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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9화 (79/812)

〈 79화 〉 79화 세력

* * *

필요한 옷가지들이 준비되어 있는 장소로 이동해 신속하게 옷을 갈아입고 몸을 빼낸 두 사람은 자신들이 묶고 있는 호텔로 돌아왔다.

총기나 옷들은 자신들이 떠나자마자 즉시 그쪽에서 처리 할 것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이미 여행객 차림의 두 사람은 겉으로 보아선 전혀 그런 큰일을 벌인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고 빌런은 선글라스에 카메라 까지 목에 걸고 있었다.

5층 객실에 들어선 두 사람은 그때까지도 여행자 행세를 하였지만 객실로 들어서자마자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 정도의 거리에 드러난 리자 아마사피의 머리를 멈추지 못 하고 실수를 한 것이 이해가지 않는 다는 듯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안나의 실력이나 이력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실수였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상황이었다.

“......”

“떨려서 흔들렸다느니 하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말은 하지 말아줘. 이건 어떻게 봐도 일부러 맞추지 않은 것처럼 보이니까.”

너무도 긴장하여 실수를 하였다고 하기엔 그녀는 하수가 아니었다.

이미 여러 명의 요인암살을 성공적으로 마친 수준급의 실력자였고 그러니 이런 일에도 해결사로 오게 된 것 아니겠는가.

그런 그녀가 마음이 흐트러져 실수를 하였다고 하기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는 안나를 보면서 빌런은 커칠게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헝클였다.

“젠장!”

그날 오후 신문에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가 저격을 당해 암살위협에 처했었다는 기사가 뉴스에 실렸다.

일각에서는 테러에 이어 이번일도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겠느냐 하는 말들이 있었지만 그러함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시위대를 이끄는 이들과 만남을 가진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그런 큰일을 당하고서도 끝까지 만남을 성사시킨 리자 아마사피 총리에 대해서 국민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회동이 끝나고 길을 나서는 리자 아마사피 총리는 기자들을 향해 한 마디를 하였는데, 이건 의도된 범죄행위로 자신을 암살함으로써 시위대와의 분란을 격화시켜 혼란에 빠트리려는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런 분란세력들에게 지지 않고 맞설 것을 다짐하면서도 마지막으로 자신은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의 말은 곧 뉴스나 신문에 실리게 되었고 그것은 외신들을 통해 외국으로까지 퍼져나갔다.

그 후에 리자 아마사피는 투랍 대통령의 부름에 찾아가 이번 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해서든 범인을 색출해낼 것이란 말과 이번 일은 국가전복의 도전이자 범죄로 찍어 천명을 한 것이다.

“기자들은 떠났는가?”

자택 앞으로 몰려든 기자들의 행렬에 대해 리자 아마사피가 수행비서를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아직 몇몇은 남아 있지만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총리님의 말에 따라 대부분은 발길을 돌렸습니다.”

“떠나지 않은 이들은 혹시나 하는 이들이겠지.”

고개를 끄덕인 리자 아마사피가 알겠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도 이만 나가봐.”

“예.”

정중히 인사를 올리고 떠나가는 수행 비서를 뒤로하고 혼자 남게 된 리자 아마사피가 손으로 가볍게 눈 두 덩이를 눌러 지압을 하듯 피로를 풀어주었다.

“하아...”

작게 그의 입에서 한 숨 섞인 숨소리가 내뱉어지는 그때 그의 귀로 낯선 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드러난 것 보다 많이 당황한 모양입니다.”

눈을 누르던 손을 땐 리자 아마파시가 자신의 앞에 서있는 동양인 사내를 보며 헛 숨을 들이켰다.

“너는...”

그 짧은 순간에 어떻게 이곳에 들어선 것인지 리자 아마사피에겐 너무도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뭘 그렇게 놀라십니까. 처음도 아닌 것을.”

이어진 사내의 말에도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심장이 철렁했던 것을 차분히 하며 헛 숨을 들이켰던 걸 천천히 내쉬었다.

“누구라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다 놀랄게 되어 있네.”

쓴웃음을 지은 사내가 그런 리자 아마사피에게 다시 입을 열었다.

“몸을 빼실 줄 알았는데 그 상황에 설마하니 끝까지 만나러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저격은 실패했고 거기서 물러난다면 그들에게 이로울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지... 그 보다 자네인가.”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보며 리자 아마사피가 질문을 던졌는데 별다른 대답이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표정을 굳혔다.

