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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85화 (185/812)

〈 185화 〉 185화 재회

* * *

저녁 9시쯤 다되었을까.

서초구에 자리 잡은 15층 높이의 빌딩의 주차장으로 고급스러운 외제차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차량이 들어 올 때 마다 정장을 깔끔하게 입은 사내들이 마중을 나갔고 내리는 이들은 파킹을 맡기듯 키를 건네주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이 나이가 20대에서 30대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 이었는데 파트너로 보이는 여자와 같이 들어서는 이들도 있었다.

그중엔 주변을 주시하며 무전기나 귀에 연결 되어 있는 소형 무전으로 연락을 취하는 모습이 제대로 훈련을 받은 보안인력을 보는 듯 했다.

9시 30분쯤 다 되었을 때 제네시스 세단으로 보이는 차량이 멈춰 섰는데 아까와 마찬가지로 가까이 접근한 사내들에게 키슬 넘겨주었다.

“조심해서 다뤄.”

“예.”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간 사내는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더니 15층을 눌렀다.

15층으로 올라가면서 유리 밖으로 보이는 야경을 잠시 바라보던 사내가 도착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복도로 나왔다.

멋스러운 조각과 카펫이 깔려있는 복도를 지나 안쪽의 대문으로 향했는데 그 앞엔 두 명의 사내들이 지키고 서있었다.

“어서오십시오.”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해오는 사내들을 지나쳐 문 손 잡이를 잡고 열자 안에선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함께 춤을 추고 있는 젊은 남녀들이 눈에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간 사내는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기더니 복도가 나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 안쪽으로 향했다.

거기엔 다시금 두 명의 사내가 지키고 서있었는데 이번엔 따로 신분을 알아보려는 듯 물어보았다.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주현호”

무감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 사내가 패드를 꺼내더니 거기에 이름을 입력했다.

잠시 후 사진과 내력이 뜨자 앞에 있는 현호의 얼굴을 한 번더 확인하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거기엔 20평정도 되는 공간에 남녀로 보이는 인원 6명이 자리해 있었다.

“왔냐?”

위스키 한 잔을 걸치고 있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현호를 맞았다.

“현호 너 한국에 왔었니?”

역시나 2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단발머리의 여자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의외인데?”

“뭐야... 한국엔 언제 온 거야.”

개중엔 놀라는 이들도 더러 포함되어 있었다.

“안 올 수가 있나? 내가 오라고 직접 전화를 했는데.”

다시 위스키 한 모금을 마신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쪽으로 이동하더니 빈 잔에 양주를 따라 채우고는 두 잔을 들고 현호에게 다가가 건네주었다.

“자, 받아.”

건네주는 위스키 잔을 받아든 현호와 함께 걸음을 옮겨 지인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현호 너 한국에 왔으면서 왜 연락을 안했어?”

“일이 좀 있었어.”

자리에 앉은 현호가 지나가는 투로 그렇게 말했다.

“은성이 너 현호 온 거 알고 있었으면서 우리에게 말 안하거야?”

“이렇게 깜짝 놀라 켜 주는 것도 좋잖아.”

“좋긴 개뿔...”

“그럼 넌 한국에 완전히 온 거냐.”

남방을 입고 있고 있는 준수하게 생긴 남자가 현호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어...”

“이젠 경영수업에 들어갔네?”

“요즘 주화그룹 보면 아주 기가 질릴 정도야...”

“희찬이 말이 맞아... 아버지도 너희 회사 얘기를 하더라니까?”

“재계서열 순위만 봐도 얼마나 성장 했는지 알 수가 있지.”

저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은성이라 불린 사내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주화호텔에서 너 돌아왔을 때 성대한 연회도 열었다지?”

“진짜?”

순간 모두의 시선이 은성이라 불린 사내에게도 향했다.

“그래... 뭐 사실 나도 그 자리에 초대를 받지 않아서 몰랐는데 나중에 아버지가 해준 얘기를 들었어.”

“뭐야? 그런 연회를 열었으면서 친한 친구인 우리들을 초대 하지 않은 거냐?”

“섭섭하다... 너......”

“가만... 그런 자리라면 아버지도 갔을 텐데 왜 우리한테 말을 해주지 않은 거지?”

“그러게...”

모두가 의아하다는 듯 말하자 은성이 현호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뭐... 이유가 있었겠지... 가정사라든지 말이야. 안 그래...?”

