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 112화 질서
* * *
노크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하나 둘 테이블에 가지고 온 안주들과 맥주, 그리고 양주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길다란 테이블은 생각이상으로 넓고 컸지만 들어오는 음식들이 하나 둘 놓여지고 나니 그렇게 넓어 보이지 않는 현상을 연출해냈다.
둘이서 먹기엔 과한 양이라 생각 될 정도로 많았는데, 과일안주만 봐도 아무리 대자로 변경했지만 보기만 해도 5명이서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양임을 알 수 있었다.
시원한 얼음물 양동이에 담겨있는 맥주들과 척 봐도 차가운 김이서린 아이스 잔, 그리고 발렌타인30년산에 로얄살루트 21년산, 젝다니엘 17년산이 놓였는데 거기에 추가로 이만석이 시키지 않은 조니워커 30년산도 자리했다.
채소볶음요리부터 시작해서 소고기 구이 요리에 탕 요리까지 술 안주를 넘어 한상 차려졌다고 해도 될 정도로 테이블을 가득 채우며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서리가 자리해 있는 아이스 맥주잔 말고도 작은 크기의 위스키 잔에서부터 얼음을 뛰어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잔까지 여러종류의 술잔 또한 가지런히 세팅이 완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잔에 담을 수 있게 조각 얼음들이 담긴 통을 끝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올린 후 룸을 빠져나갔다.
특히 처음 주문을 받았던 웨이터의 표정은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것이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서도 이만석의 눈치를 보는게 그대로 다 드러날 정도였다.
“서비스가 과한 거 같은데...”
테이블에 한상 가득 차려져 있는 술과 안주들을 보면서 내뱉은 이만석의 소감이었다.
그건 그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지나또한 상당히 당혹스러운 듯 테이블에 차려져 있는 안주들과 술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게요... 이렇게 주면 남는 게 있으려나.”
일반적인 대자를 넘어 가득 담겨있는 과일안주만 해도 둘이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판에 나머지 안주들도 곱빼기 이상으로 나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맥주 세병 추가에다... 시키지도 않은 양주까지 한 병 추가되었군요.”
안주들은 그렇다고 쳐도 맥주에 양주는 좋게 생각하기가 그랬다.
넓게 봐서 맥주까지는 그런대로 넘어 간다 쳐도 30년산 조니워커는 확실히 물어봐야 할 대목이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이만석은 망설이지 않고 호출 벨을 눌렀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채 몇 분이 지나기도 전에 담당 웨이터가 노크를 하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안주들이 푸짐하게 나온 건 그렇다고 처도 여기 조니워커 30년산은 어떻게 된 겁니까?”
차분하면서도 낮은 목소리의 이만석의 질문에 웨이터가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것이...”
눈치를 보며 망설이는 듯 하던 웨이터가 똑바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이만석의 시선에 마른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지배인님의 말씀을 따른 겁니다.”
“지배인?”
“예... 여기에 추가된 맥주나 양주 모두 지배인님이 서비스로 넣어드리라고 했습니다.”
“무슨 행사라도 하는 건가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나가 재차 질문을 해오자 웨이터가 난처한 음성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비스를 더 드리려 하고 있기는 한데... 거기까지는 제 소견이 아니라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직접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보다 못 한 이만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지나가 같이 가려는 듯 따라 일어나려했다.
“금방 올 테니까, 여기서 쉬고 계세요.”
뭐라고 입을 열려던 지나는 곧 입가에 작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자리에 몸을 앉혔다.
“알겠어요.”
룸을 나선 이만석은 웨이터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2층 안쪽에 마련되어 있는 집무실까지 향했는데 노크를 하기도 전에 물리 열리며 주민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마치 이만석이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문이 열리며 황송해 하는 얼굴로 맞이했다.
그 모습에 웨이터가 적잖이 당황해하며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옆으로 비켜서며 정중히 초대하는 모습에 이만석은 별말 없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서 일봐.”
짧게 말하고 그대로 문을 닫아버리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있었다.
“커피라도 한잔 드시겠습니까?”
“그건 됐고... 안주에 대해서 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예?”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던 주민관이 곧 실수를 깨닫고는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혹시 서비스가 마음이 드시지 않는 것인지...?”
자신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에 이만석은 이 남자가 자신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저렇게 눈치를 보며 쩔쩔 맬 수가 있겠는가.
‘일성회가 관리하는 곳인가 보군.’
잠시 눈 앞에 있는 이 남자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던 이만석은 곧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특별히 할 말 있어서 온건 아니고. 서비스는 만족하니까. 나한테 그리 신경써주지 않아도 됩니다.”
“아닙니다...! 제가 맡게 된 가게에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신경써주지 않아도 된다니요! 부족한 것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제가 직접 지시를 해서 준비하겠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그러는지 알고 있으니까 소란피울 거 없습니다.”