“믿을 수가 없구만... 하긴... 그런 자리에 허술한 사람을 내세웠을 리가 없겠지.”

암살을 하기위해 분명히 수준급 인물을 내세웠을 것이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니 당연한 일인데 그러한 상황에서 그렇게 실패를 하였으니 그에 대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리자 아마사피는 눈앞에 있는 이 사람 같지 않은 이에 대해서 의심을 한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걸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

그러면서도 리자 아마파시는 다른 의미에서 또 다른 충격과 상처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

“권력을 택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권력이라...”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범인에 대해서 성을 내던 투랍 대통령을 떠올린 리자 아마사피는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유령처럼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이 사내에게 당황하며 놀랐지만 그에게서 흘러나온 말에 분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경호원을 부르거나 찾아도 대답이 없었고 그제야 이미 손을 썻다는 것을 깨닫자 정신이 또렷해지며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적절한 상황에서 자신을 죽이려할 것이라는 것,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얘기가 그때 가서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나타날 때처럼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유령에 홀린 것 같은 체험을 한 리자 아마사피 였지만 설마 했던 일이 정말로 벌어지게 되자 믿을 수가 없었다.

“자...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리자 아마사피는 이 사내에게서 한 나의 얘기를 더 들었었다.

“내가 자네를 어떻게 믿지?”

굳어진 표정으로 말문을 여는 리자 아마사피는 불신에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를 저격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보낸 것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나.”

막말로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그런 일을 계획해서 벌이고 시치미를 땔 수도 있는 일이지 않은가.

“총리께서는 제가 그런 일을 벌였을 것 같습니까.”

입가에 미소를 지은 사내가 재밌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럼 아니란 말인가?”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의심을 하는 건 당연한 행동이었다.

“전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대답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리자 아마사피를 향해 사내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총리님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대통령도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움직여 목을 따버릴 수가 있습니다.”

“목을 따버린다니! 그게 무슨 막말이란 말인가!”

리자 아마사피는 굳어진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아무리 자신의 목숨을 취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방금 전의 사내의 말은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이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목을 취한다는 말을 저리도 쉽게 내뱉다니.

거기다 현실감이 전혀 없는 저 말이 괴리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거짓말 같으십니까?”

순간 등골이 서늘해진 리자 아마사피는 무심한 듯 보이는 사내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저 무심한 듯 알 수 없는 눈빛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그렇게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미 총리께서는 두 번째 이십니다.”

“두 번째라니...”

“목을 내놓게 된 상황을 말하는 겁니다. 지금과 같이 전 저격을 할 필요 없이 조용히 들어와 목을 따버리면 되는 겁니다. 언제든지 총리님의 목을 취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너무도 무도하고 막말로 들리겠지만 리자 아마사피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이 곳이 어디인지를 떠올리고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순간 망각을 하였지만 사실 이곳은 자신의 자택에다 피살될 뻔한 일로 인해 경비를 서고 있는 인원들이 이중 삼중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한대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유령같이 나타나 사라졌던 사내가 또다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에 대해서 자각을 하게 되자 리자 아마사피는 간담이 서늘해지면서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를 이 신기에 가까운 이 사내의 능력에 리자 아마사피는 저격을 당할 뻔한 그 상황보다도 지금이 더 아찔하게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택은 너무도 고요했고 적막한 분위기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총리께선 현실을 직시하여야 합니다.”

감정의 고저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하는 저 말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 사람 같지 않은 자의 능력을 가진 사내가 말하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저 한마디엔 무수한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불신을 눈초리로 바라보던 리자 아마사피였지만 지금 이 사내와 어디서 대화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인식을 하게 된 후부터 인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반평생 살아온 그의 인생에 있어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이상하게 와닿지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내는 그저 유령 같은 신기루가 아니라 실존하는 한 명의 사람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요?”

무겁게 입을 여는 모하메드의 표정은 화가 단단히 난 듯 보였다.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할 거면 옷을 벗으라는 소리까지 들었소.”

“모하메드씨...”

“내 한 가지 약속은 드리지.”

하얀 이빨을 보이며 웃음 지은 모하메드가 앞에 앉아 있는 엔더슨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 갈 때는 절대 혼자 가지 않겠다는 것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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