“그래도 너무한다.”

“맞아...”

“정말로 이유가 있었던 거니?”

현호는 돌아오는 질문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부탁을 했어. 너희들에게 알리지 말아달라고.”

“뭐?”

오른편에 있던 단발머리를 하고 있는 갸름한 얼굴의 여자가 놀란 듯 바라보았다.

“뭐... 개인 사정도 있었고 아직 너희들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인마.. 너 아직도 그 일로 기분이 상해있냐?”

“그래 그때는 우리가 농담으로 그랬던 거지. 그리고 이제 주화그룹도 당당히 재계서열 50위 안에 들 정도로 급이 높아졌잖아.”

“은성이가 그때 한 말이 진심이 아니었다는 걸 현호 너도 잘 알잖아.”

“내가 현호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도 그 일 때문이야.”

똑바로 현호의 두 눈을 바라보며 은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젠 나도 한국에 돌아 왔고 너희들 모두가 다 모이는데 이 자리에 우리들의 친우인 현호가 빠지면 되겠어? 그때일로 기분이 상했다면 미안하다.”

“은성이가 이렇게 말하니까 현호 너도 이제 기분 풀어라.”

“그래 현호야...”

“사과하지 않아도 돼.”

남은 위스키를 전부다 마셔버린 현호가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내가 이 자리에 온 것은 그 일을 잊었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자자! 그러면 오랜만에 모두가 모였으니까 제대로 한 잔 먹어야지?!”

희찬이라 불린 남자가 그렇게 말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찬장에 진열되어 값이 나가 보이는 위스키 병 두 어 개를 더 집어서 들고 왔다.

그리곤 잔에 술을 채우고는 밑에 있는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작은 목함을 꺼내들었다.

“마지막으로 이게 있어야지...”

목 함을 열고 안에서 나온 것은 뭔가를 싸고 있는 은박지였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은박지를 연 희찬이 은박지를 풀고는 잔에 조금씩 뿌리기 시작하는데 하얀색 가루 같은 것이 위스키 잔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목 함에 있는 작은 티스푼을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저었다.

“자. 그럼 한 잔들 들까?”

먼저 잔을 든 희찬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지으며 잔을 들었다.

하지만 아직 현호는 잔을 들지 않았다.

“뭐해?”

“자, 여기.”

단발머리의 여성이 현호가 마실 잔을 들어 손을 뻗었다.

그녀의 얼굴을 잠시 동안 바라보던 현호가 잠시 후 그 잔을 받아들였다.

“그러면 오랜만에 이렇게 모두가 모인 오늘을 축하하며 건배!”

가볍게 잔을 들어 보이곤 그대로 모두가 입으로 가져가 마셨다.

그 중에 은성이 현호를 보며 싱긋 웃음을 지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현호 또한 잠시 동안 잔을 바라보다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 마셨다.

“크으~ 좋구나!”

한 번에 원 샷을 해버린 희찬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제 잠시 후면 술기운과 함께 약기운이 동시에 돌 터였다.

여기에 있는 이들 중에 그것을 모르는 이들이 없을 것이고 그건 현호 또한 마찬가지다.

“보고 싶었어.”

혜리가 눈웃음을 지으며 하는 말에 현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크리스마스 인가보죠?”

창밖에 보이는 트리를 보고는 차이링이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아가씨. 12월 달이니까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민준님이 한국을 떠나신지 네달도 훨씬 넘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춘배 형님은 거기서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고 싶나 보군요.”

“계속해서 옆자리에 태우다가 없어지니 그 허전함이 아직도 가시질 않네요.”

춘배가 이집트로 떠나고 난 후로 이젠 뒤에 따로 경호 차량이 따라 붙었다.

그래서 이 차에는 운전을 하고 있는 근호와 차이링 이렇게 두 사람 밖에 없는 것이다.

춘배가 있었을 때는 시끄럽게 떠들며 혼자서 웃고 흥분을 하면서 실없는 웃음을 짓게 만들어 주기도 했는데 확실히 그게 없어지니 좀 허전한 감이 없잖아 있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라...”

성탄절하면 요즘은 연인들이 함께 오붓하게 보내는 날이라는 분위기가 잡혀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집트로 떠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만석의 얼굴이 부쩍 더 생각이 나는 차이링이었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짐작이간 근호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는 묵묵히 운전을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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