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 155화 한국인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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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자들이 왜 우리에게 접근을 했을까요?”
오마르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던 캉둘라가 의문을 표하며 물어보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서울이라고 하면 한국의 수도이고 이집트로 치면 카이로를 포함한 주변 전체를 잡고 있는 마피아라는 뜻이었으니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건 캉둘라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다 그러했다.
“낸들 어찌알아? 다만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는 거지.”
그렇게 말한 아만은 다시 시선을 내려 나머지 두 장도 다 읽어갔다.
진지한 표정으로 남은 두장을 전부 다 읽은 아만이 고개를 들었을 때 모두의 시선이 집중이 되었다.
“확실히 보통의 조직은 아닌가보다.”
내용은 알기 쉽게 적혀 있었는데 일성회가 서울을 포함한 주변지역을 잡고 있다고 앞부분에 적혀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고 나와 있었다.
다른 조직들이 어떻게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 할 정도로 현재 한국 내에서 일성회를 막을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혹시 그들이 우리들을 발판 삼아 나아가려고 하는거 아닐까요?”
사마투바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내며 아만을 바라보았다.
“발판이라...”
문득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되새기며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나라로 눈길을 돌려도 될 곳으로 돌려야지. 그게 제대로 될까?”
캉둘라가 다시 끼어들며 하는 말에 사마투바가 다시 말을 이었다.
“소탕을 한 것 때문에 그렇겠지.”
“맞아. 카이로부터 시작해서 이집트 내의 마피아들은 현재 치안을 빌미로 벌인 소탕작전으로 인해 제대로 힘을 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야.”
잠시 아만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연 사마투바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건 아마사피 총리 또한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진출을 하려할까.”
“거기에 대해서 조금 다른 생각이야.”
그때 오마르가 끼어들며 사마투바의 말에 반박을 했다.
“다른 생각?”
말해보라는 듯 바라보는 사마투바를 향해 오마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알무이즈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모하메드를 보면 알 수 있잖아. 여기에 있는 이들 중에 그들을 급성장시킨 자본이 극단주의자 놈들의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 있어?”
당연히 없었으므로 반박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걸 알고 한 질문이어서 오마르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놈들은 성매매나 유흥업, 그리고 클럽이나 호텔나이트와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건전한 사업으로 시선을 돌렸어. 지역민들의 발전기금을 조성하는 자선사업이나 모스크보수공사, 그리고 관광 사업을 대폭 확장하여 지금은 여행사에 자선사업과 좋은 일을 하는 이미지로 잡혀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야.”
“하지만 그놈들하고 마피아는 목적이 다르잖아.”
사마투바의 말에 오마르가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다르다고 생각지 않아. 극단주의자 놈들은 보면 죽이고 싸우고 발광하며 죽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보이는 놈들이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는 상황이니 결국엔 다른 방법을 사용할거야.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마피아들이 잘 활동하기가 쉬운 게 아니니 결국은 다른 길을 모색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한 정적인 상황에서 전략이 비슷해 질 수도 있는 거지.”
“네 말은 모하메드와 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지려 한 다 이말 아니야.”
“맞아. 난 그렇게 생각이 들어. 사실 그놈들이 모스크에서 알라신을 찾으며 신도들과 기도를 드리는 것도 좋게 보이지가 않아.”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며 선포를 하고 테러를 자행한 후 지역을 장악 후 세를 과시하는 그들의 행태는 같은 무슬림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도 상당히 좋지가 못했다
어느 정도 선은 넘지 말아야 하는데 그들이 보기엔 보는 것만으로도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황이 상당히 눈살이 찌푸려 질 정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맹신하는 것을 넘어 그 자신이 되어버리면 어떤 일이 되는지 잘 보여주는 상황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얘기들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아만은 남은 두 장에 관해서 읽고 있었다.
거기엔 일성회의 내용이 중점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기어져 있었는데 그것을 읽어내려 가는 아만의 표정은 놀랍다는 것과 믿지 못 하겠다는 빛이 다분히 섞여 있었다.
“왜 그 한국인이 위험하다고 했는지 알겠어.”
두 장을 다 읽을 필요도 없이 한 장만 읽어도 이해 할 수가 있었다.
아만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금 그에게 향했지만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고개를 들었을 땐 그는 품에서 다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폐속 깊숙이 들이마셨다가 내쉬며 연기를 길게 내뿜은 아만이 잠시 자신을 바라보는 부하직원들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여기에 있는 내용이 전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어느 정도는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해주마.”
“뭐라고 적혀 있기에 그러는 겁니까?”
일성회의 내용도 충분히 놀라운데 지금 아만의 표정을 보면 그것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해 보이지는 않았다.
“먼저 그 서민준이라고 밝힌 한국인의 직위가 뭔지 알았다.”
“거기에 나와 있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아만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쪽 업계에서는 확실히 유명한 사람이어서 신분을 알아내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고 적혀 있어.”
“그래서 뭐라고 적혀 있는데요?”
캉둘라가 재촉을 하며 입을 열자 아만이 다시 담배를 깊숙이 빨아서 내쉬며 말을 이었다.
