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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33화 (133/812)

〈 133화 〉 133화 마음

* * *

“왔냐, 곰팅아.”

한 달 동안 합숙에 들어가 이집트에 가기 전 기본적인 준비를 하기에 앞서 춘배는 세면도구를 포함해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사놓은 것을 챙기느라 강원도에서 온 이원종이나 안영만보다 회사 지하주차장의 집합 장소에 늦게 도착했다.

선발대 300명중에 먼저 출발한 100명을 추려서 두 팀으로 나눠 한 달간 합숙에 들어가는데 1팀은 과천에 자리 잡은 합숙소 건물에 들어가 집중적인 체력관리와 거기서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을 기르게 되고 2팀은 서울에서 출국부터 시작해서 이집트의 문화방식과 생활방식, 그 외에도 언어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교육에 들어간다.

이원종과 안영만, 그리고 춘배는 1팀에 속해있기 때문에 같이 합숙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네 험악한 낯짝을 보게 되니 기분 좋았던 것도 가라앉으려고 한다, 야...”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이원종을 보며 춘배가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받아쳤다.

“곰팅아... 아무리 내가 인상이 험악해도 넌 그런 말을 하면 안 돼. 같은 과이면서 말이야.”

“그래도 나는 곰 상이라 여자들한테 한 번식 귀엽다는 말을 듣는 몸이다. 누구와는 다르거든 흐흐흐...”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곰상을 연상케 하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부심있게 말했다.

“귀엽기는 무슨 맹수가 우리에서 탈출 했다며 소리치면서 달아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겠지.”

춘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핀잔을 늘어놓는 이원종의 말에 주변에 서있던 애들이 작지만 귀에 들릴 정도의 목소리가 큭큭대며 웃었다.

"우, 웃지마!“

순간 쪽팔림을 느낀 춘배가 주변을 둘러보며 엄포를 놓아보지만 웃음은 가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뭘 가방에 뭘 싸왔기에 그렇게 빵빵한겁니까?”

주변을 둘러보며 무섭게 눈을 불알이던 춘배는 터질 것 같이 빵빵한 부피를 자랑하는 배낭을 보고 궁금함을 드러내는 안영만의 질문에 이때다 싶어 화제를 돌렸다.

“아, 이거 말이우? 거 우리가 간다는 그곳이 산속의 오지라고 들어서 준비를 철저히 해서 들고 온거요. 그 뭐냐 거기서 입을 옷 기지들 하고 세면도구, 그리고 산속이니까 당연히 음료수가 없을 테니 그것도 싸가지고 왔고, 짬짬이 시간 내서 공부하려고 기초영어책이랑 그리고 믹서기도 챙겨왔수다.”

“믹서기? 그건 왜 가져 온 거냐?”

이원종이 의아한 듯 바라보며 하는 말에 춘배가 뭘 모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자고로 산속의 오지에 가면 나무나 풀 숲을 뒤져 보면 먹거리들을 찾을 수 있거든... 특히 내가 딸기를 사가지고 적절량의 꿀과 설탕을 넣어서 갈아 마셔봤는데 그게 또 기가 막히더란 말이지. 당연히 산속이니 산딸기도 있을 테니까 천연 회복주스를 만들어 주려고 이몸이 챙겼다는 거 아니냐.”

“아.. 그런거야?”

그에 이원종이 감탄하듯 바라보자 춘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산속으로 합숙을 떠나는 건데 준비는 철저히 해야지. 슈퍼도 없고 산속인데 음료수와 같이 먹을 거리나 그런 것들은 준비가 철저히 되 있어야 한다 이 말이야. 그리고...”

춘배가 소주잔을 잡는 모양을 만들더니 두어번 넘기는 제스처를 취했다.

“요게 또 필수 아니겠냐? 흐흐흐...”

“야~ 미련한 곰팅인줄만 알았는데 대단하네? 난 준비 못했는데...”

“그래서 네가 나한테 안 된다는 것이다, 이눔아...”

분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원종과 그런 모습을 거만하게 바라보는 춘배를 보면서 안영만이 입을 열었다.

“원종이 너도 그렇고 춘배씨도 못 들었습니까?”

“뭘 말이요?”

“뭐가?”

갑가기 끼어다는 안연만을 보며 두 사람의 시선이 모아졌다.

“산속 오지라고 하지만 큰형님이 주관하고 밀어주는 것 만큼 이미 거기에 대해서 준비를 철저히 해놨다고 합니다.”

“무슨 준비 말하는 거요?”

“옷부터 시작해 먹 거리나 간식도 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이 캠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어서 지어진지 오래 되지 않아 편의시설 또한 구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위쪽에서 확실히 신경을 쓴 거죠.”

“그게 사실이냐?”

이원종이 놀랍다는 듯 질문을 던지자 안영만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넌 전에 형님이 말할 때 뭐라고 들은 거야? 그리고 주변을 둘러봐라. 애들이 어떻게 준비를 하고 왔는지.”

