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화 〉 183화 어렵게 갈 필요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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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에서 터트리면 그 쪽에서도 방글라데시 때의 사건을 거론하며 호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본 세력들이 잡고 있는 언론을 통한 여론의 형성은 그 정도로 무서운 일이기도 했다.
“카일러 부국장에 관해서는 일단 좀 더 지켜보았으면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존 마이클은 그에 동조를 하는 듯 보였다.
사퇴를 권유해서 물러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이쪽의 속내를 내비치는 꼴이 될 것이다.
손을 봐야 겠지만 일단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하메드를 조사하는데 차질은 없었습니까?”
이집트 지부는 현재 내부를 새롭게 단속을 하고 재정비를 하고 있었다.
지부를 맡고 있는 엔더슨이 피살 되고 기반이 흔들렸는데 잘 돌아간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생각 이상으로 좀 힘든 상황입니다.”
“힘들어요?”
그저 힘들다는 게 아니라 생각이상이라는 말에 존 마이클 대통령이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투랍 대통령이 물러나고 리자 아마사피가 대행을 맡고 있는데 상당히 우리를 경계하는 눈치입니다.”
엔더슨과 투랍 대통령의 유착이 사실이고 만약 테러가 정보국과 CIA의 합동 작전이었다면 당연히 비협조적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얘기를 듣기 전엔 조금은 의문을 가졌을 것 같은데 지금은 수긍이 가는 말이네요.”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그것 말고 다른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까?”
“예, 각하.”
고개를 끄덕인 메케인 국장이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집트 정보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에 있습니다..”
“계속 말해보세요.”
“그쪽 정보국 요원들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포착 됐습니다.”
“각국에서 정보원을 보내 활동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지요.”
존 마이클 대통령이 알기로 중국부터 시작해서 러시아 등 미국을 견제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요원들을 보내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해킹을 통해 정보를 빼내는 것은 물론이고 수단이 있다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냉전시대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에 관해선 변화한 게 없는 상황이다.
“이집트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카일러 부국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직 제대로 파헤쳐 보겠다는 심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쪽 요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건 확실합니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테러를 당했던 당사자였다.
한 번은 총격이었고 두 번은 저택의 급습이었다. 당연히 그 일의 원흉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잘 못 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일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 일이 크게 비화되어 일이 커진다면 대통령을 물고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이쪽에서 카일러 부국장을 두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해도 다른 쪽에서 그러한 일을 벌인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만약 이일에 대해 카일러 부국장이 알게 된다며 분명히 조치를 취하려 할 것이고 일이 커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어렵게 되었군요.”
분명히 카일러 부국장에 대해서 뭔가 냄새를 맡았을지 모른다.
그 쪽에서 아직 CIA의 내부에 대해서 훤히 알 수 있지는 않겠지만 뭔가 냄새를 맡았고 의심 가는 구석이 있기에 활동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 선상에 카일러 부국장은 물론이고 더글라스 메케인 국장도 올라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던 존 마이클 대통령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이 쪽에서 핫라인을 연결해 연락을 취해보도록 하지요.”
“각하.”
메케인 국장이 놀란 듯 바라보았다.
설마하니 직접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게 연락을 취하겠다고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직접 총격을 당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요. 어떤 조치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확실한 방법을 찾는다면 직접 그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맞았다.
잠시 놀란 듯 존 마이클 대통령을 바라보던 메케인 국장이 곧 인상을 차분히 하며 대답했다.
“각하의 뜻이 그러시다면 따르겠습니다.”
생각해둔 바가 있었던지 메케인 국장이 그렇게 말했다.
“다른 방법을 염두하고 있었던 듯 한데 이게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이 참으로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흐마다드, 모하메드, 그리고 카무가 운영하고 있는 유흥업소를 키워주며 이만석은 무섭게 카이로에서 성장을 하고 있었다.
초기엔 서비스와 이벤트를 확실하게 밀어줌으로써 손님들을 끌어 모았고 그렇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떠나간 손님들은 적어도 반 이상은 다시 찾게 되는 법이었다.
세군대의 전체 월 매출을 합하면 200만 달러가 넘어가는데 순이익은 19만이 조금 안 되는 정도였다.
이제야 조금씩 순이익이 나고 있는 참인데 그 중 전체 순이익의 30%를 이만석이 가져갔으니 앞으로 사업이 더 커지고 확장 될수록 들어오는 돈도 더 많아질 것이었다.
일주일 사이에 이만석은 카이로에 자리 잡은 편의점 세 군대를 더 모하메드를 통해 인수를 했다.
카이로에 자리 잡은 편의점이 30군대가 넘어가는데 그 중에 다 섯 군대를 이만석이 인수를 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소형 마트 한 곳을 더 인수를 하기위해 사람을 보내었고 얘기가 진행 중이었다.
