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3화 〉 173화 어렵게 갈 필요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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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내가 이 지경이 되었지...’
사장실에 혼자 있는 무스타파의 마음은 상당히 좋지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봐야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제는 승승장구하던 자신의 인생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겉으로 보면 평소와 다를게 없다고 하지만 속내를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무스타파는 자신 왜 그 자를 건드린 것인지 너무도 후회스러웠다.
‘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리고 싶다. 어떻게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날, 느루카를 후려패고 돌아서는데 뒤에 앉아 있는 이만석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한국에서 온 젊은 사업가에 의뢰 내용대로라면 이미 공포를 집어먹고 자국으로 돌아갔어야 옮았다.
있어서는 안되는 인물이 눈앞에 턱하니 앉아 있으니 이건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그리고 놀랄 일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 후에 자리에서 일어난 그자의 폭행이 정신이 달아날 지경이었다.
거기다 자신의 머리를 질질 끌고 느루카의 앞으로 던져놓더니 패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믿을 수 없는 일에 다시 화를 냈고 어떻게 한 것인지 강한 풍압에 몸을 격타당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모른다. 갑자기 묵직한 뭔가가 복부를 후려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상황에 더 이상 반항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신기하고도 무서운 일을 겪고 어떻게 반항을 한단 말인가.
앞에 서서 공포에 떨고 있는 느루카가 자신을 치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헌데 놀랍게도 느루카는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 후로 미친 듯이 폭력을 가하는 느루카의 행동에 얼마나 충격과 고통을 받았던가.
그렇게 사정없이 후려맞다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만석이 어깨를 잡았다.
만약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폭력을 가했을 것이 뻔했다.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후려 패는데 그게 너무 무서울 정도였다.
무스타파는 그때 이만석에게 살려 달라 애원했다.
이대로 어처구니없게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런 자신에게 이만석은 행동을 보여 봐라고 했다.
그게 무엇인지 처음엔 알 수 없었지만 곧 옆에서 절을 하고 엎드려 있는 느루카를 보곤 조금만 움직여도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쑤셨지만 무스타파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덜덜거리는 다리를 잡고 겨우 무릎을 꿇었다.
그 일이 있은지 제법 시간이 지난 후 무스타파의 생활은 겉으로 달라진 건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상당히 변했다.
무스타파가 보기엔 이만석은 도저히 인간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처음엔 어떻게 들어 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무례를 가한 그를 반드시 처리 하리라 다짐했다.
능력이 되고 힘이 있으니 외국인 사업가 하나 정도는 실종처리로 없애 버릴 수 있다고 보았다.
사람을 시켜서 쥐도 새도 모르 게 죽여 버리고 사막에 던져버리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복수심의 마음도 점점 옅어지게 되었다.
느루카에게 얻어맞아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고 이만석에게 살려 달라 애원을 하고 무릎을 꿇었을 때, 갑자기 바람이 배를 후려치듯 또다시 신기한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옅은 바람이 몸을 훑고 지나간다 싶은 순간 몸에 나있던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고 고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이 일에 무스타파는 경악을 했고 느루카는 다시 바닥에 절을 했다.
자신의 몸에 나있는 상처들이 아물어 갈수록 무스타파는 전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반대로 이런 신기한 일에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모든 상처가 아물고 고통이 사라졌을 때 무스타파는 내려다보고 있는 이만석이 도저히 인간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분명해.’
전혀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게 처 맞고 구토를 하며 코뼈가 아작이 났는데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이 씻은 듯 나아버렸다.
이건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알라신이 존재하고 기적을 부여 했다면 모를까 이게 현실로 가능한 일인가 말이다.
실제로 알라신이 기적을 내렸다 해도 그걸 어찌 믿는다는 말인가.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한 이 시대서 살아가는 무스타파는 현실주의자였다.
당연히 귀신이나 그런 이 능력에 대해서 절대 믿지 않았다.
그 또한 무슬림이라고 하지만 그건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크기에 믿고 따른 것일 뿐이다.
실제적으로 그는 무슬림을 따른다고 할 뿐 무신론자나 마찬가지였다.
헌데 지금 자신에게 일어난 이 일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건 정말로 신의 능력이나 기적, 또는 초능력이라고 해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경험했고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니 믿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당연하게도 무스타파는 이만석에 대해서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 자에 대해서 정체성부터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이떻게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고 이 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는지 대한 것도 믿을 수 없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저 신비로운 것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안에 아무도 무르게 들어온 것도 저것과 관련이 있다면 그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그렇게 그날 무스타파는 이만석에게 굴복했다.
자신에게 벌어진 이 일과 느루카의 행동, 그리고 그가 보여준 신비로운 것들에 의해 패닉에 빠질 정도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무스타파는 다시 한 번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이일과 고통을 안겨준 이만석이 두려웠지만 한 편으론 분노도 느꼈었다.
그래서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는데 그 순간 몸이 뒤틀리는 고통이 전신을 엄습해 왔다.
