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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58화 (158/812)

〈 158화 〉 158화 한국인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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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달아올라 하려던 것을 멈춰 기분을 잡친 무스타파가 소파에 다시 몸을 앉히며 파이프가 아닌 갑을 하나 꺼내어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 코와 입을 통해 내쉬니 그제야 조금 기분이 안정 되는 듯 했다.

“그래... 얘기는 잘 끝냈어?”

“예, 사장님.”

아직도 뺨이 얼얼하긴 했지만 느루카는 대답을 하며 자세를 잡고 서있을 뿐이다.

“그놈이 뭐라고 하더냐?”

“선금으로 이천을 건네주니 웃으면서 잘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말은 없었어?”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하는 무스타파의 눈치를 보면서 느루카가 다시 말을 이었다.

“다리 한 군데 정도는 부러뜨려도 된다 했더니 그러면 제대로 도망 갈 수가 없다고 팔을 부려뜨려 주겠답니다.”

“팔을?”

“예.”

인상을 찡그린 무스타파가 재떨이에 담배를 한 번 털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될 일이지 뭔 다리에서 팔로 변경을 하고 그래. 다리를 분질렀으면 목발을 짚고 돌아 갈 수도 있는 건데 안 그래?”

“예... 맞습니다.”

“나에 대해선 뭐라 말하지 않았어?”

“그게 오랜만에 연락을 하는 것 같아 서운하답니다.”

웃음을 지은 무스타파가 깊숙이 흡입을 하며 걸쭉한 연기를 내뿜었다.

“서운할 게 뭐있나? 지가 안 좋을 때만 서운하다고 하고 지 잘났을 때는 신경쓰지도 않던 놈이.”

한 참 경기가 어려워 건수가 성공 했을 때는 좀 더 쳐줄 수 없냐고 물어보니 그럴 수 없다고 했었다.

자신 말고도 다른 곳도 많으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끊어도 좋다고 말한 저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좀 살만하니까 그딴 헛소리나 내뱉으면 안 되지.”

카무를 생각하며 눈살을 찌푸린 무스타파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기간은 언제까지로 해준다고 했어?”

“일주일 안에 좋은 소식을 전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일주일이라...”

그정도 기간이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 사업가만 사라지면 아흐마다드는 다시 수렁에 빠질 것이고 그러면 속이 아주 시원할 것이었다.

“그래도 카무 그놈은 일처리 하나는 확실하니까 내가 이런 일거리를 맡기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어림도 없지.”

일처리 하나 제대로 못하면 무스타파는 진작에 카무와 연락을 끊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돈만 제대로 쳐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주니 더러운 일을 맡기기엔 아주 제격인 사람이었다.

“그래 수고했다.”

“감사합니다.”

가 봐라는 듯 손을 휘젓는 무스타파가 걸어 나가는 느루카의 등을 보았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나가면 들어오라고 해라.”

“저놈 아닙니까?”

아살랍에게 인상착의를 들은 부하 한명이 눈에 띄는 동양인이 있었는지 입을 열었다.

웨스턴 나일 호텔의 정문이 보니 도로의 갓길에 차를 주차시킨 아살랍은 부하의 말에 눈을 게슴츠레 뜨며 자세히 바라보았다.

정장차림에 호텔 앞에 줄서있는 텍시를 잡고 어디론가 가는데 준수한 외모에 도양인치고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저놈 맞아.”

“따라갈까요?”

운전석에 앉아 있던 사내가 물어보자 아살랍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은 확인만 하는 것으로 돌아가자.”

“그리하지요.”

시야에서 사라지는 택시를 바라보면서 아살랍이 입맛을 다셨다.

이번 일을 성공하면 자신에게 오백달러가 떨어지고 애들한테는 각각 이백달러가 떨어지게 된다.

일을 한 사람한테만 돌아가는 것이라 여기에 없는 이들은 받질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은근히 이런 일에 자신들을 지목해 주길 바라는데 한 번보고 돌아서면 잊어 버릴 정도로 평범한 아랍인의 외모인 아살랍은 카무에게 자주 선택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살랍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로 찾아왔다.

웨스턴 나일 호텔은 여러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보였다.

야경도 그렇고 카이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호텔이니 당연한 일이지도 모른다.

호텔 입구에서 좀 거리를 두고 갓길에 주차를 하여 주시를 하고 있는 아살랍은 부하들에게 일러두고 잠시 눈을 붙였다.

언제 나올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니 이렇게 대기를 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저녁 7시가 지났을까.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뜬 아살랍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과연 호텔을 빠져나와 택시를 잡고 있는 표적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동안 그렇게 지켜보자 곧 택시에 올라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을 빠져나갔다.

“따라 갈가요?”

운전석에 앉아 있던 부하의 말에 아살랍은 고개를 끄덕였다.

갓길을 빠져나와 속력을 내어 택시의 뒤를 따라가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속도를 줄이고 간격을 유지했다.

“어디를 가는 걸까..”