“왕자.”
“네?”
“나를 찾아왔던 그 한국인이 일성회에서 왕자로 불린다고 한다.”
왕의 자손이니 뭐니 하는 말을 하는 모습에 모두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바라보자 재차 입을 열었다.
“미래의 일성회라는 한국 마피아조직을 이끌 사람이라고.”
“차기 보스라는 말입니까?”
오마르가 놀란 듯 소리치자 주변에 있던 이들의 얼굴에도 당혹감이 일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하나의 조직을 이끌 차기 보스라는 자가 그렇게 혼자서 돌아 다닌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정도나 되는 조직이라면 이집트로 다른 이들을 보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너희들이 믿기지 않겠지. 특이 오마르 너는.”
아만의 지목에 이만석을 호텔에서 이곳까지 모셔왔던 오마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문투자가나 그런 것을 생각을 했지 이건 생각지도 못한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설마하니 일성회라는 곳이 한국의 마피아고 그 사내가 그곳의 차기 보스라는 것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건 내가 말하는 것 보다 너희들이 직접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말한 아만은 이만석에 환한 두 장의 용지를 오마르에게 넘겨주었다.
그렇게 모두가 그것을 받아들어 돌려 볼 때까지 아만은 별다른 말없이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여기 적혀 있는게 사실입니까?”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말하는 오마르의 표정은 다른 이들도 그대로 짓고 있는 얼굴표정들이었다.
그에 대해서 이미 아만도 예상을 하고 있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전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짓을 보냈을 리는 없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겠지.”
용지에 적혀 있는 내용들은 설명과 함께 거기서 이만석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떠도는 말과 신비성이 있는 것들을 추려서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진지한 표정으로 던지는 오마르의 질문에 아만은 잠시 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내가 너희들에게 물어보자.”
침묵을 지키던 아만이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잠시 동안 생각을 하는 듯 했지만 입을 연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고 더 이상 찡그리거나 눈살을 찌푸리지도 않았다.
“이 중에 한 번 대안이 있으면 말해봐라.”
“네?”
“갑자기 그런 말을 하시면...”
“대안이라니요.”
의문을 표할 뿐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두고 아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다. 요즘 일도 제대로 되지 않고, 아자르가 저지른 범죄 때문에 타격을 크게 입었다. 그놈을 어떻게 잡아 족쳐 죽이려고 해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고 찾을 수도 없으니 말이야. 이미 나라를 떴을지도 모르지. 아니, 떳을거야. 그 정도 큰일를 하고 이 나라에 있다면 그놈은 죽은 목숨이지.”
거기까지 말한 아만이 다시 담배 한 개비를 더 꺼내 입에 물었다.
줄담배를 피는 그의 모습을 보면 좀 과하지 않나 생각도 들겠지만 여기서 그것을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 지분을 팔아서라도 어떻게 이 회사를 꾸려나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네?”
“그 서민준이라는 한국인한테 말입니까?”
고개를 가로저은 아만이 재떨이에 한 번 털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빌린 돈 이자만 갚는 대만도 빠듯한 대 이렇게 해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없어. 우리 쪽에 진짜 남은 것이라고 이젠 별게 없어. 지분을 팔아서라도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지. 이대로 가다간 돈만 까먹고 사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데 다시 한 번 또 구조조정을 해야 할 판이야.”
한 때는 관광업계에서 잘나가는 아흐마다드 였지만 그것은 옛 영광일 뿐이었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치고 올라간 여행사들 중에 눈에 띄는 곳이 바로 모하메드 였고 지금도 무난하게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거기다 그쪽으로 이직을 한 직원들마저 생겨서 더 그러한지도 모른다.
그쪽으로 리스트가 넘어갔을 것이라 확신은 하는데 증거가 없었다.
말 그대로 상황이 암울 할 뿐이었다.
아만이 오마르를 포함해 모두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런 와중에 드디어 우리 쪽으로 투자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처음 제시한 게 빚을 갚게 해주겠다는 거야. 통 크게 이십 만 달러를 내 눈앞에 들이미는데 기분이 어땠을 꺼 같아?”
누구보다 회사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만 이었다.
아버지가 힘들게 일구어 놓은 것을 팔아서 그 자본으로 일으켜 세운 회사가 바로 이 아흐마다드였다.
“솔직히 그때는 지분을 넘기라는 게 기분이 좋지가 않았지만 현실을 봐야지. 지분을 내놓아도 과연 이렇게 부실해진 상황에서 갚을 얼마나 처 줄지 자신이 없어. 그런데 그쪽에서 빚을 갚으라며 이십 만을 내놓겠다고 했고, 지분의 반을 넘기는데 육십 만을 준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지 이차로 다시 백만을 끌어오겠다고 하는데 지금 내가 어떤 심정일 것 같아 보여?”
오마르를 포함해 모두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말에서 아만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울분이 적절히 묻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표정은 처음 용지를 읽을 때처럼 변화는 없었지만 그 목소리에서 아자르가 저지른 일에 대해 묻어나는 분함은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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