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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7화 (67/812)

〈 67화 〉 67화 행보

* * *

기세를 몰아 순식간에 밀어붙이는 춘배들을 힐끔 바라 본 이만석이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에에잇!”

다가오는 이만석을 보고 주춤거렸던 놈들중에 한 명이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들며 목을 갈라버리를 듯 휘둘러왔다.

그것을 옆으로 몸을 트는 것으로 비켜선 이만석이 휘둘러 오는 놈의 손목을 처버림과 동시에 뒷목을 처서 기절시켜 버리고 앞으로 달려들어 바닥을 차올라 순식건에 앞서 있던 놈의 머리를 걷어 차버렸다.

“아악!”

머리를 걷어차이며 옆으로 틀어지면서 넘어지던 놈이 다른 동료와 부딪처 꼴사납게 넘어졌는데 그 사이 이만석은 앞서 달려들어 가슴을 걷어 차버리고 턱을 날려버리는 등 순식간에 두 명을 더 처리해 버렸다.

배가 걷어차인 놈은 구토를 하며 배를 부여잡은 채 고통스러워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턱에 주먹을 맞은 놈은 턱 뼈가 아작 나며 그 고통에 몸을 떨면서 흰자를 까뒤집었다.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이들이 앞에서 밀고들어오는 것도 막기 버거운 판에 뒤에서 걸어오며 하나 둘 제압해 나가는 이만석은 맞서겠다는 의지를 꺾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나이프를 들고 휘두르면 손목뼈가 부러지며 구타를 당했고 각목을 휘둘러오면 그 상태로 빼앗기어 반대로 휘둘러오는 한 방에 나가떨어진다.

그 한방이 각목이 부서질 정도로 대단한 것이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튈 정도였다.

그렇게 채 10명도 남지 않은 숫자가 되었을 때 결국엔 가지고 있는 무기를 버리더니 항복의사를 전해왔다.

“바, 반항하지 않겠습니다!”

“살려 주십시오.”

앞서 동료들이 모두 당하고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이만석과 눈이 마주친 놈들 두 명이 그렇게 말을 하며 바닥에 무릎을 굻는 것을 시작으로 눈치를 보던 나머지 인원들이 모두 무기를 던지며 순순히 제압이 된 것이다.

완력으로 밀어붙이는 춘배도 대단했지만 무차별적으로 각목을 휘둘러오는 이원종과 안영만을 막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로 자신들보다 이제 숫 적으로 우세한 놈들이 거들어서 밀어붙이니 막는 대만도 벅찼기 때문이다.

통로가 넓었다면 순식간에 제압 당 할 수 있었겠지만 다행이 복도여서 시간은 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만석의 개입으로 인해 한 순간에 허물어지고 만 것이다.

“네놈들의 보스는 이미 아작이 나버렸다.”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눈치를 보던 이들은 이만석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황찬오.”

“예.”

고개를 든 이만석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자 자세를 바로하며 정중히 대답했다.

이미 자신의 상관인 고복수의 저택에서 이만석을 만났을 때부터 쉽게 대할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조금 전의 신위로 인해 완전히 눌러져버린 탓이었다.

“연동파는 다시 고복수가 맡게 되었으니 이놈들의 처리는 네가 직접 해라.”

“알겠습니다.”

생기를 띈 표정으로 대답하는 황찬오를 뒤로하고 이만석이 춘배와 안영만, 그리고 이원종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나와 같이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들은 황찬오를 도와 정리를 해.”

그리곤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는 이만석의 뒤를 따라 춘배와 안영만, 그리고 이원종이 당당히 걸음을 옮겨 따라갔다.

그들의 얼굴엔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고 무서울 것이 없는 표정들이었다.

“들었지?! 쥐새끼 같은 정덕영이의 시대가 끝이 났다고 한다!”

“아주 속이 시원합니다!”

“와아아!”

황찬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변에 서있던 사내들이 함성을 지르거나 기쁨에 찬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 중엔 얼굴이 붉어져 흥분을 감추지 못 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만큼 정덕영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소리 한 번 내뱉지 못 했던 이들이었다.

다 고복수를 따랐기에 그랬던 것이다.

여기에 연동파 말고 진영회의 행동대의 애들도 있었지만 그들도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조직은 달라도 이들은 이제 자신들과 한 식구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만석을 따라 룸으로 들어선 춘배들은 바닥에 엎어져 있는 정덕영의 경호원들과 얼굴이 뭉개진 채 피 떡이 되어 있는 정덕영을 보며 헛숨을 들이켰다.

