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 134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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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후 강의를 끝내고 기분 좋게 주차장으로 향했던 지나는 갑자기 막아서는 두 사람의 인영으로 인해 좋았던 기분이 사그라졌다.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
학교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스포츠카의 운전석 문을 열려다말고 지나는 갑자기 나타난 두 사내를 보았던 것이다.
거기다 목소리는 절제 되어있어 묘한 서리가 서려 있는 것만 같았다.
“아버지가 보낸 건가요?”
“......”
갑작스럽게 앞을 막아서는 사내들을 보며 질문을 던졌지만 두 사람에게선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로 지나는 이 두 사람이 어디서 온 것인지 듣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정말로 보낼 줄은...’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지나는 아버지의 말을 듣기는 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학교나 공적인 일 말고는 외출을 금지한다는 걸 말이다.
그 말을 그저 한 귀로 듣고 흘렸던 지나였지만 갑자기 나타난 두 사내의 등장에 아침에 엄포를 놓았던 아버지의 말이 사실임에 드러났다.
“그래서 지금 절 막겠다는 거예요?”
가시가 돋친 말로 물어오는 지나의 말에 정면에 서있던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집이 아닌 곳에 향할 때는 곧장 경호팀장님에게 연락을 드린 후 그 후의 지시를 받은 후예야 가실 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보부 산하에 있는 경호팀이 움직인 듯 보였다.
이들 한 명 한 명이 보통의 실력이 아님을 알고 있는 지나는 더욱더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도 아버지에게 말했고, 당신들이 날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요.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겠다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예요.”
“우리들은 아가씨의 신변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저가 없는 음성으로 대답하는 사내의 모습은 질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흥...”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는 그대로 문을 열어 차에 타려던 그때 우악스러운 손길이 반쯤 열렸던 문을 다시금 닫아 버렸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죠?!”
“안 됩니다.”
사납게 노려보는 지나의 시선에도 두 사람은 석상처럼 가만히 지키고 서있었다.
무례하게 차에 타지 못하게 막는 행동도 화를 나게 했지만 무엇보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7시에 이만석과 만나기로 했던 약속도 깨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지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가지 않으면 이대로 계속 막아서겠다는 말이군요.”
“......”
말은 없었지만 무언의 긍정임에 대분해 보였다.
그에 폰을 꺼내든 지나는 갑자기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입을 열었다.
“아버지 지금 뭐하고 계세요?”
[회장님께서는 지금 회의에 들어가셨습니다만... 무슨 일 있으십니까?]
수행비서 김태수는 10년동안 일하면서 지나도 자주 보았던 사람이라 거리감이 없었다.
아버지를 따라 집까지 온 적도 여러 번이라 편하게 전화를 걸 수 있을 정도였다.
“큰 일은 아니에요.”
그리곤 전화를 끊은 지나가 두 사내를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앞장서요.”
전화를 끝내자마자 갑자기 앞장을 서라는 말에 의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말입니까?”
“당신들 차 끌고 왔을 거 아니에요. 내가 아버지에게 가겠다고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두 사람이 데려다 주면 되겠네요.”
지나의 말대로 검은색 소나타를 타고 오기는 했다.
“뭐해요? 앞장서지 않고.”
뭐라 말하지 못 하고 서있는 두 사람을 향해 지나가 재촉하듯 말했다.
동행했던 수행원들을 모두 보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50층에 올라갔다.
그리곤 다시 특별 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70층으로 향했다.
“회장님께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수행원들과 임원들, 그리고 경호원들까지 물러나고 이제 두 사람만 남게 되었을 때 김태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에게 얘기 하지 않은 게 있던가?”
“회사일이 아닙니다.”
의문을 표했던 정석환 회장은 이어서 하는 말에 짐작가는 것이 있는지 바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지나 얘기겠군.”
“예, 회장님.”
“말 해봐.”
“회장님께서 업무를 보고 계실 동안 아가씨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회장님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서 말을 전해드렸더니 별거 아니라며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무엇 때문에 전화를 건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그 뒤로 별다른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정석환 회장의 모습에 김태수는 눈치만 보았다.
그렇게 70층에 도착해서 곧장 회장실로 향해 수행비서 김태수도 물리고 안에는 정석환 회장 혼자서 들어갔다.