말을 끝낸 이만석이 가볍게 팔을 뻗어 주민관의 어깨를 힘주어 잡아주었다.
“열심히 하다보면 그쪽에 돌아오는 게 있을 테니까 이런 일에 힘 빼지 마시고 가게 번창하는 데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웃음을 지은 채 격려차원해서 양쪽 어깨를 힘주어 잡아주며 기운을 복 돋아준 이만석이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갔다.
‘눈도장은 찍은 건가?’
잠시 동안 이만석이 나간 곳을 바라보던 주민관이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
이만석은 일성회의 후계자로 올라서 있는 사람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대 회장으로 올라설 것이고 정인철 회장이 직접 밀어주는 사람인만큼 가지는 실권과 영향력 또한 대단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분이 직접 어깨를 다독여주며 격려를 하는데 솔직히 이게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았다.
일성회에 들어가 악착같이 일해서 힘들게 지배인으로 올라선 그에게 있어 특히 더 그러했다.
일성회가 어디 일개 조직도 아니고 서울을 넘어 경기도, 그리고 충청도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단한 힘을 과시하는 이쪽업계의 대부다.
어디 그 뿐인가.
이젠 강원도에서 힘 좀 있다는 진영회나 연동파 또한 일성회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니 그 위세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야마구찌회가 무너지고 삼합회가 눈치를 보고 있는 이때에 일성회의 길은 탄탄대로나 마찬가지였다.
쫙 빠진 고속도로를 터준 사람이 이만석이고 스스로의 힘으로 강원도를 석권하여 일성회 내부의 분위기로 압도시키고 당당히 후계자의 자리를 굳히며 황태자로 올라선 상황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을 갑자기 겪게 되면 이게 현실로 와 닿지가 않는다는데 딱 그 짝이었다.
‘그래 맞다... 내가 열심히 하면 분명히 돌아오는 게 있을 거야. 다른 누구도 아닌 화장님이 되실 분이 한 말씀이니 의심할 필요가 없어.’
눈도장을 찍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이젠 확신으로 바뀌어갔다.
‘삐끼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나다. 이깟 업소 하나 키우지 못 할 것도 없지.’
자신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사회생활은 라인이다. 능력이 있어도 줄을 타지 못해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지. 그런 면에서 보면 민준님은 누구보다도 확실한 분이다. 제대로 된 라인하나만 잘 타고가도 인생이 꽃 필 수가 있는 거야.’
먼저 눈에 들려면 성과를 내야 하고 그러려면 열심히 자신이 관리하게 된 이 가게를 번창시켜야 했다.
오랜만에 머리회전이 빨리 돌아가기 시작하는 주민관은 몸을 돌리더니 업무를 보는 책상의 의자에 몸을 앉혔다.
과한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려 왔던 이만석의 작은 격려가 40줄에 접어든 주민관의 인생에 새로운 목표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일은 잘 해결했어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이만석을 보며 지나가 기분 좋게 맞아주었다.
“네, 알아보니 정말로 서비스더군요.”
“그래요?”
“나쁜 쪽은 아니니까 안심해도 됩니다.”
고개를 끄덕인 지나는 그래도 조금 걸리긴 했지만 더 이상 그에 대해서 물어보지는 않았다.
직접 찾아가서 알아보고 왔으니 저 말이 사실일 것이라 생각했다.
“다녀오느라 수고했어요.”
발레타인 병을 집어든 지나가 마개를 열더니 조심스럽게 잔에 따라주었다.
병을 넘겨받은 이만석이 지나의 잔에도 따라주었다.
가볍게 잔을 살짝 부딪친 후 두 사람은 한 번에 잔을 비워버렸다.
지나가 젓가락으로 먹음직스럽게 썰어져 있는 딸기 조각 하나를 집어먹는 사이 이만석 또한 채소볶음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둘이서 오붓하게 한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민준씨는 어때요?”
“저 또한 나쁠 거 없죠. 집안 배경이나 이런 거 다 제외하고 지나씨만 놓고 본다고 해도 같이 술 먹자고 권유하면 거절 할 남자 없을 겁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물론입니다.”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던 지나가 발렝타인 병을 들더니 앞에 놓여 있는 작은 잔에 다시 따라주었다.
“민준씨도 의외로 그런 말을 할 줄 아시네요.”
어떻게 보면 아부성 칭찬 같지만 그 말을 한 상대가 이만석이라는 것에 지나는 새삼스럽다는 듯 말했다.
예의는 물론이고 매너도 있는 사람 같지만 갈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모습이나 마음을 차분히 유지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차가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동안 자신을 두고 입에 발린 칭찬이나 마음을 얻어 보려 노력했던 남자들을 많이 봐온 지나 여서 이만석이 그런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누군지 알고도 당당히 신경 쓰지 않고 행동하는 모습만 봐도 확실히 다르다는걸 알 수가 있다.
