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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92화 (92/812)

〈 92화 〉 92화 거래가 아닌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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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뉴스와 방송은 하루 종일 투랍 대통령의 사임에 대한 얘기로 시끌시끌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 나라의 통수권자가 내려서게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주요 언론사들의 폭격을 받고,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는 것은 물론 무슬림국민당의 발표문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러함에도 지금까지 그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었다.

그런데 안 좋은 쪽으로 집중 되어있던 시선 속에서 다시 한 번 가진 대국민담화에서 나온 발표는 상당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의 잘 못된 생각, 그리고 능력이 부족하여 벌어진 사태에 대한 반성, 나라의 경제와 국민들의 불안에 대한 얘기를 주를 이루었고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큰 결심을 하게 되어 국민들 앞에 대통령으로써 마지막으로 전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대국민담화에서 투랍 대통령은 사임을 표명했고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얼마 동안은 투랍 대통령의 사임과 그의 생각, 그리고 그가 내려가고 당분간 공석이 될 대통령의 자리를 두고 많은 얘기가 오고갔다.

자연스레 대통령이 국빈방문이나 외교의 문제로 나라를 비우게 되면 부통령제를 택한 나라나 총리 쪽에서 대통령 주관의 일을 맡아서 하는 것처럼 새로운 정부가 탄생 될 동안 총리가 대선까지 이어서 국정을 운영하게 되어 있었다.

처음에 이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많은 토론이 오고갔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얘기의 중심엔 총리인 리자 아마사피의 이름이 거론되게 되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다보니 그동안 리자 아마사피가 총리직에 있으면서 했던 얘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엔 당연 지지율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성원이 커져갔을 때 투갑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과 시위대와 정부의 사이에서 스스로 나서서 대화하며 행하였던 모습들이 화자 되었다.

그렇다보니 리자 아마파이에 대한 제조명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저격을 통한 피살사건에서 살아남았던 것과 그의 저택을 습격했던 일화도 다시금 방송을 타며 리자 아마시피라는 인물에 대한 얘기가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위에 나섰던 시민들이나 국민들의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는데 대체적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대화를 하고 귀담아 들으려 했던 그의 자세가 좋게 보인다는 평이었다.

시민들에게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가 않았다.

이틀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그를 좋게 생각한다거나 호감이다는 응답률이 70%를 넘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몇 가지 추려보면 시민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으려 했던 자세, 살아온 인생관, 그리고 잘 못된 일에는 투랍 대통령이라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게 그 이유들이었다.

그가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기에 여론의 지형은 좋았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주요 언론사들의 기사1면을 장식하며 이집트 화제 중심의 중심이 되었다.

거기다 무슬림국민당이 리자 아마사피 총리라면 대통령의 빈자리를 대신해서 당분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본다고 대변인을 통한 발표가 나자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거기다 야당들 쪽에서도 표적이 되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도 사라지 않았던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 대해서 큰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 모습이라 더 그러했다.

“나에게 아주 큰 짐을 넘겨주었어...”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나와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 며칠간 휴식을 취한 리자 아마사피는 오랜만에 총리 집무실에 다시 서게 된 자신의 모습에 부담감을 느꼈다.

신분은 총리라고 하지만 이젠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행하게 되었으니 실로 그 책임감이 막중했다.

‘그럼에도 한 편으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보면 나도 속물이구나...’

화제의 중심의 인물로 떠오른 것은 물론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당분간 나라 살림을 이끌게 된 이것이 그리 싫지 많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 또한 정치에 입문하면서 꿈이 있었고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바라마지않을 일들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

한나라의 통수권자가 된다는 데에 정치판에 입문한 이들중에 싫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그 또한 부담스럽다 생각을 하지만 자리에 맞게 책임감을 가지가 나라의 일을 한다면 기회가 되면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총리라는 자리에 올라선 지금 그 자리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라는 생각도 한 것은 사실이니까.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과연 정말로 기뻐 할 수가 있을까.’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올라간 자리가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준 판에 따라 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개운치 않은 일이다.

“하아...”

“근심이 커 보입니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해서 그렇네.”

언제부터 서있었던 것인지 옆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말을 받는 이만석에게 리자 아마사피가 한 숨을 쉬며 감았던 눈을 뜨며 말을 받았다.

갑자가 나타나는 이만석의 모습에 이젠 익숙해진 것일까.

처음처럼 그렇게 경악하며 놀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투랍 대통령은 국민들이 돌아선 만큼 이 나라를 위해선 옳은 선택을 한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에서 탄핵카드를 꺼내 들었을 것인데 그 사람에게 선택이 그것 밖에 없지 않았겠나... 그리고 가족의 안위도 걸려 있으니......”

투랍 대통령이 왜 스스로 사임발표를 결심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만석에게 이유를 들어서 알게되어 찹찹한 심정도 있었다.

“그가 불쌍하십니까?”

“맞아... 그런 길을 걸었던 그 친구가 안 되어보였고... 잘 못 된 선택을 한 모습이 불쌍하게 보였네...... 그래도 한 때는 내 친우였으니까.”

리자 아마사피는 정말로 투랍 대통령을 가엽게 여겼다.

국민들의 지지가 떨어지자 불안하게 되었고 잘 못 된 길로 들어서게 된 그 모습들을 친구로써 옆에서 지켜본 그에게 안타까운 일들이었다.

중간에 대통령과 총리의 관계가 아닌, 친구로써 그에게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국민들이 실망하고 돌아서게 된 것은 나라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돌릴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기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었다.

하지만 투랍 대통령은 리자 아마사피의 충고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 했다.

그리고 결국엔 친구의 목숨마저 빼앗으려 한 범죄를 저지르는 만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만히 리자 아마사피 총리를 바라보던 이만석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번 한 번입니다.”

“무엇이 한 번이라는 말인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를 향해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런 상황에 그런 모습을 보이면 이집트 국민들이 실망 할 겁니다. 그러니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한 번이면 족하다는 말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물론입니다.”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는 이만석의 대답에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자네라면...... 그럴 수 있겠지.”

“총리께서 바라던 일입니다.”

“내가 바라던 것...”

“그러니 총리께서 책임을 지셔야 하는 겁니다.”

“그게 대통령이라는 자리인가.”

“......”

침묵을 지키며 바라보는 이만석을 리자 아마사피 총리도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자네는... 무서운 친구로구먼.”

그저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서 이 나라를 잘 이끌어 가달라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저러는 것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이 나라의 구원자 역할을 해주었던 자네를 가볍게 생각한 면도 없잖아 있었던 것 같네.”

투랍 대통령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이만석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능력이라면, 그의 힘이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지켜보라했다. 즐기면서 기다리면 이루어 질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정말로 너무도 놀랄만한 결과들이 연이어서 나타났다.

“원하는 대로 해주겠네.”

늑대를 쫒으려다 범을 불러들인 꼴이다.

“자네가 바라는 대로... 이집트를...... 이 나라의 대통령자리에 올라설 것이네.”

아니, 어쩌면 이집트에 서민준이라는 한국인 기자가 발을 들인 순간부터 운명은 정해진 것이라 봐도 되지 않을까.

“당신은... 리자 아마시파라는 인물은 이 나라의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록 될 것입니다.”

“그리 되었으면 좋겠군......”

천천히 눈을 감은 리자 아마사피 총리.

국민들은 말한다.

이제 이집트는 진정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자스민 혁명과 같이 또 하나의 아랍의 봄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그리고 지금 화제의 중심엔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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