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 150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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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랍 대통령이 물러나고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대행을 맡으면서 여러 가지 달라진 것이 많았다.
일단 투랍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정책들 중에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게 받았던 것들은 줄줄이 재검토를 받게 되었고 여당인 무슬림국민당에서도 국회상정을 하여 올릴 법안들도 새로 재검토 하여 폭넓은 의견과 토론을 통해서 알아보겠다는 말을 전했다.
타흐리르 광장엔 하루가 멀다 하고 시민들이 몰려와 시위를 하며 치안대와 대치를 하던 상황도 지금에 이르러선 예전의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아갔다.
투랍 대통령이 물러난 만큼 네년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단연코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당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높았다.
그가 보여주었던 소신 있는 모습이나 죽을 위험해서도 살아남은 놀라운 모습, 그리고 국민들이 반한은 정책은 대행을 맡으면서 반발을 무시하고 줄줄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미 대세는 그에게 기울었고 아무리 반발을 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해도 균형추가 기울어진 지금 리자 아마사피 총리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투랍 대통령이 물러난 후 이집트의 상황은 제2의 아랍의 봄이 또다시 꽃을 피우게 됐다며 국민들은 기분이 들떠있었다.
이로써 다시 한 번 세계에 아랍이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자스민 혁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해주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슬슬 가볼까.”
총리신분으로 대행을 맡아 국정을 이끌어가다 보니 리자 아마사피는 하루하루를 참으로 바쁘게 지나갔다.
이젠 총리로써가 아닌 완전히 나라의 대표로써 여러 나라의 정상들을 만나기도 했고 얘기도 많이 나누었다.
현재 이집트가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교류가 활발한 나라들 간에 외교적 문제가 야기되지 않게 꼼꼼히 챙겼던 것이다.
이집트의 현 상황에 대해서 전혀 불안한 것이 아닌 새롭게 도약 할 수 있는 비전 있는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려 많이 노력해왔다.
총리집무실이 대행을 맡아 일을 시작 한 후부터는 대통령집무실과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당연히 집무실을 옮기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으니 여기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대소사를 두루 살피는 것이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난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걸어 놓았던 상의를 찾아 입었다.
보통 때는 11시에 집무실을 나설 때가 많았지만 오늘은 1시간 정도 빠른 퇴근을 하게 된 것이다.
총리 일을 할 때보다 일의 양이 배나 늘고 어떨 때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 하는 날도 있었지만 일할 의욕이 넘치고 미래가 보이는 상황에서 피곤하다거나 그런 것을 전혀 느낄 새도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당선이 되면 궁에서의 생활이 시작되겠지?’
지금은 이렇게 출 퇴근을 하는 대 시간이 좀 걸리지만 대통령궁으로 거처가 옮겨지게 되는 순간부터는 그런 수고를 덜 수가 있게 된다.
자신에게 이런 미래가 펼쳐지게 되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친우였던 투랍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결국 갈라서게 되었고 정치사에 위기도 찾아오게 되었다.
허나 그런 위험 속에서도 목숨을 보전했고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다 자네덕분이야."
넥타이를 바로 매면서 리자 아마사피총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습니까?”
“그렇지. 자네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내가 거기서 목숨을 보전하여 이 자리에 오게 되었겠......”
말을 하다말고 순간 리자 아마사피 총리의 몸이 그대로 경직 되듯 멈추었다.
순간적으로 들려온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대답을 했지만 그대로 소름이 돋으며 몸이 경직 된 것이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리자 아마사피 총리의 몸이 천천히 돌아갔다.
“자, 자네는...?”
그리곤 그대로 경악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었던 집무실 책상 앞에 익숙한 얼굴을 한 사내 한 명이 이쪽을 바라보고 서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입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여는 그 사내는 분명히 리자 아사피 총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그냥 알고 있는 선을 넘어 지금으로썬 질대로 잊을 수 없는 얼굴이기도 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고, 이 자리에까지 올라서게 만들어준 인물.
“서민준...?”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말하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통화도 하고 얘기를 많이 나누기는 했지만 이곳에 다시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긴 하네요.”
무례해 보일 수도 있는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입을 여는 이만석의 모습을 다른 이가 보았다면 언성을 높였을 것이었다.
총리의 신분만 해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지금은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대행이라는 막중한 일을 하고 있었다.
한 나라의 정상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이만석의 행동은 무례한 것을 넘어 걸고 넘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전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고, 그저 이만석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란 듯 보였다.
“자네... 이곳엔 언제 온 것인가?”
“오늘 도착했습니다.”
손목시계를 확인한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시간을 보니 공항을 나선지 채 1시간도 지나지 않는 시간이네요.”
“아니 그렇다면 곧장 이곳으로 왔다는 얘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에 묵었던 호텔에 잠시 들렀다가 여기로 온 거니까 말이죠.”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해가 가질 않아. 호텔에 들렀다가 어떻게 이곳으로 올 수가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엔 누구도 함부로...”
괴리감이 있어 보이는 이만석의 말에 다시 의문을 표하듯 말을 이어가던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곧 자신이 망각했던 사실을 떠올리고는 말을 멈추었다.
“그러고 보면 자네라면 가능하겠구만.”
