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 104화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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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나타난 두 사람으로 인에 다른 이들은 이 두사람이 누구인지 관찰에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현호를 보고 오빠라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가고 그런 하란이라고 말하며 받아주는 두 사람을 보아 보통의 사이가 아님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란이의 외모가 빠지는 것이 아니었는지라 170에 가까운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 지나와 비교하도 전혀 꿀릴 것이 없는 외모였다.
거기다 그녀 옆에 서있는 자신을 서민준이라 소개한 남자의 외모 또한 전혀 현호에 비해 부족하지 않았다.
서민준이라니는 이름은 이미 전화를 통해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이름조차 모른다면 그를 어떻게 초대명단에 넣을 수가 있단 말인가.
“안 그래도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게되어 반갑습니다.”
이 남자가 하란이의 남자친구임을 알게 된 현호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면서 기분좋게 대했다.
“현호씨, 이분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소개시켜주지 않겠어요?”
그때 지나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는데 사실 저 두 사람이 궁금한 것은 지나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이들은 물론이고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야겠군요.”
주변을 바라보니 지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또한 궁금해 하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인 현호가 먼저 하란이부터 소개했다.
“여기에 있는 이 숙녀 분은 윤하란으로 저와 어렸을 때부터 가깝게 지내던 동생입니다.”
“윤하란이라고해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말하는 하란이를 보고 모두가 호기심을 드러냈다.
“하란이의 할아버지가 아래무도 도움을 받았던 윤민석 변호사님이라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윤민석이라는 이름이 거론 되자 여기저기서 수군 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명망 있는 변호사로써 이름을 드높였던 것도 있지만 바로 그 분의 아들이 현재 한국민당의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써 지지도를 올리고 있는 윤정호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재계인사 들만 초대한 이 자리에서 설마하니 정치계의 거물의 여식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던지라 여기저기서 수군 되었다.
지나는 몰랐던 현호의 가족사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인데 설마하니 이 여자가 윤정호 의원의 딸이라는 것에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차기 대권주자로써 틀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 윤정호 의원이어서 더 그러했는지 모른다.
“윤정호 의원님의 따님이셨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정지나라고해요.”
“하란이라고해요. 저야말로 만나서 반가워요.”
먼저 인사를 건네 오는 지나에게 하란이 또한 다시 자신을 소개하며 응해주었다.
“옆에 분은 누구신지 소개해주시겠어요?”
똑바로 올려다보며 자신감 있게 질문을 던지는 지나의 시선이 이만석에게 고정되었다.
다른 이들 또한 윤정호 의원의 딸인 하란이라는 이 여인과 나란히 서있는 사내의 내력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정도의 내력 있는 집안의 여식이라면 옆에 서있는 서민준이라 소개한 이 남자또한 보통의 집안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까 말한 것 같이 서민준이라 합니다. 혹시 이름 말고 다른 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 질문이라면 아쉽게도 그에 대해선 별로 말할 게 없는 것 같군요.”
“말할게 없는 것 같다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알려드릴 수 있나요?”
갑자기 치고나온 지나 덕분에 말을 잠시 멈추게 된 현호였지만 이만석에 대해 궁금한 것은 그 또한 사실이었으니 흥미를 가지고 잠시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방금 전에 말한 것 그대로입니다. 앞에 서 계시는 현호씨나 여기 있는 하란이 처럼 대단한 내력이 있는 집안의 자식도 아니고 이분들처럼 사업가도 아니란 말이죠.”
“그럼 어떻게 이곳에 초대를 받게 되었나요?”
그래도 뭔가 하나 있지 않으까 싶어 바라보는 이들의 속마음을 긁어주는 거 같이 지나가 다시 재차 질문을 던졌다.
“아가씨께서는 참으로 당찬 성격이신 것 같습니다.”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잠시 고개를 돌려 현호를 힐끔 바라 보곤 다시 지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제가 초대를 받은 이유는 여기에 있는 하란이의 남자친구이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만...”
“남자친구요?”
“예... 앞에 계시는 현호씨가 아무래도 하란이를 오빠 동생으로써 가깝게 지내던 사이라 저에 대해서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순간 지나의 얼굴이 현호에게 돌아갔다.
저 말이 사실이냐는 듯 물어보는 시선에 순간 현호는 적잖이 당황했다.
‘이런 식으로 치고 나올 줄은...‘
지나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하며 자신의 입으로 그걸 공표하게 만드는 이만석의 뜻밖의 행동에 현호은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건 현호 뿐 만이 아니라 하란이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뺨을 살짝 붉히고 있는 것이 현호와는 조금은 다른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맞습니다. 제가 하란이를 초대하면서 저분도 같이 초대를 한 것이죠.”
“능력 좋으시네요... 이런 미인 분을 여자 친구로 맞으시고.”
“그렇습니까?”
이만석을 두고 부러움의 시선을 간직한 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 중엔 몇 몇은 저 말이 사실인지 의구심을 지우지 않은 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렇게 인사를 주고받은 후 대화를 다시 이어나가는데 이만석은 별달리 나서는 것 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는 식으로 해서 지켜보았다.
시간이 자나면서 하나 둘 자리를 떠나가고 현호가 하란이와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한 쪽에서 와인이 따라져 있는 잔을 돌리고 있는 호텔직원에게 다가가 새로운 잔으로 교체한 이만석이 편안한 표정으로 한 모금 맛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의 인영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신경 쓰이지 않나요?”
“뭐가 말입니까.”
“저렇게 현호씨와 웃고 떠들고 있는 하란이라 소개한 저 여자 분이요.”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냈고 오랜만에 만남을 가지는 것이니 이해를 해야겠죠.”
“한 가지 알려드려요?”
다시 한 모금 마신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지나를 바라보았다.
“깊이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내가 봐온 현호씨가 저렇게 기분 좋은 웃음을 짓는 것은 처음 봤어요.”
“저 분이 하란이에게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애깁니까?”
“멀리 나가셨네요. 전 거기까지 생각하고 말한 게 아닌데.”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말한 지나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그럴 수다 있겠다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쪽은 어떤가요.”
“저 친구가 하란이에게 엉뚱한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무슨 뜻이죠?”
“그건 그쪽이 알아서 생각해보시길...”
그리곤 이만석은 걸음을 옮겨 다시 하란이의 옆으로 다가갔다.
현호와 얘기를 하다말고 옆으로 다가온 이만석은 기분 좋게 맞이하는 하란이와 옆에 나란히 서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그 자리서서 바라보던 지나는 서민준이라는 남자에 대해서 흥미가 돋았다.
‘저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누구도 자신이 누군지 알면 쉽게 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진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 중에 한 곳이었고 세계에서도 세진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인지도는 물론이고 브랜드 가치 또한 30위권에 들 정도로 대단한 회사였다.
반도체와 가전제품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며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중국과 세계 각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많은 노동자와 사원을 두고 있는 것은 물론 작년엔 연 매출 200조를 넘기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스마트폰에서도 초기의 빠른 대처와 마케팅, 그리고 집중적인 투자로 인해 세계에서 잘 팔리는 스마트폰 세종 중에 한 종이 세진전자일 정도였다.
그런 세진그룹의 총수일가의 막내딸인 자신을 두고 조심스러워 하거나 어떻게 연줄을 대보려 노력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저렇게 나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현호씨를 이어 두 번째인가...’
그러고 보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일 수 있었다.
하지만 현호가 자신을 엮으려는 집안의 문제로 상당히 껄끄러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면 저 남자는 무엇을 믿고 저리 자신만만한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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