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2화 〉 162화 한국인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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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통증은 이게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느루카의 두 눈은 분명히 묘한 웃음을 담고 있었다.
그렇게 눈치를 보고, 무서워하며, 앞에서 설설 기던 놈이 뺨을 때리고 저런 눈빛을 하고 있으니 충격이 찾아오는 건 당연했다.
아까 전에는 그렇게 시선조차 마주치기 힘들어 할 정도로 두려워했던 느루카가 저런 눈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네, 네가 감히 내 뺨을 때려...? 네가 감히...!”
충격을 받았던 얼굴은 곧 붉어지며 분노로 돌변했다.
사나운 일갈을 내뱉으며 노려보는 그 시선에 묘한 희열을 보이던 느루카의 얼굴에 다시금 공포심이 드리워졌다.
“그, 그것이...”
“네가 이러고도 널 좋게 봐줄 줄 알아! 이젠 끝이다. 네깟 놈이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
복받친 화를 참지 못 하고 느루카의 얼굴로 향해 무스타파의 손이 날아들었다.
퍼억!
“어이쿠!”
하지만 느루카의 뺨을 쳐버리기 전에 무스타파의 몸이 강한 격타의 소리와 함께 옆으로 나뒹굴었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옆구리를 만지며 인상을 찡그리던 무스타파가 그제야 분노 속에서 이만석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고개가 돌아간 무스타파의 눈에 자신을 찼을 것이라 생각한 이만석은 의외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헛짓거리 하지 마라.”
폐 깊숙이 흡입을 하고 담배 연기를 내뿜는 이만석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저렇게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이만석이 어떻게 자신을 쳤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무스타파였지만 자신이 한 일을 깨닫고 사과를 하던 느루카 또한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무스타파는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멍한 듯 보였지만 느루카는 신기한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자신의 뺨을 순간적으로 때리려 날아들던 손에 눈을 감으려던 그 순간 풍압 같은 것이 무스타파의 옆구리를 때려버리는 것을 보았다.
응축 된 뭔가가 때렸는데 그 영향이 자신에게는 옅은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고 직격을 당한 무스타파가 바닥을 나뒹구는 모습을 입을 벌리고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럼 계속해야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무스타파를 향해 이만석이 말했다.
“이 개 같은...!”
이만석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던 것도 잠시, 수치심과 분노가 다시금 마음을 지배하며 그대로 몸을 일으켜 달려들었다.
퍼억!
“아악!”
하지만 그 순간 배를 강하게 치는 충격에 무스타파는 다시금 바닥을 뒹굴었다.
“나, 나죽는다...!”
창자가 뒤틀리는 것 같이 강한 충격에 무스타파가 배를 웅켜 잡으며 침을 흘렸다.
'또야...'
그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한 느루카가 자신이 헛것을 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번에도 바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다시금 격타를 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다.
너무도 신기했지만 소름 돋는 관경이 아닐 수 없어 절로 몸이 떨려왔다.
천천히 떨리는 시선으로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는 느루카의 눈엔 별다른 표정 없이 그저 소파에 앉아 기대어 있는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지루해 지려니까... 이제 시작해보자.”
심지가 거의 타들어간 담배를 무스타파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재떨이에 비벼 끈 이만석이 일어나라는 듯 말했다.
“네, 네놈......”
노려보며 작게 중얼거리는 무스타파였지만 이번엔 달려들지 못 했고 그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입 주위엔 침과 함께 그가 내뱉은 토사물로 옷도 더럽혀졌지만 성하지 않은 것은 옷 만이 아니었다.
비틀 거리며 겨우 몸을 일으킨 무스타파가 느루카의 앞으로는 걸음을 옮기지는 않았다.
그 후에 벌어질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쳐.”
하지만 그것에 상관이 없다는 듯 이만석이 한 마디 내뱉었다.
“네, 네?”
마른 침을 삼키며 눈치를 보고 있던 느루카가 이만석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하지만 이어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러워 했는데 이만석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자 움찔 몸을 떨었다.
‘해, 해야한다.’
조금 전의 그 신기한 관경에 아직도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고 그전에 무스타파를 폭행하고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왔던 이미지가 강하게 잡혀 있었다.
무스타파가 무서웠지만 그 충격적인 행동을 보여준 이만석이 지금은 더 무서웠다.
걸음을 때어 무스타파 쪽으로 두 어 걸음 전진 했을 때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에 움찔했다.