앞으로 유통업 쪽에서 직접 물품 조달이나 식품 업계와 계약을 맺어 차차 나아갈 생각이었고 어느 정도 각 지역의 편의점을 선점하게 된 다면 따로 브랜드를 내걸고 독립도 할 생각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카무는 따로 경호업체를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의 지분 또한 이만석과 반반씩 가지기로 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차차 진행해 가야겠지만 인력은 많은 만큼 그 중에 뽑아서 교육을 하여 쓰면 되는 것이다.
마피아 생활에 이골이 나있는 카무에게 있어 쓸 만한 인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뭣 하면 자신이 관리하는 애들을 중점으로 운영을 해도 되는 것이다.
허나 상류층을 타깃으로 잡으려면 제대로 된 경호 인력이 필요했고 그렇다면 특전사 출신의 퇴역 군인들을 고용 하거나 교육관으로 채용을 해서 전문화 된 지식을 가르쳐야했다.
문제는 자금이 되느냐 인데 다행이 이만석이 지분의 반을 가지는 대가로 투자를 해오기로 했으니 어느 정도 한 숨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웨스턴 나일 호텔에 대한 주식도 조금씩 사들이고 있었는데 어느덧 전체 주식의 2%정도를 이만석이 소유하게 되었다.
경영주가 가지고 있는 지분이 10%안 팍이고 전체 지분에서 우호지분을 합해도 30% 정도를 밑돌았으니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분으로는 결코 작지가 않았다.
이만석은 한 번에 사들이지 않고 조금씩 주가의 변동을 지켜보며 사들이고 있었다.
확실한 건 IS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력을 이용한다면 웨스턴 나일 호텔 자체를 인수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허나 이만석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스스로 개인지분을 소유해 갔다.
7%이상이면 경원권 참여나 경연진 불신임투표를 주주총회를 통해 발의 할 수 있는 만큼 한 번에 그렇게 사들인다면 상당한 이목이 쏠릴 수도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일 년 내에 성장세가 가파르게 올라갈 것은 불 보듯 뻔해 보였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당선이 되고 난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흥업계를 키울 생각을 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 중심엔 일성회와 차기 회장인 이만석이 서게 될 것이다.
얼마 전에 그에 대한 언질을 받은 카무는 순순히 따르는 수 밖에 없으니 수긍을 했다.
카무를 중심으로 일성회의 지부가 이집트에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전화 통화를 하는 건 처음입니다.]
“좀 당황스럽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음성에 아마사피 총리의 얼굴에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
이집트에 국빈 방문을 하였을 때 한 번 만났고 미국에 특사로 파견 되었을 때 거기서 또 만난적이 있었던 것이다.
핫라인을 통해서 직접 자신에게 저화를 걸어올 줄은 정말로 생각지 못한 일이다.
[제가 왜 총리께 전화를 건 건지 아십니까?]
물음을 던져오는 음성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아마사피 총리가 나직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화가 편하겠군요. 자국에서 벌이는 일에 대해서 한 발 물러나 주었으면 하는게 제가 전화 드린 이유입니다.]
미국 대통령인 존 마이클에게 전화가 왔을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질문이 나왔다.
‘역시 이것 때문인가.’
갑작스럽게 통화를 원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 받은 순간 아마사피 총리는 좀 당황스러웠다.
왜 그가 자신과 통화를 하려는 것인지 짐작이 갔기 때문이었다.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 생각 끝에 마음을 먹은 그는 그 의사를 다시 전달을 해주었고 이렇게 전화 통화가 성사 된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잘 알다시피 이건 이집트의 국운을 바꾸는 중차대한 일이었어요. 저 또한 그에 희생양이 될 뻔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저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좀 물러나 주었으면 하는 게 제 부탁입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무리 미국 대통령인 그가 직접 전화를 걸어 왔다고 해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결정이 아닌 것이다.
투랍 대통령과 함께 공조를 했던 CIA는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뒤봐 꿀 수 있는 큰일을 벌였던 것이다.
이건 아주 큰 사건으로 절대 쉽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자신은 그 일에 희생양이 되어 죽을 뻔 했는데 아무리 미국 대통령인 존 마이클이 이렇게 직접 전화를 해왔어도 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총리께 어디까지 상황을 보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상황이라고 하시면...?”
[메케인 국장까지 포함이 되는 겁니까? 아니면 거기에 저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까.]
“......”
직접적으로 물음을 던져오는 상황에 순간 아마사피 총리는 대답을 하지 못 했다.
[대답을 하지 못 하시는 걸 보니 적어도 메케인 국장까지 넣고 있었다는 소리군요. 좋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밝혀드리지요.]
“밝혀준다구요?”
[엔더슨이 벌였던 일의 책임자는 카일러 부국장입니다.]
순간 눈을 크게 뜬 아마사피 총리였지만 목소리는 그와는 반대로 낮았다.
“그자가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메케인 국장은 관련이 없어요. 그리고 내가 지금 총리께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일을 묻어 두려고 하기 때문만은 아니기에 그런 겁니다.]
“그렇다면...”
[나도 살고 총리께서도 사는 길을 찾자는 얘기입니다.]
수화기를 바로 잡은 아마사피 총리는 가슴이 서늘할 만큼 긴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이 말은 확실히 의외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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