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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91화 (91/812)

〈 91화 〉 91화 거래가 아닌 고용

* * *

며칠이 지난 후 외신들은 하나같이 긴급속보를 자기나라에 퍼 나르기 시작했다.

외국방송사들은 하나같이 그의 결단을 두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방향을 토론 했으며 국민들의 여론, 그리고 자스민 혁명이 벌어졌던 일들을 꺼내며 아주 심도 깊게 이야기를 다루었다.

각 나라들이 긴급속보로 기사를 실고 특집방송을 편성하여 이집트라는 나라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무바라크 정권이 물러나고 들어선 정부의 투랍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을 표명한 것이 이유였다.

대국민담화를 통한 사의표명은 대단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집권여당인 무슬림국민당은 유감을 표명하며 대통령의 심신을 위로했다.

타흐리르 광장엔 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열광했고 이집트는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만세를 외쳤다.

돌아가는 정세가 좋지가 않다고 해도 이렇게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사임을 표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파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스스로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다는 결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사임을 표명 할 수밖에 없을 만큼 상황이 좋지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결단임은 분명했다.

이에 대한 기사가 세계각지로 타진되어 퍼져나가는 동안 그것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이만석이다.

“아주 큰 결단을 내렸군요.”

“믿을 수가 없어......”

리자 아마사피는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다시 보여주는 대국민담화 능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물러날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투랍 대통령의 긴급발표에 보고도 믿지 못 하겠다는 심정이었다.

“이로써 투랍 정권은 끝이 났습니다.”

입가에 작은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리자 아마사피를 바라보았다.

“총리께서 바라는 대로 되셨군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리자 아마사피가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이런 친구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단 말인가...’

투랍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했다는 것에 강한 충격을 받았지만 그것이 곧 두려움으로 바뀌는 대는 몇 분이면 충분했다.

왜 투랍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원인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충격이 컸다.

아사드 국장을 죽임으로써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여론을 주도해 궁지에 몬 것은 물론 든든한 지지 세력인 집권여당마저 끌어들여 그를 지옥의 나락으로 빠트린 것이 너무도 섬뜩했다.

그 결과 이렇게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는가.

이 모든 일들을 일사천리로 막힘없이 진행시킨 그의 능력에 가히 공포를 느낄 정도의 일이었다.

이 모든 일들의 중심에서 행한 이 앞에 있는 사내가 인간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두려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리자 아마사피의 곁으로 다가간 이만석이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상하군요. 이건 총리께서 바라던 일이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표정이 좋지가 않습니다.”

기뻐해야할 리자 아마사피의 총리의 얼굴빛이 별로 좋아 보이지가 않아 보이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자네는 사람인가?”

그런 이만석에게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갑자기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사람이라니요?”

갑작스럽게 자신보고 사람이냐는 말은 하는 그 이유가 짐작이 가긴 했지만 이만석은 말해보라는 듯 질문을 던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신비한 힘을 사용하고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한 나라의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든 자네를 보고 있으면 나와 같은 사람인지 회의감이 들어.”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의 대답이 나오자 쓴웃음이 입가에 지어졌다.

“총리께서는 제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시 한 번 그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모습을 보면 사람이지만... 이런 일들을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그..리..생각 할 수 없을 것 같네.”

뒤로 갈 수 록 힘이 떨어지며 말끝이 흐려지는 그의 음성은 본건데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이만석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갑자기 침묵을 지키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두려워서일까.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순간 눈길을 피하고 말았다.

“훗...”

그때 이만석의 입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총리께서는 지금 이상한 말을 하시는군요.”

“이상한 말?”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것 같이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게 이만석이 똑 부러지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나에게 뭐라고 하셨습니까. 도와 달라... 제발 이 나라를 구해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절 보고 두렵다고 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인간 이외의 존재로 바라보는 그 시선이 별로 좋지가 않군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자택의 습격을 당하고 이곳 호텔로 오게 되어 자신은 눈 앞에 서있는 이만석에게 뭐라고 했었던가.

도와달라고, 투랍 대통령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자네밖에 없다는 말까지 했었다.

“이렇게 총리께서 원하던 결과를 이루어주었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니 섭섭하군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물론 온전히 자신의 부탁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투랍 대통령을 막아달라던 일을 이루어준 장본인이지 않던가.

그런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사람 같지가 않다는 말을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따지고 보면 총리께서 그렇게 부탁을 해서 행했던 일은 아니었으니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

그리고 리자 아마사피 총리를 피살하려했고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져서 거기서 자신이 얻어 갈 것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갔던 것뿐이었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그렇게 사정하고 부탁을 하지 않았더라도 결국엔 진행될 일이었다는 것이다.

“제가 사람이든 사람이 아니든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간 이만석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중요한 것은...”

그리곤 나직한 목소리로 정확히 리자 아마파시의 총리의 귀에 또렷하게 박히도록 또박또박 말했다.

“이제부터 총리께서 나서야 할 때라는 겁니다.”

“그게 무슨......?”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는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뜨는 투랍 대통령을 향해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아까도 말 했듯이 따지고 보면 총리께서 부탁을 해서 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총리를 구해주고 지켜주신지 모르겠습니까?”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놀라게 했던 자신을 서민준이라 소개한 사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너무도 놀라운 것들이었고 충격을 주기도, 가슴을 아프게도 만들었다.

CIA의 손에서 자신을 살려주고 지켜준 것이 그저 타국인 이집트의 이 나라를 생각해서만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

“투랍 대통령은 스스로 사임을 표명했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고 그 대안으로 여러사람의 이름이 거론되겠죠.”

당연히 그럴 것이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사임을 표명했으니 당연하게도 통수권자의 자리가 공석이 되는 것이다.

자연히 2인자의 위치에 있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게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보면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대선까지의 기한을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끌게 될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만석이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알 수가 있다.

“더 이상 이곳에 웅크려 계실 필요가 없단 말입니다. 제말... 아시겠습니까?”

“.....”

무엇을 말함인지, 어떤 의도로 이곳에 웅크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짐작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생각하기엔 부담도 부담이었지만 설마하니 그 그림을 그리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 했다.

순간 솜털이 곤두서며 긴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대선이란 말인가...’

소름끼치게도 그는 자신의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 하고 투랍 대통령이 사임을 표하고 물러남에 따라 법에 맞게 논의와 협의를 거쳐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 자신을 그려놓았던 것이다.

‘나를 구해주었던 이유도 이것이었나...?’

알 수는 없었다.

이만석의 속내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알 수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는 이제 짐작은 할수 있게 되었다.

물론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자 정치에 입문한 사람에 있어 꿈이지 않겠느냐마는 리자 아마사피는 이만석의 생각에 전혀 기뻐 할 수가 없었다.

이 나라를 앞으로 잘 이끌어 달라는 것만으로 저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대선이라는 그림에 자신을 그려놓고 있는지 완전히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어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었다.

무엇보다 자신 또한 그가 깔아놓은 체스 말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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