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83화 거래가 아닌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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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흐리르 광장에 몰려든 시위대들은 현 상황에 대한 질타와 불안한 정국에 대한 타개를 성토했다.
안 그래도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모하메드 국장이 이슬람극단주의자들로 인해 피살당한 소식과 어떻게 대화를 하고 협상을 벌이려고 노력을 해왔던 리자 아마사피마져 죽을 뻔한 상황이어서 상황의 심각성이 높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이 흘러 투랍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집트 현지 방송국과 신문사, 기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각국의 외신들마저 시선을 모았다.
투랍 대통령의 담화는 진중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는데 현재 돌아가는 시국과 현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고 피살당한 모하메드 국장의 얘기도 꺼냈다.
나라의 중요한 인재가 떠났다는 얘기와 테러단체에 대한 단호한 대처에 대한 얘기는 물론이고 정부는 이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임과 당당히 맞서 국익과 권익을 보호하며 실천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거기다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 관한 얘기도 꺼내면서 그는 자신의 친우이기도 하며 뚝심이 있는 인물에다 총리로써 나라를 이끌어 가는 핵심 중에 한 명으로 무사한 것에 대한 안도를 표했다.
사실 리자 아마사피는 투랍 대통령에게 쓴 소리도 내뱉으며 각을 세운적도 있었던지라 이런식으로 말을 한 것은 좀 의외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테러단체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천명한 것은 물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정부의 의지를 내비춰 힘 있는 나라, 강한 정부를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이 어찌 보면 담화의 골자라 할 수가 있었다.
담화가 끝나고 외신기자들이 동석한 가운데 질문을 받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에 대한 대답에 있어 말을 회피하거나 그런 것 하나 없이 당당히 준비를 한 것처럼 대답을 했다.
그 중엔 테러단체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말로 들어도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길 밖에 없다면그리 하겠다는 대답을 함으로써 술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군부의 힘을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대놓고 내비췄다고 할 수도 있는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잠시간의 술렁임이 지나가고 다시 분위기가 잠잠해 질 때쯤 한 명의 건장한 체격의 호남형의 청년이 손을 들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투랍 대통령의 시선은 젊은 청년 기자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고 말해보라는 듯 지목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사내는 마이크를 넘겨받고는 정중한 모습으로 투랍 대통령에게 인사를 올렸다.
“먼저 발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온 대한신문의 서민준 기자라고 합니다.”
유창한 영어로 자신을 한국에서 온 서민준 기자라는 말에 투랍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보십시오.”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 시간에 맞춰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만석은 차분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제가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첫 번째는 방법이 그것 밖에 없다면 테러단체와의 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무바라크 독재정권이 무너지며 힘을 잃었던 군부를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얘기로도 들리는 것으로 그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도 두 번째는 그들이 정말로 이슬람극단주의자들로 표명되는 테러단체냐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의중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곤 인사를 한 후에 다시 자리에 착석하는데 순간 묘한 긴장감이 회견장의 분위기를 잠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도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스스럼없이 파격적이게 내뱉었던 것이다.
그에 투랍 대통령은 물론이고 자리에 착석했던 고위 인사들마져 놀란 눈치였는데 잠시간의 묘한 분위기가 지나가고 쓴웃음을 지은 투랍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그리고 민감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온 대한신문의 서민준 기자라고 했습니까?”
“예.”
“혈기 넘치는 젊은 기자다운 모습입니다. 좋습니다. 여기에 있는 이들도 궁금해 하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해 말해드리지요.”
고개를 끄덕인 투랍 대통령이 잠시 기자들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먼저 군부를 다시 불러들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말을 돌리지 않고 시인을 하는 모습에 순간 작은 웅성임이 들려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투랍 대통령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이에대해 놀라는 분들도 있을 것이 사실이지만, 아무리 무바라크 정권때의 힘을 실이주었던 군부라고 하지만 이미 무바라크 정부와 함께했던 군부세력들의 핵심인물들이 처벌을 받고 사형이 집행되거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군부전체대한 불신과 국민들의 우려가 여전히 산재하고 나 역시 그에 대한 우려 또한 제대로 동감하고 있는지라 그들에게 돌아가는 권한은 한정적일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언제나 국민 편에 있을 것이고 그러려면 기틀을 바로잡고 국가와 사회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게 맞다고 봅니다.”
