를 알려주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같겠지만 알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라는 대로 했으니... 알아서 하시겠지.”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끝났으니 가게와 애들을 챙기는 대만 신경을 쓰면 되는 일이다.

업무를 보고 서울로 올라가는 차 안에서 근호는 걸려온 전화 소리에 폰을 꺼내 번호를 확인 했다.

“그 자식한테서 정말로 전화 왔는데요?”

놀란 듯 고개를 돌려 말하는 근호의 말에 차이링이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줘봐요.”

건네주는 폰을 받아든 차일이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가져다 되었다.

“여보세요.”

그리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는데 역시나 들려온 목소리는 어제 자신 앞에서 관심이 있다며 말을 걸었던 그 사내의 목소리였다.

[전화를 받으셨네요.]

“죄송하지만 누구신지 물어봐도 될까요?”

[이런... 내가 소개를 한다는 걸 잊었네요. 어제 말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네?”

[강은성이라고 하면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아... 누군지 알 것 같네요. 절 불러 세웠던 그분인가요?”

[네 맞습니다. 기억하고 계셨군요.]

별다른 표정 없이 차이링은 나긋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한텐 무슨 볼일이신가요? 그리고 이 번호는 어떻게 알게 된 거죠?”

[찾아가서 제가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그쪽 마담에게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좀 피해를 입힌 게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요?”

[만나서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혹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오늘 말인가요.”

[오늘이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될 수 있으면 오늘 만나면 합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직 먹진 않았어요.”

[그러면 제가 대접을 해드릴 테니 오늘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입고를 말아 올린 차이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적극적이시네요.”

[어제의 잘 못도 있고 하니 그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한 끼 식사도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말입니다.]

“뭐... 좋아요. 그러면 약속 장소는 나에게 문자로 보내도록 해요. 시간은 1시간 후로 잡아요.”

[그러도록 하지요.]

그렇게 통화를 끝낸 차이링이 폰을 다시 근호 에게 넘겨 주었다.

“그 자식 만날 생각입니까?”

잠시 신호에 걸려 정차되어 있는 상태에서 폰을 넘겨받은 근호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을 던졌다.

“식사를 대접해 주겠다는데 만나봐야죠.”

“그런데 정말로 전화를 할 줄은 몰랐는데요.”

차이링이 말을 하긴 했지만 근호는 설마하니 정말로 이 폰으로 은성이 전화를 해올 줄 몰랐다.

속으로 반신반의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해를 입혔으니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놈만 불쌍하게 되었군요.”

차이링의 말에 근호는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쯤 전화 통화를 끝내고 기분 좋아 웃음을 짓고 있은 은성을 생각하면 참으로 웃겼다.

“일이 술술 잘 풀리는데?”

근호가 예상했던 대로 은성은 전화를 끝내자 마자 입가에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자신의 말에 넘어오니 한 편으론 재미가 없기도 했고 다른 한 편으론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 정도의 미인은 보기 드문 편이니 준비는 잘 해야겠지.”

자신이 자주 가는 레스토랑으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한 은성은 이대로 옷을 입고 나갈까 생각을 했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관심이 가는 여자와 하는 식사 자린데 제대로 차려 입어야지.”

백화점으로 향해서 한 벌 빼 입기로 한 은성은 그렇게 기분좋게 생각을 정리했다.

간단히 입고 나갈 옷 한 벌을 구입하러 가는 것이니 돈을 그리 쓸 일은 없을 터였다.

그렇게 차 시동을 켜고 안전벨트를 한 후 유유히 갓길을 빠져나온 은성은 도로를 달리면서 차이링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자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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