제대로 아작이나 있었던 것인데 저걸 보고있노라면 현제 중환자실에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있는 배진호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덕영 또한 이제 인간구실을 하기 힘들 것이 자명한 일로 앞날이 암담할 것이었다.

“오, 오셨습니까.”

엉거주춤하게 서서 기다리던 고복수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이만석을 보며 예의를 차렸다.

이만석이 나간 직후 조용하던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벽에 부딪치는 소리나 고통스런 비명소리가 아주 귀를 후벼 팠다.

그리고 그런 소리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 바로 이만석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너희들은 이제 나가봐라.”

안색이 파랗게 질린 채 앉아 있든 아가씨들은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후 눈치를 보면서 룸을 빠져나갔다.

걸음을 옮겨 자리를 잡고 안은 이만석의 양쪽으로 나머지 애들도 모두 앉았는데 고복수는 이만석의 오른편에 몸을 앉혔다.

“이것으로 연동파는 다시 원래 자리를 찾았다.”

“그렇습니다.”

힐끔 피 떡이 되어 있는 정덕영을 바라본 고복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준 1억과 그동안 모아둔 운영자금을 합하면 조직이 금세 안정을 찾을 것이다. 아무리 정덕영을 따르던 이들이라 해도 대세를 무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맞는 말씀이요, 형님.”

이원종이 아직도 채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는데 얼굴엔 튀었던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은혜라고 할 것 없다.”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었지만 고복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연동파를 다시는 되찾지 못 했을 것입니다.”

“형님이 회징님이 되셨군...”

안영만이 히죽이며 웃음 지었는데 기분이 좋아보였다.

“난 아직 정식으로 후계자로 올라선 것도 아니다.”

“무슨 소립니까. 형님이 아니라면 다음 대 일성회를 이끌 사람은 없습니다!”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춘배가 당치도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암... 당연하지. 형님이 아니라면 누가 일성회를 이끈단 말이요?”

“그 말엔 저도 동감합니다.”

춘배를 시작으로 이원종, 그리고 안영만 까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영회가 일성회와 손을 잡고 그 밑으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돌지만 실질적으로 일성회가 아닌 이만석의 밑으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만석이 일성회를 떠나게 된다면 진영회 또한 당연히 그들과 갈라서게 되어 있는 것이다.

“저희 연동파는 회장님과 함께 할 것입니다.”

고복수는 진심으로 이먼석에게 심복하고 있는 것이다.

“더, 덕영이가 당해?!”

이창주는 박희동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문했다.

다음날 아침 자신을 찾아온 박희동은 아주 급한 일이라고 해서 사람을 다 물리고 앉았는데 그소식이 참으로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고복수가 화합을 핑계로 그날 저녁 혜성에서 정덕영을 불러다가 처리를 했다는 것입니다.”

“아니...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갔단 말인가?”

“그게 20명 이상의 부하들과 경호원까지 붙여서 같는데 모두 요절이 났다고 합니다.”

“허어...이런 변이있나......”

소파에 등을 기댄 이창주의 안색이 흑빛으로 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자신을 대신해서 무력을 사용해 든든한 우군을 자처했던 정덕영이 당했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고복수가 다시 연동파의 보스로 올라섰는데 이젠 배신자이니 척을 진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고복수는 자신에게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 때문에 연동파가 정덕영의 손으로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이창주는 오늘 중으로 연합회의에 참석할 기운도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상인연합회의 여론을 모우기도 전에 기운이 빠져버리게 만드는 처참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쪽에서 어떻게 되었나?”

이창주는 박희동이 그래도 절 친으로 가깝게 지냈던 인물 한 두명정도는 끌어 올 수 있다고 띔을 주기도 해서 그 상황에 대해서 물어본 것이었다.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또 만나봤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겁니다. 제가 정덕영이가 당한 것도 오늘 아침에 혜성으로 출동한 것 때문이었는데 그 현장이 있었던 그 놈의 말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상부는 물론이고 언론 쪽에서도 껄끄러워 한다는 겁니다.”

“미쳐 돌아가는 것이 분명하다... 언론도 그런 움직임 이라니......”

마치 자신의 숨통을 조이는 것만 같아 이창주는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똑똑­!

그때 문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이창주가 언성을 크게 해서 밖으로 목청을 높였다.

자신이 부르기 전까지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노크를 한 것을 보면 중요한 일일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때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며 정갈한 차림의 20대 여자가 안으로 들어섰는데 비서인 김양이었다.

“지금 회장님을 만나뵈야겠다고 찾아오신 손님들이 계시는데...”

“손님? 이시간에 누가 날 찾아온단 말이야?”