하지만 곧 마음을 먹고 다시 걸음을 옮겨 무스타파의 앞으로 향했다.
“넌 결국엔 끝장이다.”
“......”
“내가 용서할 것 같으냐?”
작은 목소리로 자신에게 말하는 무스타파의 사나운 말에 느루카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아예 칼로 살을 도려내주마. 은혜도 모르는 놈...”
눈 속에 담겨 있는 분노는 이 일이 지나가면 정말로 자신을 봐줄 것 같지 않았다.
그런 생각에 느루카는 공포에 질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정말로 죽어 버릴 것 같아서 그런 것이다.
“어떻게 이곳에 들어온 지 모르지만 실력만 믿고 설치는 저 놈도 죽이고 너도 꼭 죽여주마.”
영어로 말하면 알아들을 수 있어 무스타파는 아랍어로 느루카에게 한 말이다.
짜악!
그 순간 무스타파의 얼굴에 다시금 손길이 날아들었다.
옆으로 돌아갔던 무스타파는 이번엔 아까처럼 당황하지 않고 죽일 듯이 느루카를 노려보았다.
짜악!
그 순간 다시금 손이 날아들었다.
“내, 내가 잘 못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느루카의 손이 다시금 날아들었다.
짜악!
“그러니 제발...!”
두려운 눈으로 느루카의 손이 다시 무스타파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짝!
연 속으로 세 대를 맞은 무스타파의 뺨이 상당히 빨개져 있었다.
짝! 짜악!
하지만 고개가 다시 돌아온다 싶으면 느루카는 계속 해서 뺨을 때렸다.
“사장님...”
용서를 구하는 말과는 다르게 느루카의 손으로 뺨을 치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의 얼굴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희열이 뒤섞여 있었고 마치 자신을 노려보지 못 하게 하려는 듯 사정없이 따귀를 날렸다.
짜악!
그렇게 십여 대를 쳤을 때 노려보던 무스타파의 눈에 당혹감이 서렸다.
두어대만 때릴 줄 알았던 느루카가 용서를 구하면서도 오히려 더욱 강하게 자신의 뺨을 쳐대니 그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그마...”
짜악!
그만 쳐라고 말하려 했던 무스타파의 뺨이 다시금 옆으로 돌아갔다.
“그만 하라고!”
결국 다시금 언성이 터져나왔지만 느루카의 손은 멈추지 않고 다시 뺨을 강타했다.
“아악!”
아까보다 더 강하게 뺨을 강타해 결국 무스타파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손으로 뺨을 감싸며 뒤로 물러나는 그 순간에 느루카의 두 눈엔 눈물이 고여 있었고 앞으로 걸어가 이번엔 반대 쪽 뺨을 쳐올렸다.
짜악!
“이 미친 놈......!”
그에 결국 폭발한 무스타파가 다시 느루카에게 달려들었는데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가 옆구리를 강하게 때려 바닥을 나뒹굴었다.
퍼어억! 파악!
그때 느루카가 바닥에 나뒹군 무스타파에게 달려가더니 그대로 사정없이 발길질을 했다.
“죄송하다고 했잖아요.. 예?”
조금 전에 분노를 참지 못 하고 다시금 폭력을 가하려던 무스타파의 행동에 두려움이 극에 달한 느루카의 행동에 변화를 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우웨액!”
웅크린 자세로 발길질을 당하다 복부에 두 어번 더 격타를 당한 무스타파가 그 상태로 바닥에 토사물을 내뱉었다.
하지만 느루카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정없이 배를 차버리고 옆구리를 밟고 정강이를 쳤다.
10여분 이상 그렇게 사정없이 밟고 차버리니 무스타파가 상당히 고통스러운지 몸을 웅키른 채 비명성만 내뱉었다.
“사장님...”
퍽! 퍼어억! 파악!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느루카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발길질을 해되는 그의 모습은 이질적이게 보였다.
복부를 심하게 맞아 장기가 상했는지 무스타파의 입에서 피가 섞여 나왔다.
얼굴은 상당히 좋지가 못 했고 몸을 웅크린 채 고통에 떨고 있었다.
‘주, 죽는다...’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내려다보며 자신을 사정없이 발로 밟고 차고 있는 느루카의 모습에서 느낀 것은 자신의 죽음이었다.
그에 공포를 느낀 무스타파의 시선이 이 일을 막을 수 있는 이만석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영화를 관람 하듯 편안한 자세로 앉아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소름이 돋는 순간 다시금 배에 강타하는 발길에 헛구역질을 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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