그리곤 이내 수긍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단번에 의문을 넘어 불신을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 상대가 이만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이만석에 대한 비밀은 조금은 알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저택을 급습한 테러사건에서 목숨을 건지면서 보았던 그의 능력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총알이 마치 투명한 막에 막힌 것처럼 튕겨나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던 것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눈 깜짝 할 사이에 집무실에 나타났던 이만석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나 깜짝 놀라 심장마비가 일어나도 이상 할 게 없는 일을 겪기도 했다.
그것 외에도 현 상황을 즐기면서 기다리면 된다던 말을 하고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누구도 믿지 못 할 일들의 연속이었다.
마술 이상의 기적의 힘이라 생각 되는 그의 능력에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진실로 그를 향해 인간이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런 일들이 이었으니 금세 이만석이 한 말에 대해서 수긍을 한 것이다.
퇴근을 하려던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그것을 미루고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다시 이곳에 온다고 했지만 같이 올 줄 알았지 이렇게 혼자서 턱하니 먼저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 했었다.
오랜만에 이만석과의 만남이라 리자 아마사피는 처음 당황했던 것과 놀랐던 것도 잠시 대화를 하는 대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얘기가 이어질 질수록 웃음을 짓기도 하고, 때론 씁쓸한 미소를 짓기도 하는데 그간에 여러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하메드가 죽음에 관해선 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지. 그에 대해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고 국민들도 석연치 않아하는 상황이니 더 그러네.”
모하메드 국장의 죽음은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결론을 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죽음은 확실히 조사되지 않은 상태로 종결을 내리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이 커졌던 것이다.
그에 대해선 리자 아마사피는 이만석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내막을 알게 되었을 땐 참으로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자신이 죽지 않았다면 모하메드는 살았을 테고 이만석의 도움으로 거기서 목숨을 부지 할 수 있게 되자 그 타깃이 옮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주도한 것인 다른 누구도 아닌, CIA라는 것에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심각성을 크게 느꼈다.
만약 이 사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다면 그건 크나큰 문제를 외교문제를 넘어 우방을 자처하는 서방국들 에서도 비난을 면치 못 할게 자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집트의 상황이 총리대행으로 국정이 운영되고 있고 상황이 그렇게 안정적이지 많은 않아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대로는 묻어 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직접 알아보았네.”
도대체 투랍 대통령의 일에 개입해서 자국 내에서 일을 벌이고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노력했다.
일단 윗선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뭔가 해보려고 해도 할 수가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이 있습니까?”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은 리자 아마사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상황이 그리 좋지 많은 않아. 일을 망치고 엔더슨 마저 그리 됐으니 그들 입장에선 완벽히 중간자들을 차단해버렸어.”
엔더슨이 실종이 되고 난 후부터 나중에 있을 일에 관해서 걱정이 된 것인지 흔적들을 싹다 파기하고 지워버린 것처럼 찾을 수 있는 게 없었다.
거기다 모하메드 국강이 죽고 정보국을 새로 손을 봐야 했기에 부족한점이 제법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네.”
웃음을 지은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서 하나의 사진을 꺼내서 다시 돌아와 이만석에게 건네주었다.
거기엔 50대 중후 반으로 보이는 정갈한 인상의 백인남자의 모습이었다.
“알아 낼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알아보았지, 그리고 7 년전에 방글라데시에서 국정혼란이 야기 되어 시위가 일어난 후 얼마 되지 않아 정권교체가 이뤄지려다 테러범의 피살로 흐지부지 된 적이 있었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테러범과 나라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말이었지만 결국은 시위대의 탄압과 공권력 강화를 통한 제갈 물리기 였지.”
거기까지 말한 리자 아마사피가 진중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왜 방글라데시의 사례를 거론 하는지 아는가?”
“CIA가 그쪽에 개입되어 있었다는 겁니까.”
“아직 정황이 드러난 게 아니었지만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 중에 한 명이 바로 자네가 처리한 엔더슨이었어. 그리고 엔더슨을 그리로 보낸 사람이 바로 카일러였네.”
이만석은 카일러라는 사람이 이 사진속의 인물이라는 걸 알았다.
“찰스 카일러. 이자는 지금 CIA의 부국장이라네. 그때는 카일러 이자가 일을 주도하진 않았겠지만 이집트에서 일어난 현 일련의 사태가 그때와 비슷했다는 점과 엔더슨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과 그를 그곳으로 보낸 사람이 현 CIA의 부국장에 올라있다는 소리지.”
거기까지 말한 리자 아마사피가 다시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그걸 알아낸 것만 해도 행운이 따랐다고 할 수밖에 없네. 이번 일에 카일러가 주도하지 않았을지. 아니면 그 보다 더 윗선이 있는지 밝혀진 건 없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은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이야. 신중하게 더 알아보아야 할 필요성이 깊어 보여. CIA 국장인 더글라스가 과연 내막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고 깊이 개입되어 있는지, 아니면 카일러가 따로 일을 꾸몄던 것인지 말이네.”
참으로 복잡한 일이었고 그걸 알아내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흥미로운 얘기네요..”
리자 아마사피의 얘기를 전부 들은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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