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화 〉 172화 또 한번의 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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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가는거요, 형님?”
다음날 이만석이 돌아간다는 말에 춘배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만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이렇게 벌써 돌아간다는 말인가.
그건 춘배 뿐만이 아닌 듯 앞까지 마중을 나온 일행들 모두가 그러했다.
“그래.”
고개를 끄덕이는 이만석의 모습에 춘배는 입맛을 다셨다.
“여기에 와서도 제대로 얼굴을 보지도 못했는데...”
“이왕 여기에 온 거 열심히 해봐. 나중에 제대로 훈련 끝나고 나오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니까.”
모두의 얼굴을 둘러본 이만석이 안영만에게 향했다.
“너만 믿는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만석의 말에 안영만이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아니 형님... 그런 말씀은 저에게 하셔야지요. 등 빨도 있고 딱 봐도 듬직해 보이지 않수?”
안영만에게 애들을 부탁한다는 빛으로 말하니 춘배가 서운하다는 듯 대답했다.
“아서라... 너보단 나지... 절제 되고 침착함은 너보단 내가 더 뛰어나지 않냐?”
티격 되는 두 사람을 보고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모두 수고해라. 여기서의 고생이 나중엔 복으로 돌아온다 생각하고.”
정차 되어 있는 승용차에 오르는 이만석을 보고 뒤에 서있던 일행들이 고개를 숙였다.
뒷문을 닫은 이만석이 고개를 살짝 까닥이자 춘배들도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렇게 유유히 떠나가는 차량을 보면서 이원종이 입맛을 다셨다.
“이제부터 진짜 고생 시작이네.”
오늘 아침에도 심폐지구력을 미친 듯이 향상시켜주는 구보를 하고난 뒤라 몸에 힘이 딸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체력단련부터 시작해서 훈련에 들어갈 텐데 참으로 막막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고생 정도가 아니지... 죽었다고 봐야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는 회색 승용차를 보면서 춘배가말했다.
"불평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그리고 억지로 온 것이 아니라 지원해서 온 거니 이왕 하는거 즐기면 더 좋겠지.“
낮은 목소리로 작게 말한 안영만이 몸을 돌려 그대로 막사 안으로 향했다.
“얼씨구... 누가 하기 싫다고 했나.”
“그래~ 좀 힘들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말한 거지 싫다는 게 아니지. 안 그러냐 꼴통?”
“그, 그렇죠...”
좀 거리를 두고 서있었는데 자신을 콕 집으며 말을 걸자 이름보다는 꼴통이라 불리는 사내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도 들어가자. 조금이라도 쉬어야지.”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는 춘배와 이원종을 따라 나머지 일행들도 하나 둘 몸을 돌렸다.
이미 이만석이 타고 간 승용차는 시아에서 사라졌으니 여기서 더 서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막사 안으로 들어간 가운데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 한 명의 인영이 우두커니 서서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이미 승용차는 떠나고 없었지만 그렇게 가만히 서서 바라보던 인영은 잠시간의 시간이 지난 후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이만석과 지분을 나누고 투자를 받은 후 아흐마다드는 본격적으로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60만 달러에 이어 다시 100만달러의 투자금이 들어오니 다시 회사를 일으켜 세울 자금은 마련 된 것이다.
이미 한번 개척했던 길이고 내전의 상황과 장부를 가지고 사라진 아자르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이지 영업 쪽에서는 선전을 했던 아흐마다드였다.
그러니 자금이 받쳐주지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다시 일어서는 데에는 큰 부담감이 없는 아만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제휴를 맺고 있는 외국의 여행사들과도 다시 활발한 교류를 시작했고 관광객 유치나 해외로 여행 가려는 내국인들의 위한 패키지 상품들까지 예전의 모습으로 느리지만 하나하나 돌아가고 있었다.
거기다 방해 공작이 있을 것으로 보았던 모하메드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아만은 내심 수상하게 여기면서도 한 편으론 안도를 하기도 했다.
마음먹고 방해를 하려고 했다면 상당히 골치께나 썩을 문제였기 때문이다.
또 어떤 더러운 짓거리를 할지 모르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흐마다드 말고도 또 한군데 이만석 덕분에 빛을 보는 곳이 있었다.
전단지부터 시작해서 호텔에 묵고 있는 관광객 손님들을 직접 모셔가는 등 그전엔 하지 못 했던 일들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쇼핑의 거리라 할 수 있는 하르브 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괜찮은 곳이긴 했지만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예전엔 하지 않았던 이벤트까지 펼치니 손님들이 마음에 들어 했고 요즘엔 매출이 평균보다 20%정도 더 늘어났다.
여러 호텔에 있는 손님들 중에 따로 어떤 목적을 위해 찾아온 이들이 있게 마련이고 호객행위를 통해 그들을 데려가는 것도 하나의 일환인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따로 아가씨들을 고용해서 클럽에 배치를 하여 급수를 올렸는데 내전을 통해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 보수가 괜찮고 그저 상대만 잘 해주면 되는 것이라 지원자가 많았다.
손님과의 썸씽은 터치를 하지 않을 테니 거기서 이어지는 인연은 알아서 해라고 했는데 말 그대로 단기 알바와 같은 것이다.
급수만 맞춰서 클럽의 물의 수준만 올리면 되는 것이니 프리하게 가는 것이다.
단 외모는 받쳐줘야 했기에 아무나 채용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몇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아니고 최소 열 명 이상을 써야 하고 일당지급이니 들어가는 돈도 장난이 아닌 것이다.
평균정도는 되었던 클럽에 어느 순간부터 예쁜 이집트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띄게 되자 찾는 이들 사이에서도 단연코 소문이 타게 된다.