사지가 뒤틀리고 죽고 싶을 정도로 눈물 콧물을 짜내며 10분간 지옥을 체험한 무스타파는 그 후로 이만석에 대해서 절대 안좋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꿈같던 그 일이 다시금 자신의 몸을 엄습해 오면서 제대로 일깨워 준 것이다.
절대 꿈이 아닌 그 일들은 전부 현실임에 체감한 것이다.
이틀이 지난 후 이만석은 다시 무스타파에게 찾아왔다.
퇴근을 하려 문을 열고 나서려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무스타파는 소파에 앉아 있는 이만석을 보고 그대로 바닥에 발라당 넘어졌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을 보고 무스타파는 마른침을 삼켰다.
“여, 여기엔 어쩐 일이십니까...?”
딴에는 침착하게 말한다고 하지만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 또 다시 사지가 비틀리는 극한의 공포를 경험한 뒤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이 모습이 너무도 소름이 돋았다.
마치 안방을 드나들 듯 다니는 것에 보안이라는 것이 필요가 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앞에 앉으라는 듯 눈짓을 주는 이만석의 행동에 무스타파는 멈칫 하며 서있었다.
안절부절 못 하며 주춤거리다 이만석이 아무런 말이 없자 압박감을 느낀 무스타파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이만석의 눈치가 많이 보였지만 무스타파는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 마냥 앉아서 기다릴 뿐이다.
“담배.”
“예?”
이만석의 말에 순간 반문을 했던 무스타파가 서둘러 품속을 뒤지더니 말보로 꺼내 한 개비를 조심스럽게 네주었다.
그리곤 서둘러 지퍼라이터를 꺼내 입에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후우~!”
폐 깊숙이 들이마셨다가 내쉰 이만석이 무스타파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말 해봐.”
무얼 말 해보라는 것일까.
머리를 굴리며 생각에 들어간 무스타파는 빨리 이만석이 원하는 대답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에게 또 어떤 고통이 뒤따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엉뚱한 대답을 했다가 심기를 건드리면 좋을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다간 사지가 뒤틀리는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절로 오금이 저렸다.
꼴사납게 바닥에 엎어져 눈물짜내며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자. 생각해야 된다. 뭘 말해보라는 거지? 그냥 한 말이 아니야.’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손수건을 꺼내어 닦아낸 무스타파가 열심히 짱돌을 굴렸다.
점점 더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불안해지고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는 무스타파.“
“어떻게 성장했는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무스타파는 순간적으로 이만석이 하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뻔한 질문이었는데 왜 그걸 생각지 못 했던 걸까.
자신을 자책하던 무스타파는 곳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는데 이번엔 손수건으로 닦지 않았다.
무스타파의 양손이 테이블 밑으로 가려진 상태로 덜덜 떨고 있었다.
죄송하다는 말에도 대답이 없는 이만석의 모습에 무스타파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모하메드가 어떻게 성장을 했고 발전을 하였는지 그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을 했다.
“전부다 말해.”
“지, 지금 말씀드리고 있습니다만...”
당황하며 눈치를 보는 무스타파를 보며 이만석이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숨기지 말고 전부다.”
“......”
좋은 쪽으로만 얘기를 했던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했다.
모하메드의 어두운 면부터 시작해 전부 얘기하라는 것 같은데 잠시 망설였던 무스타파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혹시 저에 대해서 뭔가 들은 것이 있으십니까?”
말을 하기 전에 조심스럽게 이만석에게 질문은 던졌다.
하지만 이만석은 별다른 말없이 바라보았다. 무스타파에겐 그건 무언의 대답처럼 느껴졌다.
“지원을 받았습니다.”
떨리는 음성으로 말한 무사타파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현재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한참 화제가 되고 있는 단체이지요...”
아무래도 테러단체로써 화제를 모우고 있는 IS를 말하는 것 같았다.
허나 이만석은 별로 놀라는 표정을 짓거나 하지 않았다.
“역시 알고 계셨나봅니다.”
그로부터 무스타파는 IS에서 어떻게 지원을 받았는지, 그리고 모하메드가 성장하는데 있어 바탕이 되었던 자금의 진실 된 출처에 대해서 들을 수가 있었다.
공식적인 투자처 중에 한 곳인 이라크 펀드회사부터 시작해서 중동의 석유부자를 자처하는 이들까지 그 내막을 보면 그들과 연관되어 있는 이들이었다.
일종의 세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굴리거나 모의 투자회사를 통해서 모하메드 쪽으로 지원이 갔던 것이다.
모의라고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회사들이었다.
“사실 정부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성장 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호?”
“제대로 말하면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중에 내통하고 있는 이들이 뒤를 봐준 것입니다.”
정부에서 일하는 이들중에 그들과 내통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얘기다.
“그리고 아흐마다드가 저렇게 된 것도 다 저희 쪽에서 한 일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아자르에 관해서 하는 얘기인 것 같았다.
무스타파는 자포자기를 한 것인지 자신이 했던 더러운 일들에 대해서 전부다 말했다.
이미 IS와의 관계에 대해서 시인을 했는데 더 무엇을 숨길게 있단 말인가.
그저 자신에게 고통만이 따르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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