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94화 (94/812)

〈 94화 〉 94화 질서

* * *

“저 사람 누굴까?”

“뭐가?”

21살의 대학생인 연주는 해외여행이라는 설레임을 안고 친구들과 함께 공항에서 대기하다 갑자기 한 친구가 어깨를 두드리며 누군가를 바라보며 말하자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어머!”

“진짜 잘생겼다. 연예인인가?”

연주의 탄성에 이어 다른 친구의 감탄사도 이어졌는데 정말로 연예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훤칠한 키에 시원스런 이목구비의 호남형의 미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에 보았던 그 어떤 잘생긴 남자들과도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다.

저런 외모라면 분명 연예인일게 틀림이 없었다.

“방송에서 본적 없는데? 도대체 누굴까?”

티비에서 보았다면 분명 머릿속에서 떠오를 텐데 그러지가 않았다.

“데뷔한지 얼마 안 되었을 수도 있지 뭐?”

확실히 이제 데뷔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라면 모르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잘생기긴 했다...!”

연이어 감탄사가 터지는 가운데 연주 또한 잠시 동안 멍하니 바라보다 그 주변에 서있는 떡대들을 보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경호원들인가?’

연주가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지영이라는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메이커로 통하는 애가 마치 ‘촉!’이 왔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엔 연예인이 아니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아니?”

“그래. 신인일 수도 있는 건데.”

다짜고짜 연예인이 아니라는 말이 황당했다.

“일단 차림을 보면 알 수 있어... 이제 갓 데뷔한 연예인이나 아이돌이라고 하면 핫 트렌드에 민감 할 텐데 입고 있는 스타일을 보면 전혀 거리가 멀어. 그리고 주변에 붙어서 같이가는 아저씨들을봐.”

“연예인이나 아이돌이라고 꼭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니? 자기 개성이 있을 수도 있지. 그리고 저 사람들 경호원일 수도 있잖아.”

지영의 말에 반박하고 나서는 친구의 의견에 윤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연예인이라고 해서 트렌드에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그러자 뭘 모른 다는 듯 손가락을 까딱이는 지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한 참 때 덕질을 많이 해서 잘 아는데 저 경호원으로 보이는 이들은 분위기부터가 좀 달라... 내 예상으론 어깨일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해.”

“어깨?”

“조폭 말이야.”

순간 모두가 놀란 듯 바라보자 지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한 참 덕질을 했을때 준비한 선물을 주려고 집주소를 알아내고 숨어 있다가 매니저와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한 적이 있거든. 그것 말고도 여러 사건들이 있긴 한 데 그 덕분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아. 어쟀든 그건 생략하고 저 사람들은 일반적인 경호원들과는 좀 달라.”

연예인이 아니라는 건 그렇다교 쳐도 조폭이라는 말은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는 오른 쪽에서 곰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의 덩치의 사내가 당당히 걸음을 옮기는 것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특히 저 사람. 연예인이라면 자신의 보여지는 이미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저렇게 대놓고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을 경호원으로 대동하겠어?”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지나쳐 가는 사내를 잠시 동안 모두가 지켜보았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

지나치면서 순간 주변에 풍기는 분위기에 움찔한 친구들이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영의 말대로 일반적인 연예인들을 따라다니는 경호원들보다 분위기나 인상들이 험악하기는 했다.

“내가 보기엔 그쪽과 관계된 사람이 분명해.”

이어서 확신한다는 듯 결론을 지었다.

“관계된 사람이면 어떠니? 저렇게 잘생겼는데...”

“조금이라도 더 봐둘걸...”

이제 뒷모습만 볼 수가 있어 아쉬운 듯 바라보는 친구들의 말에 윤주도 속으로 동감했다.

조폭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저렇게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잘생긴 남자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이대로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아쉽다.

자신을 마중오기위해 주차되어 있던 벤츠 뒷좌석에 올라탄 이만석은 조수석에 올라타는 춘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춘배 네 덕분에 아주 얼굴 제대로 팔리게 해줘서 고맙다.”

“얼굴이 팔리다니 무슨 말이우, 형님?”

눈을 끔벅이며 고개를 뒤로 돌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는 춘배를 가만히 바라보다 한 숨을 내쉬었다.

물론 춘배가 나쁜 의도로 그런 것이 아님을 잘 알긴 하지만 그래도 한 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뭡니까. 갑자기 한숨을 다 내쉬고... 혹시 뭔가 근심거리라도 있는 것입니까?! 아니 이제 한국에 도착 했는데 도대체 무슨 근심걱정이 형님을 괴롭힌 단 말이우?! 혹시 이집트에서...”