그런 이만석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놀랍기도 하고 은근히 좋기도 했다.
“저도 한잔 따라줘요.”
아까와 마찬가지로 넘겨받은 이만석이 지나의 빈 잔에도 다시 양주를 따라주었다.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 한 번에 비워버렸다.
“양주는 이렇게 급하게 먹으면 안 되는데...”
귀엽게 웃으며 말한 지나가 과일안주를 하나 집어먹으며 입을 열었다.
“민준씨, 저 취하면 책임져 줄 수 있어요?”
어떤 생각으로 갑자기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발칙한 말을 하며 바라보는 지나에게 이만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내가 책임질 겁니다.”
“어떤 식으로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말을 이으며 바라보는 그녀.
이번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팔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이만석이 지나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설마하니 이런 행동은 할 줄을 몰랐던지라 순간 지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안겨있었다.
“걱정하지 말고 먹어요. 당신 몸에 누구도 손대게 하지 못하게 할 테니까.”
그리곤 발렌타인 병을 들어 자신의 잔과 지나의 빈 잔을 채워주었다.
그때까지도 안겨있던 지나는 겨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안고 있을 거예요...”
“불편해요?”
어깨를 감싸고 안겨 있는 상태라 말하는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그때문일까 다시 말이 이어가지 못 하는 지나를 보며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감싸고 있던 팔을 풀어주었다.
“그렇게 긴장 할 것 없습니다. 장난을 조금 친 것 뿐 이니까.”
“누, 누가 긴장했다고 그래요.”
당황한 모습을 숨기려고 그러는 것인지 앞에 있는 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워버렸다.
연달아 30도가 넘어서는 양주를 세 잔을 빠르게 비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지나의 뺨은 은은한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노래 한곡 불러 줄 수 있어요?”
조금은 서먹해진 이런 분위기를 떨치려는 것일까.
지나는 이만석을 바라보며 노래 한 곡을 불러달라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고 있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이 번호를 누르더니 마이크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다.
이만석이 신청한 음악은 발라드로 조용한 분위기와 사랑에 관한 가사가 애달픈 그런 노래였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이만석의 음악을 들으며 서서히 감성에 젖어갔다.
음역 대에 상관없이 적절한 바이브레이션이 가미된 목청은 참으로 듣기 좋았고 부르는 음악에 담겨있는 애환의 느낌도 제대로 묻어 나왔다.
이만석은 원래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
그래서 음치에다 안 좋은 기억들 때문에 노래방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 이만석은 전혀 음치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잘 불렀다.
‘도대체 이 남자 뭘까...’
감미로운 목소리에 취하며 음악에 젖어들어 가 던 지나는 당황했던 마음은 어느새 떨쳐내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와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이 이어질수록 묘한 기분을 느꼈다.
누가 이런 느낌을 사랑이냐고 물어본다면 지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 할 수가 있다.
누군가를 갑자기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믿지도 않거니와 살아온 환경덕분에 그리 중요하게도 여기지 않았다.
헌데 이만석과 함께하면서 즐겁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며 묘한 기분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런 스타일의 남자는 처음이라서 그런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느낌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잘 부르시네요.”
음악이 끝나고 마이크를 내려놓는 이만석을 향해 지나가 박수를 쳐주며 웃었다.
조금은 서먹했던 분위기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니 두 사람은 이것저것 얘기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빈 맥주병도 늘어갔고 발렌타인 말고도 조니워커를 포함한 다른 양주들 또한 한 두잔씩 마시며 즐겼다.
“우리 나가요.”
취기가 제법 오른 듯 보이는 지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만석의 팔을 잡고 이끌었다.
룸을 나선 두 사람이 향한 곳은 빵빵한 음악과 조명이 비추는 무대였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청춘을 불태우는 이들이 북적대고 있었고 스테이지엔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즐기고 있었다.
그중엔 부비부비 대며 낯 뜨거운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적잖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스테이지로 향한 지나가 즐거운 듯 웃음을 지으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이만석 또한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춤을 췄다.
마주본 상태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추는 상태에서 천천히 앞으로 접근한 지나가 이만석의 품에 안길 것처럼 가까워졌다.
닿을 듯 말듯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추다 자연스럽게 몸을 돌리는데 어느새 이만석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끌어안는 자세가 되었다.
등을 내주고 안겨진 상태로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추던 지나의 팔이 위로 올라가 목을 어루만졌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얼굴이 가까워지니 자연스럽게 동작은 흐느적거리듯 느려졌고 이만석의 입술이 그녀의 귀를 살짝 물었다.
부비부비대는 동작을 넘어 야릇해 보이기도 한 상황에서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위로 올라가 그녀의 가슴어리에 닿았다.
지나는 전혀 몸을 빼지 않고 반대로 고개를 반쯤 돌린 상태로 이만석을 응시하며 몸을 맡기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