조수석에 타고 있던 사내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이들 중에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분더러 혼잣말이 다분했으니 대답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게 20여분 정도를 달렸을 까.

카이로 나일강을 끼고 도로를 달려 나가 던 택시가 오른쪽으로 유턴을 하더니 비포장도로의 골목으로 들어섰다.

“따라가.”

그 모습에 아살랍이 작게 입을 열었고, 고개를 끄덕인 부하가 택시를 따라 유턴을 해서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택시의 뒤를 따라 나아가던 승용차는 곧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없었는데 앞서 달려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택시가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계산을 끝냈는지 뒷문을 열고 내린 표적이 눈에 들어왔고 잠시 후 택시는 그대로 떠났다.

“잡는 순간 바로 옆으로 와야 한다.”

“알겠습니다.”

운이 좋게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드문 곳이어서 자신이 잡는 순간 서둘러 옆에 차를 세워 태워서 사라지면 될 터였다.

뒷좌석 문을 열고 내린 아살랍과 조수석에 타고 있는 사내는 문을 열고 내려섰고,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자는 가만히 앞만 주시했다.

거리를 두고 조금씩 가다가 잡게 되면 바로 달려가 옆에 차를 세우면 되는 것이다.

신속하게 바로 올라타는 순간 그대로 이 길을 빠져나가면 끝나는 일이다.

천천히 앞서 걸음을 옮기는 이만석을 향해 두 사람은 발소리가 나지 않게 접근을 했다.

주변의 사람들이 있는지, 또 차들이 다니는지를 확인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그렇게 점점 더 거리는 가까워져만 갔다.

드디어 오보 정도의 거리가 되었을 까. 사내가 아살랍을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였고, 손을 상위가 덮고 있는 바지춤 사이로 향했다.

권총 한 자루 정도를 꽂아 둘 수 있게 줄을 연결하고 그 위로 상위로 가렸다.

아직 여름이 채 가시지 않아서 더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순식간에 이만석의 옆으로 붙어선 아살랍이 나란히 걷자 바로 뒤로 사내가 따라 붙었다.

“그대로 걸어.”

옆구리 아래쪽으로 총구를 붙인 사내가 이집트 억양의 영어로 이만석에게 말했다.

“허튼 수작 부리려 하지마라. 그 순간 끝장이니까.”

앞을 바라보며 말하는 아살랍의 말에 이만석은 별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다섯 발자국 정도 걸었을 까 옆으로 승용차 한 대가 속도를 줄이며 멈춰 섰다.

아살랍이 먼저 올라탔고, 그 옆으로 이만석이 따라 탔다.

마지막으로 총구를 옆구리에 겨누었던 사내가 올라타자 차는 그대로 출발을 했다.

양쪽에서 이만석의 팔을 붙잡은 채로 비포장도로를 빠져나가는 그때 아살랍이 이만석을 향해 말했다.

“우리 말만 잘 따르면 죽이지는 않아. 내말...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

이번에도 이만석은 말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속도를 높여 한 참을 달리다 카이로시에서도 조금 떨어진 외각의 허름한 민가쪽으로 향했다.

속도를 줄여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던 차는 곧 허름한 2층 건물 한 채 앞에서 멈춰 섰고 문을 열고 내려섰다.

낡은 나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세 사람은 그대로 2층으로 끌고 올라갔는데 천장엔 거미줄이며 벌레들이 기어가고 있었다.

“여기선 네놈이 어떻게 죽든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 네 시체를 사막의 모래구덩이 속에 파묻고 사라지면 넌 말 그대로 실종자가 되는 거야.”

조금의 거리를 두고 총구를 겨눈 사내의 옆에서 아살랍이 이만석에게 엄포를 놓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이 어느 정도지?”

아무말 하지 않고 바라보는 이만석의 모습에 아살랍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걸 알고 있다. 말해라.”

하지만 이번에도 이만석은 입을 열지 않고 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두툼한 지폐들을 꺼내들었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100달러 짜리였고 얼핏 보아도 500달러는 훨씬 넘어보였다.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우리가 먹고 사는 거야.”

그것을 본 아살랍이 입가에 조소를 지었다.

“자, 그럼 이리로 넘겨.”

손을 앞으로 내밀며 하는 말에 이만석은 오히려 보여주었던 지폐들을 도로 지갑 속에 넣고 품으로 갈무리했다.

“넘기라고 했잖아. 죽고 싶은 거냐?”

옆에 서있던 사내가 총구를 이만석의 이마 쪽으로 향했다.

“내 한마디면 네놈의 이마에 구멍이 뚫리는 거야.”

엄포를 들으며 가만히 바라보던 이만석이 순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웃어?”

그에 아살랍은 물론이고 총구를 겨누었던 사내도 눈살을 찌푸렸다.

“쏴봐.”

“뭐?”

자신이 잘 못 들은 건가 싶어 아살랍이 물어보았다.

하지만 이만석은 입을 열지 않고 총구를 겨누는 사내를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마를 툭툭 건드렸다.

“여기다.”

그리곤 손을 내리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내와 아살랍은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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