그러다 혼자 생각하고 말하는 춘배를 보고 이만석이 닫았던 입을 다시 열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 아니니까 걱정할 것 없다. 그냥 네가 하도 인상을 팍 쓰고 걸으니까 거기 있던 사람들이 눈치를 보잖아. 안 그래도 험악한데.”

“제가 말이우?”

“그래 이 녀석아.”

.“후후후... 별 수 있수? 이래 생겨 먹을 걸..... 형님이 몰라서 그런데 이래 뵈도 내가 그래도 곰상이고 귀엽다는 소리는 제법 들었수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라.”

이만석의 말에 운전석에 앉아 있던 깔끔한 양복 차림의 사내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춘배형님 말이 맞습니다. 업소에서 관리하는 애들 중에 대리님 좋다고 고백한 일도 있어서 안전부 내에서도 그 때문에 한 동안 화젯거리 였으니까요.”

“그래?”

“예.”

의외라는 듯 바라보는 이만석에게 춘배가 코를 벌렁 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렇게 보여도 한 인기 한단 말이우... 그러니 형님이 아무리 잘 생겼다고 해도 나도 한 방이 있단 말이지......!”

“혹시 너 좋다는 애한테 팁을 많이 주거나 기분에 따라 왕창 선물도 쥐어주고 그러지 않았어?”

“아이고! 형님은 절 뭐로 보시고 그러시우! 내 춘배의 사전에 절대 그런 일은 없수! 사내대장부인 내가 계집애 하나 때문에 왜 그러겠수?!”

순간 춘배가 당황하며 과장 된 목소리를 보이자 이만석이 고개를 돌렸다.

“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

순간 운전석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너 왜 웃어?”

“아닙니다. 웃긴요...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능청스럽게 대답하곤 조심스럽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 뒤를 따라 두 대의 검정색 승용차가 뒤를 따라 움직였다.

“아무튼 오랜만에 춘배 네 얼굴 보니 기분이 좋네.”

이미 몸을 바로 한 상태로 이만석의 눈에 안 들어왔지만 춘배의 입가엔 잔잔한 웃음이 지어져 있었다.

‘그건 내가 할 말이우...’

“지금쯤이면 도착했겠지?”

잠시 손목시계를 확인한 황석진 비서실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 회장님.”

“이곳 한국도 꾀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곳은 아주 시끄러웠겠어.”

이만석이 등장하고 벌어졌던 갈등이나 삼합회의 일, 그리고 야마구찌회의 사건으로 제법 큰 소란도 일었지만 이집트가 이곳에 비해서 더하면 더했지 절대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사임하고 물러난 일이 어찌 작은 일이 될 수 있겠는가.

“많은 소식은 들려오는데 거기서 뭘 하고 왔을지 궁금해.”

여전히 일성회는 여느 때와 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한국 제일의 조직으로 성장하고 난 후론 지방의 군소조직들은 알아서 이쪽으로 손을 내밀었고 한국의 조직체계는 일성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단합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게 조직이 안정을 찾고 아래지방의 군소조직들을 끌어들이는 대에는 이만석의 부탁으로 들어온 차이링의 역할이 컸다.

한국에서 삼합회를 이끌었던 그녀답게 강원도 지역의 체계정리를 하였고 그러면서 지방으로 직접 내려가 눈치를 보거나 망설이고 있는 군소조직을 다툼 없이 끌어들였다.

그녀와 함께 일했던 이들 중엔 삼합회의 지부장이었던 그녀를 꺼림칙하게 생각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일성회를 바탕으로 주변을 안정시켜가는 그녀를 보면 안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일성회는 이제 명실상부한 제일의 조직으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게 된 것이다.

그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이만석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이었다.

차이링 또한 이만석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삼합회의 지부장으로 있었을 것이고 어떤 일을 벌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정인철 회장은 그녀를 이쪽으로 데려온 이만석에게 참으로 고맙고 생각했다.

당장에라도 이만석이 회장직에 앉겠다고 하면 넘겨주고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거기서 무엇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평범한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겠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음...”

황석진 비서실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정인철 회장이었다.

“이 친구가 한국에 왔다는 걸 알면 상당히 기뻐하겠군.”

조영무와 만나고 강원도에서 돌아오고 있을 차이링은 아직 이만석이 이집트에 있는 줄 알고 있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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