안영만의 말에 이원종은 물론이고 춘배도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았다.

그러자 춘배 처럼 배낭에 빵빵하게 챙겨온 사람은 한 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차림부터 시작해서 세면도구 등 몇 가지 개인물품만 챙겼을 것 같은 작은 가방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그런 이원종과 춘배를 두고 작게 웃고 있는 이들이 듬성듬성 보여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머, 뭐 그래도 곰팅이에 비하면 나 정도는 무난하니까.”

묵직하지만 춘배만틈 배낭에 빵빵하게 챙겨오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고개를 돌리면서 중얼거리는 이원종의 말에 춘배의 얼굴이 뻘겋게 달아 올랐다.

“우, 웃지마!”

다시금 춘배의 입에서 음성이 터져 나왔다.

“조금은 허전하네.”

스타킹을 신고 깔끔하게 정장스커트 차림으로 갈아입은 후 옷매무세를 바로하며 말했다.

“정 보고 싶으면 다시 불러 줄 수 있는데.”

샤워를 하고 나와서 수건을 목에 두른 채로 침대에 걸터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는 이만석의 말에 차이링이 웃음을 지었다.

“당신이 다시 호출을 하면 이 허전함은 사라지겠지만 분위기가 암울해져서 그것도 곤란해서 안 되겠어.”

피식 웃음을 짓는 이만석의 모습을 보면 역시나 농으로 던 진 것으로 보였다.

이만석은 그날 자신 앞에서 꼭 가겠다며 보내는 살기마저 힘겹게 견디던 춘배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도 합숙에 들어가면서 챙겨 갈 거라며 이것저것 수첩에 적더라니까. 준비를 하는 대도 빠듯하다고.”

“필요한 건 다 준비되어 있을 텐데. 말해주지 않았던가.”

이만석의 혼 잣말에 차이링이 다시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기분이 좋아 보이고 열정적이어서 그냥 놔뒀어. 그렇게 떠나기 전 준비와 설렘이 여행의 묘미잖아. 그리고 귀엽기도 하고.”

“이 말을 들었으면 그 녀석 좋아 죽었겠군.”

“무슨 말이야?”

궁금한 듯 물어오는 차이링의 말에 이만석이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전에 인천공항에서 돌아 올 때 나보고 그러더라. 그래도 자신은 곰상이라 은근히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듣는 다고.”

“덩치가 크고 위압감을 풍겨서 그렇지 그래도 나름 귀엽게 생겼지 않아?”

재밌다는 듯 농을 던지는 차이링을 향해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그러면 그런 거겠지.”

곰상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조금 어이없기도 해서 핀잔을 주었지만 만약 이 자리에 춘배가 있었다면 아주 콧대가 올라갔을 것이다.

거기다 스스로 선녀라 부르고 일성회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차이링이 한 말이라 어쩌면 생각 했던 것 보다 더할지도 모른다.

“지금쯤이면 이제 슬슬 출발하려나.”

춘배의 얘기가 나오게 되니 자연스럽게 합숙을 떠나게 된 이들에 대해서 떠올린 차이링이었다.

“대단하네...”

그날 오후 강의가 끝나고 카페에서 혼자만의 조용한 티타임을 가지고 있던 지나는 따로 알아본 이만석에 대한 것들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일성회가 어떤 조직인지,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서민준이 아닌 또 하나의 서민준에 대해 떠도는 소문이나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놀랄만한 일들이었다.

보고 있으면 정말로 믿기지가 않는 것도 적혀 있었다.

아버지가 왜 자신보고 위험하다고 그랬는지, 난처한 기색을 보여 왔는지 확실히 알 것만 같았다.

‘이상하게 첫 느낌부터 대하는 게 좀 어려웠던 것이 이 때문이었나?’

알 수 없는 자신감과 가볍지 않은 분위기,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이끄는 모습까지 이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이게 정말로 사실일까.’

특히 지나는 대호방파에서 이만석이 벌인 일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본 이만석은 짓궂은 면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차분해보이면서도 매너 또한 있는 남자였다.

그런 이만석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지나에겐 와 닿지가 않았다.

마약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이만석에 대해서 무섭게 볼 수 있는 상황들이 다분했는데 지나는 놀라거나 감탄은 할 지언 정 이만석을 두렵게 보거나 그런 점은 하나도 없어보였다.

“내가 상처받게 될 거라니...”

그날 나이트에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경고를 해오던 이만석의 말은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았다.

‘민준씨는 아직 나에 대해서 잘 모르나 봐요.’

자신을 좋아하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이만석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란이라는 여자 친구 또한 스스럼없이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을 했는데 그 정도면 확실히 앞일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나는 자신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나 당신이 여자 친구 있다는 거 신경 쓰지 않아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게 되면 그땐......’

아버지에게 말 한 것처럼 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설렌다.

지나는 이걸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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