눈살을 찌푸리는 이창주의 시선이 눈치를 본 김양이 조심스럽게 다시 말을 이었다.

“서민준이라고 합니다.”

“서민준?!”

“네... 자신을 서민준이라고 소개하면 알것이라고...”

“이런 괴씸한!”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말에 언성을 높이며 욕설을 내뱉은 이창주였지만 곧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자가 날 만나러 왔단 말이냐?”

“그, 그렇습니다.”

도대채 얼마나 간덩이가 부은 것인지 이곳에 직접 찾아온 이만석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자신에게 너무나도 불리했고 자신을 만나러 왔다면 뭔가 거래비슷한 것을 꺼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일단 이렇게 직접 찾아왔으니 싸움이 아닌 얘기를 하러 온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아 뭔가 대화를 하고픈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나보는게 좋겠다는 말이겠지?”

“예.”

괴씸하

괴씸하긴 했지만 저렇게 대놓고 찾아온 것은 확실히 대담성이 있는 자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데려와.”

“네... 회장님.”

고개를 끄덕인 비서 김양이 다시 문을 닫고 나섰을 때 소파의 깊숙이 몸을 기댄 이창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노크소리가 들여왔고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에 문이 열렸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안으로 들어선 김양이 먼저 인사를 올린 후 옆으로 물러섰는데 그 뒤로 당당히 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을 바라본 이창주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180도 넘어 보이는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 누가 봐도 잘생겼다 생각되는 얼굴이었는데 꽃미남 스타일이 아닌 말 그대로 호남형의 외모였다.

눈빛은 올곧았고 분위도 무거워 전혀 가볍게 볼 인물이 아니었다.

어디 그 뿐인가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한 명의 인물은 덩치가 더 컸는데 딱봐도 외모가 곰을 연상케할 정도여서 그 풍체가 대단했다.

“네가 서민준이냐.”

앞으로 다가와 멈춰선 이만석을 바라보며 이창주가 말했다.

먼저 하대를 통해 상대를 아래로 봄으로써 기세를 한 번 꺾어보겠다는 것이었는데 다음으로 들려온 이만석의 말에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그렇다... 그러면 당신이 이창주겠군.”

“이런 괴씸한...!”

연배로 보나 사회적 직위로 보나 자신이 윗대가 분명한대 이렇게 젊은 놈이 반말을 내뱉자 기분이 팍 상한 것이다.

“아무리 최근 위세가 대단하다고 해도 당신이 함부로 할 사람은 아니오.”

박희동이 똑바로 이만석을 노려보며 말했는데 그 또한 전혀 꿀릴 것이 없어 보이는 당당함이었다.

강력계 형사 생활을 해온 그로써 이런 기싸움 엔 이골이 난 인물이었던 것이다.

“당신들이야 말로 우리 형님을 함부로 대하지 마쇼. 장차 일성회를 이끌 회장님이 바로 우리 형님이란 말이오.”

박희동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맞받아친 춘배가 사나운 기세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여차하면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빛이 다분한 모습이었다.

그사이 걸음을 옮겨 소파에 몸을 앉힌 이만석이 똑바로 이창주를 바라보았다.

“친분이 있던 의원은 돌아섰고 시장도 나서기를 꺼려하는 판에 연동파도 이제 내 손아귀로 떨어졌다. 이제 당신에게 남은 게 무엇이 있을까.”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기고만장하구나...”

“기고만장한 것이 아니다.. 내 말이 떨어지면 이 빌딩도 뒤집어엎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미친놈이... 지금......”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창주가 욕설을 내뱉다 말고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전신을 옭아매는 강대한 살기가 몸을 덮쳤기 때문이다.

“당신이 가진 한줌밖에 안 되는 힘은 내가 단번에 쓸어버릴 수가 있다. 강릉을 잡고 있는 연동파가 당신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된다는 말이야.”

몸이 떨릴 만큼 대단한 살기에 뭐라고 말도 하지 못하고 파랗게 질린 안색으로 떨고 있던 이창주가 저도 모르게 박희동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의 모습도 자신과 다르지 않았는데 얼굴엔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다.

‘도, 도대체 이 미칠 듯 한 두려움은 뭐란 말인가...’

이만석의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에 시선을 마주하기 힘이 들 만큼 공포감이 엄습해왔다.

“목숨이라도 보존하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거래와 비슷한 얘기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알아서 기라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제야 이창주는 이만석이 왜 이렇게 당당히 자신을 만나러 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자신이 밀어주고 키워주었던 연동파가 이제 자신과 척을 진 것이 확실하게 와 닿았다.

대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식간에 기울어져버린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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