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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25화 (125/812)

〈 125화 〉 125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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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방파의 개편이 마무리가 되고 안정기에 접어들 때쯤 일성회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도 일대를 완전히 영향력아래에 놓게 된다.

권호식의 명성과 젊은 혈기로 뭉쳐 무서울 것이 없던 대호방파는 대전을 넘어 다른 지방에도 이름이 자자했던 조직이니만큼 일성회 밑으로 완전히 들어선 순간부터 기류가 바뀌게 된 것이다.

특히 권호식 만큼은 아니지만 일명 눈깔로 통했던 강두민의 잔혹성 덕분에 그 또한 무시하지 못 할 정도였는데 그 두사람이 한 장소에서 손도 제대로 못 써보고 당했다는 것은 두고두고 화자 될 이야기임에 분명했다.

점박이라 불리는 박만우는 대호방파를 총괄하던 자로써 머리가 빠릿빠릿한 인물이었다.

싸움이나 명성은 같은 이인자의 반열에 올랐던 강두민과 비교 할 수는 없는 처지였지만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 쪽에서 타월한 기지를 발휘해 권호식이 심복으로 아끼던 부하였다.

아무래도 대호방파가 부딪치고 현장업무 특화된 조직 이다보니 머리 쪽으로 빠릿 한 인물이 많지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대호방파가 자금관리나 권호식의 비자금이 들키지 않고 지금까지 조용히 잘 이끌어오게 된 것도 점박이 박만우의 능력이 없잖아 있었다.

권호식과 강두민이 사라지고 일인자로 올라선 박만우는 조직을 개편하는데 집중을 했고 그것이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안정기에 차츰차츰 접어들어 갔다.

권호식과 강두민이 사라져 대호방파의 힘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인재를 좋아하는 권호식이 직접 발로 뛰어 스카웃 해온 인물들을 추려보면 여전히 무시하지 못 할 조직이었다,.

전국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이들 중에 강두민 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조직에 들어가면 특별대우를 받을 만큼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 있었다.

걔 중엔 권호식이 당하고 떠난 이들도 있었지만 비자금을 이용해 크게 회포를 풀고 회유를 통해 최대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떠나지 않은 이들도 제법 되었다.

일성회라는 이름 석 자가 머리에 제대로 박혀버린 상황에서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해도 어떻게 복수를 하거나 대항할지 갈피가 서지 않아 이대로 눌러 앉은 이들도 없잖아 있기도 했다.

권호식마져 이렇게 당했는데 그 보다 못한 조직에 들어가 봤자 이제 충청도를 완전히 영향력아래에 넣게 된 일성회를 당할 수 있기나 할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거기다 박만우가 보너스도 주고 제대로 대우를 해주겠다고 말하니 자리를 잡지 못 하고 떠나는 것 보다 능력 것 대우를 받으며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유횩이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산의 종진파의 얘기도 들어서 마음 한 켠을 더욱더 무겁게 만든 건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충청도가 그렇게 완전히 일성회로 기울어가기 시작할 때 진영회와 연동파 또한 빠르게 화합과 통합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달에 두 번 모임도 가지고 도박장이나 밀수품관리, 그리고 유흥주점관리 등 각자의 지역만이 아닌 하나의 체계를 갖추어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각자의 지역이 아닌 강원도 전체가 살 수 있는 시장형성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서로를 헐뜯고 경쟁하며 쏟아 붇던 자금과 그 사이에서 암채같이 이익을 챙기던 악덕업자들까지 정리하고 투자할 여유자금이 생기게 되니 그건 당연히 발전을 하는데 있어 좋은 일이었다.

쓸데없이 이권다툼에 집중하던 여력을 사업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아주 마음을 먹었수.”

“네 모습을 보니 아주 크게 먹었나보다.”

피식 웃음은 지은 이만석이 품에서 담배갑을 꺼내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춘배는 두 눈을 불알이며 이만석을 진지한 눈빛으로 똑바로 바라보았다.

“눈알 튀어나오겠다, 좀 풀어라.”

“내가 오늘 정말로 마음먹고 형님에게 말씀을 드리는거란 말이우.”

“그게 뭔데?”

“시치미 때지 마시고 저번에 내가 한 번 얘기 했잖소.”

“이집트 말이로군.”

이제야 알았다는 듯 중얼거린 이만석이 깊이 한 모금 폐 깊숙이 빨았다가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불가.”