거기까지 말한 투랍 대통령이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군부를 움직일 것이냐는 대답은 현 시국이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라의 총리가 목숨을 위협받았고 모하메드 국장이 피살을 당했습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사회안전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두고 볼 수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고 테러단체에 대한 정부의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하신 질문도 이 얘기에서 바로 이어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일을 저지른 이들이 정말로 테러단체가 확실한가에 대한 말이었는데 여기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테러단체가 확실하다는 뜻입니까?”
“나라의 총리의 자택이 습격 받았고 모하메드 국장이 피살을 당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철저히 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었고 한 점의 이상한 것이 있었는지 젬3의 세력이나 다른 이들이 관여되어있는지도 조사를 벌였으나 현재까지 모든 정황을 살펴보고 알아보았을 때 그들이 확실하다는 결론입니다.”
포부와 확신에 가까운 투랍 대통령의 대답에 이만석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민감한 질문인데 대통령께서 응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하고 싶은 말은 있습니까?”
“총리의 자택을 급습할 정도의 이들이 설마하니 거기에 CCTV나 카메라에 대해서 한 번쯤 의심해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들으니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CCTV와 카메라의 얘기에 순간 움찔한 투랍 대통령이었지만 이만석에게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던지라 그 말고는 본 사람이 없었다.
그 후에도 몇 가지의 질문을 더 받긴 했지만 시위대에 대한 질문이나 형식적인 질문들이 다여서 담화가 끝이 나고 특별히 마련된 회견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날 외신들은 담화에 있었던 내용과 회견장에서 가졌던 질문응답에 대해서의 기사도 실었는데 기사들 중엔 군부에 대한 얘기와 테러단체, 그리고 정부에 대한 관계외 의문에 대해서도 다룬 신문이나 뉴스도 보도되었다.
특히 몇 몇 매체에서는 CCTV에 대해서도 얘기를 다루는 기사들도 나와 그것을 접한 투랍 대통령의 심기는 그리 좋지가 않았다.
자국 언론이야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있긴 하지만 외신은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기분을 좋게 하지 않은 것은 그런 민감한 질문을 대놓고 던진 한국에서온 기자에 대한 얘기였는데 참으로 좋지가 못했다.
“별놈이 신경을 다 쓰게 만드는군.”
그리고 그에 대한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투랍 대통령 뿐 만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안나때문에 심기가 좋지 못 한 상황에서 한국에서온 대한신문의 서민준에 대한 정보를 조사한 엔더슨은 평범하기 이를 대 없는 그의 자료에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입사를 했고 그동안 어찌 살아왔는지 나와 있었는데 딱히 특별한 것도 없는 얘기들이 다였기 때문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미 그에대해 철저히 손을 쓰고왔다.
‘젊은 혈기에 그런 질문을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특파원 정도 되면 돌아가는 시국과 상황에 대한 눈썰미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게 엔더슨의 생각이었다.
그게 불안한 정국에서 활동하는 기자로써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에 그런 것이다.
하지만 엔더슨이 생각하기엔 이만석은 그렇지 못 한 것 같았다.
그가 했던 얘기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왜 다른 외신기자들은 대놓고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는지를 젊어서 경험부족으로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놈의 위치를 파악해. 오늘 안으로 처리한다.”
결단을 내린 엔더슨이 팔짱을 끼곤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리자 아마사피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자신이 원래 묶고 있는 호텔로 돌아온 이만석은 저녁시간에 맞춰 식당에 내려와 코스요리를 즐기곤 깔끔하게 와인한잔을 마셨다.