거기다 원나잇이나 좋은 썸씽이 있었던 이들은 당연히 다시 찾게 되니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걸 좋게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입에 담배를 물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등받이에 기대고 있는 카무를 향해 양옆에 시립해 있던 사내들 중에 한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 좋게 생각해야 할 게 뭐 있어? 당연히 좋은 일이지.”
호텔에서 대놓고 호객 행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관광객들 중에 밤 문화를 즐기기 원하는 이들이 있게 마련이고 잘 캐치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이곳까지 데려오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이 거절을 하면 분란이 일어나지 않게 물러났고 그래도 낌새가 보이면 좋게 얘기해서 데려갔던 것이다.
만약 물이 좋지가 않으면 다시 돈을 돌려주겠다는 말을 하는 등 클럽 내부의 찍은 사진을 보여줘서 급수를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거기다 주말에 맥주부터 시작해서 쇼타임이나 이벤트를 크게 벌이니 확실히 찾는 손님이나 관광객들의 흥을 돋우게 해주었다.
그렇게 나가는 지출은 들어도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니 길은 보였던 것이다.
“못 볼꼴 다보이고... 지금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긴 했지만...... 이미 엎어진 일 어쩌겠어?”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잡고 재떨이에 타버린 심지를 털어내고 다시 입에 물었다.
“거기다 그분 덕분에 사업장을 하나 더 개장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큰 일이야?”
투랍정권부터 시작해서 치안을 목적으로 마피아를 단속하기 시작한 것이 세상이 바뀌고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정권을 잡게 되었어도 변한 게 없었다.
호텔의 관광객에 접근 하는 것도 사전에 차단당하고 얘기조차 꺼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대화를 통해 모셔오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다는 조건하에서 하는 것이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카무가 직접 후려 패는 등 본보기를 보인 후 부터는 선을 지키고 있었다.
이벤트부터 시작해서 호객행위, 그리고 광고에 손님을 모셔오기 위한 차량까지 구입 하게 된 대에는 전적으로 자금이 필요 했지만 그동안 모아둔 돈이 제법 되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호텔 말고는 나이트를 따로 개장하는 것은 허가부터 시작해 참으로 까다로운 일인데 지금 그것도 통과 된 것이다.
하르브 거리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브록에 지하1층 그리고 지상2층의 건물을 계약하고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래도 그동안 모아 놓은 자금에다 이만석이 내준 투자금 까지 더해서 착수에 들어갔는데 돈은 카무쪽에서 70%정도의 자금이 들어갔지만 지분은 50대50으로 나눠가지기로 합의를 했다.
이만석이 아니었으면 허가도 나지 않았을 뿐더러 좀 사업을 키워보려고 해도 죽치고 앉아 지리적으로 좋다고 해도 클럽 하나만 덩그러니 하고 있는 상황이 영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그래서 부업으로 좀 더러운 짓거리도 하면서 따로 돈을 모우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서 대비를 한 것인데 그게 지금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 카무는 이미 이만석에게 벗어나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제약이 걸려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지가 뒤틀리는 고통과 공포로 인해 자동적으로 심복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나이트의 지분의 반을 이만석이 가지게 되었지만 카무는 전혀 불평불만이 없었다.
실질적으로 모든 지분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미 심복이 되어버린 마당에 뭔가 일을 벌이게 되면 거절 할 용기조차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클럽의 월 매출이 30만이 넘어서고 순이익이 5만달러 조금 더되는 정도였는데 이번달은 매출이 50만은 넘어설 것 같았다.
건물을 매입하고 공사에 들어간 순간부터 카무는 치안을 목적으로 소탕을 당해 일자리를 잃고 심부름센터나 실력은 되는데 놀고 있는 이들 중에 30명 정도를 면접을 통해 고용해 교육을 하고 부지가 싼 곳에 건물을 하나더 매입해서 경호업체도 운영할 생각이었다.
불안한 정국에 돈 좀 있는 상류층은 따로 경호원들을 구하기 마련인데 카무는 거기까지 진출을 할 생각이었고 이만석과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었다.
거기다 아흐마다드와 잘 얘기를 해서 제휴를 맺고 필요 하에 관광객들을 안전하게 경호를 하게 된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나이트를 포함해 클럽과 룸살롱까지 단속으로 인해 지금은 언뜻 암흑기라 할 수가 있었지만 허가가 떨어진 후부터 카무는 이만석과 아마사피 총리 사이에 뭔가 있다고 보았고 그의 능력을 직접 확인한 그에게 있어 그것은 곧 확신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 사업을 선점하게 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고 그동안 꿍쳐두었던 돈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준비도 되어 있는 것이다.
“좀 피해를 봤고 아직도 충격적인 일이긴 하지만 벗어 날 수 없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 최대한 활용을 하고 살아남아야지.”
이만석의 손아귀에서 벗어 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그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렇게 길이 트이게 되었고 보아하니 이만석 또한 아흐마다드 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다른 사업들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거기에 자신이 숟가락을 얹어서 힘 한번 써보자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물장사나 유흥업은 제대로 선점을 하고 기를 받게 된다면 성공은 탄탄대로인 것이다.
거기다 정부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게 된다면 그건 두말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나이트를 개장하는 것에 당국의 허가가 떨어졌을 때 카무의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죽은 애들이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이미 엎어진 일이고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니 더 이상 불평불만 하지 말고 어떻게 더 사업을 크게 이룰까. 번창할까에 초점을 둬. 지금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좀 더러운 일을 많이 하고 했어도 카무는 생각 외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끊는 것은 확실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벗어날 수 없다면 그의 배경 하에서 지원을 받으며 이루고 싶었던 유흥업계의 사업을 키우면 되는 것이다.
이제 클럽 하나에 나이트를 하나 더 꾸리게 되었으니 한 발짝 더 전진을 하게 된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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