“아니 왜 내가 안 된다는 말이우!”

이만석의 대답이 나오기가 무섭게 춘배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넌 차이링을 보좌해야한다.”

“그건 나 말고도 다른 애들 많이 있잖수? 형님... 이제 이 한국에서 누가 누님을 건드릴 수 있단 말이요? 그리고 내가 옆에서 지켜봤는데 누님이 누굴 잡아먹으면 먹었지 당할 분이 아니란 걸 확실히 깨달았수다.”

옆에서 보좌역활을 하며 따라다니면서 지켜본 춘배가 내린 결론은 차이링은 여우가 아닌 암사자였다.

과감한 결단력이나 냉정한 성격, 그리고 사람을 부리는 능력까지, 보좌역으로 붙어 있던게 아니라 그녀의 치마폭 아래에서 놀아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부산으로 내려가 종진파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등골이 다 서늘할 지경이었다.

박종진과 관련된 싹은 싸그리 지워버리는 그 잔혹성은 주변을 압도하여 도끼파를 부산 제일로 끌어올리는데 전혀 부족하지가 않았다.

“형님에게는 누님이 그저 선녀같이 어여쁘고 가녀리게 보이겠지만 내가본 누님은 전혀 그런것... 아니 내말은 그러니까 괜찮다는 말이우.”

순간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춘배가 바로 말을 바꾸며 말을 마무리했다.

다행이 이만석은 그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짧게 줄어버린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충청도는 일성회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고 부산 또한 도끼파가 아주 제대로 해주고 있지 않수? 그러니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고 나도 아주 크게 생각하고, 고심하고, 마음먹고 결정을 내렸다 이 말이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춘배의 시선에 이만석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영어 할 줄 알아?”

“예?”

“거기 가서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 닫고 있을래.”

“여, 영어 정도야 지금부터 배워 가면 못 할 것이...”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했는지 말끝을 흐리는 춘배였다.

“네 마음이 어떤지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라.”

“형님!”

순간 자리에서 일어난 춘배가 소파를 뒤로 밀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내가 형님만 보고 이렇게 일어섰단 말이우. 여기서 주저앉게 되면 삶의 목적이 사라진단 말이오... 저를 데려가지 않을 생각이면 형님이 이 자리에서 절 죽여주시오!”

“죽여달라고?”

“그렇수!”

똑바로 올려다보는 춘배의 시선에 가만히 바라보던 이만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생각해봐.”

“다시 생각해도 내 마음은 똑같수.”

아무리 봐도 춘배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다.

“하는 수 없군.”

그에 작게 한 숨을 내쉰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가 무릎을 꿇고 있는 춘배의 옆에 섰다.

“네가 부탁한 일이다.”

자신도 데려가겠는 말로 생각했던 춘배는 자신의 곁으로 다가와 이어서 하는 말에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허헙!”

그리고 이어서 강한 살기와 압박이 몸을 옥죄는 순간 간담이 서늘해지며 강한 공포감이 몸을 지배했다.

“후회하지마.”

춘배는 느낄 수가 있었다.

이만석의 손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숨통이 턱하니 막힐 정도로 강대한 살기와 공포가 몸을 지배하는 순간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이런 공포심을 처음 느껴보는 춘배였지만 그러함에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무릎 꿇고 있었다.

몸이 부르르 떨리고 턱을 따라 식은땀이 흘러 떨어지는데도 춘배는 힘겹게 공포심을 이겨내려 했다.

“허어억!”

그러다 순식간에 자신을 옥죄던 살기가 사라지고 숨통이 트이자 춘배의 몸이 축 처지며 입에선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슴이 부풀어 오르며 크게 호흡을 고르는 춘배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이만석이 몸을 돌렸다.

“가서 멍청하게 죽지나마라.”

그리곤 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춘배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잠시 동안 그 상태로 호흡을 고르며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낸 춘배가 탁자에 손을 짚은 채 겨우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번엔 형님혼자 보내지 않겠수.”

저번엔 어쩔 수 없이 이만석 혼자 보내야했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

그를 따르기로 했으니 지옥의 불구덩이로 들어가도 함께 가겠다는 게 춘배의 생각이었다.

“후들거리는 게 멈추질 않네.”