‘일주일정도 상황을 보고 행동하면 되겠지.’
그날 투랍 대통령의 눈빛으로 본건데 이만석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에게 손을 쓸 것이란 생각을 했다.
호텔로 돌아온 이만석은 여느 기자와 다름 없인 일상생활을 보냈는데 이건 대놓고 자신을 드러내는 행동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날 투랍 대통령의 시선을 본 것인데 어떻게 해서든 자신에게 경고를 하든지 손을 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서 일주일정도 상황을 보고 움직이기로 한 이만석이여서 일단 이렇게 마음 편히 시간을 보냈다.
‘이왕이면 그 여자를 다시 봤으면 좋겠어.’
만약 자신을 처리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쪽에서 리자 아마사피를 암살하려 할 때 보냈던 그녀를 자신에게 보내주었으면 하는게 이만석의 생각이었다.
감정의 기복을 느낄 수도 없는 냉철한 모습에다 자신의 능력에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는 그 모습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은 지하 클럽에 내려가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어제 회견장의 일 때문인지 자신에게 관심을 드러내며 접근하는 기자들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밤 12시가 지나 새벽시간대에 접어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가 묶고 있는 객실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 가볍게 샤워를 하고 음악을 틀고 샴페인 한 잔을 따라 마시는데 순긴 뒤에서 들려오는 발 소리에 고개가 돌아갔다.
“룸서비스입니다, 손님.”
“그 행동이 말입니까?”
호텔직원으로 보이는 차림의 사내의 손에 소음기가 부착되어 있는 권총을 들고 이쪽을 겨누고 있었다.
그 뒤로 더 이상 말은 없었지만 10보 이상의 거리에 서있는 직원은 정확히 이만석의 심장과 머리를 노리고 두 방의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곧 그의 얼굴엔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던지라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순간 사색이 되면 급하게 물러섰다.
눈 깜빡하는 하는 사이에 어떻게 된 것인지 바로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빠른데...”
만약 보낸다면 이삼일은 족히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빠른 대처를 보인 행동에 이만석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링크를 시전 해 눈앞으로 순식간에 다가간 이만석의 모습에 당황하며 다시 방아쇠를 당기려다 되질 않자 순식간에 달려들어 급소를 노리고 공격해 들어오는 행동이 날렵했다.
행동은 빨랐고 날카로워 급소를 노리고 날아들어서 제대로 한 방 맞으면 절명 할 것 같은 신위로 보아 살생을 목적으로 둔 전투무술을 익힌 게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옆으로 몸을 틀어 피해낸 이만석은 놈의 등을 처 앞으로 상체가 숙여진 순간에 맞춰 무릎으로 안면을 그대로 찍어버렸다.
파악!
“아악!”
뒤로 고개가 젖혀지며 피를 뿜어내면서 바닥에 엎어진 사내를 두고 걸음을 옮겨 다가갔다.
머리를 잡아 간단히 정보를 빼내었다.
그러자 들어나는 내용은 역시나 자신이 생각했던 그대로 거치적거리는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 보낸 킬러가 분명했다.
혹시나 잘 못 될 것에 대한 우려로 이집트 정보국 쪽에서 손을 쓴 것이 아닌 CIA쪽에서 사람을 보낸 것인데 그것도 이만석이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심문을 할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아.”
괴로워하는 놈을 바닥에 팽개친 이만석은 자신이 생각했던 그 여자가 아니어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그것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갈등이 있었나?’
잠시 의문을 표했던 이만석은 곧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어떤 이유로 버린 것일 수도 있겠군.’
그 이유 중에 한 가지는 리자 아마사피를 두 번이나 암살하지 못 한 것이 이유 중에 하나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자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론 그것이 한계여서 다 알수는 없었지만 중요한 것은 죽을 운명에서 도망쳐 나와 현재 쫒기는 신세라는 것이었다.
‘안나인가...’
이 자의 기억속에 있는 정보는 그 여자의 이름이 안나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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