“이곳에 왔을 줄 알았다.”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는 지나를 보면서 정석환 회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하고 얘기 좀 해요.”
“그럴까.”
천천히 걸음을 옮겨 소파에 몸을 앉힌 정석환 회장이 따라 앉는 지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곳에 찾아왔다면 볼일이 있어서 왔을 테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더냐.”
“저 지금 아버지하고 농담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말한 지나가 똑바로 바라보면서 따지듯 물었다.
“그 사람들 보내요.”
“사람들이라니...”
“아버지가 붙인 경호원들 말이에요.”
“음...”
작은 숨소리를 내며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정석환 회장이 낮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안 된다.”
“아버지!”
“경호원들을 물리면 오늘이 됐든 내일이 됐든 또 서민준이를 만나러 갈 거 아니냐.”
“정말 이러실 거예요?”
“네가 고집을 꺾지 않으면 이렇게라도 해야지.”
잠시 동안 정석환 회장을 노려보던 지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아버지가 이렇게 나온다고 포기하지 않아요.”
그리곤 인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서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정석환 회장도 딸이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에 전혀 기분이 편치가 않아다.
1층으로 내려오니 이곳으로 자신을 데려왔던 경호원들이 금세 다시 옆에 붙어 섰다.
“집으로 가요.”
“집으로 말입니까?”
표정이 좋지가 않아 무슨 사단이 나지 않을까 싶어 가슴을 조리 던 두 사람은 다행히 지나가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에 속으로 안도를 했다.
순순히 주차장으로 향해 차에 올라타는 지나의 모습에 지금만큼은 조용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안심했다.
그렇게 한 참을 도로를 달리다 말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사내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명이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지나에겐 별 말이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조금 전의 무리한 행동을 사과를 해야 마음이 편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 참을 달리다 건널목 신호에 맞춰 잠시 정차 되어 있을 때 순간 적으로 뒷문이 열렸다.
“미안해요.”
순간 당황한 사내들이 어떻게 할 사이도 없이 그 한 마디만 남기고 지나는 그대로 도망치듯 달려갔다.
그에 조주석의 문이 열리며 사내가 나서 지나의 뒤를 쫒았는데 거리는 금세 가까워졌고 잡힐 것만 같았다.
“사람 살려!”
그때 갑자기 달리다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소리치는데 순식간에 주변의 시선이 몰렸다.
“저 사람이 절 납치하려해요!”
지나를 쫒아가던 사내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그 자리에 멈춰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다시 달려 나가는 지나를 쫒으려 했지만 보는 시선이 많아 이대로 잡으러 달려간다면 정말로 해코지를 하려 그러는 사람으로 오해 할 수 있어 그러질 못했다.
도망가는 지나를 쫒아 달려가면 정말로 납치범과 같이 나쁜 사람으로 시인하는 모습처럼 보일게 뻔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경호원으로써 운동을 하고 떡 대도 좋아 위압감을 풍겨 외모 또한 자신의 편이 아니었다.
벌써부터 시민들 중에 경찰에 신고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난처하기만 했다.
“왕두가 이쪽을 주시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흥미로운 표정으로 챵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있던 이만석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이쪽으로 움직일 것 같나?”
“주시는 하고 있지만 시찰을 핑계로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보고는 꾸준히 올리고 있고 큰 사고 없이 운영을 하고 있으니 지금 같은 시국에선 그래도 좋게 보는 것 같기는 합니다.”
야마구찌회가 당한 것은 삼합회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기는 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몰라도 한국에서의 둘의 세력은 삼합회가 더 우리를 점하고 있기는 했지만 야마구찌회가 작다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순식간에 야마구찌회가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였으니 충격을 받지 않는 게 이상했다.
그동안 왜 한국 내에서 조폭들이 제대로 크기 못했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한 번 물리게 되자 순식간에 밀어붙여 압수수색부터 시작해 초토화 시키는 모습은 가히 놀랄만한 일이다.
“왜 그렇게 주시를 하고 있는 것 같나.”
이만석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챵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처음 왕두가 이곳에 방문했을 때 주인님에 대해서 인상이 깊었던 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말씀 더 올린다면 일성회의 행보 때문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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