잠시 문 쪽을 응시하던 춘배는 아직도 자신의 두 다리가 떨리고 있는 것을 손으로 짚어 진정시키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눈빛만으로 기선을 제압한 것일까. 춘배는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참으로 무시무시한 경험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쌍욕이나 험한 말로 상대를 기죽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세만으로 자신을 제압해 버린 것이다.

“후후후...”

순간 춘배의 입에서 실성한 사람같이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역시 형님은 대단하시우...”

강남 서초구에 자리 잡은 세진그룹은 부지를 매입해 70층의 본사건물을 중점으로 전자부문 사옥과 주화생명 등, 2000년대 초에 들어서 1조 이상의 비용을 들여 세진타운을 건설했다.

국내에서 제일가는 비즈니스타운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며 빌딩 내 상주하고 있는 인원만 해도 1만 5000명은 훌쩍 넘어가, 처음 완공되어 입주하기 시작 했을 때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기 충분했다.

국내의 제일가는 글로벌기업을 자처하는 세진은 본사이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 빠르게 부지를 매입하는 등 굴지의 대기업의 면모를 과시하며 꿈에서도 입사하여 다니고픈 기업의 본사로 완공되고 몇 년동안 1등에 올라서 자리는 내어주지 않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매출 200조를 달성한 세진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이제 당당히 이름을 과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써 발돋움했다.

특히 전자부문에서 강세를 들어내어 가전제품을 설렵하고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전략팀을 꾸려 따로 가동시켰을 만큼 돌아가는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준비된 세진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특히 60대 초반의 정석환 회장이 회장직에 올라 모든 것을 배워라는 처음에 한 말은 아직도 화자 될 정도였다.

반도체의 집중적인 투자로 인해 괴도기에 오르기 시작한 후부터 전자부문에도 투자개발 및 해외 부지 매입과 지역답사와 현지 공장을 설립해 지역민의 생활에 융화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가동하여 가전제품 부문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그 후로 방송과 지역봉사활동을 통해 브랜드 노출과 마케팅에 집중 투자하며 친근하면서도 가족적인 이미지로 다가가 한 발 더 깊숙이 가정으로 파고들어갔던 것이다.

현지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복지와 혜택을 주어 자사의 제품을 언제든 거부감 없이 구입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로인해 주변 지인들에게 입소문이타 홍보효과도 거두는 모습을 보였다.

성공한 기업들의 사업을 배우고 마케팅을 실현시키는 등 정석환 회장은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드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성공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세계를 돌아보며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방향을 모두다 알아보고 공부를 하는 등 제자리에서 안주하면 안 되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배워나간다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강조하듯 말을 했다.

매출 200조에 달성했을 때 연말 축하의 자리에서 정석환 회장은 성공 할수록 돌아가야 하며 1등이라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고 인재들을 키워 진보된 사고방식과 기회를 주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최고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정석환 회장의 전투적인 리더십이 어쩌면 지금의 세진그룹을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카리스마 있는 정석환 회장이라도 한 명의 존재 앞에서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누가 이 모습을 보게 된다면 믿지 않을 것이었다.

“약혼식을 하지 않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말 그대로에요. 현호씨와 얘기도 나누었어요.”

“이미 얘기를 나누었다고?”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 정석환 회장을 바라보며 지나가 다시 똑바로 입을 열었다.

“이미 마음먹었고 현호씨 또한 그러하겠다고 했어요. 그러니 이번에 계획되어 있는 약혼식은 없던 일로 했으면 해요.”

“도대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 애비는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그 전까진 현호를 좋게 보며 그 사람이면 약혼식을 넘어 결혼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던 지나여서 달라진 딸의 모습에 정석환 회장은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많이 놀랐을 거라는 거 이해해요. 하지만 전 정식으로 사귄 건 아니지만 현호씨와의 연인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동안 세진을 이끌면서 많을 일들이 있었던 정석환 회장이었지만 이런 일로 당황하는 건 그의 생전에 처음이었다.

“다시 생각해 볼 수 없겠느냐?”

“죄송해요, 아버지.”

놀랍게도 사정을 하는 정석환 회장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놀라 까무러칠 것이었다.

리더십을 발휘하며 세진을 이만큼 성장시켜온 정석환 회장이었지만 40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얻은 늦둥이의 딸아이인 지나를 끔찍이 아꼈다.

그런 딸아이가 저런 말을 하니 화를 낼 수도 없고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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